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사는 역사가 무척 오래된 절이다. 신라 진흥왕 시대에 창건되었으니 무려 15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사찰이다. 그만큼 여러 개의 유물과 천연기념물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운문사의 독특한 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운문사는 현재 비구니 승가대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약 260여명의 여승들이 이곳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쭉 뻗은 소나무 숲길을 달려가니 운문사가 나왔다. 한쪽에는 경내 약도가 커다랗게 그려져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중 절반 이상은 일반인 출입금지라고 한다. 역시 여승들이 많은 곳이라서 그런지 통제를 엄격하게 하는 것 같다. 여승들이 주는 막걸리를 216리터씩 받아먹는 소나무
재미있는 것은 해마다 이 소나무가 막걸리를 먹는다는 사실이다. 일년에 한번 봄에 여승들이 열두 말의 막걸리를 부어준다고 한다. 한 말은 약 18리터니까, 열두 말이면 대충 216 리터가 된다. 해마다 여승들이 주는 막걸리를 216리터씩 받아먹는 소나무. 어찌 보면 참 팔자 좋은 소나무다. 가지들이 저렇게 처진 것도 막걸리를 많이 먹어서 그런 것 아닐까. 운문효종과 보물로 지정된 3층 석탑을 둘러보고 대웅전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잠시 후 대웅전에서 여승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아침 예불을 마치고 나오는 것일까. 수십 명의 여승들이 나와서 일렬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물론 이 여승들은 운문사에 들어와 있는 우리 일행을 본 척도 하지 않는다. 일반인들의 시선에는 익숙한 것일지도. 그렇더라도 이 여승들이 일제히 한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은 그 자체가 장관이었다. 아마 운문사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일지도 모르겠다. 여승들이 가고 있는 장소는 역시 일반인 출입금지인 곳이다. 여승들이 들어가는 문은 해탈문이라고도 부르는 불이문(不二門)이다. 마지막 여승이 그 문으로 들어가면서 '일반인 출입금지'라고 써진 팻말을 들어 문을 가로막았다.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고 여승들은 그 문 너머로 사라졌다. 해탈로 가는 길. 속세와의 단절. 딸기를 따는 것도 노하우가 필요해
이주제주(以酒制酒). '술로 술을 다스린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투명한 유리잔에 막걸리를 따라서 모두들 한잔씩 마셨다. 막걸리와 미나리를 곁들인 삼겹살 그리고 두부와 된장국으로 배를 채우고 우리는 다시 이동했다. 다음 장소는 딸기밭 체험이다.
일행이 들어간 곳은 커다란 비닐하우스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것이라서 즉석에서 따서 먹어도 괜찮다고 한다. 이미 막걸리와 삼겹살로 배가 두둑한 상태다. 난 그냥 비닐하우스 안을 걸어다니면서 구경했다. 딸기를 따는 것도 노하우가 필요한 일이다. 어떤 딸기는 크고 어떤 딸기는 작다. 또 어떤 딸기는 빨갛게 익었지만 어떤 딸기는 아직도 하얀 상태다. 이런 것들을 잘 골라가면서 크고 빨간 놈으로만 그릇을 채우려면 상당한 센스가 필요할 것이다. 감 말랭이 공장 견학을 마지막으로 끝난 청도 팸투어
공장 안에서는 아주머니들이 일을 하고 있다. 기계를 이용해서 감 껍질을 벗기고 칼로 꼭지를 도려낸다. 다른 쪽에서는 역시 기계를 이용해서 감을 3등분 하고 있다. 이렇게 잘려진 감을 건조시키면 바로 감 말랭이가 되는 것이다. 청도가 감으로 유명한 만큼 감을 이용해서 다양한 특산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감 말랭이 공장을 둘러보고 나서 석빙고를 거쳐서 우리는 청도역으로 향했다. 어느덧 시간은 오후 4시. 동대구를 거쳐서 다시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다른 관광지가 그런 것처럼 청도도 1박 2일로 둘러보기에는 좀 빠듯한 감이 있다. 먹을 것도 많고 체험할 것도 많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은 장소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070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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