앞서 직산(subutizing)능력이 수학을 잘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오른쪽 그림을 위에서 아래로 가볍게 훑어봅시다. 끄덕끄덕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 수학을 힘들어하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옆에 나오는 그림을 무작위로 섞어놓은 다음 가리키면서 몇 개인지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어떤 아이는 7까지는 거침없이 즉시 대답을 하는데 8부터는 한참 시간이 걸린 다음에 8이라고 대답을 하거나 가끔 7이나 9로 잘못 대답하기도 한다. 시간이 걸린 이유는 하나하나 세서 점이 몇개인지 알아내기 때문일 것이다.이런 아이를 두고 7까지만 알고 8부터는 모른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아이는 8을 /팔/이라 읽을 수도 있고 /팔/을 써보라 하면 '8'이라고 쓸 수도 있고 구슬이 8개인 것을 세서 여덟개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아이의 머리 속에서 숫자-수이름 사이의 연결은 되어 있을지언정 수량과 숫자/수이름 사이의 연결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닥치게 된다.
첫째, 이 아이는 8이 7보다 1 크다는 것, 8이 9보다 1 작다는 사실을 계산에서 이용하지 못한다. 다시말해 7+7 =14 이면 8 + 7 은 7 +7 보다 1 크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답이 14보다 1 큰 수인 15라는 것을 모른다.
둘째. 8 이상의 수부터는 가르기,모으기가 단순 암기 수준이다. 옆의 그림을 보면 8을 나타내는 그림에서 5를 나타내는 모양과 3을 나타내는 모양이 모여있는 그림이 있다. 그 그림 안에 5+3=8 이라는 사실이 들어있고 8을 3과 5로 가르기 할 수 있다는실이 들어있다. 직산을 알면 8을 5와 3으로도 가르고 2와 6으로도 가른다는 사실을 계산할 때 유연하게 이용할 수 있다. 직산을 모르는 아이는 의미없이 그냥 외워야 하며 상황에 따른 응용이 어렵다.
세째 8을 모르면 8더하기 3을 계산할 때 8부터 9,10,11 이어 세기(count-on)를 해서 11이라 할 수가 없다. 8이란 것이 그냥 숫자의이름이라는 인식 밖에 없고 8개라는 수량을 표현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주 보게 되는 슬픈 현실은 8부터 잘 모르는 1학년 아이가 매일 2장씩 계산문제집을 풀고 있다는 것이다. 느리지만 용케 다 맞추는 날도 있고고 절반 이상 틀리는 날도 있는데 많이 틀리는 날은 집중하지 않았다고 혼이 난다. 푸는 문제 중에는 9 + 8 같은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푸느냐고 물어보면 8을 1과 7로 가르기 한 다음 9 + 1 + 7 = 10 + 7 정도로 생각해서 푸는 것 같다.
9를 2와 7로 갈라서 풀면 안되냐고 물어보면 안된다고 한다. 9 + 8 이 17이니까 9 +9 는 얼마냐고 물어보면 가르기해서 다시 열심히 계산해 보아야 한다. 장차 수학은 이 아이에게 고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계산문제를 풀긴 전에 8부터 직산훈련을 5분씩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가르기를 이용하지 않는 덧셈 방법도 가르쳐주었으면 좋았을것이다. 직산을 위한 자료는 단색이 좋으며 그냥 단순하게 동그란 점이 좋다. 병아리나 오리 그림 등은 집중력을 분산시킬 뿐이다. 시중에 나온 교재 중에 오리 9마리 그려놓고 밑에 9라고 쓰는 문제는 직산 문제가 아니다. 그냥 수세기 문제일 뿐이다. 일정한 패턴이 모인 것으로 인지하게 해야 직산 훈련이 된다. 같은 그림이라도 아이마다 보는 방법이 다르고 여러 가지 보는 방법을 알아나가는 것이 직산능력의 향상에 도움이 된다. 아래에 같은 그림을 4명의 아이가 다르게 인식하는 예를 제시한다.
이어서 직산 훈련에 사용하는 다양한 그림을 보여주려고 한다. (불행하게도 직산훈련을 위한 그림이 풍부하게 들어간 교재는 우리나라에 아직 없다. 네이버에 '직산' 이라고 쳐보면 쓸만한 자료가 검색되지 않는다. 하지만 구글에 subitizing으로 검색하면 274000개의 자료가 검색된다.)
주사위에 나오는 모양(도미노 패턴)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맨 윗줄에 나오는 것 처럼 10격자에 점이 그려진 그림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셋째 줄에 나오는 것은 11부터 20까지의 수의 직산연습에 사용하는 것이다. 마지막 줄에 나오는 그림은 8더하기 5를 가르기를 이용하지 않고 푸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림을 보고 몇 개인지 말하는 활동 뿐 아니라 바둑돌을 이용하여 모양을 만드는 것도 좋은 연습이 된다.
그림 뿐만 아니라 손가락 10개를 이용하여 오른손가락은 4개를 펴고 왼손가락은 5개를 편 상태에서 모두 몇개인지 물어볼 수도 있다. 손뼉을 짝짝짝- 짝짝짝짝 쳐 주고 몇 번 쳤는지 말하는 것도 직산활동이 된다. 아래와 같은 교구는 11에서 20까지의 직산을 연습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아래 그림과 같이 9개와 9개를 모아서 패턴으로 인식할 수 있다면 9 더하기 8은 9 더하기 9보다 1개 적은 것이라는 인식을 할 수 있고 계산에 응용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