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 Meow/Crosby bonsall/Harper&Row
내가 캐나다에 이민 온 지 20년이 되었다. 늘 영어에 트라우마가 있어 두어번 서점에 가 본게 고작이었다. 캐네디언 도서관에 가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우리 타운 도서관이 우리 집과 불과 두 블럭 사이에 있는데도 지나치기만 했지 가보지 못하고 20년이 흘렀다. 쭈빗쭈빗하며 최근에 도서관에 가보았다. 아마 동화를 쓰지 않았다면 아직도 가 보지 못했을 것이다.
사서와 몇마디 대화를 주고 받고 나니 내 영어 실력이 한계에 부딪쳤다. 다음 방문자가 그리 반가울 수가 없었다. 나는 살며시 자리를 비켜 동화책 코너로 가서 요즈음 내가 관심이 있는 그림동화 몇 권을 빌려왔다. 영어라고 어려울 게 하나도 없었다. 그냥 우리 책 읽듯이 줄줄 읽었다. 그 중 모르는 단어도 있고 이해 안 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글의 흐름에 따라 읽다 보니 우리 책보다 더 수월하게 이해가 되며 책장이 잘 넘어갔다. 전에는 조카들이 읽던 Bad time책을 몇 번 번역한다고 했지만, 이번엔 제대로 번역을 해보고 싶은 욕망이 생겨 64쪽 분량을 2시간 만에 후딱 번역을 하게 되었다.
작품 내용을 보자면
네 명의 꼬마 친구 사립 탐정이 고양이 한 마리를 누가 훔쳐갈까 봐 좌충우돌 하며 기발한 아이디어로 지켜내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스니치는 늙고, 못생기고, 시끄럽고, 게으르고, 멍청하고, 재미없는 고양이 한 마리를 애지중지 키운다. 어느 날 장난감 수레에 낡은 새장을 싣고 그 안에 자신의 고양이 마일드레드을 넣어 담요를 씌워서 소리를 지르며 나타난다. 그 안에서 요란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났다.
그의 형 위자드와 친구 스키니와 투디가 시끄럽게 하지 말라며 함께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스니치는 그 고양이를 누가 훔쳐 갈 것이라고 하자 스니치 친구 투디는 "그 늙고 못 생긴 고양이를 누가 훔쳐가겠어..." 라고 말한다.
스키니는 재미없고 멍청한 고양이라고 하고, 형 위자드는 시끄러운 고양이라고 한다. 하지만 스니치는 그 고양이를 사랑하고 귀엽다고 하며 운다. 친구와 형은 그 고양이를 지켜주기로 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낸다
큰 대문에 고양이를 위한 작은 문(구멍)이 있다. 그 앞에 줄을 가로질러 묶어두고 양 끝에 흔들리면 소리가 나는 종을 달아둔다. 누가 줄을 건드리면 양동이에서 물이 쏱아지게 천장에 물을 담은 양동이를 종과 함께 매달아둔다. 그런데 뒷 날 감쪽같이 그 고양이가 없어진다. 스니치는 누가 훔쳐갔다고 소리를 지르며 운다.
며칠이 지났지만, 고양이가 돌아오지 않자 네 명의 소년들은 사립탐정을 구성하고 정원에서 야영을하며 고양이를 지키기로 한다. 하지만 끝내 도둑을 잡지 못하고 스니치 고양이 마일드레드는 돌아 오지 않는다. 사립탐정들은 길로 찾아나선다. 길가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을 붙들고 시끄럽고, 멍청하고, 재미없는 고양이를 설명하고 이런 고양이 보지 못했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고 하자 작전을 다시 짠다.
투비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 놓는다.
먹이로 유혹하자고한다. 내 사랑하는 고양이 마일드레드는 간과 씨를 뺀 딸기 잼을 좋아한다고 한다. 고양이가 다니는 입구에 먹이를 두지만 마일드레드는 나타나지 않는다.
많은 먹이를 정원과 나무 위, 지붕 위, 길 가운데 두어 동네의 모든 고양이를 유혹하자고 한다. 모두 집에 가서 음식들을 가지고 와 곳곳에 먹이를 두었다. 동네 고양이들이 다 모여든다. 고양이들은 나무 위, 지붕 위, 정원에, 길 가운데 ... 하지만 마일드레드는 나타나지 않았다.
"맙소사! 이건 좋은 생각이 아니었어."
스니치가 말한다.
"이 많은 고양이를 어떻게 쫓아내지?"
"개를 데려오자."
"안 돼! 마일드레드가 도망갈지 몰라."
"마일드레드는 여기 없어."
세 소년들이 동네 개를 다 데리고 와서 고양이를 쫓아내고, 그 개들이 지붕 위, 나무 위, 정원에, 길 위에 하루 종일 놀고 있었다.
"맙소사. 이것도 좋은 생각이 아니었어."
네 소년들을 고양이를 찾기 위해 베란다에서 잠을 잤다. 하늘에는 별들이 가득했다. 따뜻한 밤이었다. 그들은 곧 잠이 들었다.
한 밤중에 알람이 요란하게 울어 모두 일어 났다.
스니치가 양동이 물을 뒤집어 쓰고 그 아래에 서 있었다.
"맙소사!"
지난 밤에 마일드레드 밥그릇에 먹이를 두었는데 없어졌다고 스니치가 말했다.
"누군가가 와서 그걸 먹는 소리를 들었단 말이야."
마일드레드 접시에 밀가루를 담아서 그 위에 쿠키를 두자고 제안했다.
그러면 누군가가 그 쿠키를 먹으면 발자국이 남을 거라고 했다.
"우린 그걸 따라 가서 찾으면 돼."
위자드가 말했다.
위자드의 생각이 딱 맞았다. 뒷 날 그 발자국은 지하실로 내려갔다.
"맙소사! 이번엔 좋은 생각이었어."
마일드레드가 바구니 속으로 들어갔다.
스니치가 소리를 질렀다.
"마일드레드가 새끼를 낳았어."
"나 하나 가질래." 투비가 말하자 모두 나도, 나도 했다. 스니치는 바구니를 두 팔로 감싸 안으며 말했다.
"투비는 마일드레드가 멍청하다며?"
"스키니 너는 재미 없다며?"
"위자드는 마일드레드가 굉장히 시끄럽다며?"
"오! 아니야, 마음 바꿨어."
"마일드레드는 멋져."
"우리는 마일드레드를 사랑해."
모두 합창으로 소리를 질렀다.
"쉿! 아기 고양이 깰라!"
"마일드레드와 아기 고양이는 우리 모두가 돌보자!!"
정말 멋진 작품이다.
첫째 문장이 아주 간결하다.
둘째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썼다
세째 짧은 동화이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이 넘친다.
넷째 캐릭터들의 협동심이 대단하다.
멋진 작품을 번역하게 되어 기분이 참 좋았다.
국내 번역동화가 많이 나온 걸 읽었다. 번역동화는 동화를 쓸 줄 아는 동화작가가 번역을 해야 된다는 것을 알았다.
동화를 모르면 번역을 사전적으로 하기 때문에 재미가 덜하다. 동화를 알고 번역을 하면 흐름이 아동의 입말을 적용해서 번역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단어를 모르더라도 글의 흐름에 따라 번역을 할 수 있어야한다.
*함께 번역하고 읽은 동화=1)Pup and Bear/Kate Banks/Naoko
2)Born and Grow/Jacqui Bailey/Rosen
첫댓글 이선생님은 살아있는 글을 쓰시는 군요. 아이들과 함께 살아 움직이는 그 모습을 그대로 읽게 되어 참 즐겁습니다.
좋은 동화작가의 대성이 기대 됩니다. 화이팅요!
감사합니다. 회장님.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마음만큼 안 써집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