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국어지존 大學國語(上) 30
Ⅱ.. 현대문학의 흐름
1. 문학에 대한 총체적 이해
1. 문학의 본질
(1) 문학(literature, 문학적 흔적)의 개념: 라틴어 ‘litera’에서 파생, 언어로 된 모든 글.
※ 과거 문학의 개념에는 실용적인 글과, 예술적 장식이 포함된 글 등 언어로 된 모든 글을 문학의 개념으로 정의 하였으나 최근의 문학개념은 예술적인 의장이 포함되
어 있는 글, 즉 상상력에 바탕을 둔 미적인 범주의 글만을 포괄한다.
실용적 삶의 글: 공문, 축사, 비문, 편지, 이메일 등 예술적 의장(장식)의 글: 시, 소설, 시나리오, 극본 등
※ 문학은 예술 중에서도 ‘언어예술’(언어를 수단으로)이라고 할 수 있다.
(2) 문학의 기원
1) 심리적 욕구에 의해 발생
① 모방충동설(아리스토텔레스): 모방 충동이 예술을 낳게 하는 원동력 자연모방
② 유희충동설(놀이본능): 정력의 과잉이 유희 본능의 시원
③ 자기과시설(허드슨): 예술이 자기를 과시하려는(자기부재를 채우려는 욕구) 본능에 의해 창작
2) 사회적 욕구에 의해 발생: 예술이 사회적 욕구에서 시작. 사회현실에 뿌리를 내리려는 현상
※ Ballade Dence(원시종합예술): 원시인의 종교, 문화, 생활방식(실용성과 심미성) 등이 결합되어 동시에 작용. 제례의 의식(문화인류학적)
(3) 문학의 속성: 언어로 된 언어예술 - 문학은 예술의 하위적 장르라 할 수 있다.
1) Art(예술)란: 라틴어 ‘ars’에서 기원. 어려운 숙제를 솜씨있게 해결 할 수 있는 특수하고 숙련된 기술을 말한다.
2) 아리스토텔레스: 학문과 경험의 중간형태인 테크네(techne)를 ‘생활상에 필요에 의한 기술(의술, 요리술)’과 ‘기분전환과 쾌락을 위한 기
술(긴장해소를 위한 놀이기술, 언어예술체)’로 나누고 후자를 예술로 간주하였다.
※ 플라톤은 모방론의 원조이지만 예술(문학)을 부정하는 입장이며,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을 옹호하는 입장
(4) 언어
1) 과학적 언어
① 사물의 현상을 비유없이 직접적으로 표현
② 사물과 기호의 1:1의 대응관계
③ 사전적, 정의적(定意的), 논리적, 합리적 사고
2) 예술적 언어(문학적 언어)
① 사물의 현상을 비유와 의미를 부여 표현
② 사물과 기호의 1:多의 대응관계
③ 비유, 상징의 함축적 언어
※ 언어의 과학적 언어와 예술적 언어의 차이
과학적 언어 예술적 언어
특징
- 대상 : 언어 = 1 : 1
- 외연(denotation)
- 언어의 표시적(지시적-명령적) 사용
- 진술(statement) 예) 법정진술
- 대상 : 언어 = 1 : 多
- 내포(connotation)
- 언어의 함축적 사용
- 의사진술, 가진술(pseudo-statement)
※ 문학은 예술적 언어를 사용하여 美를 추구하는 장르이다.
(5) 문학의 4가지 관점: 모방론, 표현론, 효용론, 존재론.
※ 에이브럼즈는 <거울과 램프>에서 문학을 바라보는 4가지 관점으로 모방론, 표현론, 효용론, 존재론을 제시했다.
형상(현상, 우주, 세계)
↓ - <모방론>
작품: <존재론> ↗ ↘
작가: <표현론> 독자: <효용론>
※ 문학의 테두리: 문학이라는 글의 특징은 언어사용법 외에도 ‘누가, 무엇에 대해, 누구에게 쓴 것인가’에 달려 있다.
① 작가: 문학이라는 특수한 글을 만들어낸 창조의 주체이다.
② 대상: 대상이 문학적으로 취급될 때의 변형. 변질의 과정과 정도는 다양하다.
③ 독자: 독자에게 전달될 때 비로소 의미의 실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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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방론: 문학을 삶의 현실과 연관시켜 정의를 내리는 입장 삶의 현실과 연관시켜 보는 입장
① 플라톤(예술 비판, 부정적 모방론): 지상에는 진리(이데아)는 없다. 순수한 이성을 통해서만 이데아(진리)를 파악할 수 있다.
- 이데아 사상,<공화국(이상국)> 저술, 시인추방론, 문학검열제도
※ 시인추방론: 예술가는 인간의 감정, 정서에 호소하여 표현 - 감정의 결정을 통해 쉽게 사랑의 이성에 눈이 멀게 한다.
※ 플라톤의 침대이론
1단계: 신(창조주) - 침대의 이데아를 지닌 자 (천상계의 침대: 진리)
2단계: 목수(제작자) - 실재하는 침대를 창조한 자 (현상계의 침대: 가짜)
3단계: 화가(모방자) - 침대를 묘사한 자 (예술세계의 침대: 가짜의 가짜)
② 아리스토텔레스(예술 옹호, 긍정적 모방론): ‘개연성(probability)’ (있음직한 세계 창조)을 바탕으로 예술가들은 당대의 현실을 허구로 창작
하는데 이것은 ‘보편적 진리’를 가지고 있다.
2) 표현론: 작가측면에서 문학을 보는 관점 작가의 창조력을 중시하는 입장
① 영감설(靈感說: 선천적 재능): 창조의 원동력을 작가의 천재성, 선천적 기질, 광기, 영감의 소산으로 봄 - 낭만주의, ‘엑스터시(忘我)’
② 장인설(匠人說: 후천적 노력과 단련): 창조의 원동력을 작가의 후천적 노력, 상상력의 소산으로 봄 - 신고전주의, ‘조형생리’
영감설 장인설
① 낭만주의 예술관
② 감성을 중시
③ 영감, 천재성, 광기의 소산, 엑스터시(ecstasy, 忘我)
④ 워즈워스 “시는 격정적 감정의 자발적 범람”
⑤ 플라톤의 <파이드로스>: 문학을 하기 위해서는 비정상적인 상태 또는 일종의 도취된 경지에 빠져야 한다
① 고전주의 견해
② 이성을 중시
③ 후천적 노력, 조형생리, 상상의 발로
3) 효용론: 독자측면에서 문학을 보는 관점 독자와 관계를 중시하는 입장
① 공리설(公利說: 교훈설): 감동을 담고 있어야 함을 강조하는 입장 - 톨스토이의 ‘예술감화론’
② 쾌락설(快樂說: 오락설): 재미, 여가선용, 작품을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쾌감을 준다는 입장 -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방충동설’, 카
타르시스
문학의 교시적 기능(공리설, 교훈설) 문학의 쾌락적 기능(쾌락설, 오락설)
① 계몽주의 입장
② 최재서는 “문학의 교양적 가치”
③ 톨스토이의 ‘예술감화론’
④ 계급투쟁의 도구로서의 선전문학
⑤ 베르길리우스의 <게오르기카>
① 낭만주의 입장
② 최재서의 쾌락유형: 관능적 쾌락, 감각적 쾌락 내지 미적 쾌락, 지적 쾌락 (관능적 쾌락이 가장 하등하다)
③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방충돌설’
④ 호이징가의 ‘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
⑤ 김만중의 <구운몽>
4) 존재론: 문학작품의 구조적인 관점. 비평론적 관점, 문학작품 자체의 존재가치를 규명하는 이론
① 문학작품 자체가 하나의 ‘유기체’로 생명을 지닌다.
② 문학작품 자체가 하나의 ‘구조물’이다. 언어의 동적인 구조물: 시, 희곡 등은 자체가 구조물이다
③ 문학작품은 ‘자율적인 기호’나 ‘자율적인 실체’이다. 구조적 기호학
④ 문학작품은 허구다. 그러나 무의미가 아닌 ‘의미있는 허구’이다.
2. 최근 30년간 북한 소설의 창작경향
(1) 북한소설의 창작원리
1) 북한 문예이론의 기본: ‘산인간’을 그린다. 주체사상은 인간이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철학적 원리에 기초
2) 주체적 인간학의 정립: 자주성, 창조성, 의식성의 주인공
① 막스레닌주의보다 ‘주체적 인간학’이 우선한다.
② 막스레닌주의는 역사발전에서 인민대중이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을 밝혀내지 못하며 자주적 인간의 운명에 해답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비판 막스레닌주의의 한계를 극복
3) 당성 ․ 노동계급성 ․ 인민성의 구현
① 당성: 레닌의 주장. ‘예술은 사회민주주의적인 기계장치의 톱니바퀴와 나사가 되어야 한다.’
② 노동계급성: 사회를 변혁시키려는 노동 계급투쟁의식을 표현
③ 인민성: 주체적 인간 전용과 일치, 주어진 시대에 달성된 사회적 의식의 최고계급인 인민의 형상을 표현
4) 종자론과 수령형상 창조
① 종자론: 김정일이 <영화예술론>에서 제시한 이론 종자=사상적 알갱이
② 수령형상 창조: 수령에 대한 인민의 충실성을 형상화
※ 1. 북한의 주체적 문예예술도 이것을 근간으로 인민성, 노동계급성, 당파성이 창작원칙이다.
2. 김일성의 혁명사상: 김일성이 1930년대 연변에서 항일투쟁을 할 당시의 주된 사상. 해방 후 북한 문학의 지도원리가 되었다.
(2) 최근 북한소설문학의 변화
1) 북한 문학의 창작 시기 구분 북한의 문학은 사회현실을 반영하므로 사회현실을 알아야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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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해방직후의 사회 개혁시기
② 6.25전쟁이후의 전후 복구와 건설시기
③ 사회주의제도 확립시기(1959~1966)
④ 1967년 이후 주체사상 적립시기
⑤ 1988년 이후 구소련 연방의 붕괴와 동구권의 변혁기 식량난 시기부터 오늘날까지
2) 사회현실 변화는 그대로 북한 문학의 변화를 가져옴.
(3) 1970년대 북한 문학
1) 배경
① 김정일의 정치적 부상
② 3대 혁명소조운동: 과학, 기술, 문화의 혁명은 불한사회를 크게 변혁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체제 변혁
2) 특징
① 혁명역사에 대한 예술적 형상화
㉠ 김일성의 유년․소년시절을 반영한 작품: <만경대>(1973), <동트는 압록강>(1975), <배움의 천리>(1971)
㉡ 총서: 김일성 항일 투쟁혁명을 다룬 <불멸의 역사>
※ <불멸의 역사> 총 20권 중 <혁명의 여명>(1973, 천세봉), <1932>(1972, 권정웅), <백두산 기슭>(1978, 최학수), <고난의 행군>(1976, 석윤기) 네 권이 4․15
문학창작단(김정일에 의해 조직된 문학창작단)에 의해 이 시기에 간행됨.
※ <불멸의 역사> 총서(25권) 와 <불멸의 향도> 총서
불멸의 역사 불멸의 향도
차이점 김일성 혁명역사에 대한 예술적 형상화 김정일의 형상창조 위해 발간
공통점 주체사상 강조 위한 소설 작품
㉢ 김일성의 혁명적 가정을 형상화한 작품: <역사의 새벽길>(1972, 이기영), <조선의 어머니>(1970, 남효재)
㉣ 주체형의 공산주의 형명가의 형상창조를 시도한 작품
ⓐ 김정숙의 항일투쟁을 다룬 작품: <충성의 한길에서>(1979, 천세봉)
ⓑ 주체형 공산주의자들의 성장과정을 묘사한 작품: <불타는 시절>(1970, 김병훈), <총든 청년들>(1970, 이상현),
<태양의 아들>(1974, 윤시천), <철쇄를 아스라>(1975, 고병삼), <무성하는 해바라기들>(1970, 석윤기)
② 토지개혁 투쟁의 형상화: <새봄>(1978, 김규엽)
※ 김규엽의 <새봄>: 해방직후 소작인들이 지주에게 땅을 무상으로 받아 사회주의 건설의 기초를 닦는 내용
③ 6.25전쟁 현실의 형상화: <낙동강>(1972, 엄단웅), <천산령을 넘어서>(1970, 정창윤), <그들은 함께 싸웠다>(1970, 정순봉․최학수),
<준엄한 겨울>(1971, 이상룡), <메아리>(1976, 정성훈), <특수전선>(1978, 김동섭)
④ 사회주의 현실에 대한 다양한 형상화
㉠ 남한출신 지식인들의 혁명과정을 다룬 작품: <빛을 따라>(1973, 정창윤)
㉡ 간부들의 혁명화 문제를 그린 작품: <자기 위치앞에서>(1974, 엄단웅)
㉢ 가정 혁명화 문제를 다룬 작품: <강물은 한 곬으로>(1978, 주유훈)
㉣ 청년지식인들을 형상화 작품: <해빛을 안고 온 청년>(1976, 이종렬), <혁명전위>(1974, 성혜랑), <혁명소조원 김동무>(1975, 정창윤)
㉤ 노동계급의 사회주의 건설 모습을 형상화
ⓐ 천리마운동 시기의 노동계급의 활약상을 묘사한 작품: <평양시간>(1976, 최학수), <생명수>(1978, 변희근),
<지하의 별들>(1970, 변희근), <불바람>(1977, 이종렬)
※ 소설내용
최학수의 <평양시간>: 평양 신도시 건설 다룸.
변희근의 <생명수>: 대형 양수기 생산과정 다룸.
ⓑ 이 시기 사회주의 농업근로자의 성격을 창조한 작품: <꽃피는 대지>(1974, 최재석), <해빛 찬란한 들>(1975, 최국명)
⑤ 장편역사소설의 창작
(4) 1980년대 북한 문학
1) 배경
① 김정일에 의해 김일성 출생을 기념하기 위한 장, 중편소설 창작전투가 벌어짐: 김정일 탄생 70, 77주년 기념.
② 1980년대 속도전의 강력한 추진: 사회혁신과 발전 운동, 1960년대 천리마 운동의 연장을 반영
2) 특징
① 인텔리 형상창조: <청춘송가>(남대현), <양심과 운명>(이동구), <후대의 길>(이호인), <생활의 언덕>(김교섭), <생명>(백남룡)
※ 소설내용
이동구의 <양심과 운명>: 6·25전쟁을 배경으로 주인공인 대학의 문학교수인 박태식이 남한의 정치공작원으로 파견되어 전쟁 중에 혁명적 과업을 수행하면서 부
르주아 반동철학가인 조경찰과 갈등을 빚으면서 혁명적 수령관을 성취해 나가는 이야기
김교섭의 <생활의 언덕>: 일종의 페미니즘 소설로 대학을 나온 여성 인텔리 기사들이 처녀적의 지향과 목표를 버리고 생활 속에서 퇴보와 열정의 소멸현상을 빚
는 문제점을 꼬집고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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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노동자의 전형창조: <뜨거운 심장>(1985, 변희근), <철의 신념>(1986, 김리돈), <녀당원>(1982, 김보행), <빈터우에서>(1982, 김보행)
※ 소설내용
김리돈의 <철의 신념>: 김일성의 희망인 강재 일만 톤의 증산을 실천하는 주인공 노장섭의 이야기
김보행의 <빈터우에서>: 전후 모든 것이 파괴된 빈터 위에서 북한최초의 양수기를 생산하는 혁명적 과업을 부여 받고 대형양수기를 만들어 내는 주인공 주용녀의
이야기
③ 과학 기술혁신문제와 청년 전위의 주체적 등장: <령마루>(1980, 염단웅), <밤노을>(장동일), <먼길>(정창윤), <청춘송가>(남대현),
<봄은 아직 멀리에>(1988, 신용선)
※ 소설내용
염단웅의 <령마루>: 철광산의 기사장인 현우림은 불치의 병으로 90일 밖에 더 살지 못하는 처지에서 그 남은 생을 보람있게 사는 신념을 보여주는 장편소설.
장동일의 <밤노을>: 북방의 한 제철소 노동계급들이 철콕스 생산에서 ‘80년대 속도’를 창조하기 위한 투쟁을 벌리고 있는 내용을 형상화한 중편소설.
정창윤의 <먼길>: 과학기술문제를 해결하려는 높은 이상을 실현하고 있는 참된 과학자상을 묘사한 장편으로 수작이다.
신용선의 <봄은 멀리에>: 주인공 최정무는 대학 입학도 포기하고 탄광으로 달려가 어려운 여건을 신념으로 이겨내는 투지를 보여준다.
④ 여성의 자주성 문제: <녀당원>(김보행), <청춘송가>(남대현), <탄생하는 계절>(1988, 김수경), <생활의 언덕>(김교섭)
※ 소설내용
김수경의 <탄생하는 계절>: 여성과학자의 인텔리로서의 과학적 탐구과정이 생동감 있게 그려지고 있다. 처녀연구사 유연이가 15년이라는 기나긴 나날 청춘시절을
다 바쳐서 재래의 땅 개암을 경제적 가치있는 새 기름작물로 육종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소설.
김교섭의 <생활의 언덕>: 여주인공 정춘애는 여성인텔리로서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여성으로서의 한계를 느끼고 처녀시절의 포부를 집어던진다. 그리고 여성
의 존재문제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해본다는 내용의 중편소설.
(5) 1990년대 북한 문학
1) 배경
① 김일성의 사망으로 인항 유훈통치와 김정일의 권력 승계
② 북한의 개혁과 개방 - 남북정상회담
2) 특징
① 김정일의 형상창조: <아침해>(현승걸), <불구름>(박현), <예지>(이종렬), <동해천리>(1996, 백남룡)
※ 소설내용
현승걸의 <아침해>: 철강재 생산부진으로 인해 수출이 지장을 받고 있는다 보고를 받은 김정일이 그 과오를 알고도 인간중심주의의 자애로움으로 다시한번 기회
를 주어 문제를 해결한다는 내용의 장편소설.
이종렬의 <예지>: 1970년대 초 영화사업을 지도하는 김정일의 활약상을 소설.
박현의 <불구름>: 민족해방 전쟁을 겪는 어린 김정일을 조명한 장편소설.
백남룡의 <동해천리>: 1970년대에 북한의 사회주의 건설을 외치며 천리마고조나 70일속도전 그리고 사상·기술·문화의 3대혁명을 주도한 김정일의 수령형상을
창조한 작품.
② 농촌에서의 삶의 가치 고양: <선희! 좋은 밤이다>(詩, 1992, 리근지), <도시처녀 시집와요>(詩, 1993, 최준경),
<뻐국새가 노래하는 곳>(1990, 이태균), <사랑>(1992, 이태윤), <동해천리>(1996, 백남룡)
※ 소설내용
이태균의 <뻐국새가 노래하는 곳>: 고향농촌의 발전에 한생을 바치는 젊은 농민에게 도시처녀가 고민 끝에 사랑을 바치고 농촌에 정착할 뜻을 밝히는 작품.
이태윤의 <사랑>: 도시처녀와 농촌총각의 벽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사랑을 다루고 있는 신세대적인 작품으로 신세대적인 애정관과 여성관을 보여 준다. 도시에서
농업대를 나온 여성 인텔리 이현심이 농촌 련포리의 관리위원장으로 부임하여 제대군인 출신의 농촌현대화와 영농기계화에 앞장서는 농촌총각 임욱과의 사랑
을 나누는 이야기.
③ 애정모티브의 대담한 등장: <삶의 향기>(1991, 정현철), <청춘송가>(남대현), <사랑>(1992, 이태윤), <동해천리>(1996, 백남룡)
※ 소설내용
정현철의 <삶의 향기>: 아버지와 아들간의 애정관의 차이로 인한 갈등을 통해 세대간의 갈등, 남녀의 이성간의 문제, 주부의 역할과 사회적 위상 등을 다루었다.
④ 과학기술 문제와 고학환상 소설의 창조: <푸른 이삭>(1988, 황정상), <탄생하는 계절>(김수경), <탐구자의 한생>(이규택),
<념원>(백철수), <별은 돌아오리라>(1993, 박종렬)
※ 소설내용
황정상의 <푸른 이삭>: ‘바다개발 총연구소’의 연구사들이 서해 한 구역의 바다 속에서 항암성분을 갖는 벼를 재배하는 데 성공하는 이야기.
박종렬의 <별은 돌아오리라>: 로봇 wjsans가인 노학자 한세웅이 새로운 에너지원소인 114번 원소 탐사에 몰두하는 이야기.
⑤ 통일염원 문학: 림종상 <쇠찌르레기>(1990, 림종상), <림진각>(1990, 김명익), <열쇠>(1990, 류도희), <상봉>(1992, 남대현)
※ 소설내용
림종상의 <쇠찌르레기>: 남·북으로 갈라져 쇠찌르레기를 연구하는 세계적 조류학자인 원흥길 교수(北)와 그의 막내아들 원병후 교수(南) 사이의 이별의 한과 민
족적 슬픔을 다룬 통일염원의 단편소설
2. 현대시에 대한 이해
1. 한국 현대시 개관 허버트 리드: “시문학은 전통 지향적인 것과 외래 지향적인 것과의 갈등과 조화이다.”
(1) 우리 시문학의 전통
1) 5세기 이전부터 시가의 전통이 존재: <공무도하가>, <황조가>, <구지가> 등
2) 통일신라, 고려: 향가와 고려가요
3) 조선전기 시조의 융성: 정형시 뛰어난 정제미와 시어의 세련성을 갖추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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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조선후기 사설시조를 중심으로 한 서민문학의 발전: 순수한국적 자유시와 근대시의 출발.
5) 19세기 후반의 개화가사와 창가의 등장: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 내지 못함. 개화기문학
(2) 개화기 시문학 양상
1) 형태
① 개화기 가사: 독립신문에 실렸던 애국가류, 대한매일신보 등에 실린 가사
② 창가: 분면체로 되어있고, 곡조가 있어서 가창할 수 있다.
③ 신체시: 율조는 자유스러워졌으나 각 연의 대응되는 시연들과 엄격한 자수율로 구속되어있다.
※ 최초의 신체시: 육당 최남선의 <海에게서 少年에게>
2) 개화기 시가의 특징
① 제국주의 열강의 위협과 근대화에 대한 강한 지향
② 당대의 선각자와 지식인 엘리트들이 주요 작자층
3) 개화기 시가의 성격
① 비전문전, 계몽적 창작위주
② 예술적, 시적 영감 결핍: 非시적
③ 애국가사류가 가장 많이 창작됨: 시사적 의의
④ 애국충정과 강한 현실참여적 경향: 시사적 의의
(3) 1910년대 시문학 양상
1) 문예지: 소년(1908), 청춘(1914), 유심(1918), 태서 문예 신보(1918.9)
※ 소년: 최초의 잡지, 최남선이 <海에게서 少年에게>를 발표
태서문예신보: 최초의 문예주간지, 김억이 프랑스 ‘상징주의시’ 이론과 작품을 번역하여 소개
2) 김억
① 최초의 번역시집 [오뇌의 무도], 창작시집 [해파리의 노래] <봄은 간다>, <봄> 등
② 새로운 시의 방법을 발견하려 노력하는 한편 한국적 음율의 재생에도 배려
※ 김억: 호는 안서(岸曙). 본명은 희권(熙權). 평북 정주(定州) 출생. 1923년에 간행된 그의 시집 [해파리의 노래]는 근대 최초의 개인 시집으로서 인생과 자연을
7·4조, 4·4조 등의 민요조(民謠調) 형식으로 담담하게 노래한 것이 특징이다. 그는 특히 오산학교에서 金素月을 가르쳐 그를 시단에 소개한 공적을 남겼다.
(4) 1920년대 시문학 양상
1) 문예지: 창조(1919), 개벽(1920), 폐허(1920), 장미촌(1921), 백조(1922), 금성(1923), 영대(1924), 조선문단(1924),
해외문학(1927), 문예공론(1929)
2) 1920년대는 동인지 중심의 활동이 가장 활발함
① 창조: 최초의 순수문예동인지, 자유시 주요한 <불노리>, 단편소설 김동인 <약한자의 슬픔> 발표
② 장미촌: 최초의 시문학 전문지
※ 대립적 성격의 잡지
① 개벽: 신경향파 작가들이 주로 활동하여 계급주의를 표방한 잡지
② 조선문단: 동인지에서 종합 잡지로 전환하여 동인지의 성격을 탈피
③ 문예공론: 양주동이 중심이 되어 ‘절충주의’를 표방한 문예지
3) 주요한
① <불노리>발표, 근대 자유시의 가능성 개척
② 종래의 지나치게 굳은 시의 형식을 타파하고 새로운 자유시를 창조하려는 의지를 보여줌.
※ 주요한의 <불노리>는 근대자유시의 가능성 개척했다는데 의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 땅 최초의 근대시라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재고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불노리>와 비슷한 정서를 담고 있는, 그의 <문>이라는 작품이 동경 유학생잡지 [학우]에 [창조]보다 한달 정도 앞서 실렸으며, [태서문예신보]에 김억
과 황석우의 일정수준 이상의 창작시들이 <불노리>보다 앞서서 발표되었다. 그럼에도 <불노리>를 ‘최초의 근대자유시’라는 지위를 부여한 것은 초기의 문학사가들이 문
단에서의 친서관계를 중시했거나 자료의 철저한 검토가 없지 않았나 생각된다.
4) 외국 문학에 대한 번역 소개: <해외문학>을 중심으로 김진섭, 이하윤 등
5) 국민문학운동: 프로문학의 정치 ․ 계급성에 대항하여 민족 전통문학을 주장.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 양주동, 이병기 등
6) 동반자 문학: 프로문학운동에 가담하지는 않고 동조(同調)한 문학가. 유진오, 이효석, 채만식 등
7) 1920년대 초반 시문학의 특징
① 순수한 서정성을 지향: 1910년까지의 교훈시나 계몽시에 대한 반발.
② 주관주의와 감상주의에 매몰됨: 세기말적 퇴폐풍조 유입, 3․1운동 실패의 민족적 비애, 절망
③ 시의 예술성과 서정성을 발견, 지향.
④ 한용운, 김소월 등의 탁월한 시인배출
㉠ 한용운: 불교의 형이상학적 내용을 여성적 호흡, 리듬으로 형상화
㉡ 김소월: 전통적 정감을 민요적 리듬에 맞게 구성. 독자적 시세계를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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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월과 한용운의 시속에 나타난 ‘님’
김소월: 죽었거나 멀리 떠나감. 돌아올 가망이 없음.
한용운: 비록 현재는 곁에 없으나 다시 돌아온다는 믿음으로 슬픔을 극복하고 희망에 도달하며, 결국 돌아오고야 마는 님에 대한 사랑을 노래.
8) 1920년대 후반 시문학의 특징
① 카프(KAPF)의 프로시: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
㉠ 사회주의 문학단체인 ‘염군사 + 파스큘라’의 합동으로 1925년 8월 창립
㉡ 동인: 김창수, 임화, 박세응, 박아지, 이상화, 김형원 등
② 시의 경향
㉠ 계급해방, 민족해방 등, 정치적 현안을 문학작품화
㉡ 문학을 통한 현실참여
㉢ 사회, 현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만 문학작품의 예술성 결여
(5) 1930년대 시문학 양상
1) 문예지: 시문학(1930), 문예월간(1931), 삼사문학(1934), 문학(1934), 조선문학(1935), 시원(1935), 조광(1935), 시인부락(1936), 자오선(1937),
문장(1939), 인문평론(1939)
2) 시문학파(1930년 초반)
① 발생: 카프시에 대한 문학적 반발 내용
② 주요시인
㉠ 김영랑: 개성적인 정서를 한국적 운율로 재구성
㉡ 정지용: 현대적 감성으로 한국적이며 동양적인 멋과 정감의 세계를 자유롭게 왕래, 한국어가 시에서 가져보지 못한 새로운
매력과 방법 제시
㉢ 박용철, 신석정, 정인보 등.
③ 시문학파의 특징: 순수시의 서정성에 대한 뚜렷한 자각, 비애와 우수의 정조가 지배적
④ 시문학파의 문학사적 의의: 시어에 대한 구체적 자각, 시적 화자의 내면세계로의 확장, 한국어의 미감과 새로운 운율의 창조
3) 모더니즘 시(1930년대 중반)
① 발생
㉠ 서구문학 이론의 도입: T.S 엘리어트, 에즈라 파운드 ‘주지주의 문학’ 이론도입
㉡ 1930년대 초기시까지의 ‘감상주의’와 ‘과잉정서’에 대한 반발
② 특징
㉠ 기계문명과 도시생활의 영향 속에서 사물과 세계를 보는 새로운 시각과 방법론을 가짐
㉡ 도시와 서구, 그리고 현대적 풍격 속에서 시적 주제를 찾으며, 너무 진부하고 참담한 현실을 외면
㉢ 방법적인 측면으로만 기울어져 시의 깊이 있는 내용이 결여
㉣ 인간의 감정을 경시하고 감각적 표현에 치중하는 시작(詩作)태도
③ 주요시인: 김기림, 김광균, 장만영, 장서언 등이 주요시인
※ 김기림 ① 최재서, 이양하와 모더니즘 이론 주도 ② 정지용, 김광균과 주지적 시 작품 발표. ③ 자신의 저서 ‘시론’에서 감각적 심상과 지적 절제를 통하여 前시
대의 주정주의, 영탄적 시적 성향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 ④ 시집은 ‘태양의 풍속’ ‘바다와 나비’, ‘기상도’(長詩)가 있다.
※ 김광균 ① ‘자오선’ 동인. ② 참신한 비유, 독창적 이미지 창조. ③ 정신의 내면풍경을 도시문명과 자연속의 다양한 이미지로 치환할 수 있는 풍부한 상상력과 기
교적 언어 구사 능력 지님.
4) 생명파(1930년대 후반)
① 발생
㉠ 예술적 기교와 주지주의(主知主義)적 경향에 반발 시대적 상황과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문학이 형식화, 건조화, 삭막하였다
㉡ 인간과 생명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임
② 성격: 그들의 시는 生의 신음을 통하여 통어(統御; 거느려서 제어함)하기에 주력한 실험장
③ 대표시인
㉠ 서정주: ‘시인부락’동인
ⓐ 시의 특징: 원초적 욕망과 운명적 업고(業苦)를 절규
ⓑ 대표작: <문둥이>, <화사(花蛇)>, <자화상> 등
㉡ 유치환: 문예월간지 2호에 <정적>을 발표 등단
ⓐ 시의 특징: 인간의 문제와 생명적 구경(究竟; 사물을 연구하다 마지막에 도달한 곳)의 탐구
ⓑ 대표작: <깃발>, <생명의 書>, <바위> 등
5) 청록파(1930년대 후반)
① 성격: 자연과 생명의 리듬을 찾으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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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1939년 ‘문장’에 등단
③ 특징: 재례의 모든 시관과 방법을 재음미. 전통적인 시정신과 새로운 자연과 생명의 리듬을 찾아내려함.
④ 의의: 빼앗긴 고향과 자연을 노래. 자연미의 재발견. 국어미 순화 및 생명원천의 이데아 추구 문화적 암흑기의 시사적 의미를 가짐
※ 청록파 시인 조지훈: 불교적 禪의 경지 박목월: 자연과 향토적 소재 박두진: 서구적, 기독교적 종교의식
6) 이육사와 윤동주(1930년대 말)
① 이육사: ‘자오선’동인. 혁명가 시인. 간결한 심상. 매운 절개의식
㉠ 시의 특징: 간결한 심상과 매운 절개, 아름답고 장엄하면서 남성적인 호쾌한 어조
㉡ 대표작: <청포도>, <광야에서> 등
② 윤동주: 유작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1948년에야 빛을 봄.
㉠ 시의 특징: 식민지의 인텔리가 겪는 정신적 고통과 인간 자체의 생명적 아픔을 순수하고 섬세한 표현으로 노래
㉡ 대표작: <십자가>, <序詩> 등
보충 문예지 총정리
연대 문예지(동인지) 창간연도 발행인 ․ 주요동인 주요특징
1900년대 소년 1908
최남선
신문화운동의 선구적 역할, 최남선의 <海에게서 소년에게> 발표
1910년대
아이들 보이 1913 어린이 잡지
청춘 1914 이광수의 <소년의 비애>, <어린 벗에게> 등 발표
학지광 1914 현상윤 동경 유학생회 기관지
유심 1918 한용운 불교관련 잡지
태서문예신보 1918 장두철 최초의 순수 문예 주간지, 김억이 프랑스 상징시 번역 소개
창조 1919 김동인, 주요한, 전영택 최초의 순수 문예 동인지, 최초의 언문일치 완성
김동인의 <약한 자의 슬픔>, 주요한의 <불노리> 발표
1920년대
개벽 1920.6.25 박영희, 김기진 프롤레타리아 문학 전개, 신경향파 작가들이 주로 활동
폐허 1920.7.25 김억, 염상섭, 황석우, 오상순 퇴폐적 낭만주의 경향
장미촌 1921 황석우, 변영로, 노자영, 박종화, 박영희 최초의 詩전문 동인지, 퇴폐적 낭만주의 경향
백조 1922 이상화, 현진건, 나도향, 홍사용, 박종화, 박영희, 김기진 퇴폐적, 감상적 낭만주위 경향
금성 1923 양주동, 이장희, 백기만, 유엽 낭만주의 경향의 詩전문 동인지
영대 1924.8.5 김소월, 주용한, 김동인, 이광수, 김억, 전영택 순수 문예지, <창조>의 후신
조선문단 1924.10.1 방인근, 이광수, 김억, 김동인, 주요한, 최서해 민족주의 경향의 순수 문예지, KAPF의 계급문학과 대립
해외문학 1927 김진섭, 이하윤, 김광섭, 손우성, 정인섭 외국문학을 번역 소개
1930년대
시문학 1930 박용철, 김영랑, 정지용, 이하윤, 변영로, 신석정 반계급․번목적 지향의 순수 詩전문 동인지
문예월간 1931 박용철, 이하윤 <시문학>의 지나친 예술성 추구를 지양(止揚)
삼사문학 1934 신백수, 이시우, 장서언, 조풍연 모더니즘, 초현실주의 경향
시인부락 1936 서정주, 김동리, 김광균, 오장환 인간주의적인 순수문학
자오선 1937 이육사, 김광균, 신석초, 윤곤강 시 전문 동인지
삼천리문학 1938 김동환 <삼천리>의 문예면을 보강
문장 1939 정지용, 이병기, 이태준 시, 소설 중심의 순수 문예지, 신인추천제’ 채택(청록파 시인의 등단)
인문평론 1939 최재서 평론중심의 잡지(주지주의 비평)
(6) 1940년대 시문학 양상: 해방공간에서의 시대적 어려움 속에서 유치환, 서정주, 박두진, 조지훈, 박목월 등은 한국시의 전통과 기반
을 튼튼히 지켜주었다.
(7) 1950년대 시문학 양상: 전쟁시, 시니시즘(Cynicism: 냉소주의), 리리시즘(Liricism: 서정주의)의 시가 주류
(8) 1960년대 시문학의 양상: 현대시의 이론적 실체를 획득
2. 시인에게 있어서의 현실과 자연 -이상화와 김소월의 경우-
(1) 시인
1) 이상화(1901~1943): 대구출생. 외향적, 현실적 삶의 개선 노력. 사회의식의 문학
2) 김소월(김정식, 1902~1934): 평북출생. 내향적. 사적인 삶의 문제. 근원적 문제 관심. 애정, 자연, 영원한 것의 문학
(2) 시관(詩觀)
1) 이상화: 서구적 감성의 서정주의에 바탕을 둔 ‘현실지향성’
① 식민지 시대작가의 시대적이고 사회적인 책임강조
② 문학의 미적인 기능을 함께 고려
③ 작가의 현실과 역사에 참여하는 양심 역설. ‘문단측면관’
④ 작품: <단조>(처녀작), <나의 침실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말세의 희탄> 등 다수
2) 김소월: 감상적 서정주의에 바탕을 둔 ‘전통지향성’
① 낮의 아름다움보다는 밤이 아름답다. 도시에 대한 혐오와 자연 예찬
② 도시문명보다 향토적 자연현상에 참된 시적 진실이 있으며, 인간에게는 이를 깨닫는 영혼이 있다. 이 영혼이 이상적인 美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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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입을 때 ‘시혼’이 된다.
③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시혼의 불변성
④ 작품: <진달래 꽃>, <산유화>, <초혼>, <먼 후일>, <삭주구성>, <가는 길>, <야의우적> 등 다수
※ 상화가 현실적으로 우리 민족의 주권을 되찾는 데에 몸과 마음을 바쳤다면, 소월은 자연과 애정 같은 영원의 문제를 이 나라의 전통적인 시의 틀에 맞추어 노래한 것.
※ 이상화와 김소월
이상화(1901-1943): 대구출생. 집안은 넉넉한 편이었으나 8세때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마음씨 넓은 어머니와 근엄한 백부 밑에서 자랐다. 백부는 자신의 아들과 상화
를 포함하여 조카들을 집에서 교육시켰다. 15세후 경성 중앙학교를 거쳐, 23세에 도쿄에 건너가 불어를 공부했다. 프랑스 유학을 준비하던 중 관동 대지진(관동 대학
살)의 참상을 목격하고 돌연 귀국. 백조동인(1922.1창간, 일본 유학전부터 참여). 김기진, 박영희와 카프조직에 참여. 저항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발표. 어
릴 때부터 대범하고 너그러워 친구들이 많았다. 화술과 도량과 포부가 큰 지사다운 면모를 지녔기에 많은 이가 그를 좋아했다. 백기만, 이장희(고향의 벗), 백조시대에
는 현진건, 엽상섭, 나도향과 교분. 도쿄에 돌아온 후 홍사용, 박종화, 김기진, 박영희 등과 가까이 지냈음. 중국에서 돌아와서는 이육사, 이설주 등과 가까이 지냄. 민
족의 열정을 되찾는 일에 뜨거운 열정을 지님. 3.1운동 때 대구에서 백기만 등과 손을 잡고 참여. 선전물 배포와 독립자금조달을 함. 형 이상정 장군(중국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을 만났다는 사실로 귀국 후 일경에 고초를 겪음. 매우 열정적인 그의 성향으로 당대의 지식인 여성과 재주 있는 기생들과 뜨거운 관계였다. 도쿄 생활시
에 사귀었던 유보화와의 비극적인 사랑은 심금을 울렸던 당대의 유명한 연애담. 방탕한 생활로 가산을 탕진하고 빚더미에 놓이자 자신을 돌아보고 이 무렵 중국행.
거기서 형님을 만나고 이후 그의 생에 커다란 자극이 되었다. 아내의 성실함을 이해하고, 생활을 절제함. 이후 교육사업과 문화사업에 혼신의 힘을 기울임. 보수 없이
대구 교남학교에서 교편 잡음. 마흔에 접어들어 교사를 그만두고 책읽기와 연구에 전념하다 지병으로 43세에 세상을 떠남.
김소월(김정식 1902-1934): 평북에서 장남으로 출생. 2세 때 일본인의 폭행으로 아버지가 정신이상이 되었음. 조부 밑에서 한문을 배우며 자람. 청주의 남산보통학교
를 거쳐 오산학교를 다니게 된 소월은 이승훈, 조만식으로부터 민족이념을, 안서 김억에게는 문학을 배움, 김억은 소월이 시를 쓰는데 있어 큰 영향을 줌. 1923년에
배재고 졸업, 1920년 김억의 소개로 창조에 ‘춘강’, ‘낭인의 봄’, ‘그리워’ 등을 발표. 이때부터 그의 시풍은 민요조에 바탕을 둔 곱고 애달픈 가락이었다. 동아일보(독
자문단)나 잡지 학생(‘먼 후일’)에 시 발표. 작품 발표가 본 궤도에 오른 것은 개벽지를 통해서였다. ‘개벽’(‘진달래꽃’, 금잔디 등 50여 편 발표). 동경상대유학을 하였
으나 관동대지진(1923)으로 귀국-1924년에 ‘영대(김동인이 창간)’에 작품발표(가장 왕성한 창작활동시기였다). 1925년에 개벽에 유일한 시론인 ‘시혼’을 발표. 1925
년 12월 생애 최초이자 마지막 시집인 ‘진달래꽃’(‘진달래꽃’, ‘먼후일’, ‘풀따기’, ‘못잊어’, ‘초혼’, ‘접동새’, ‘산유화’, ‘엄마야 누나야’ 등 모두 126편의 시가 실려있
음) 출간. 1926년 이후 소월의 시 발표가 뜸해진다. 처가가 있는 평북에서 일본 헌병의 감시를 받아가며 동아일보지국을 경영했으나 실패하고 만다. 이 때의 10년 간
의 시기는 소월에게 있어 가장 비극적인 시기였다. 그의 정신과 육체 그리고 문학이 서서히 몰락하여 1934년 12월 24일 33세에 생애를 마침. 이상과 꿈에 대한 좌
절, 식민지 지식인으로서의 恨, 적응할 수 없는 현실과 세속적인 삶에 대한 절망, 가정적인 불행, 역사의 거대한 횡포 등은 나약하고 성격적으로 불안정한 이 서정시
인을 일개 폐인으로 만들어 세상을 하직하게 만든다. 민족시인이자 민요시인.
3. 현대소설에 대한 이해
1. 한국 현대소설의 흐름
※ 신소설은 현대소설은 아니다. 그러나 고대소설과 근대소설의 과도기적 소설로 두 부류의 특질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포괄적 의미의 신소설은 현대소설의 범
위에 삽입시킨다.
(1) 현대소설의 흐름
1) 현대소설의 개념: 현대소설이란 고대소설 이후의 신소설, 근대소설, 현대소설을 모두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2) 신소설
① 명칭
㉠ 우리나라: 1906년 <대한매일신보>에 개재된 <중앙신보>발간 광고에 처음쓰임
㉡ 일본: 1989년 <신소설>이라는 잡지 창간
㉢ 중국: 1902년 양계초가 <신소설>지를 간행
※ 양계초: 중국 근대화 운동의 아버지. 일본에서 메이지유신이후 전개되는 근대화운동에 자극을 받음
※ ‘신소설’이란 명칭은 우리의 독자적인 명칭이 아닌 韓․ 中․ 日3국에서 동시에 사용하였다. 이것은 19C말, 20C초에 3국이 동시에 관심을 가진 문학 양식이며,
근대화 운동의 상징이다.
② 창작배경
㉠ 갑오경장(1894)을 기점으로 근대화를 지향하는 풍속개량 물결이 도래하게 됨에 따라 개혁운동의 내용을 담은 신소설이 등장
하게 되었다.
㉡ <황성신보>, <대한매일신보>, <만세보> 등 신문이 발간되어 연재소설의 발표지면이 확대되었다.
㉢ 인쇄술의 발달과 시장경제의 개념 도입이 출판업자 및 독자의 확대에 기여하였다.
㉣ 우리소설의 전통을 축적한 결과에 일본을 통한 새로운 서구소설의 영향을 받았다.
③ 주요테마(신소설의 주제는 ‘개혁운동’): 친일성(친일배경: 친일 지식인이 작가층을 이룸)과 중국비판, 자유결혼관 주장, 남녀평등, 교육열과
창작열 고취, 신문명 강조, 독립사상 고위, 여성의 사회참여의식 강조, 풍속개량 등
④ 특징
㉠ 친일성과 중국비판
㉡ 낡은 구습과 제도를 탈피한 ‘新(새롭다)’의 의미
㉢ 고소설과 근대소설의 교량적 역할로 이중적 특징을 지님
보충 신소설 주요작품(이광수 <무정>(1917)이 나오기 전까지의 소설들)
- 이인직: <혈의 누>(최초의 신소설), <은세계>, <귀의 성>(비극), <치악산>, <모란봉>(‘혈의 누’하편에 해당, 미완성)
- 이해조: <자유종>(정치소설, 토론소설), <옥중화>, <강상련>, <연의 각>, <토의 간>, <구마검>, <모란병>
- 최찬식: <추월색>, <안의 성>
- 안국선: <금수회의록>(정치소설, 연설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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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근대문학
1) 근대문학의 개념
① 근대적 자아의 각성이 이루어진 문학
② 귀족 중심의 개념에서 탈피하여 시민계층(자아각성)이 보편적인 인간 사랑의 정신을 구현한 문학
③ 문학외적, 내적 그 전 단계의 문학을 극복한 문학.
2) 근대소설의 특징
① 영웅적 형상의 약화: 시민계급의 특성을 강조 → 평범한 이웃에 관심
② 단선적 서술구조의 약화: 부수적 삽화들이 같이 전개됨
③ 전지적 서술자의 후퇴: 서술자(화자)의 위치(시점)가 전지적 시점에서 변화
④ 시간적 경향에서 공간적 경향으로의 이행: 자연적 시간의 순서에 따라 진행되던 것이 작가가 전달하고 싶어 하는 사건을 중심
으로 이행
3) 근대소설의 효시: 춘원 이광수 <무정>
※ <무정>: 고소설적 요소와 근대적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①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장편소설
② 춘원의 계몽적 민족주의사상과 반봉건적 사상(구가족 제도의 비판, 교육의 필요성 강조, 조혼타파, 자유연애 등)을 보여줌
※ 춘원은 문학을 계몽주의 수단으로 생각
(3) 1910년대의 소설문학
1) 이광수 문학의 특징: 계몽적 민족주의, 계몽문학 ․ 설교 문학, 유교적 가족제도의 비판, 근대적 요소와 고대문학적 요소가 공존
2) <무정>의 특징
① 근대 소설적 특징: 1910년대 사회현실을 묘사, 일상적인 인물의 이야기, 문체의 변화를 모색한 점 언문일치, 구어체문장
② 고대 소설적 요소: 주인공들이 지도자적인 인물, 구조자가 등장하는 점, 전지적 작가시점을 즐겨 쓰고 있는 점
(4) 1920년대의 소설문학
1) 경향 및 특징
① 김동인 등의 젊은 문인들이 춘원의 계몽적 인도주의 사상에 입각한 설교문학을 극복한 예술성에 치중한 문학운동을 전개
② 장편보다 단편소설이 주류를 형성
③ 식민지 시대의 경제적 궁핍화 현상과 조선시민 계층의 애환을 주로 다룸
④ 카프를 중심으로 유산자 계층과 무산자 계층 간의 계급투쟁을 통해 프롤레타리아의 해방을 목적으로 하려는 경향
※ 카프문학의 특징: ① 우리 문학의 이론적 틀을 세우는데 자극. ② 창작 원리를 가짐. ③ 민중에 대한 관심 제기.
2) 주요작가
① 김동인
㉠ [창조]에 <약한 자의 슬픔>(최초의 단편소설)을 연재하면서 등단
㉡ <배따라기>, <태형>, <감자>, <발가락이 닮았다>, <광화사> 등을 발표
㉢ 공적: 순수 문예지 [창조] 발간
ⓐ 다양한 문예사조에 입각한 작품을 씀 ⓑ 문학의 독자성 주장하여 예술성 고양에 힘씀
ⓒ 간결하고 개성적인 문체 사용 ⓓ 비속어, 사투리를 최초로 소설에 도입
ⓔ 과거형 시제 도입
② 현진건
㉠ [백조] 동인으로 활동, [개벽]에 <희생화>를 발표하면서 등단
㉡ <빈처>, <타락자>,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 등 발표
㉢ 식민지시대의 궁핍한 현실과 참담한 가난을 주제로 한 <운수 좋은 날>은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반영
※ 김동인의 <감자>와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에 나타난 가난의 원인
① <감자>의 가난의 원인: 남편의 게으름 - 개인적 문제로 인식
② <운수 좋은 날>의 가난의 원인: 식민지지배의 착취 - 사회적 문제로 인식
③ 염상섭
㉠ 현대소설적 기법인 심리분석적 방법을 사용한 <표본실의 청개구리>로 등단
㉡ <암야>, <제야>, <임종>, <두 파산>, <만세전>, <삼대> 등을 발표
㉢ 부정정신과 비판정신을 문장 속에 함축한 작가로 평가받음.
※ 식민지 기간 동안 산문정신(부정정신과 비판정신)에 가장 투철한 작가
※ 김동인 작품이 아주 빠르고 호흡이 짧은데 반해서, 염상섭의 소설은 호흡이 길고 늘어져 있다.
④ 나도향
㉠ [백조]에서 활동한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적 작가. [동아일보]에 <환희>로 등단
㉡ <행랑자식>, <물레방아>, <뽕>, <벙어리 삼룡이> 등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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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부차이에서 오는 인간관계의 모순을 애정문제와 결부시킨 서정성 짙은 문제작을 발표
※ 빈부와 신분의 차이 등을 통해 어긋난 남녀관계의 性(성-에로티시즘)의 문제를 다루고 있음
⑤ 최학송
㉠ 신경향파 작가로서 극한적인 빈궁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로 작품활동을 전개
㉡ <고국>, <탈출기>, <그믐밤> 등의 작품을 발표
㉢ 그의 작품에는 가난과 그 가난에 대한 절규, 저항이 담겨 있는데, 이는 KAPF류의 이데올로기적 차원과는 달리 ‘체험’에서
우러나온 것.
※ 최학송의 작품을 경험문학, 체험문학, 보고문학이라고 하는 것은 작품이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며 1920년대 조선의 현실을 가장 적극적으로 그
려낸 작가(간도지방 이주농민들의 고통)이다.
※ 신경향파: KAPF의 성립 전후 한국문학의 새국면, 프로레타리아문학의 前期현상
소설: 김기진 <붉은 쥐>, 박영희 <전투>, <사냥개>, 이익상 <광란>, 최학송 <탈출기>, 이기영 <농부 정도령>, 주요섭 <살인>, <개밥> 등
시: 김기진 <백수의 탄식>, 이상화 <가상(街相)>,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김창술 <촛불> 등
(5) 1930년대의 소설문학
1) 특징
① 현실에 대한 발언 기피하고 순수 문학으로 방향을 잡음.
② 일제의 탄압과 현실의 지나친 반영은 문학의 순수성이 결여된다는 의식과 맞물리면서 1930년대의 문학이 등장.
③ 1927년 박영희와 김기진의 내용형식논쟁(소설건축논쟁). ※ 카프문학은 형식을 배제한 내용에만 치중했다.
④ 다양한 형식의 소설 등장
⑤ 단편중심에서 장편중심으로 바뀜
⑥ 심리, 농민소설 등장. 샤머니즘 문학 등장
※ 내용·형식 논쟁 [內容形式論爭] - 소설건축논쟁
카프가 결성된 후 초기 활동에서 이론적 중심 역할을 했던 김기진과 박영희 사이에 벌어진 논쟁. 1926년 12월 <조선지광>의 ‘문예월평’에서 김기진은 박영희의 소설
<철야>와 <지옥순례>를 두고, 계급의식과 계급투쟁의 개념에 대한 추상적 설명에 시종했을 뿐이라고 한 후, “소설이란 한 개의 건축이다. 기둥도 없이, 서까래도 없이,
붉은 지붕만 입히어 놓은 건축이 있는가?”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서 선전문학도 문학으로서의 제반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안되며, 소설이 실감을 주는가
의 여부는 묘사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영희는 <투쟁기에 있는 문예비평가의 태도>(조선지광.1927.1)라는 논문을 통해 김기진의 주장이 예술지상적·초
계급적·개인주의적이라고 논박하고 레닌의 <당조직과 당문학>의 일절인 “문학적 활동은 프롤레타리아의 모든 일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노동계급의 전위로 하여금
발동할 기계 안에 있는 한 작은 치륜(齒輪)이 되어야 한다”는 구절을 인용해 김기진의 건축설을 부정했다. 김기진이 주장한 바의 논지는 ‘사상성과 예술성의 통일로서
의 문학’에 입각한 것인데, 그는 사상성을 뒷받침할 예술성을 단순히 ‘실감을 줄 수 있는 묘사’의 수준에 머물러 형식주의적 이해로 그치고 만 한계를 지닌다. 이에
비해 박영희의 논지는 문학예술에서의 당파성을 주장한 것으로, 문예비평가의 계급의식의 견지와 비평에서 무당파성·초계급성의 오류를 지적한 것은 일차적으로 정
당한 것이었다. 그러나 박영희는 예술적 당파성의 특수성을 변증법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이 다만 프롤레타리아트 대의에 복무하는 하나의 부분에 지나지 않는
다는 사실만을 기계적으로 주장해 당파성의 이해에 대한 또다른 편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논쟁은 표면상 김기진의 자진철회의 형식으로 일단락되었다. 사회주의운동
세력의 연대를 과시하고 불필요한 내부분열을 방지하기 위해 김복진·이성태 등 당시 사회주의 운동가들이 김기진에게 자진철회 형식의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그
러나 김기진은 1928년 문학의 대중화 문제에서 이때 다하지 못한 자신의 이론을 다시 개진했다. 내용·형식 논쟁은 그 직후에 있었던 아나키스트와의 논쟁과 더불어,
초기 카프의 활동을 마감하고 광범한 방향전환론 대두의 한 내적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우리 프로 문예비평사의 중요한 이론적 결절점이 된다.
2) 주요작가
① 채만식(풍자소설)
㉠ 1924년 <세길로>로 문단에 데뷔, 이후에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 <소망>등의 풍자소설을 발표
㉡ 장편 <탁류>, <태평천하>를 통해 1930년대 당시의 전통지주 계층과 서민계층의 몰락과정을 그림
㉢ 주로 아이러니 등의 풍자적인 기법을 사용하여 역설적인 효과를 노림
㉣ 업적
ⓐ 세태소설을 쓴 점
ⓑ 풍자적 기법을 사용한 점 - 풍자소설가 역설적 효과를 노림
ⓒ 진보적 개량주의자로서의 역사관과 세태관을 보여준 점
※ 30년대 대표적 작품으로 꼽히는 장편소설 염상섭 <삼대>, 채만식 <태평천하>
② 이효석과 유진오 두 작가는 채만식과 더불어 한때 동반자작가로 불려짐.
㉠ 이효석
ⓐ <돈>, <분녀>, <들>, <메밀꽃 필 무렵> 등의 작품 발표
ⓑ 섬세하고 감각적인 언어의 기교로 인공을 떠난 자연의 심미세계. 특히 인간의 애욕을 동물적 양산으로 극대화 원시적인
미를 보여주는 에로티시즘 문학 구축
㉡ 유진오
ⓐ <김강사와 T교수>, <창랑정기(滄浪亭記)> 등을 발표
ⓑ 식민지치하의 지식인의 고민과 번뇌를 그린 작품 주로 발표
③ 이상과 김유정 1930년대 소설문학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
㉠ 이상
ⓐ <지도의 암실>을 발표한 이후 <날개>, <봉별기>, <종생기>, <실낙원>, <지주회시> 등을 잇달아 발표
ⓑ <날개>는 가식적 실체에 대한 희롱과 인간의 자기해체를 통해 참다운 자아를 확립코자 하는 노력이 담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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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가: “현대문명에 파괴되어 보통으로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개성의 파편파편을 추려다가 거기에 될 수 있는대로 리얼
리티를 주려고 해서 여러 가지로 테크니크스 實驗을 하여 본 작가” - 최재서
㉡ 김유정
ⓐ <소낙비>와 <노다지>로 문단에 데뷔
ⓑ <봄봄>, <만무방>, <동백꽃>, <따라지>, <산골> 등을 발표
ⓒ 향토적 서정미가 가득한 작품을 발표함. 새로운 구성적 기법과 유머러스한 독특한 문체로 문단의 각광을 받음.
ⓓ 이 시기 농촌과 농민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의미 있는 작가
④ 이무영과 박영준 1930년대 [동아일보]를 중심으로 한 브나로드운동의 전개에 따라 농민문학이 많이 창작됨
㉠ 이무영: <제1장 제1과>, <흙의 노예>등을 발표하였으나 단순히 귀농사상을 담고 있을 뿐이지 농촌 황폐화의 근본 원인까지
는 밝히지 못함
㉡ 박영준: <1년>, <모범경작생>, <새우젓> 등을 발표. 그러나 농촌 문제에 대해 시각의 한계를 지님
⑤ 김동리와 정비석 조선의 토속적인 분위기에 젖어드는 샤머니즘의 세계를 그림
㉠ 김동리: <화랑의 후예>, <산화>, <바위>, <무녀도>, <찔레꽃>, <황토기> 등을 통해 휴머니즘을 부각
㉡ 정비석: <성황당>, <신제>, <졸곡기> 등을 통해 자연의 순수성에 결합된 인간 본능의 세계를 그림
(6) 1940년대의 소설문학
1) 특징: 문학사의 암흑기. 친일어용문인단체인 ‘조선문인협회’를 중심으로 한 친일문학과 망명문인들에 의한 간도문학 등 망명지의
문학 활동만이 존재
2) 주요작가: 황순원, 최명익, 안수길, 최태응 등
우리 문학사에서 대표적인 가족 문인들
저는 개인적으로 문학사를 좋아했습니다. 더욱 재미있어 했던 것은 문인들의 뒷얘기였지요. 처음에 주요한 시인과 주요섭 소설가의 이름이 비슷하여 혹시 형제가 아닐까했는데... 역시 짐작대로 형제였
습니다. ‘불노리’를 쓴 주요한(1900)님이 형,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쓴 주요섭(1902)님이 동생입니다. 좀더 알아보면, 생명파 시인 유치환(1908)님은 희곡 ‘토막’을 쓴 극작가 유치진(1905)님
의 동생입니다. 영원한 사춘기의 기억인 소설 ‘소나기’의 황순원(1915)님의 아들은 시인 황동규(1938)님이고요, 청록파시인 박목월(1916)님의 아들은 시인 박동규(1939)님입니다. 두분 모두 아드님
이름이 ‘동규’시군요. 그리고 詩‘오적’으로 잘 알려진 시인 김지하(1941)님은 얼마전 돌아가신 ‘토지’의 작가 박경리(1926)님의 사위입니다.
4. 희곡과 수필
1. 한국 근대극 개관
(1) 우리의 전통극: 그림자극(현존하지 않음), 가면극, 인형극, 음악극(판소리)
(2) 창극 - 효시작: 이인직의 <은세계>(1908.11, 원각사에서 공연)
① 개화기 전래의 민속극과는 다른 형태의 연극으로 모색한 극
② 1인 입창(고수 포함한 2인극)의 판소리에 배역을 주고 백포장과 소도구를 갖추어 사실화시킨 극
(3) 신파극: 관객의 감성에 호소하는 연극. 근대적 정신(현실의식의 반영)과는 거리가 멀다
1) 신파극의 유입(1909~1910): 최초로 임성구가 신파극을 배움
① ‘혁신단’ 등장(1911, 일본 신파극 <불효천벌> 어성좌에서 공연) 이후 ‘문수성’, ‘유일단’이 신파극을 주도
② 연극관: 공리주의와 계몽주의 시, 소설, 연극 등 개화 무렵의 모든 사상적 공통 움직임
2) 특징
① 군사극, 탐정극, 가정비극, 화류, 비련 등
② 감상주의가 기조를 이룸
③ 대중의 위안물은 되지만 근대적 자각과 시민의식 형성에는 오히려 저해가 됨.
3) 의의
① 최초의 근대희곡인 조중환의 <병자(病者) 3인>(1912)이 발표.
② 최초의 근대 사실주의 극인 이광수의 <규한>(1917, 학지광), 윤백남의 <운명>(1921) 등이 발표됨.
③ 새로운 극의 등장으로 사실주의 극이 나오게 된 동기가 되었다.
4) 쇠퇴
① 신파극을 개선, 발전시키지 못해 외면당함
② 연쇄극(연극과 영화의 혼합극) 등장
※ 연쇄극: 신파극의 외면에 대한 돌파구의 성격, 연극과 영화의 혼합극, ‘신극좌’의 <의리적 구투>가 대표적 연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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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9년 3.1운동전후에서 많은 신파극이 공연되는데 저질연극이라는 평을 받았다. 일제 기관지였던 [매일신보]에서 친일분위기 조성을 위하여 신파극을 적극적으
로 홍보했으나 실패하였다. 신파극의 특징을 이어 통속극(1930년대)이 출현하는데, 신파극은 ‘일본의 번안연극’인 반면에 통속극은 ‘창작극’ 형태로 상업적으로도
성공했다. 통속극의 대표작인 <어머니의 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홍도야 울지마라)>는 전체적인 연극의 틀은 신파극에 기초하고 있다. 신파극은 성공한 연극
은 아니나 개화기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일제가 친일의식을 널리 확장시키려고 하는 의도로 신파극을 이용하려 했다는 점도 알아두어야 할 특징이며, 이런
신파극의 실패를 대신하여 연쇄극 등장하게 된다.
(4) 1920년대 연극
1) 사실주의 극의 등장
① 신파극의 퇴조와 서구의 사실주의 연극의 태동
② 민족운동 차원에서 연극 운동이 전개됨
2) 동경 유학생들의 활동
① 신극, 연극서클 조직: 극예술협회(1920), 동우회 순회극단(1921), 형설회 순회극단(1922) 등
② 목표: 서구 근대극 수용 및 연극을 통한 민족의 자주독립
③ 공연내용: 민족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리얼리즘 극이 주류
④ 전문가 배출: 조선배우학교 설립(1925, 현철), 신진극작가 배출(김우진, 김병진, 김영표, 김영팔, 조명희 등)
3) ‘토월회(1923)’의 등장 1930년대 극예술연구회와 함께 가장 의미 있는 단체
① 박승희, 이서구, 김기진, 김을한, 이제욱, 박승목, 김복진 등이 중심구성원
② 정통신극단으로 시작하여 개량신극단으로 변한 뒤 1930년대에는 통속신파극단으로 전락
③ 초기 토월회와 동경유학생들이 저질 신파극은 이에 대항하는 서구적인 근대극의 싹을 틔움.
4) 신파극 극단 유지: 취성좌(1917, 김소랑), 예술협회(1921, 이기세), 민중극단(1922, 윤백남), 조선연극사(1929, 지두한)
※ 조선연극사: 동인제 시스템의 신파극 전문극단
5) 학생극: 동우회, 형설회, 토월회 등 학생극의 번성
※ 1920년대의 학생극의 역할과 무게는 컸다
(5) 1930년대 연극: 본격 신극 단체의 활약
1) 극예술연구회(극연, 1931.7)의 활동
① 김진섭, 유치진, 이헌구, 서항석, 윤백남, 이하윤, 홍해성 등 동경유학파 12명이 창립단원.
② 신극수립을 위해 애씀 근대적인 특징을 가짐: 1930년대 근대 희곡사에서 전성기를 이룸
③ 서구 근대극을 계승한 리얼리즘 극을 주도
④ 최초의 창작극인 유치진의 <토막> 공연(1933): 식민지 수탈에 따른 민족의 궁핍화 고발
※ 유치진: 신파극의 극성을 부리던 시기 정통적인 연극을 추구하던 대표적 인물
① 통속적 대중극에 맞서 현대극의 확립을 애씀.
② 유치진의 대부분의 작품이 일제하에서 억압받는 일반 서민대중의 고통, 불안, 갈등, 투쟁을 다룸.
③ 대표작: <토막>, <소>, <버드나무 선 동리의 풍경>, <춘향전>, <마의태자> 등
⑤ 사상단체로 몰려 1938년 ‘극연좌’라는 흥행단체로 전락
⑥ 신극의 뿌리를 내렸으나 일제의 탄압으로 1939년에 강제 해산됨.(8년 동안 24회 공연)
※ 극예술연구회는 1931 년 7월에 창단된 본격적인 신극단체로서, 창립단원은 김진섭, 유치진, 이헌구, 윤백남, 홍해성 등 12명이었다. 이들은 본격적인 신극수립을 위해 관
중을 교도하고 배우를 양성하였으며, 기성극계를 정화하기 위해 강연회, 강습, 비평활동도 확대하였다. 서구 근대극을 그대로 계승한 리얼리즘극을 주로 상연하였고, 특히
영미의 근대적 번역극이 주류를 이루었다. 1933년부터 공연된 유치진의 창작극이 일제에 의해 제지되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1938년에는 흥행단체로 개편되고 말았다.
2) 대중극 시대
① 정통신극운동이 고초를 겪는 동안 대중적인 신파극의 전성기가 옴
② 조선연극사, 신무대, 태양극장 등이 신파극의 중심
③ 동양극장(1935, 배귀자 부부) 등장: 신파 전용극장, 전속극단(배우, 연출가, 작가)을 중심으로 연극계 석권 연극의 기업화, 상업화
㉠ 황철, 박제행, 심영 등을 중심으로 한 동양극장의 전속극단 ‘청춘좌’ 창단
㉡ 변기종, 송해천, 하지만, 전경희 등이 중심인 동양극장의 전속극단 ‘호화선’ 조직
㉢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1936, 임선규)>, <어머니의 힘(이서구)> 등 가정비극과 화류비련극이 큰 인기
㉣ 전통적인 지배계급과 일제에 의한 민족의 설움이 주된 관심
(4) 1940년대 연극: 1939년 동양극장의 몰락 후 대중극단 시대 도래, 사상극 대신 통속적인 상업극이 주류, 국민연극운동을 통한 연극
의 어용화 획책(친일 어용적), 친일극 ․ 일어극 공연을 강요.
(5) 해방 이후 연극 운동 - 좌우익 연극의 분열
1) 전국연극인 대회(1945.8.20)
① 일제 어용단체인 ‘조선연극문화협회’ 접수
② ‘조선연극건설본부(좌익색채)’ 탄생
③ 프롤레타리아적인 박영호, 송영, 함세덕 등의 창작극 공연 - 남한 정부 수립 후 규제를 받게 되자 대부분 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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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극예술협회(극협) 발족(1947. 우익진영): 유치진(고문), 이해랑, 이화삼, 김동원, 박상익, 김선영 등이 창립단원
① 목표: 극예술연구회의 신극정신 계승, 프로극에 대항, 민족극 수립
② 유치진의 현실소재극과 사극을 통해 민족의 상황 증언: <조국>, <자명고>, <마의태자>, <은하수> 등
③ 민족진영의 총집결체인 ‘한국무대예술’이 발족과 더불어 본격적인 연극운동 전개.
(6) 1950년대 연극: 국립극장 설치(1950), 극예술협회가 흡수되고 국립극장의 전속극단 ‘신협’ 창단. <원술랑(1950.4)> 등 공연 성공
※ 전통극에서 근대극으로 넘어가는 과정: 고대전통극 ⇨ 창극 ⇨ 신파극 ⇨ 1920년대(사실주의 극 등장. 근대주의 토대 마련) ⇨ 1930년대(사실주의 극 뿌리내림)
⇨ 1930년대말(대중극 등장(해방전까지)) ⇨ 해방이후(좌우익 대립) ⇨ 1950년 국립극장 설립
2. 수필의 성격
(1) 특징 알베레스(R.M Alberes)는 ‘에세이는 그 자체가 원래 지성을 기반으로 한 정서적 ․ 신비적 이미지로 되어진 문학’으로 정의.
1) 자신의 글
① 지성을 기반으로 현대인의 의식세계를 표현 정서적인 낭만과 신비적인 환각의 세계를 고조함.
② 지식인끼리의 심사(心事)의 교류: 사색적인 내용, 비통속적인 사고, 시화(詩話), 아취(雅趣) 등
2) 표현의 문학: 심오한 사상이 축적되어 있어도 표현의 기술이 없으면 문학이 될 수 없다.
3) ‘수필은 정신의 운동이다’, ‘마음의 움직임의 그림자다’
4) ‘붓 가는 대로 써진 글’, ‘누에가 실을 뽑듯 써진 글’
5) 서경(敍景), 회고(回顧), 서정(抒情)의 문학
6) ‘불만과 격정과 관용의 유로(流露)’: 수필의 서사논리
7) 밖에서 얻은 것을 안으로 삼키는 문학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獨自적 문학
(2) 수필문학의 묘미
1) 비유를 통해 복잡한 사리(事理)를 단적으로 제시
2) ‘밤’(小說) 같지도 ‘복숭아’(詩) 같지도 않은 ‘곶감’(隨筆) 같은 문학
※ 시설(柹雪; 곶감 거죽에 돋은 하얀 가루).이 얹고 잘 매만져진 곶감 - 감은 오래가지 않으나 곶감은 오래간다.
3) ‘놀’과 같은 정서: 문제를 제기하되 소설적 테마가 아니요, 감정을 나타내되 시적 이미지가 아닌 놀과도 같은 아련한 무드에 쌓
인 신비로운 정서에 있는 것이다.
Ⅲ.. 국어의 이해와 활용
1. 언어에 대한 이해
(1) 언어: 말소리를 매개체로 한 통화수단의 체계
1) 언어가 없으면 생존은 가능하겠지만 사회생활은 불가능해진다
2) 언어와 우리의 생활과의 관계가 깊은 만큼 언어연구의 필요성도 크다.
3) 언어에 대한 이해는 철학,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 같은 다른 분야에 공헌하는 바가 크고 밀접한 관계
4) 언어는 협동생활, 문화생활, 사회생활의 기본적 수단이며 정신생활의 기본수단 이다
5) 언어에 대한 이해 없이 인간을 이해한다고 할 수 없다.
(2) 언어학의 본질
1) 언어학: 언어에 대해서 과학적인 연구를 하는 학문분야 - 현대적 의미의 언어학은 20세기 들어서 시작되었다.
2) 언어학자는 언어 구조를 파헤쳐 뜯어보고 언어의 내적인 구조적 현상을 기술한다. 이렇게 기술된 것이 곧 그 언어의 ‘문법’이다.
3) 언어학은 ‘순수과학’이다 - 언어 자체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여 거기에서 끝나는 순수과학이다.
4) 언어의 특성
① 인간과 동물을 구분해 주는 기준의 하나
② 도구의 사용 등 다른 기준에 비해 뚜렷하다.
※ 언어의 범위: 인간만이 언어를 사용하는가? 동물의 언어(Animal Language)도 언어에 포함되는가?
1973년 노벨상 수상자 칼 폰 프리쉬(Karl von Frisch)의 연구에서, 꿀벌의 8자형의 춤은 꿀의 방향과 꿀이 있는 곳의 거리까지도 정확히 알려준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본능적인 것으로 언어가 아니다. 또한 앵무새 등의 경우도 사람의 목소리를 따라한 것이며 언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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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언어습득 이론
1) 경험주의(행동주의)이론
① 어린이의 언어습득은 선천적인 능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경험적인 훈련에 의한 후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이론
② 주로 심리학자들의 주장
③ 문제점: 반복 학습에 의해서 언어가 습득된다면 언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문장을 무한히 만
들어 내거나 이해하는 능력을 설명할 수 없다. 더구나 4~5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무한한 수의 문장을 생성하는 창조성을 설
명할 수는 없다.
2) 합리주의이론
① 어린이의 언어습득은 타고난 언어학습능력과 일반 언어구조에 대한 추상적인 선험적 지식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이론
② 현대 언어학자들의 주장
③ 사람들은 LAD(Language Acquisition Device; 언어습득장치)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일정한 나이가 지나면 언어습득이 어렵다.
④ 합리주의이론자 입장에서의 타당성 근거
㉠ 인간만이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점: 다른 동물은 언어가 없다.
㉡ 언어 습득의 균일성: 일정한 나이가 되면 예외 없이 언어를 통달한다.
㉢ 언어가 극도로 추상적이고 고도로 복잡한데도 어린이들이 짧은 시일 안에 언어를 습득한다.
(4) 언어와 사고: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지 사고가 언어에 영역을 미치느냐의 의문과 상호 영향성
1) 사피어(Edward Sapir): ‘인간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듯이 객관적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언어를 매개로 해서 살고
있는 것이다. 언어는 단순히 표현의 수단만은 아니다. 실세계라고 하는 것은 언어관습의 기초 위에 세워져 있다. 우리는 언어가
노출시키고 분절시켜놓은 세계를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이다’
2) 워프(Banjamin Whorf): ‘언어는 우리의 행동과 사고의 양식을 결정하고 주조한다’ 우리가 언어를 통해서만이 보고, 경험하고, 인식하는 것이다.
3) 왓슨(Watson): ‘언어가 없는 사고가 없다. 우리의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은 소리 없는 언어일 뿐이다’
4) 언어의 상대성이론(Sapir와 Whorf의 가설): ‘말이 사고를 지배한다’ ‘무지개는 일곱 색깔이다’ → 무지개의 색깔을 일곱 가지로 정해 놨기 때문이다
※ 여기서 무지개의 색깔이 몇 가지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가 않다. 단지 우리는 어려서부터 무지개를 ‘빨, 주, 노, 초, 파, 남, 보’라 하여 일곱 가지라고 알고 있다. 만
약에 ‘무지개 색깔은 세 가지다’라고 배웠다면 우리는 무지개를 세 가지 색깔로 인식하게 됐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무지개는 일곱 가지 색깔이다’라는 ‘언어’, 즉
말에 의하여 우리의 사고가 굳어져(고착) 버린 것이다. 다시 말해, ‘언어가 사고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5) 언어와 문화
1) 언어와 종족 간에 불가분의 관계가 성립되지 않듯이, 언어가 다르면 그 문화도 반드시 다르던지 문화가 다르면 서로 다른 문화
를 가진 사회는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2) 문화적 영향이 반영된 언어
① 경어법 체계: 상하관계, 질서를 중시하는 문화의 영향
② 호칭 발달: 친족관계 중시 문화 영향
3) 문화와 언어의 이질성
① 동일언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아시아 각국의 경우
② 다른 언어: 독일, 영어, 이탈리아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스위스의 경우
※ 언어와 문화, 언어와 사고는 매우 밀접히 관련되어 있지만 본질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 언어의 우월성
① 문화의 발전 여부와 언어구조의 복잡성의 정도와는 관련성이 없다.
② 단순한 문화체계를 가진 민족의 경우 - 언어를 복잡하게 유지할 필요성이 없을 뿐 언어 자체가 열등하지는 않다.
2. 훈민정음 제작의 목적
(1) ‘훈민정음’의 뜻: 창제한 글의 이름이며 반포한 책(훈민정음 ‘해례본’ 한문본)의 이름
(2) 훈민정음 서문에 나타난 창제의도: 일반 백성들을 문자 생활에 참여시키고자 하였다.
- 欲使人人易習便於日用耳사마다 수니겨 날로 메 便安킈 고져 미니라.
(3) 훈민정음 창제 이후의 서적
1)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① 海東六龍이 샤 일마다 天福이시니 국한문혼용, 정음주석×
② 조선 건국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일반 백성이 아닌 일부 지식계급에게 그것을 납득시키려는 의도가 담김.
※ 원문이 한자인 이유
① 이 어려운 문헌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한문에 능통한 사람일 것이라는 전제
② 조선 건국의 합리화 설득을 위해 간행- 설득대상은 일반 국민이 아닌 지식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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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① 솅世존尊ㅅ일리니먼萬링里욍外ㅅ일이시나눈에보논가너기쇼셔 한글이 앞에 한자가 뒤에, 정음주석○
② 한글을 크게 먼저 쓰고 한자를 작게 씀.(일반 서민이 주 독자층)
3) 석보상절(釋譜詳節)
① 世솅尊존이象샹頭산애가샤龍룡과鬼귕神씬과위야說法법더시다 한자가 앞에 한글이 뒤에, 정음주석○
② 국어로 쓰인 산문작품의 효시
③ 한자를 크게 쓰고 한글로 작게 독음을 씀
4) 월인석보(月印釋譜)
① ‘世솅尊존’, ‘萬먼里링外욍’, ‘千쳔載上샹’ 한자가 앞에 한글이 뒤에, 정음주석○
② 한자를 크게 쓰고 한글로 작게 독음을 씀
5) 두시언해(杜詩諺解)
① 東녀그로萬里예녀가興을탐직니모로매 국한문혼용, 정음주석×
② 용비어천가처럼 한자에 대한 부기가 없다. 한문지식인이 주 독자층
6) 금강경삼가해(金剛經三家解)
① 다隔격야셔보고곧이알며山산隔격야셔보고곧이브린아도다 한자가 앞에 한글이 뒤에, 정음주석○
② 한자에 대한 전통적 주음이 충실히 이행
※ 정음주석 정리
정음주석× <용비어천가>, <두시언해>, <대산어첩(臺山御牒)>
정음주석○ <월인천강지곡>, <석보상절>, <월인석보>, <금강경삼가해> - 독자층이 누구냐에 따라
기타
삼강행실도>: 현음 국한문체에서 순한글체로 바뀜
<백련초해(百聯抄解)>: 언해 부분에 한자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 <백련초해>는 문예물이기는 하지만 학문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배려하여 한자를 쓰지 않았던 것.
(4) 세종은 훈민정음을 만들면서도 훈민정음을 우리나라의 유일한 문자체계로 발전시킬 의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으며, 국한문혼용을
염두에 두었다.
1) 훈민정음 합자해(合字解): 孔子ㅣ 魯ㅅ사 국한문혼용
2) 세종은 국어한자음에 비상한 관심을 두고 그 개신작업(改新作業)을 강력히 추진했다.
※ 훈민정음만으로도 문자생활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면 그 어려운 작업에 집착하지는 않았을 것.
3) 세종은 역사를 기록하거나 학술을 논하는 데 훈민정음을 사용하지 않고 한자를 그대로 쓰고, 오직 어리석은 백성을 교화하는 목
적에 훈민정음을 사용했음
※ 세종의 한글 창제의 목적이 한자 사용의 폐지에 있지 않았다는 주장의 근거
① 세종대에 간행된 어떠한 책도 한자 없이 이루어진 것은 없다.
② <용비어천가>의 한자에 독음을 달지 않았다.
③ 세종은 국어 한자음에 비상한 관심을 두고 그 개선 작업을 강력히 추진했다.
3. ‘한글’의 유래에 대하여
(1) ‘한글’ 명칭의 발생
1) 한글의 ‘한’은 ‘一’, ‘大’, ‘韓’, ‘正’의 의미
2) 1910년 조선어 광문회에서 지어졌으며, 공식적으로 쓰여진 것은 1913년 9월.
3) 이름을 지은 사람은 주시경과 최남선으로 압축, 추정되며 분명한 것은 [아이들보이]誌‘한글풀이’란에 처음으로 보인다.(1913.9)
※ 명칭에 대해 언급한 사람들: 이윤재, 최현배, 최남선, 박승빈, 김민수
(2) 우리말 ․ 글의 명칭
1) ‘國語’, ‘國文’: 1894년 갑오경장 이후
① 주시경의 저서들에 표기되어 있다. 당시 모든 저서에서 우리글의 명칭은 ‘국어’, ‘국문’으로 쓰였다
② ‘국어’와 관련된 단체와 모임의 명칭으로 사용
※ 국문동식회(1896), 국어문법과(1900), 국어연구회(1907), 국문연구소(1907) 등에서도 명칭이 ‘국문’, ‘국어’였음을 확인
2) ‘한나라 말’, ‘한나라 글’: 1910년 국권상실 후
① 한일합방 후 주시경 선생이 사용하기 시작
② 한일합방 이후 ‘국문’의 ‘國’이란 곧 일본을 지칭함
3) ‘조선어’, ‘조선글’, ‘조선문’(1911~1913): <조선어 문법(주시경)>, <조선어(김이상)>, <조선말본(김두봉)>
※ 어떠한 저술이나 관련단체이름에도 국어, 국문을 쓸 수 없게 되자 대신 ‘조선어’라는 명칭을 사용
4) ‘한말’: 주시경이 준 오봉빈(화가)의 국어 연구학회 수료증에 ‘한말익힘곳침’ (1911.4 추정)도장
※ 증서에 주시경이 명시되어있고, 주시경이 한나라말을 사용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말은 주시경에서 비롯된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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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배달말글’: 1913년 3월 2일자 졸업증서에서도 배달말글이라고 사용됨. 배달말글 모듬 (한말익힘곳) 가로쓰기
6) ‘한글’: 1913년 3월 23일 ‘한글모죽보기’ 조선어문회 창립총회에서 처음발견 한글이란 명칭이 사용된 가장 오랜 시기.
① 1910년의 주시경의 ‘한나라말’에 나타나는 ‘한나라글’에서 ‘나라’를 빼고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② 조선어문회에 주시경이 깊이 관여했고, ‘한나라글’을 주시경이 사용했음이 증거
③ [아이들보이]의 ‘한글풀이’란보다 6개월 정도 빠르다.
※ 이규영이 펴낸 <한글모죽보기>(1917~1919)에 의하면 1913년 3월 23일에 ‘한글’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보편적으로 ‘한글’이라는 명칭
이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는 1913년 9월에 창간한 [아이들보이]誌의 ‘한글풀이’란이라고 할 수 있다.
7) 그 외 특별한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순우리말로 표현
<소리갈(주시경)>, <말모이(국어사전, 주시경)>, <말듬(이규영)>, <말의 소리(주시경)> 등
(3) 한글 명칭이 여러 번 바뀐 이유
1) ‘국문’, ‘국어’ → ‘한말’, ‘배달말글’로 바뀐 이유: 정치적 상황과 관련됨. 한일합방 이후 ‘國’ 대신 ‘조선’이 등장
2) ‘배달말글’ → ‘한글’로 바뀐 이유
① ‘배달글’에 비해 한글은 음절수가 간결
② ‘韓’: 삼한의 ‘한’, 대한제국의 ‘한’과 연결 되며, 크거나 많은 것을 뜻함
3) ‘말글’ → ‘글’이라는 한 글자로 줄어든 이유: ‘글’이라는 말이 문자와 함께 문자언어까지를 뜻할 수 있게 되어서 ‘한말’보다는 포
괄적임.
(4) 한글 명칭의 실용화
1) 1915년 조선어 강습회인 ‘한글배곳’에 빈번히 사용
2) 주시경의 후학들이 찬동
3) 우리문자로 보편화: 1927년 한글학회의 전신인 ‘조선어 학회’ 동인지 ‘한글’ 펴냄.
※ 가갸날: 한글날로 바뀜(훈민정음 반포일. 10월 9일)
한글 명칭 사용에 관한 수식어
한글 명칭을 사용한 시기를 묻는 문제에 접하면 항상 헷갈리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나름대로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일종의 ‘비법’이랄까요? ㅎㅎㅎ...
최초사용: 1913년 3월 23일 ‘조선어문회’창립총회
실용화: 1913년 9월 아이들보이 <한글풀이>
보편화: 1927년 동인지 <한글> 간행
4. 표준어의 기능
(1) 표준어: 한 나라의 公用語로 쓰이는 규범으로서의 언어
※ 대개 각국의 수도에서 쓰는 말을 기초로 하여 성립되며,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서울의 교양 있는 사람들이 쓰는 언어’를 기반으로 삼고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맞
춤법은 1989.3.1 부터 시행되었으며 정식명칭은 ‘한글 맞춤법’이다.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이 원칙이다’
(2) 표준어의 기능
1) 통일의 기능
① 서로 자기들의 방언을 쓰면 의사소통에 불편을 겪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표준어를 제정한다.
② 표준어는 한 나라 국민을 하나로 묶기 위한 존재이기도 하다.
③ 우리는 동향 사람들을 만나 고향말을 들으면 낯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반가움을 느낀다. 반대로 다른 지방의 말을 들으면 고향말에서와
같은 정다움을 느낄 수 없고 심하면 거부감까지 느낀다.
2) 우월의 기능
① 표준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교육을 받았다는 것을 뜻하며, 스스로 식자층이라는 것을 표방하는 것이기도 하다.
② 사회언어학자들의 실험 보고에 의하면, 최하류층에서는 격식 말투에서도 표준어를 쓰려는 경향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
은 최하류층의 경우 자기들 신분이 향상될 가능성이란 없다고 체념하고 사는 계층이므로 어떤 경우에나 남에게 잘 보이려고 표준어를 쓰
는 따위의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③ 공적인 담화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사투리를 쓰는 것은 표준어가 정상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3) 준거의 기능
① 말의 기준이 됨, 일상생활에서 어떤 말에 대한 자신감이 없을 때 표준어는 그 기준이 된다.
② 표준어는 교통질서처럼 지각있는 국민이면 따르고 지켜야 할 규범이되 우리 언어생활의 규범이다.
③ 표준어를 소홀히 하고 그것을 경시하는 풍조는 결국 준법정신을 좀먹게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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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언어예절
(1) 우리말의 경어법 체계 용언의 활용
1) 주체 경어법(주어를 높이는 것)
① 말하는 사람이 문장의 서술어가 나타내는 행위, 상태, 존대, 환언의 주체를 높이는 경어법
② 용언의 어간에 높임의 어미 ‘-(으)시-’를 붙여서 표현 ⇨ 결과: 주체에 대해 존경과 공경을 뜻을 나타내게 된다.
※ ‘아버지가 온다’ → ‘아버지가 오신다’
※ 우리말 문장에 여러 개의 용언이 함께 나타날 때: 대체로 문장의 마지막 용언에 ‘-시-’를 씀.
‘어머니가 가방을 드시고 가셨다’ - 부자연스러움 / ‘어머니가 가방을 들고 가셨다’ - 자연스러움
‘할머니가 자고 가셨다’ → ‘할머니가 주무시고 가셨다’
※ 어휘적으로 높임의 용언이 따로 있는 경우 (‘자다-주무시다’, ‘먹다-잡수시다’, ‘있다-계시다’ 등) 그 용언을 반드시 사용.
※ ‘있다’의 높임말 → 있으시다(형용사로 사용), 계시다(동사로 사용)
“할아버지, 방에 그대로 계세요.”(○)
“할아버지, 방에 그대로 있으세요.”(×)
‘있으세요’가 동사의미 ‘계시다’로 써야함.
“할아버지, 차비 있으세요?”(○)
“할아버지, 차비 계세요?”(×)
‘있다’가 형용사 의미이므로 ‘있으세요’로 써야함.
2) 상대 경어법(말을 듣는 사람, 즉 청자를 상대로 하는 것)
①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을 높이거나 낮추는 경어법
② 종결어미에 따라 ‘해라체’, ‘해체’, ‘하게체’, ‘하오체’, ‘해요체’, ‘합쇼체’ 등으로 6단계로 구분
※ ‘해체’와 ‘해요체’는 비격식체
※ 문장 유형에 따른 상대 경어법: 동사 ‘가다’의 예
평서형 의문형 명령형 청유형
해라체 가다 가니? 가라 가자
해체 가(가+아) 가?(가+아) 가(가+아) 가(가+아)/가지
하게체 가네 가나? 가게 가지
하오체 가오 가오? 가오 -
해요체 가요 가요? 가세요 가요
합쇼체 갑니다 갑니까? 가십시오 갑시다/가십시다
※ 청유형의 경우 ‘갑시다/가십시다’의 경우 쓰임이 제약되는 경우
‘할아버지, 저와 함께 갑시다’(X), ‘할아버지, 저와 함께 가십시다’(X) - 불손하여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자신보다 높은 분에게는 적절치 못함.
‘할아버지, 저와 함께 가시겠습니까?’(O)의 ‘의문의 형식’이나, ‘할아버지, 저와 함께 가시지요.’(O)의 ‘권유의 형식’으로 써야 한다.
※ 명령문의 경우에도 청유형과 동일한 현상: ‘합쇼체’를 써야할 상황에 불손한 경우
‘할아버지, 이쪽으로 오십시오.’(X)보다는 ‘할아버지, 이쪽으로 오시는게 어떻겠습니까?(or ~오시겠습니까?)’(O)의 ‘의문의 형식’이나, ‘할아버지, 이쪽으로 오시지
요.’(O)와 같은 ‘권유의 형식’을 사용해야 함.
3) 객체 경어법(주어가 행하는 동작이 미치는 대상을 높이는 것. 겸양어): 말하는 사람이 특수 높임말(드리다, 모시다 등)이나 조사 ‘께’를 써서 말
듣는 사람이나 문장안의 목적어 기타 부사격으로 등장하는 객체를 높이는 경어법
※ 특수한 어휘의 예: ‘드리다’, ‘여쭙다’, ‘말씀드리다’, ‘모시다’ 등
※ 객체경어법과 관련된 어휘
① 자신을 낮추는 대명사:‘나 → 저’, ‘우리 → 저희’ ② 높임의 명사: 진지, 치아, 약주, 댁, 함자, 자당, 가친
③ 주체에 대한 높임을 나타내는 어휘: 주무시다, 계시다, 잡수시다, 돌아가시다 ④ 접미사 ‘-님’ 붙이기: 선생님, 사장님, 아버님, 어머님
※ 경어법상으로 가장 올바른 문장
① 주례 선생님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 주례 선생님의 말씀이 있으시겠습니다(○)
② 할머니, 어느 쪽 이가 편찮으세요?(×) → 할머니, 어느 쪽 이가 아프세요?(○) (몸 전체가 아프면 ‘편찮으시다’로, 어느 한 부분이 아프면 ‘아프시다’로 표현).
③ 할아버지, 차비 계세요?(×) → 할아버지, 차비 있으세요?(○)
※ 직장이나 사회에서의 경어법(주체경어법에 가장 많은 신경이 쓰임)
① 동료에 관해서 말할 때의 주체 경어법사용의 예
H회사 K과장이 동료 과장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물을 때: 김영수 씨 이과장 어디 갔어요?
동료과장이 K과장보다 나이가 많을 때: 김영수 씨, 이과장 어디 가셨어요?
- 동료에 관해서 말할 때는 선어말 어미 ‘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나 경우에 따라 나이가 많을 경우 사용이 무방하다.
② 자신보다 윗사람에 대하여 말할 때의 주체 경어법
K과장이 사장님에게 자신의 상사인 부장에 대해 물을 때: 사장님, 박부장님 어디 가셨습니까?
K과장의 말을 듣는 상대가 하급자이거나 동료라면: 박부장님 어디가셨나?
- 자신의 상급자에 대해 얘기할 때는 ‘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임
③ 거래처 사람과 말할 때의 주체 경어법
말하고자 하는 사람이 화자보다 아랫사람일 때: 일반적으로 ‘-시-’를 쓰지 않음
직급이 있는 사원으로 어느 정도 대우를 해줄 필요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말할 때: 청자가 그보다 아랫사람이거나, 같은 지급일 때는 ‘-시-’를 씀.
1) 부장이 상대방 과장에게 자기회사의 과장에 대하여 말할 때: 이 과장은 은행에 가셨습니다
2) 부장이 상대방에게 자기회사의 과장에 대하여 말할 때: 이 과장은 은행에 갔습니다
말하고자 하는 사람이 화자보다 윗사람일 때: 말을 듣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관계없이 ‘-시-’를 넣음
④ 아랫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김영수 씨, 업무계획서 빨리 작성해 줘요 - 해요체
나이가 아주 어리거나 친근한 경우: 김영수 씨, 업무계획서 빨리 작성해줘, 혹은 주게 - 해체
(2) 인사말
1) 상황에 따른 적절한 인사말
① 아침에
㉠ 윗사람에게: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or 진지 잡수셨습니까?
㉡ 아랫사람에게: 잘 잤어요? or 잘 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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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사람에게: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or 진지 잡수셨습니까? or 안녕하십니까?
㉣ 연배가 같거나 손아래사람의 경우
┍ 성인의 경우: 안녕하십니까? or 안녕하세요? or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or 안녕히 주무셨어요?
┕ 손아래 미성년인 경우: 안녕? or 잘 잤니?
㉤ 직장의 윗사람에게: 안녕하십니까? → 대답: 지금 나오나?
㉥ 직장의 아랫사람에게: 나왔나? or 나왔군?
② 만나고 헤어질 때
㉠ 안녕하십니까? or 어디가십니까? 언어의 친교적 기능
※ 언어의 친교적 기능: 길을 가다 친구나 아는 사람을 만났을 경우, 어디 가니? 라고 묻는 등의 예는 실제로 상대방이 어디를 가는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안부를
묻는 정도다 이것을 ‘언어의 친교적 기능’이라고 한다.
㉡ 직장에서 퇴근할 때: 먼저 가 보겠습니다. or 내일 뵙겠습니다. → 대답: 안녕히 가십시오. or 잘가게 or 수고했네.
※ ‘수고하세요’, ‘수고하십시오’는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쓰는 것은 적절치 못함.
③ 전화를 받고 걸 때
※ 우리나라의 경우 받는 사람이 먼저 ‘여보세요?’나 ‘네’ 등의 대답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예절임
㉠ 집에서: 여보세요? 동숭동입니다. or 네. ○○○에 ○○○○번입니다
㉡ 직장에서: 네. 방송대학교입니다. or 고맙습니다. ○○전자입니다
※ 1) 전화를 받은 사람
바꿔줄 때: 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바꾸어 드리겠습니다. or 지금 자리에 안 계시는데요, 뭐라고 전해 드릴까요?
or 지금 안 계시는데요, 10분후에 다시 걸어 주시기 바랍니다.
잘못 걸렸을 때: 아닌데요, 전화 잘 못 걸렸습니다.(○) 아닌데요(×) 전화 잘 못 걸렸습니다(×)
2) 전화를 건 사람
상대방이 응답한 경우: 안녕하십니까? 김철수입니다. or 안녕하십니까? 저는 영희친구 민호입니다. 영희있습니까?
잘 못 걸었을 경우: 죄송합니다. or 전화가 잘 못 걸렸군요
전화를 끊을때: 안녕히 계십시오. or 이만 끊겠습니다
- “들어가세요”: 배웅나온 사람에게 하는 말과 동일하므로 적절한 예절이 아님.
④ 소개를 할 때
㉠ 자신을 남에게 소개하는 말: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김영숙입니다. or 인사드립니다. 저는 김영숙입니다.
※ '올시다' or '올습니다'는 너무 옛스럽고 거만해 보이므로 적절한 예절이 아님.
㉡ 아버지에 기대어 자신을 소개하게 될 경우(아버지의 지인에게): 저의 아버지는 ○자 ○자이십니다. 성은 같으므로 생략
※ 저의 아버지는 ○○씨 이십니다: 적절한 예절이 아님.
㉢ 소개할 때의 원칙 적용순서
ⓐ 자신과 누가 더 가까운가에 따라: 가까운 사람을 덜 가까운 사람에게 먼저 소개한다.
ⓑ 누구의 나이가 더 많은가에 따라: 손아래 사람을 손윗사람에게 먼저 소개한다.
ⓒ 어느 쪽이 여성이고 어느 쪽이 남성인가에 따라: 남성을 여성에게 먼저 소개한다.
⑤ 손님을 맞을 때
㉠ 가정에서: 어서 오십시오. or 어서 오십시오.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 관공서나 회사에서: 어서 오십시오. 어떻게 오셨습니까?
※ 어떻게 오셨습니까?: 덜 친절한 느낌을 준다
㉢ 상점이나 음식점: 어서 오십시오
※ 무얼 찾으십니까?: 불친절한 느낌을 줌
※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Can I help you?/What can I for you?등의 서양인사의 느낌을 주므로 적절치 못하다
㉣ 손님을 보낼 때: 안녕히 가십시오. or 잘 가거라. or 살펴 가십시오.
압존법(壓尊法)
존대법 중에서 우리말에만 있는 독특한 존대법이 있는데, 바로 압존법입니다. 압존(壓尊)이란, 말하는 이보다 윗사람이지만, 말을 듣는 이보다 아랫사람인 주체에 대하여 그 높임의 정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말하면, 할아버지 앞에서 “할아버지, 아버님께서 오셨습니다.”라고 하지 않고, “할아버지, 아버지가 왔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또 예를 들면, “아버지, 할아버지께서
오시랍니다.”라고 하지 않고, “아버지, 할아버지께서 오라고 하십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습니다. 우리말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높임법이니 알아두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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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한문과 한문학
1. 한문학의 전개
1. 漢文學의 기원과 발전
(1) 한문학의 기원
1) 한문학은 중세 동아시아의 보편적 규범으로서의 문어 문학
2) 한국 한문학: 우리 겨레가 중세 동아시아의 문학 규범을 통해 표현한 중세 문어 문학의 일부
(2) 한문학의 발전
1) 중세 문화권에 있었던 중국, 일본, 월남 등은 한문학을 발전시켜 옴.
2) 한문학은 특정한 중국의 문학이라는 인식을 넘어 중세 보편 규범이었음을 알아야 함.
2. 漢文學의 분류
(1) 漢文散文
1) 韻文體(운문체): 詞賦(사부), 箴銘(잠명), 哀祭(애제), 頌讚(송찬) 등 音樂이나 吟誦(음송)과 관련 있는 문장
2) 議論體(의론체): 論辨(논변), 奏議(주의), 序跋(서발), 贈序(증서) 등 논리적인 문장
3) 敍事體(서사체): 傳狀(전장), 碑誌(비지), 雜記(잡기), 筆記(필기) 등 이야기 형식으로 쓰여진 글
(2) 漢文漢詩
1) 古體詩(고체시): 근체시가 성립되기 이전에 있던 시로, 당나라 때 만들어진 규칙을 따르지 않는 시를 가리키며, 근체시 형식에 맞
지 않는 시 모두를 일컫는다.
① 詩經(시경): 공자가 중국에 전해내려 오던 민요와 궁중노래를 묶어 정리한 것.
㉠ 형식: 一句四字. 1구가 4자로 이루어진 민요형식으로 북방에서 성행
㉡ 표현수법
ⓐ 興(흥): 앞부분에 다른 사물이야기로 흥을 일으키고 뒤에서 화자가 말하려고 하는 시흥을 읊조리는 형식
ⓑ 比(비): 일종의 비유법
ⓒ 賦(부): 사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형식
② 楚辭(초사): 주로 남방에서 성행하던 詩體(시체)이다.
- 형식: 1구가 주로 6자나 7자가 중심인데 특별히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詩體(시체)로 雜言體(잡언체)이다.
③ 樂府(악부): 원 뜻은 한무제 때 만들어진 행정관청의 명칭으로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민요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행정기관을 만
들어서 그 명칭을 ‘악부’라 했다. 이 악부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지어 부르던 민요 형식의 노래가 가사만 남아 시의 한 형식으
로 굳어진 것.
㉠ 형식: 一句五言(1구5언). 1구가 5글자로 된 것이 원칙이나 별다른 제한이 없고 자유롭게 지어질 수 있다.
㉡ 종류: 短句(단구), 長句(장구)
④ 古詩(고시): 당나라의 엄격한 규칙에 구애받지 않고 지어진 시
㉠ 형식: 주로 4구체의 시가 많고 글자 수에 있어서도 넘나듦이 심한 비교적 자유로운 시를 가리킨다.
㉡ 종류: 오언고시(五言古詩), 칠언고시 이백과 두보에 이르러 절정을 이룸
※ 고체시는 근체시 성립이전에 있던 시체이며 시경, 이속(초사), 악부, 고체시(고시). 근체시의 형식 운율, 평칙에 맞지 않은 비교적 자유로운 시의 형태를 말한다.
따라서 고체시는 근체시 이전의 시를 일컫기도 하지만 근체시의 법칙에 맞지 않는 형태의 시를 일컫기도 한다.
※ 일반적으로 중국 한시의 형태는 근체시를 일컫는다.
※ 북방: 시경(4구체) - 노래로 부르기 좋은 시 남방: 초사(6구체) - 낭송 중심 문장 형식
2) 近體詩(근체시): 당 나라 때 만들어진 규칙에 맞도록 지어진 시
① 絶句(절구)
㉠ 五言絶句: 4구 20자의 시형으로 대개 2구와 4구 각각 마지막 글자에 운자가 놓임.
㉡ 七言絶句: 4구 28자의 시형으로 2구와 4구 혹은 1구까지 포함, 각각의 마지막 글자에 운자가 놓임.
② 律詩(율시)
㉠ 五言律詩: 8구 40자의 시형으로 2, 4, 6, 8구의 마지막 글자에 운자가 놓임.
㉡ 七言律詩: 8구 56자의 시형으로 1구의 마지막 글자와 2, 4, 6, 8구의 마지막 글자에 압운이 놓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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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근체시의 규칙: 근체시는 평측, 기승전결, 대구, 압운 등 몇 가지 엄격한 규칙이 적용
㉠ 平仄(평측): 중국글자는 4성조로 되어 있는데 이 사성 중 평성을 제외한 것은 측성이라 하며, 평측의 규칙은 평성과 측성의
소리의 율동을 이용한 것이다. 높낮이를 지정해 주는 규칙
㉡ 기승전결의 법칙: 한시의 구성적 특성 중 시의 짜임에 관한 것.
ⓐ 起(기): 시상을 일으켜 시를 전개하는 부분
ⓑ 承(승): 앞의 시상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부분
ⓒ 轉(전): 한 바퀴를 굴리다. 즉 위와는 전혀 다르게 내용을 바꿔 상승시키는 부분
ⓓ 結(결): 전체를 마무리하는 부분
㉢ 對句(대구): 정해진 구절이 맞짝을 이루도록 짓는 것. 읽는 이에게 높은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 수법
※ 큰 것↔작은 것, 하늘↔땅, 겉↔속, 남↔여, 정적↔동적 등으로 서로 맞짝을 이뤄 배분
㉣ 押韻(압운) ․ 平聲(평성)
ⓐ 평성 30운: 東, 冬, 江, 支, 微, 魚, 虞, 齊, 桂, 灰, 眞, 文, 元, 寒, 刪, 先, 蕭, 肴, 豪, 歌, 麻, 陽, 庚, 靑, 烝, 尤, 侵, 覃, 鹽, 咸.
ⓑ 짝수 구절의 맨 마지막 글자는 30개의 소리에 들어가는 평성을 쓴다는 규칙. 글자는 다르나 같은 30운 중에 들어가는
같은 글자로 내용을 연결
ⓒ 絶句: 2, 4구 마지막에 평성운을 넣어야 한다.
ⓓ 律詩: 2, 4, 6, 8구 첫 번째 구절의 마지막글자에 반드시 평성운을 넣어야 한다.
※ 4행시는 절구, 8행시는 율시. 한 구가 다섯 자씩이면 5언, 일곱 자씩이면 7언.
3. 漢文漢詩의 전개
(1) 한시의 초기 모습
1) 우리나라에 한시가 전래된 시기: 서기전 2세기경에는 한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추정을 따른다면, 한시가
민족의 문학으로 수용 ․ 향유된 것은 이보다 훨씬 뒤라고 해야 할 것이다.
2) 고대시가 중 4언4구체의 漢詩형태: <公無渡河歌(공무도하가)>, <黃鳥歌(황조가)>, <龜旨歌(구지가)>
3) 고구려: <與隋將于仲文詩(여수장우중문시)>(을지문덕, 5언4구), <永孤石(영고석)>(정법사), <人蔘讚(인삼찬)>
4) 통일신라이후 본격적으로 당나라에 유학생을 파견, 한자 문화를 직접적으로 체험
5) 우리나라의 한시가 역으로 중국에까지 알려진 경우: <憤怨詩(분원시)>를 남긴 왕거인을 비롯하여 고원유, 김진덕, 설요, 김지장,
최치원, 김입지, 김가기 등
(2) 羅末麗初詩의 성격
1) 한시의 특징
① 중국 유학생을 중심으로 당시의 風尙(풍상; 트랜드)인 晩唐(만당)을 배움.
② 詩作에 六朝風(육조풍)이 농후
③ [文選(문선)]이 태학의 교재로, 과거시험의 과목으로 채택
④ 晩唐(만당)의 綺靡(기미)와 六朝(육조)의 綺麗(기려)가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晩唐과 六朝사이를 내왕
2) 晩唐(만당)과 그 이전 唐詩(당시) 사이의 차이
① 盛唐(성당)과 中唐(중당)의 시인: 정치적으로 나라를 구하려는 의지가 시에 반영 두보, 한유, 백거이 등
② 晩唐(만당)의 시인: 시를 짓는 즐거움이 있었다. 우리나라 시인들로는 격조 높은 盛唐보다는 晩唐과 六朝의 장식미에 쉽게 영합
될 수 있었음.
3) 시형의 선택
① 칠언이 우세하며 율시가 대부분을 차지
② 최치원의 작품 전체로 보면 절구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명작으로 알려진 작품에는 칠언율시가 많다.
③ 우리나라 한시에는 절구보다는 율시, 오언보다는 칠언에 명작에 많다.
※ 나말여초 시의 대부분이 당나라 유학생의 시이고 보면 시를 습작하는 과정에서 절구형식으로 명작을 제작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晩唐시의 명편 가운데
절구가 많은 것은 나라와 시가 함께 쇠미해져 가고 있었고 이 시기 시인들의 섬교(纖巧)가 단형의 절구를 즐겨 선택한 것이 아니었을까.
4) 한시의 내용
① 작자 자신을 회한하거나 회고적 감상으로 흐르는 것이 대부분이고 시에 몰입함에서 시야가 좁아 미소한 부분 묘사에서 華靡
(화미)를 보여줄 뿐임.
② 시로써 후세에 이름을 전하는 시인: 최치원, 최광유, 최승우, 박인범 등. 최치원의 사촌아우 최언위는 문장으로 일세를 풍미
③ 과거제도의 전통으로 고려의 문풍이 크게 떨치게 되며 빛나는 ‘사장학’의 전통이 기반을 굳힘.
5) 대표작가
① 정지상: 婉麗(완려; 럭셔리)한 시풍으로 요체시를 시범하기도 함, 후세에도 절창으로 불리는 것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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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김부식: 고려 중기의 대표 시인, [삼국사기]를 지은 大문장가.
(3) 宋詩學의 수용과 한국 시의 발전
1) 신라 말, 고려 초의 시단
① 산문: 表(표), 箋(전), 章(장), 奏(주) 등이 이때까지도 사대문자로서 중요시 되었으므로 騈麗文(변려문)의 전통이 지속됨.
※ 변려문: 문장이 4자와 6자를 기본으로 한 對句로 이루어져 수사적(修辭的)으로 美感을 주는 문체로, 騈은 한 쌍의 말이 마차를 끈다는 뜻이고, 儷는 부부라는
뜻. 변려문의 귀족적인 문체는 과도한 수사주의(修辭主義) 경향으로 말미암아 中唐때 한유(韓愈) 등이 일으킨 산문개혁운동에 의하여 서서히 쇠퇴의 길을 걸었다.
한국에서는 신라 때에 이미 [문선(文選)]이 애독되면서 이 문체가 성행하였으며, 고려 때까지 계속되었다.
② 운문: 前시대의 俗尙(속상; 유행)에 대해서 시단 내부에서는 거부 반응이 시작, 蘇軾(소식; 소동파)으로 대표하는 宋詩學의 유입으
로 결정적인 국면이 전개됨.
2) 대표작가
① 임춘: 소식의 글에 대해 긍정적, 자신의 곤궁한 처지를 시적으로 형상화, 소식과 황정견의 묘법을 터득
② 이규보: ‘무엇을 어떻게 나타내야 할 것인가?’를 문제 삼은 이규보는 타고난 천재로 자기시를 쓰는 것으로 만족
③ 이인로: 문장은 천성적으로 얻어지는 것이라고 하면서도 후천적인 공부에 주력. 竹林高會(죽림고회; 임춘, 오세재, 이인로 등)의 맹주
로 斧鑿(부착; 투박함)의 흔적이 없는 啄句(탁구; 매끄러움)의 솜씨로 다양한 시세계를 과시
④ 진화(한림별곡의 ‘진한림’): 이규보와 당대에 이름을 나란히, 美麗(미려; 아름답고 화려함)한 시풍을 과시
⑤ 김극기: [三韓詩龜鑑(삼한시귀감)](신라와 고려 때의 작품을 추려 엮은 조운흘의 漢詩集)에 가장 많은 작품이 수록, 언어구사력이 풍성 ․ 담백
⑥ 김군수, 유승단(한림별곡의 ‘원순문’,원순은 유승단의 초명), 김양경(한림별곡의 ‘양경시부’): 고종 때에 활약한 주요시인
⑦ 최자(보한집; 시화집), 김지대, 곽예, 김구, 이장용, 홍간 등
(4) 성리학의 수입과 한국 시의 정착(고려 후~말)
1) 문학 양상
① 유학자들의 일상적인 글공부는 곧 문학수업으로 크게 발전.
② 안향은 만년에 주자를 숭모하면서부터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송대의 성리학을 접하게 되는 계기 마련.
※ 성리학의 계보: 안향 → 백이정, 우탁, 권부 → 이제현, 박충좌, 이곡 → 이색, 정몽주 → 박상충, 김구용, 이숭인, 정도전, 권근
③ 당송 이래의 ‘文以貫道(문이관도; 文으로써 道를 뚫다)’와 ‘文以載道(문이재도; 文으로써 道를 담다)’ 같은 문학관념을 문자에 드러내는 데에
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2) 대표작가
① 정도전: 본격적인 도학문학관 전개
② 이제현: 당대의 민가를 소악부로 남겨 놓았으며, 만상을 구비한 그의 시는 당시의 제일로 추앙
③ 최해, 이곡(죽부인전), 정포, 정추, 이색, 정몽주, 이숭인, 김구용, 이존오(慶州李氏石灘公派시조; 이종태는 경주이씨석탄공파 37대손), 원천석, 길재 등
(5) 조선 전기의 다양한 전개
1) 초기의 시단과 주요 작가
① 서거정: 26년 동안 文衡(문형)을 잡고 있으면서 館閣(관각)의 大手로 추앙
※ 館閣文學(관각문학): 조선시대 관각(館閣)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문학. 관각은 홍문관(弘文館)·예문관(藝文館) 등 조정의 사명(詞命)을 제찬(制撰)하던 기관을 말
한다. 화려한 궁중과 벌열층(閥閱層)의 생활을 배경으로 한 귀족문학으로 唐·宋의 古文을 존중하는 정통문학이며 순정문학(醇正文學)이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권
근·변계량·서거정 등이 국초에 문형의 영예를 누렸다. 문형 가운데서도 특히 시에 뛰어난 정사룡·노수신·황정욱은 세상에서 이들을 관각의 호소지(湖蘇芝)라
부르기도 하였다. 이 시기에 이르러 古文은 난숙기에 들어섰으나 그 후 봉건사회의 해체과정에서 관각문학은 빛을 잃었다. 특히, 박지원의 문학은 이에 정면으로
충돌하였으며, 소설문학의 발달로 문학사적인 의의를 상실한 대신 더욱 보수적인 성격이 강화되었다.
② 김종직: [靑丘風雅(청구풍아)]에서 스스로 시대의 풍상에서 멀리 떨어져 ‘豪放(호방)’과 ‘新警(신경)’을 거부하고 ‘嚴重(엄중)’, ‘放達(방
달)’한 시관으로 일관하고 있음.
③ 김시습: 자신의 모든 것을 시로 형상화.
※ 조선은 창업과 동시에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채택함으로써 문학관념에서도 주자학이 문학 위에 군림하는 재도관이 성립. 송 시학의 영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함.
서거정, 김종직, 김시습에 이르러 조선 왕조 시단의 터전이 굳혀짐.
2) 중종 대를 전후한 시풍
① 東坡詩風(동파시풍)이 주류, 宋의 황정견, 진사도 등의 江西詩派(강서시파)를 배워 이행, 박은, 정사룡 등 해동강서시파가 출현. 중
국 강서시파 시풍의 병폐를 어느 정도 극복하면서 자신들의 개성을 발휘
② 박은의 橫逸(횡일), 이행의 平淡(평담), 정사룡의 奇古(기고)가 나란히 일세의 으뜸
③ 신광한. 羅湜(나식), 김인후 등은 수준 높은 唐法(당법)으로 당시의 시단을 다채롭게 함.
④ 박상, 임익령, 김인후는 호남시단의 선구로 알려져 있으며, 임익령과 김인후는 인품이 고매하여 시도 사람과 같다는 평가
⑤ 칠언율시의 특장을 보인 정사룡은 다음 시기의 노수신, 황정욱과 더불어 湖蘇芝(호소지)로 병칭되며 관각의 대수로 추앙
3) 선조, 인조 연간의 시단
① 전 시대의 안정에 힘입어 穆陵盛世(목릉성세)의 풍요를 이룸.
② 많은 인재가 배출되어 성시를 이루었고, 이 시기 본격적으로 당풍을 배우고 익혀 당풍이 크게 일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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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三唐詩人(삼당시인): 이달, 백광훈, 최경창 등이 모두 박순으로부터 당을 배워 고경명, 임제와 더불어 호남시단을 함께 빛나게 함.
④ 한문사대가: 이정구, 신흠, 장유, 이식
⑤ 이호민의 시 <용만행재문하삼도병진공한성>은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가장 빼어난 것으로 정평
⑥ 여류시인 : 황진이, 이매창, 이옥봉, 허난설헌 등
(6) 조선후기의 적막과 한시의 종장
1) 양란 후 숙종 조에 이르는 70여 년은 문자의 공백기. 정두경은 虛景(허경)의 묘사와 높은 기상으로 평가
① 당론의 가열로 시업은 침체
② 대체로 조선 후기 시단은 정치 참여에 일정한 거리를 둔 사대부 시인들에 의해 조선 시의 진경을 보여 주는 眞詩運動(진시운동)
이 일어나기 시작
③ 이광려는 박지원의 문장과 병치되어 당대 제일대가로 추앙 받음.
2) 영․정조 시대의 시인
① 後四家(후사가): 이서구,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
※ 자유분방한 시세계를 독자적으로 이룩, 중국에서 [한객건연집]을 내며 후사가 라는 이름을 얻음.
② 신위: 시서화에 모두 능하고 민족의 애환을 시로 노래
③ 정약용: <詩經(시경)>에서 풍자의 개념을 강조, 당대 현실의 모순상을 장편에 실어 낸 것.
④ 김정희: 박학을 바탕으로 詩창작
3) 조선후기의 위항시인
① 홍세태의 <海東遺珠(해동유주)>를 필두로 <昭代風謠(소대풍요)>, <風謠續選(풍요속선)>, <風謠三選(풍요삼선)이 60여 년 간격으로 간행
② 고시언, 정래교, 조수삼 등이 수준 높은 작품을 남김.
4) 의역 및 율과 출신의 중인
① 이상적: 회화시
② 정지윤: 寒淸(한청)한 詩作으로 騷壇(소단)이라는 칭예를 받음.
③ 황오: 사회로 부터 버림받은 삶의 부분을 오만과 蕪雜(무잡)으로 노래
④ 그 외: 현기, 장지완, 변종운 등
5) 정통 한시의 쇠퇴와 민요풍의 한시 등장: 최성대, 신유한, 이학규, 이옥, 김려 등
6) 한말의 사대가: 강위, 이건창, 김택영, 황현
4. 漢文文章의 전개
(1) 고문풍의 성립과 창도
1) 고유문자: 한자가 유입되기 이전 한국의 고대 사회에 우리 어음구조에 맞는 고유문자가 있었다.
2) 이후 한자의 변형(한자의 음이나 음과 훈, 또는 훈만을 취한)을 거쳐, 과문체(고려 광종 9년, 서기 958년 과거제 도입 후)와 김부식의 고문체(특히
<진삼국사기표>, <혜음신창기> 등), 이제현의 의한 고문풍의 정책 등이 이어진다.
(2) 누습(陋習)의 탈피와 전범(典範)
1) 정주학의 도입으로 어록체(語錄體)와 주소체(注疏體) 문장이 보급되어 평연․금약한 병폐가 200년이나 지속
2) 장유, 이식, 김창협은 주소체와 의고문체를 배격하고 다시 唐宋古文(당송고문)의 전범성을 보임
① 장유(1587~1638): 창조된 말로 진실을 묘사
② 이식(1584~1647): 시대성과 문도합일 강조
③ 김창협(1651~1708): 작문기법으로 ‘진실 ․ 본색’, ‘평정 ․ 간결’, ‘신축 ․ 변화’를 제시
(3) 한국 고문의 울흥과 절정
1) 박지원(1737~1805): 혁신적이면서 풍부한 내용과 다양한 표현, 그리고 엄밀한 문체 구사, 그는 의식의 출발점, 즉 논의의 비중을
법고에 둠
2) 法古主義(법고주의)와 創新主義(창신주의)
(4) 고문의 정체와 文道合一
1) 홍석주(1744~1842): ‘심외무문 도외무심(心外無文道外無心)’ 文은 마음을 표현한다 함.
2) 김매순(1776~1840): 麗韓十大家의 한사람, 고문의 3대 요소로 簡(간), 眞(진), 正(정)을 규정.
※ 홍석주와 김매순은 정조조 문체반정의 여파로 청대 복고풍의 영향을 받아 박지원의 혁신적인 고문정신이 제대로 계승되지 못하고 오히려 정체를 띠어 문도합일의 문
학관에 치우친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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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고문의 정리와 종국
1) 이건창(1852~1898): 격동하는 구한말의 신문화 운동에 전통문학적 태도를 견지하며 새로운 기풍에 대처, 철저한 척양척왜주의자로
일관, 한말의 대문장가
2) 김택영(1850~1927): 1908년 중국으로 망명, 중국의 계몽사상가 양계초 등과도 교류
3) 황현(1855~1910): 우리나라 고문의 전통과 맥락을 독자적으로 체계화(<麗韓九家文鈔>로 정리), 한국 고문사의 마지막 학자
2. 한시의 실제
1. 신라의 한시
【秋夜雨中(가을밤 비는 오는데)】- 최치원
秋추
風풍
惟유
苦고
吟음
가을 바람에 시만 읊을 뿐
世세
路로
少소
知지
音음
세상 길에 마음 줄 벗 하나 없는데
窓창
外외
三삼
更경
雨우
창 밖엔 야삼경에 비마저 내리우니
燈등
前전
萬만
里리
心심
등불 앞 내 마음 내닫는 만리길
타국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밤중에 내리는 비를 통해 잘 묘사한 작품
(1) 작가: 최치원(崔致遠, 857~?)
1) 신라 말 헌강왕~진성왕 때 활약한 문인. 자는 고운, 해운, 해부, 홍운 등. 호는 고운, 유선 등
2) 26세 때 <檄黃巢書(격황소서)>를 지어 당나라 황소의 난을 평정시키는데 큰 공을 세움.
※ <격황소서(檄黃巢書)>는 신라의 최치원(崔致遠)이 당나라에서 지은 편지 형식의 격문이다. 당나라 말기에 반란을 이르킨 황소(黃巢)에게 항복을 종용하는 내용의 글
로 논리정연하며, 세련된 표현으로 중국에서 최치원이 유명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최치원의 문집 《계원필경》에 수록되어 있다.
3) 30세 때 신라 말 난세 상황에 적응 못하고 해인사에 은거. [桂苑筆耕(계원필경)] 20권이 현존함.
※ 계원필경(桂苑筆耕)
통일신라시대의 학자이자 문장가인 최치원(崔致遠)의 시문집으로 활자본. 20권 4책. 저자는 일찍이 당(唐)나라에서 벼슬하였는데, 879년(신라 헌강왕 5) 당의 황소의
난 때에는 제도행영병마도통(諸道行營兵馬都統) 고변(高騈)의 종사관으로, 표장(表狀)·서계(書啓)·격문(檄文) 등 많은 명문(名文)을 지었으며, 885년 귀국하였다. 그
, 재당시(在唐時)에 저작한 [계원필경], [중산복궤집(中山覆匱集)], [시부집(詩賦集)] 등 28권을 찬성(撰成)하여 헌강왕(憲康王)에게 진헌(進獻)하였는데, 그 중 [중산복
궤집]과 [시부집] 등 8권은 전하지 않고 [계원필경] 20권만이 전한다.
(2) 내용
1) 어휘풀이
① 苦吟(고음): 직역하면 ‘괴로이 (시를) 읊조리다’이지만, 의역하여 ‘시를 짓다’정도로 해석
② 世路(세로): 직역하면 ‘세상길’이지만, ‘세상살이’, ‘세상 살아가는 길’, ‘세상 살아가는 동안’정도로 해석
③ 知音(지음):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 벗, 친구, 知己(지기)
※ 옛날 중국에 거문고를 잘 타는 ‘백아(伯牙)’가 있었는데, 백아의 거문고 소리는 그의 친구 ‘종자기(鐘子期)’가 가장 잘 알아들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종자기
가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종자기가 죽은 것은 안 백아는 거문고 줄을 끊어 버리고 다시는 악기를 연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내 음악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연
주를 해서 무엇하랴’라고 한 말에서 유래된 말로 직역하면 ‘음률을 안다’는 뜻이지만, 이 고사의 유래에서 ‘知音’은 ‘친구’를 가리키게 된다.
④ 三更(삼경): 하룻밤을 다섯으로 나누어 그중 셋째의 시각. 한밤중,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 자시(子時), 병야(丙夜)
⑤ 萬里心(만리심): 먼 고향을 그리는 마음, 향수
2) 해설: 만리타국(唐)에서 홀로 지새는 밤에 고향생각을 하면서 지은 작품
① 첫 번째 구절, 가을바람은 사람으로 하여금 가장 쓸쓸함을 느끼게 하는 존재
※ 가을은 죽음의 계절이고 거기에 바람까지 불어서 이때가 사람의 마음이 가장 산란한 때가 된다. 고향을 떠나 있는 시인에게 있어서 가을바람은 고향을 더욱 그립
도록 만드는 촉매이다.
② 두 번째 구절의 세상길과 친구에 대한 것은 시인의 현재 심경과 환경을 잘 보여주는 대목
③ 마지막 구절은 고향을 향해서 움직이는 시인의 마음을 노래했다.
※ 마음은 고향을 향해 움직이지만 그것은 꿈에 불과할 뿐 몸은 등불 앞에 있을 뿐이다. 다만 등불 앞에서 마음만이 만리(신라)를 달려갈 뿐이다.
④ 만리타국에 가서 생활하는 유학생의 절절한 고향생각을 아주 잘 표현한 작품
추야우중에 관하여
이 작품은 당나라에 유학한 최치원의 귀국하기 이전에 지은 작품라고도 하고, 또 귀국 후의 작품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그의 시문집인 <계원필경(桂苑筆耕)>에도 수록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그의 시 경향과 내용으로 보아 귀국 후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결구(結句)의 '만리심(萬里心)'은 그대로 만리 타국에 있는 작자의 심경이기보다 마음과 일이 서로 어긋
나서 이 세상과는 이미 천리 만리 떠나 있는 작자의 심회를 호소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가 귀국하여 벼슬이 병부시랑(兵部侍郞; 지금의 국방부 고위급)에까지 올랐으나, 이 때는 이미 진
성여왕의 난정(亂政)으로 나라가 혼란했으므로, 몸과 마음을 의탁할 곳을 찾지 못하여 시무십여조(時務十餘條)를 올리고 가야산으로 들어가 은둔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때 그의 심경이 곧 '만리심'이기
도 할 것입니다. 혼란한 시대의 지식인이 가지는 고뇌를 잘 드러내고 있는 시입니다.
2009 국어지존 大學國語(上) 53
【登潤州慈和寺(윤주 자화사에 올라서)】- 최치원
登등
臨임
暫잠
隔격
路로
歧기
塵진
절에 올라 속세 먼지 잠시 떠났다만
吟음
想상
興흥
亡망
恨한
益익
新신
흥망을 생각하니 한은 더욱 새롭구나
畵화
角각
聲성
中중
朝조
暮모
浪랑
뿔나팔 소리에 아침 저녁 물결 일고
靑청
山산
影영
裏리
古고
今금
人인
청산의 그림자에 고금의 사람 있네
霜상
摧최
玉옥
樹수
花화
無무
主주
옥 같은 나무 서리가 꺾고 꽃도 주인 없는데
風풍
暖난
金금
陵능
草초
自자
春춘
금릉 땅엔 봄바람 불어 풀만 홀로 봄을 맞네
賴뢰
有유
謝사
家가
餘여
景경
在재
사씨 집안 옛 풍광 그마저 남아있어
長장
敎교
詩시
客객
爽상
精정
神신
시인에게 길이길이 회고의 정 젖게 하네
이 작품은 중국에서 지은 시로 세상에 대한 시인의 생각을 잘 읽을 수 있다.
(1) 최치원이 중국에서 지은 ‘중국역사에 대한 회고의 정’을 읊은 작품으로 律詩(율시)이다.
※ 율시의 특징
① 8개의 句구조. 起, 承, 轉, 結로 나눌 때는 2구씩 묶여 나눈다.
② 承, 轉句는 대구의 법칙에 맞추어 지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2) 내용
1) 어휘풀이
① 路技塵(로기진): 갈림길, 속세
② 畵角(화각): 뿔나팔, 뿔피리
③ 玉樹(옥수): 귀인 진나라 후주의 <玉樹後庭花(옥수후정화)>고사에서 나오는 옥수를 의미
※ ‘상최옥수(霜摧玉樹)’는 ‘옥수후정화(玉樹後庭花)’라는 사곡(詞曲)의 이름이다. 진(晉)나라 후주는 놀기를 좋아하여 매일 미희들과 선비들을 모아 놓고 유흥을 즐겼
다. 그리고 그때에 지은 시 중에서 잘 된 것에는 악곡을 붙여서 불렀다. 이중 <玉樹後庭花>라는 작품이 있는데, 음탕한 노래였다고 한다. 후주(後周)는 이 음악에
맞추어 방탕한 생활을 즐기다가 망했다고 한다. 그리고 ‘금릉(金陵)’은 옛 수도로 화려하던 모양은 간데없는데, 봄은 제철을 알아서 오고 풀만이 봄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세월의 무상함과 국가의 흥망을 잘 연결시켜 묘사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2) 해설
① 起: 1구와 2구는 작품의 詩想을 일으키는 부분으로서 ‘자화사’에서 느끼는 시인의 생각이 중심을 이룬다.
② 承: 3구와 4구는 청각적인 것(뿔피리소리)과 시각적인 것(청산의 그림자)이 對句를 이루도록 지어졌다.
※ ‘畵角’이란 목동들의 뿔피리소리로 나라가 망한 흔적이 목동들의 음악에만 남아있고, 그것과는 관계없이 아침․저녁으로 물결은 일어나기만 한다는 것이다. 즉, 국
가의 흥망의 잔재가 허무하고 슬프다는 뜻을 이렇게 노래했다.
③ 轉: 5구와 6구는 역시 청각적인 것과 시각적인 것으로 대구를 이루도록 한 곳
④ 結: 마지막 두 구는 시인의 생각으로 마무리한 부분
※ 나라의 흔적은 없어졌지만 주옥같은 시는 아직도 남아서 시인 같은 손님에게, 슬픈 감정과 더불어 회고의 정을 느끼게 한다는 것으로, 역사 속에서 물질적인 것
은 하루아침에 사라지나 예술작품(詩)은 생명력이 길고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는 뜻으로, 문학과 역사를 잘 연결시켜 지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2. 고려의 한시
【大同江(대동강에서)】- 정지상
雨우
歇헐
長장
堤제 草초
色색
多다
비 개인 긴 강둑에 풀빛만 이들이들
送송
君군 南남浦포
動동
悲비
歌가
남포에서 임 보내니 슬픈 노래 울리네
大대同동
江강
水수
何하
時시
盡진
대동강 흐르는 물 어느 때나 다할꼬
別별
淚루
年년
年년
添첨
綠록
波파
이별 눈물 해마다 물결 위에 더 보태니
대동강 푸른 물결에 이별의 정한을 담아 노래한 시로, 우리나라 한시 가운데 이별의 노래로 가장 뛰어난 작품
2009 국어지존 大學國語(上) 54
(1) 작가: 정지상(鄭知常, ?~1135)
1) 12세기 초반 활동한 사인이며 정치가. 묘청의 난에 연루되어 김부식에 의해 사형됨.
2) 양반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
3) 시적 정서는 매우 깊고 풍부하며 민족적인 색채를 띰.
4) 서거정은 “정지상의 시는 어운이 맑고 격조가 높으며 시의 정수를 깊이 체득하였는데 특히 요체(拗體)에 장기를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5) 우리민족 이별사를 주옥같이 엮어 낸 ‘대동강’과 해후의 이별정서를 그린 <送人(송인)> 등이 유명하다.
(2) 내용
1) 어휘풀이
① 草色多(초색다): 풀빛이 더욱 푸름, 풀빛만 이들이들
② 南浦(남포): 대동강 나루터
③ 何時盡(하시진): 언제 다할 것인가
2) 해설
① 첫째 구절은 이별의 불가피성을 노래한 곳
※ 그 동안은 비가 와서 만류하며 잡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비가 그쳤으니 잡을 핑계가 없어져 버렸다. 그런데 이별의 애끊은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 언덕에
풀들은 더욱 푸른색을 띠고 있다. 맞짝으로 對를 이루는 곳은 아니지만 이별의 서글픈 정서와 풀잎의 푸르름을 잘 연결하여 묘사한 구절이라고 할 수 있다.
② 두 번째 구절은 할 수 없이 이별을 해야 하는 광경을 묘사
※ 南浦로 임을 보내는 서글픈 노래만이 있을 뿐이라는 표현은 그 동안 있었던 수많은 민족의 이별을 이 한 구절 속에 모두 담아 놓고 있는 것이다.
③ 세 번째와 네 번째 구절에서는 과장을 겸한 이별의 안타까움을 노래
※ 대동강물이 마르지 않는 것은 바로 이별의 눈물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④ 이 시는 섬세하면서도 간결한 표현을 통하여 이별의 정서를 노래한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중국의 왕유(王維)가 지은 ‘양관시(陽關詩)’의 구절을 사람들이 세 번 연창한 데서 생긴 ‘양관삼첩(陽關三疊)’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시는 ‘해동삼첩(海東三疊)’이라
고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이 시는 우리 민족이 가진 이별정서를 노래하고 있는데, 어려운 표현이나 用事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 서도 다른 어떤 작품보다 빼어난
예술성을 갖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민족이 가진 애절한 이별정서가 이 작품 한편에 압축되어 녹아있는 것이다.
※ 陽關詩: 왕유가 친구를 보내면서 지은 시이다. 시의 원제목은 送元二使安西(안서; 地名)로 二使(이사; 친구이름)를 떠나 보내며)이다.
渭城朝雨泣輕塵(위성조우읍경진) 위성(지명) 아침 비는 먼지를 가볍게 적시고 客舍靑靑柳色新(객사청청유색신) 객사의 버드나무잎은 날로 푸르러지는데
勸君更盡一杯酒(권군갱진일배주) 권하노니 그대여 다시 한잔 술을 들게나 西出陽關無故人(서출양관무고인) 서쪽으로 양관을 가면 벗이 없으리니
【送人(임을 보내며)】- 정지상
庭정
前전
一일
葉엽
落낙
뜰 앞에 잎새 하나 떨어지자마자
床상
下하
百백
虫충
悲비
평상 아래 온갖 벌레 구슬피 우네
忽홀
忽홀
不부
可가
止지
훌쩍 가는 그대 잡지도 못하는데
悠유
悠유
何하
所소
之지
하염없이 그 어디로 떠나가나요
片편
心심
山산
盡진
處처
산도 다한 저 끝엔 외로운 내 마음
孤고
夢몽
月월
明명
時시
달도 밝은 밤이면 외론 꿈만 꾸겠지
南남
浦포
春춘
波파
綠록
남포에 봄 물결 푸르게 되거든
郡군
休휴
負부
後후
期기그대는 재회 약속 저버리지 마소서
어쩔 수 없이 보내기는 하지만 훗날의 만날 기약을 굳게 믿으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심정이 구김살 없이 잘 묘사된 시
(1) 이 작품은 起. 承. 轉句가 모두 對句로 이루어져 있어서 대구의 법칙도 잘 지키고 있다.
(2) 내용
1) 어휘풀이: 休負(휴부) - 저버리지 마세요, 저버리지 마소서
2) 해설
① 대표적 이별시
② 뜰 앞에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과 벌레의 소리는 시각과 청각의 對句를 이루고, 그 다음은 남음과 떠남이 對句를 이루고 있으
2009 국어지존 大學國語(上) 55
며, 마지막으로 轉句는 하늘과 땅, 꿈속과 현실이 서로 맞짝을 이루고 있다.
③ 내용상으로 보면, 어쩔 수 없이 보내기는 하지만 훗날의 만날 기약을 굳게 믿으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심정이 구김살
없이 잘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
④ 이 시는 漢詩의 기본 구성원리에 잘 맞으며 수사법이나 내용에 있어서도 전혀 흠이 없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송인에 관한 궁금증
제가 교재의 한시를 공부하면서 궁금했던 것은 ‘우헐장제초색다’로 시작하는 한시가 <송인>으로 알고 있었는데 우리 교재에서는 이를 <대동강>이라는 제목으로 실려있고, <송인>을 ‘정전일엽락’
으로 시작하는 한시를 <송인>이라고 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자료도 찾아보았지만 딱히 명쾌한 답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손종흠 교수님 홈페이지의 상담게시판을 통해서 궁금
증이 다소 풀리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저와 같은 궁금증을 갖고 계시던 분들이 많이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상담게시판의 글을 옮겨 봅니다.
질문 - 국어국문학과 김○○ 2007.02.10 / 교수님, 공부하다가 궁금한게 있어서 문의드립니다. ‘대학국어’ 교재 368쪽을 보면 정시상의 한시가 두편 있습니다. 하나는 ‘대동강’으로, 비 개
인 긴 강둑에 풀빛만 이들이들 남포에서 임 보내니 슬픈 노래 울리네~, 그리고 또 하나는 '송인'으로, 뜰 앞에 잎새 하나 떨어지자마자 평상 아래 온갖 벌레 구슬피 우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국문학개론’의 307쪽에서는 처음의 한시가 ‘대동강’이 아닌 ‘사람을 보내며(송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우헐장제초색다’로 시작하는 한시는 ‘대동강’이 맞는건가요? ‘국문
학개론’ 교재가 잘못 표기 된것 같아서요...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면 ‘우헐장제초색다’가 ‘대동강’이 아닌 ‘송인’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 한시의 제목은 정말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만중이 서포만필에서 해동삼첩이라고 했다던 정지상의 시는 ‘대동강’인가요? ‘송인’인가요? 교수님, 도움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답변 - 손종흠 2007.02.11 / 정지상은 역모로 몰려 사형당하는 바람에 남아 전하는 문집이 없습니다. 정지상의 시는 여러 문헌에 단편적으로 전해지는데, 기록하는 사람에 따라 이름을 다르게
붙였기 때문에 이런 혼란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송인이란 제목에 합당한 것으로 보이는 작품이 따로 있습니다. 그런 관계로 칠언절구 작품은 대동강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해동삼
첩이라고 하는 작품은 국어 교재에 대동강으로 나와 있는 시입니다. 행운과 건강과 늘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夏日卽事(어느 여름날에)】- 이규보
輕경
衫삼
小소
簟점
臥와
風풍
欞령
홑적삼에 자리 깔고 바람 난간에 누웠다가
夢몽
斷단
啼제
鸎앵
三삼
兩양
聲성
꾀꼬리 두어 소리에 꾸던 꿈 깨고 보니
密밀
葉엽
翳예
花화
春춘
後후
在재
빼곡한 잎에 꽃이 가려 늦봄 아직 남아 있고
薄박
雲운
漏루
日일
雨우
中중
明명
엷은 구름 새는 햇살 빗속에도 환하네
여름날의 한가로움과 권태로움을 노래하면서 자신의 모습과 처지를 표현(시인이 자신을 자랑한 시)
(1) 작가: 이규보(李奎報, 1168~1241)
1) 자는 춘경. 명종 20년, 어려서 문과에 급제한 신동
2) 억압받는 농민의 삶을 읊은 작품이 많음.
3) 사실주의적 시인으로 형식론을 배격하고 창조성을 중요시 여김.
4) 거의 완벽한 시집인 [東國李相國集(동국이상국집)] 남김.
5) 신변잡기인 <白雲小說(백운소설)>과 민족서사시인 <東明王篇(동명왕편)>도 유명함.
(2) 내용
1) 어휘풀이
① 小簟(소점): 대나무로 만든 자리
② 風欞(풍령): 바람 부는 마루난간
③ 翳花(예화): 늦게 핀 꽃
④ 薄雲漏日(박운누일): 여름철 소나기 사이로 비치는 햇살
2) 해설
① 첫 번째, 두 번째 구절의 ‘홑적삼을 입고 바람 부는 난간에 누었다’는 것은, 세상에서 약간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시인 자신을
표현한 것.
※ 세상과 아주 떨어진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꾀꼬리 소리가 잠을 깨울 정도로 가까운 곳이 있다. 그래서 시인은 새 소리에 잠을 깨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꿈을
가지고 그 속에서 거닐다가 꾀꼬리 소리에 꿈을 깨고 보니 잎이 무성한 수풀이 눈앞에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습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② 세 번째 구절의 ‘밀엽(密葉)’, ‘빼곡한 잎에 꽃이 가려 늦봄이 아직 남아있고’ 라는 표현에서 빼곡한 잎은 세상을 지칭한 것.
※ 잎에 가려 늦게 핀 꽃은 시인 자신을 나타낸 것으로 본다. 늦게 핀 꽃이기는 하지만 아름다움을 잔뜩 간직한 꽃과 같은 존재가 자로 자신이라는 것이다.
③ 마지막 구절에서는 엷은 구름과 비가 내리는 중에 그 사이로 비추는 햇살 같이 자신은 세상을 비출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 환한 대낮의 햇빛이 아니라 어두운 세상을 더욱 밝게 하는 구름 사이의 빛과 같은 존재가 자신이라는 것이다.
2009 국어지존 大學國語(上) 56
【浮碧樓(부벽루에 올라서서)】- 이색
昨작
過과
永영
明명
寺사
어저께 영명사를 찾아왔다가
暫잠
登등
浮부
碧벽
樓루
잠깐 동안 부벽루에 올라 보았네
城성
空공
月월
一일
片편
성은 빈 채 한조각 달만 떠 있고
石석
老로
雲운
千천
秋추
조천석엔 천년 두고 구름 흘렀네
麟린
馬마
去거
不불
返반
기린마 가버린 후 돌아오지 않으니
天천
孫손
何하
處처
游유
천손은 어느 곳을 노닐고 계신건가
長장
嘯소
倚의
風풍
磴등
돌계단에 기대서서 길게 읊노라니
山산
靑청
江강
自자
流유
청산도 제 빛대로 강물도 제 길대로
새로운 왕조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도 못하고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도 못한 시인의 우유부단한 생각이 잘 나타나 있다.
(1) 작가: 이색(李穡, 1328~1396)
1) 고려 말 정치인. 자는 영숙, 호는 목은. 문하시중이라는 높은 벼슬에 오름
2) 기존 왕조를 고수하자는 온건파에 속했다가 조선이 서자 벼슬하지 않고 산 속으로 은거함
3) 고려 말 삼은의 한사람으로 문집 [牧隱集(목은집)]이 있다.
(2) 내용
1) 어휘풀이
① 永明寺(영명사): 평양 금수산에 있는 절 이름. 고구려 광개토왕이 지은 아홉 절 중의 하나라고 전해짐.
② 浮碧樓(부벽루): 평양 모란봉 아래 절벽, 대동강 변에 위치한 누각으로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③ 石老(석로): 조천석(朝天石; 기린굴 남쪽의 큰 바위 이름)
④ 麟馬(린마): 기린마(麒麟馬; 고구려 동명성왕이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고 전해지는 상상의 말)
⑤ 天孫(천손): 동명왕
2) 해설: 율시. 대구표현 중심
① 첫 번째 구와 두 번째 구는 기승전결의 ‘기’ 부분으로 시상이 떠오른 구
※ 여기에서 부벽루에 올라 시상을 일으켰다는 것은 고구려의 영광을 아쉬워하는 시인의 마음이 드러나 있다.
② 세 번째 구와 네 번째 구의 ‘성은 비었는데, 조각달만 외로이 떠있다’고 한 것은 고구려의 영광이 한낱 물거품과 같아서 지금
의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노래
※ 천년이 지난 궁궐의 섬돌에는 이끼가 끼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하늘의 달과 땅의 돌을 대구로 하여 지어진 承句의 표현은 가히 일품이라 할 만하다.
※ ‘조천석’은 신하들이 임금에게 알현하던 섬돌.
③ 다섯 번째 구의 린마(麟馬), ‘기린마’는 고구려를 세운 고주몽이 탄 말로써 고구려의 옛 영화를 그리워하는 시인의 마음을 대변한다.
※ 한번 간 후에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이제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④ 여섯 번째 구의 천손(天孫)은 고려의 시조 고주몽을 가리키며, ‘천손은 어느 곳을 노닐고 계시는가’는 하늘나라의 후손인 고주
몽 역시 자신이 세운 나라를 이어서 세워졌던 고려가 망해가고 있는데, 돌아와서 구해주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 현실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해결해 줄 것을 기다리는 시인의 적극적이지 못한 심정이 이렇게 표현되었다.
⑤ 마지막 두 구는 시인의 우유부단한 성격을 잘 보여준다. 돌계단에 서서 읊조리기만 하니 강물은 저절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강물의 흐름을 돌려놓거나 새롭게 할 의사는 시인에게는 없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준 구절이다.
2009 국어지존 大學國語(上) 57
3. 조선의 한시
【福靈寺(복령사에서)】- 박은
伽가
藍람
却각
是시
新신
羅라
舊구
이 절집 바로 신라적 그대로요
千천
佛불
皆개
從종
西서
竺축
來래
천개 불상 모두 서축에서 왔다는데
終종
故고
神신
人인
迷미
大대
隗외
옛적 신인도 도를 찾다 잃은 산길
至지
今금
福복
地지
似사
天천
台태
지금의 복된 이 터 그 천태산 같구나
春춘
陰음
欲욕
雨우
鳥조
相상
語어
비 머금은 봄 그늘에 새들은 지저귀고
老노
樹수
無무
情정
風풍
自자
哀애
늙은 나무 정이 없어 바람 홀로 슬프니
萬만
事사
不불
堪감
供공
一일
笑소
세상만사 웃음에다 못붙일게 뭐 있는가
靑청
山산
閱열
世세
自자
浮부
埃애
청산도 세상살이에 먼지 위에 절로 뜬걸
(1) 작가: 박은(朴誾, 1479~1504)
1) 조선중기 문인으로 자는 중열, 호는 읍취헌, ‘해동강서파’의 대표적 시인
2) 연산군에 의해 파직된 23세부터 아내가 죽기 직전까지 2~3년 동안 많은 시를 남겼다.
3) 대부분 현실초극과 인생무상을 노래하고 있다.
4) 대구의 묘사가 뛰어나다.
5) 문집에는 [읍취헌유고]가 있음
(2) 내용
1) 어휘풀이
① 福靈寺(복령사): 개성 송악산 기슭에 있는 절
② 西竺(서축): 인도
③ ‘神人(신인)’과 ‘大隗(대외)’는 <장자(莊子) 서무귀(徐无鬼)>에 나오는 말로, 대외는 ‘대도(大道)를 체현(體現)한 사람’을 뜻한다. 신인은
황제가 대외를 만나기 위하여 데리고 갔던 수행자들이다. 황제가 일곱사람의 신인(<장자> 원문에는 ‘神’이 아니고 ‘聖’으로 나온다)의 안
내를 받아 구자산(具茨山)으로 대외를 찾아 갔는데 양성(襄城)이란 들판에 이르러 길을 잃고 헤매다가 우연히 목동(牧童)을 만나
길을 물었다고 한다. 천태산(天台山)은 중국 절강성에 있는데, 불교의 천태종(天台宗)이 발원한 곳이다.
2) 해설
① 율시이며, 기승전결의 전 부분의 절묘한 대구 묘사가 가장 뛰어난 작품
② 두 번째 구의 서축래(西竺來: 불교의 발상지. 천축국)는 ‘인도’를 뜻한다.
③ 다섯 번째 구와 여섯 번째 구는 청각과 시각의 대구묘사가 가장 뛰어난 부분
【訪曹處士山居(산에 사는 조처사를 방문하여)】- 박순
醉취
睡수
仙선
家가
覺각 後후疑의
신선 집에 취해 자다 깨어 의아했는데
白백
雲운
平평壑학月월
沈침
時시
흰구름에 잠긴 골짝 달도 지는 시간이라
翛소然연獨독
出출
脩수
林림
外외
후다닥 긴 숲 밖을 홀로 뛰쳐나오려니
石석
逕경
筇공
音음
宿숙
鳥조
知지
돌길에 지팡이 소리 자던 새만 듣누나
친구의 은거지에 가서 느낌 감정과 심경을 아름답게 묘사한 작품
(1) 작가: 박순(朴淳, 1523~1589)
1) 조선 중종 때 문인. 자는 화숙, 호는 사암
2009 국어지존 大學國語(上) 58
2) 서경덕의 문인으로 1572년 영의정에 오름.
3) 당쟁 때 서인으로 지목받아 은퇴하여 백운산에 은거하였으며 시에 있어서는 당풍을 많이 따름.
4) 문집으로 [思菴集(사암집)]이 있음.
(2) 내용
1) 어휘풀이
① 曹處士(조처사): 조준룡
② 箜音(공음): 대나무 지팡이 소리
③ 宿鳥知(숙조지): 자는 새만 안다, 자던 새만 듣누나 이 시로 인하여 ‘숙조지시인’이라는 칭호를 얻음
2) 해설: 절구형태이나 표현이 뛰어나고 절묘하다.
① 두 번째 구절의 흰 구름에 잠긴 골짜기는 새벽이 되어서 구름이 골짜기를 덮은 모양을 묘사한 것.
※ 새벽이어서 달이 지려고 하는 모습을 한 폭의 그림처럼 섬세하고 아름답게 자연의 모습을 묘사했다.
② 마지막 구절의 지팡이 소리를 자던 새가 듣는다고 한 표현은 신이 아니면 쓰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칭찬을 받았던 구
절이고 이로 인해 박순은 ‘숙조지시인’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江陵別李禮長之京(강릉에서 서울가는 이예장을 이별하며)】- 이달
桐동
花화
夜야
烟연
落락
오동꽃은 밤안개에 지고
海해
樹수
春춘
雲운
空공
해변 나무 봄구름에 성그네
他타
日일
一일
杯배
酒주
먼 훗날 한잔의 술일망정
相상
逢봉
京경
洛낙
中중
서울에서 나누어 보세나
친구와의 이별을 노래한 시
(1) 작가: 이달(李達, 1539~1618)
1) 조선 선조 때의 시인. 자는 익지, 호는 손곡. 문장과 시(특히 절구)에 능했다.
2) 최경창, 백광훈과 함께 ‘三唐詩人’이라 불렸으며, 글씨에도 조예가 깊었다.
3) 허균에게 많은 영향을 주어, 그가 이달의 傳記인 <손곡산인전(蓀谷山人傳)>을 지었다.
4) 문집에 [손곡집(蓀谷集)]이 있다.
5) 庶子라는 신분제한에서 생기는 恨과 哀傷을 기본 정조로 하면서도 따뜻하게 무르녹았다는 평을 듣는다.
※ 三唐詩人
고려로부터 이어온 시풍을 배격하고 당시를 주로 하려는 경향을 띠었다. 이들은 정서면을 중시하여 좀 더 낭만적이고 풍류적인 시를 쓰려고 했으며, 성조 감각을 중
시하였다. 조선 선조 때의 최경창·백광훈·이달 이 세 시인을 일컫는 말로 고려시대 이래 한국의 시인들이 대개 중국 宋나라의 소동파(蘇東坡)·황산곡(黃山谷) 등을
배워왔는데, 이 세 사람은 唐詩를 배우는데 힘을 기울여 성공하였다. 그러나 그 수준은 만당(晩唐)에 머물렀으며, 성당(盛唐)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한다. 이들 중에서
도 이달이 특히 뛰어난 시인으로 이름을 떨쳤다.
(2) 내용
1) 어휘풀이: 海樹春雲空(해수춘운공) - 해변 나무 봄구름에 성그네, 즉 구름이 나무를 쉽게 지나가는 모양을 표현
2) 해설
① 김만중은 [서포만필]에서 조선 시대의 오언절구 가운데 대표작으로 이달의 <別李禮長(별이예장; 우리교재의 江陵別李禮長之京)>을 꼽았다.
② 허균은 <손곡산인전>에서 “그의 시는 맑고도 새로웠고, 아담하고도 고왔다(淸新雅麗). 그 가운데 높이 이른 시는 왕유·맹호연·고적(高
適)·잠삼(岑參) 등의 경지에 드나들면서, 유우석·전기(錢起)의 풍운을 잃지 않았다. 신라·고려 때부터 당나라의 시를 배운 이들이 모두 그
를 따르지 못하였다.”고 평하였다.
박순, 이달, 허균의 계보
사암(思菴) 박순(朴淳, 1523~1589)은 일찍이 당의 시를 배워 젊은 후학들을 가르쳤는데, 이달 ․ 백광훈 ․ 최경창 등 이른바 삼당시인이라 일컬어지는 이들이 대표적인 제자들입니다. 그 중 손곡
(蓀谷) 이달(李達, 1539~1618)은 허봉(허균의 둘째 형)의 친구이며, 교산(蛟山) 허균(許筠, 1569~1618)과 허난설헌을 가르치며 많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달은 서얼(이달의 어머니는 홍주-충남 홍성
-의 관기) 출신인 까닭에 일찍이 출사를 접으며, 유랑과 자유로운 삶을 즐기게 됩니다. 그는 정서적인 면을 중시하여 낭만적이고 풍류적인 시를 많이 남겼습니다. 그의 제자 허균은 그의 전기인 <손곡
산인전>을 썼으며, <홍길동전>은 서자인 그의 스승을 모델로 삼은 것이라 할 수 있겠죠. 박순 ․ 이달 ․ 허균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보면서 청출어람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납니다.
2009 국어지존 大學國語(上) 59
【田舍(시골집에서)】- 박제가
片편
白백
田전
間간
水수
논 사이엔 희뜩희뜩 물이 비치고
針침
魚어
匿닉
馬마
蹄제
말발굽에 패인 자리 작은 고기 숨었네
蜻청
蜓정
還환
邁매
邁매
잠자리떼 되려 잠시도 가만 못 있고
鴻홍
雁안
亦역
棲서
棲서
기러기떼 바쁜지 또한 허둥거리네
岐기
路로
心심
猶유
豫예
인생의 갈림길마다 마음은 주저되고
幽유
憂우
醉취
似사
泥니
깊은 시름에 취해 몸도 말을 안 듣네
瓜과
牛우
廬려
畔반
夕석
게딱지만한 집 앞에서 맞이하는 저녁
人인
在재
月월
弦현
西서
초승달은 지도록 사람만 우두커니
(1) 작가: 박제가(朴齊家, 1750~?)
1) 영조 때 문인이자 실학자, 자는 차수, 호는 초정. 박지원 문하에서 실학을 공부함.
2) 이덕무, 유득공, 이서구와 함께 지은 ‘건연집’이 청나라에 알려져 우리나라 시문 4대가의 한사람으로 꼽힘.
3) 1778년 청나라를 다녀온 뒤 저술한 ‘북학의’는 실사구시학문을 체계적으로 펼쳐나가는 지침서임.
4) 문집으로는 ‘초정집’이 전함.
(2) 내용
1) 어휘풀이
① 蜻蜓(청정): 잠자리
② ~邁邁(매매), ~棲棲(서서): 잠자리떼와 기러기떼의 모양을 묘사하기 위한 의도적 반복
③ 瓜牛廬(과우려): 오이만한 작은 농가, 게딱지만한 집, 보잘 것 없고 초라한 집, 소박함=簞瓢陋巷(단표누항)
④ 猶豫(유예): 머뭇거리다, 주저하다
⑤ 似泥(사니): 진흙타의 의미
2) 해설
①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한시
② 조선후기의 격변하는 사회와 신분의 질곡 속에서 시인이 느끼는 감정을 잘 묘사한 작품
※ 조선조 후기의 ‘위항(委巷: 벼슬을 멀리한)시인’들은 사실적으로 작품을 짓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 역시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것으로 농촌의 한가로운 풍
경을 아주 잘 묘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말발자국에 숨어 있는 고기라든지 뱅뱅도는 잠자리 떼, 그리고 허둥대며 날아가는 기러기 떼 등은 모두 자연의 사실적
인 묘사이면서 시인 자신의 마음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의 갈림길에서 주저하게 된다고 했고, 초승달이 지도록 우두커니 서있다고 노래한다.
※ 위 작가들 이외의 우리 교재 한시 작가
고려
이인로(李仁老, 1152~1220) 호는 미수, 고려 중기 시인이며 정치가. ‘해좌칠현’의 한명으로 ‘한림별곡’에 ‘인로시’라고 일컬어질 만큼 시로써 일세를 풍미함
문집으로 [은대집], [쌍명재집], [파한집] 등이 전함
이제현(李齊賢, 1287~1367) 고려말 정치인이자 문인 자는 중사 호는 익재. 충렬왕 25년에 15세 나이로 성균관에 장원함
우리 것에 대한 애착이 많아 고유의 가요들을 한역 하여 [익재집], [익재난고] 등에 실음
조선
서거정(徐居正, 1420~1488) 조선중기 문인이며 정치가. 자는 강중, 호는 사가정. 세조 6년 문과중시에 급제. 경국대전 편찬에도 참여함
성리학을 비롯하여 천문, 지리, 의약 등에도 정통함 문집으로 [사가집]이 있고 시화집인 [동인시화]는 시비평집임
신라 이래의 작품집인 [동문선]은 우리나라 문학작품의 정수를 모은 것임
이행(李荇, 1478~1534) 조광조와 맞섰고 벼슬이 좌의정에 이름
허균은 이행의 시에 대하여 붓과 혀로써 칭송할 수 없으며 우리나라 시인 가운데 마땅히 첫째로 꼽아야 한다고 함
박은과 더불어 ‘해동강서파’로 일컬어짐
권필(權韠, 1569~1612) 조선문인. 자는 여장, 호는 석주. 정철의 문인 평생 벼슬하지 않고 술과 시로 낙을 삼았다
문장이 일세를 풍미하였으며 문집으로는 [석주집]이 전한다.
이서구(李書九, 1754~1825)
영조~순조 때 사람. 조선후기 ‘사가시인’의 한사람 호는 척재, 강산, 소완정, 석모산인
16세에 박지원으로부터 문장을 배움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 등 실학파 문인들과 교류
독창과 개성, 현실문제, 조선의 역사와 자연문제에 관심을 가짐 온유하고 사색적이며 담백하게 정신세계를 표현
문집에 [척재집]과 [강산초집]이 전함.
신위(申緯, 1769~1845) 정조 때 사람. 호는 자하, 경수당 신동으로 소문나서 14세 때 정조가 궁으로 부름
우리나라한문학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함 저서로 [경수당전고], [분여록], [신자하시집] 등이 있음
2009 국어지존 大學國語(上) 60
3. 한문 문장의 실제
1. 고려시대
【溫達傳(온달전)】- 김부식
溫온
達달
高고
句구
麗려
平평
愿원
王왕
時시
人인
也야
容용
貌모
龍용
鍾종
可가
笑소
中중
心심
則즉
晬수
然연
온달은 고구려 평원왕 때의 사람이다. 용모가 못생겨 우스꽝스러웠으나 마음은 순수하였다.
※ 容貌龍鍾可笑中心則晬然
容貌(용모): 생김새 龍鐘: 사람의 몸이 늙고 쇠약해서 행동이 불편한 모양 可: ~할만하다 粹然: 깨끗하다. 깨끗한 모양. 순박한 모양
家가
甚심
貧빈
常상
乞걸
食식
以이
養양
母모
破파
衫삼
弊폐
履리
往왕
來래
於어
市시
井정
間간
時시
人인
目목
之지
爲위
愚우
溫온
達달
집이 가난하여 항상 밥을 빌어 어머니를 봉양하였다. 떨어진 옷과 헤진 옷으로 거리를 왕래하니 그때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바보온달’이라 했다.
※ 常乞食以養母....... 時人目之爲愚溫達
以: 수단. ~로써 養母: 어머니를 봉양하다. 之: 그것, 지시대명사. 온달 爲: ~를 하다. ~가 되다. ~를 위하여
平평
愿원
王왕
少소
女여
兒아
好호
啼제
王왕
戱희
曰왈
汝여
常상
啼제
聒괄
我아
耳이
長장
必필
不부
得득
爲위
士사
大대
夫부
妻처
當당
歸귀
之지
愚우
溫온
達달
王왕
每매
言언
之지
평원왕의 어린 딸이 울기를 잘하거늘 왕이 희롱하여 말하기를 “네가 늘 울어 내 귀를 시끄럽게 하니 커서는 반드시 사대부의 아내는 되지 못할
것이고 마땅히 바보 온달에게 시집을 보내겠다.” 왕은 매번 이 말을 되풀이 했다.
※ 汝常啼聒我耳長必不得爲士大夫妻當歸之愚溫達
汝: 너. 이인칭 聒: 시끄럽다. 떠들썩하다 啼:울다 不得爲: ~됨을 얻지 못하다. ~가 되지 못하다. 當: 마땅히 歸: 속하게 되다. 시집가다
及급
女여
年년
二이
八팔
欲욕
下하
嫁가
於어
上상
部부
高고
氏씨
公공
主주
對대
曰왈
大대
王왕
常상
語어
汝여
必필
爲위
溫온
達달
之지
婦부
今금
何하
故고
改개
前전
言언
乎호
딸이 16세가 됨에 上部고씨에게 시집을 보내려하자 공주는 맞서 말하기를 “대왕께서는 늘 말씀하시기를 ‘너는 반드시 온달의 아내가 될 것이다.’
하셨는데 지금 어찌 前言을 고치십니까?
匹필
夫부
猶유
不불
欲욕
食식
言언
況황
至지
尊존
乎호
故고
曰왈
王왕
者자
無무
戱희
言언
필부도 오히려 식언을 하지 않거늘 하물며 지존이겠습니까? 그러므로 ‘왕은 희롱의 말을 하지 않는다.’하였습니다.
※ 匹夫猶不欲食言況至尊乎故曰王者無戱言
匹夫: 보통 사람. 甲男乙女猶: 오히려 食言: 말을 바꾸다. 況~ 乎: 하물며 ~이겠는가? 至尊: 지극히 높은 존재. 임금. 故: 이런 이유로.
戱言: 농담. 희롱하는 말
今금
大대
王왕
之지
命명
謬류
矣의
妾첩
不불
敢감
祗지
承승
王왕
怒노
曰왈
汝여
不부
從종
我아
敎교
則즉
固고
不부
得득
爲위
吾오
女여
也야
安안
用용同동居거
宜의
從종
汝여
所소
適적
矣의
지금 대왕의 명령은 잘못되었으니 저는 감히 받아들이지 못하겠습니다.” 왕이 노하여 말하기를 “네가 내 가르침에 따르지 않으니 진실로 내 딸이
될 수 없다. 어찌 함께 살 수 있으리오? 마땅히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거라.”
※ 今大王之命謬矣矣: 약한 단정의 어감을 지닌 문장 종결어미.
安用同居宜從汝所適矣安: 어찌. 부사어. 宜: 마땅히. 所適: 맞는 곳. 원하는 곳.
於어
是시
公공
主주
以이
寶보
釧천
數수
十십
枚매
繫계
肘주
後후
出출
宮궁
獨독
行행
路로
遇우
一일
人인
問문
溫온 達달
之지
家가
乃내
行행
至지
其기
家가
이에 공주는 값진 가락지 수십 개를 팔꿈치 뒤에 매달고 궁궐을 나와 홀로 가다가 길에서 한 사람을 만나 온달의 집을 물어서 그 집에 이르렀다.
※ 路遇一人問溫達之家乃行至其家
遇: 우연히 만나다. 마주치다. 之: ~의 •乃: 마침내. 至: 이르다. 其家: 그 집. 온달의 집
見견
盲맹
老노
母모
近근
前전
拜배
問문
其기
子자
所소
在재
老노
母모
對대
曰왈
吾오 子자
貧빈
且차
陋루
非비
貴귀
人인
之지
所소
可가
近근
눈먼 늙은 어머니를 보고 그 앞에 가까이 가서 절하고 그 아들이 있는 곳을 물으니 노모는 대답하기를 내 아들은 가난하고도 누추하여 귀인이 가
까이 할 바가 못 됩니다.
※ 吾子貧且陋非貴人之所可近
吾: 나. 내 貧且陋: 가난하고 또 지저분하다. 非: 상대부정. ~이 아니다. 문장 전체에 걸림. 所: ~할 바.
今금
聞문
子자
之지
臭취
芬분
馥복
異이
常상
接접 子자
之지
手수
柔유
滑활
如여
綿면
必필
天천
下하
之지
貴귀
人인
也야
因인
誰수
之지
侜주
以이
至지
於어
此차
乎호
지금 당신의 체취를 맡으니 향기롭기가 보통과 다르고, 당신의 손을 만지니 부드럽기가 솜과 같으니 반드시 천하의 귀인일 텐데, 누구의 속임으로
이곳에 왔습니까?
※ 因誰之侜以至於此乎
誰: 누구. 불특정의 누구. 侜: 가리다. 속이다. 此: 이것. 여기. 온달의 집.
惟유
我아息식 不불
忍인
饑기
取취
楡유
皮피
於어
山산
林림
久구
而이
未미
還환
公공
主주
出출
行행
至지
山산
下하
見견
溫온
達달
負부
楡유
皮피
而이
來래
公공
主주
與여
之지
言언
懷회
2009 국어지존 大學國語(上) 61
“내 아들은 굶주림을 참지 못해 느릅나무 껍질을 벗기려 산림으로 갔더니, 오래 되었는데도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공주는 나가서 산 밑에
이르러 온달이 느릅나무 껍질을 짊어지고 오는 것을 보고 그에게 품은 생각을 말하였다.
溫온
達달
悖패
然연
曰왈
此차
非비
幼유
女여
子자
所소
宜의
行행
必필
非비
人인
也야
狐호
鬼귀
也야
勿물
迫박
我아
也야
遂수
行행
不불
顧고
온달이 발끈 얼굴빛을 변하면서 말하기를 “이곳은 어린 여자가 다니는 곳이 아니니, 틀림없이 사람이 아니라 여우나 귀신이다. 내게 가까이 오지
마라.” 하고는 그대로 가버리면서 돌아보지도 않았다.
※ 此非幼女子所宜行必非人也狐鬼也
幼女子: 어린 여자. 必: 반드시. 非人: 사람이 아니다. 也: 斷定의 문장 종결어미 狐鬼: 여우나 귀신
公공
主주
獨독
歸귀
宿숙
柴시
門문
下하
明명
朝조
更갱
入입
與여
母모
子자
備비
言언
之지
공주는 혼자 돌아와 사립문 밖에서 자고, 이튿날 아침에 다시 들어가 모자에게 자세히 말하였다.
溫온
達달
依의
違위
未미
決결
其기
母모
曰왈
吾오
息식
之지
陋누
不부
足족
爲위
貴귀
人인
匹필
吾오
家가
至지
窶구
固고
不불
宜의
貴귀
人인
居거
온달은 우물주물하면서 결정을 못하였다. 그의 어머니가 말하기를 “내 아들이 지극히 누추하여 귀인의 배필이 될 수 없으며 내 집은 지극히 가난
하여 진실로 귀인이 살기에는 마땅하지 않습니다.”
※ 吾息至陋不足爲貴人匹
息: 자식. 아들. 至陋: 지극히 누추하다. 아주 지저분하다 不足: 부족하다. 맞지 않는다. 貴人: 귀한 사람. 공주 匹: 배필. 짝.
公공
主주
對대
曰왈
古고
人인
言언
一일
斗두
粟속
猶유
可가
舂용
一일
尺척
佈포
猶유
可가
縫봉
則즉
苟구
爲위
同동
心심
何하
必필
富부
貴귀
然연
後후
可가
共공
乎호
공주가 대답하기를 “옛말에 ‘한말의 곡식도 오히려 찧어서 나누어 먹을 수 있고 한자의 베도 오히려 입을 수 있다.’고 하였으니 진실로 마음만 같
이 한다면 하필 부귀를 누린 후라야만 함께 살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 一斗粟猶可舂一尺布猶可縫則苟爲同心何必富貴然後可共乎
猶: 오히려. 舂: 찧다. 발음은 용. 縫: 꿰메다. 바느질하다. 則: 곧. 苟: 만약에 同心: 마음이 같다. 마음이 맞다. 何必~ 然後~ 乎: 하필이면 ~한 후에나
~습니까? 可共: 함께할 수 있다. 함께하다.
乃내
賣매
金금
釧천
買매
得득
田전
宅택
奴노
婢비
牛우
馬마
器기
物물
姿자
容용
完완
具구
이에 금가락지를 팔아서 밭, 종, 소, 말, 그릇 등을 사들여 소용되는 재물을 완전히 갖추었다.
初초
買매
馬마
公공
主주
語어
溫온
達달
曰왈
愼신
勿물
買매
市시
人인
馬마
須수
擇택
國국
馬마
病병
瘦수
而이
見견
放방
者자
而이
後후
換환
之지
溫온
達달
如여
其기
言언
처음에 말을 살 때 공주가 온달에게 말하기를 “조심해서 장사꾼의 말은 사지말고, 국마로써 병들고 여위어서 내버려진 것을 가려 사서 후에 바꾸
도록 하시오.” 하니 온달은 그 말대로 했다.
公공
主주
養양
飼사
其기
勤근
馬마
日일
肥비
且차
壯장
공주가 매우 정성들여 길렀더니, 말은 날로 살찌고 또 씩씩해졌다.
※ 公主養飼其勤馬日肥且壯
日: 하루. 날로 肥且壯: 살이 찌고 또 건장해지다.
高고
句구
麗려
常상
以이
春춘
三삼
月월
三삼
一일
會회
獵렵
樂락
浪랑
之지
丘구
以이
所소
獲획
猪저
鹿록
祭제
天천
及급
山산 川천神신
고구려는 항상 삼월 삼일에 낙랑의 언덕에 모여 사냥하여 잡은 멧돼지와 사슴으로써 하늘과 산천의 신에 제사지냈다.
※ 會獵樂浪之丘以所獲猪鹿祭天及山川神
樂浪之丘: 낙랑의 언덕. 以所: ~바를 가지고 獲: 잡다. 猪鹿: 산돼지와 사슴. 祭: 제사 지내다. 天及山川: 하늘과 산천.
至지
其기
日일
王왕
出출
獵렵
群군
臣신
及급
五오
部부
兵병
士사
皆개
從종
그날이 되어 왕이 나아가 사냥하니 군신과 오부의 군사가 모두 따랐다.
於어
是시
溫온
達달
以이
所소
養양
之지
馬마
隨수
行행
其기
馳치
騁빙常상在재
前전
所소
獲획
亦역
多다
他타
無무
若약
者자
王왕
召소
來래
問문
姓성
名명
驚경
且차
異리
之지
이에 온달은 기른 말을 타고 따라가서 항상 남보다 앞서 달리고 잡은 것도 또한 많으니, 이만한 이가 없었다. 왕이 불러서 성명을 묻고 놀라서 이
상히 여겼다.
※ 他無若者王召來問姓名驚且異之
他無若者: 다른 사람은 같은 사람이 없다. 온달 만큼 잡은 사람이 없다. 召來: 부르다. 불러다. 초래. 驚且異之: 놀랍고 또 기이하게 여기다.
時시
後후
周주
武무
帝제
出출
師사伐벌遼요
東동
王왕
領령
軍군
逆역
戰전
於어
肄이
山산
之지
野야
溫온
達달
爲위
先선
鋒봉
疾질
鬪투
斬참
數수
十십
餘여
級급
諸제
軍군
乘승
勝승
奮분
擊격
大대
克극
이때에 후주와 무제가 군사를 내어 요동으로 쳐들어왔으므로 왕은 군사를 거느리고 이산의 들에서 싸웠다. 온달이 선봉이 되어 날쌔게 싸워 수십
여 명을 목베어 죽이니 모든 군사들이 승승분투하여 크게 이겼다.
※ 諸軍乘勝奮擊大克
諸軍: 모든 군인. 乘勝: 승세를 타고. 大克: 크게 이기다.
2009 국어지존 大學國語(上) 62
及급
論논
功공
無무
不불
以이
溫온
達달
爲위
第제
一일
王왕
嘉가
歎탄
之지
曰왈
是시
吾오
女여
壻서
也야
備비
禮례
迎영
之지
賜사
爵작
爲위
大대
兄형
공을 논함에 모두 온달을 제일로 내세웠다. 왕은 가상히 여기고 감탄하여 말하기를 “정말 내 사위로다.”하며 예를 갖추어 그를 맞아들이고 벼슬을
주어 대형으로 삼으니
由유
此차
寵총
榮영
尤우
渥악
威위
權권
日일
盛성
이로부터 총영이 더욱 두터워져 위엄과 권세가 날로 성해졌다.
及급
陽양
原원
王왕
卽즉
位위
溫온
達달
奏주
曰왈
惟유
新신
羅라
割할
我아
漢한
北북
之지
地지
爲위
郡군
縣현
百백
姓성
痛통
恨한
未미
嘗상
忘망
父부
母모
之지
國국
양원왕이 즉위하자 온달이 아뢰기를 “신라가 우리 한북의 땅을 빼앗아 군현으로 만들었음에 백성들은 통분하며 부모의 나라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 未嘗忘父母之國
未嘗: 일찍이 없었다. 忘: 잊다.
願원
大대
王왕
不불
以이
愚우
不불
肖초
授수
之지
以이
兵병
一일
往왕
必필
還환
吾오
地지
王왕
許허
肯긍
원컨데, 대왕께서 신을 어리석고, 불초하다고 여기지 마시고 군사를 주신다면 한번 나아가 반드시 우리의 땅을 회복하겠습니다.” 왕이 허락했다.
※ 願大王不以愚不肖授之以兵一往必還吾地
不肖: 못났다. 授: 주다. 必還: 반드시 찾다.
臨임
行행
誓서
曰왈
鷄계
立립
亭정
竹죽
嶺령
已이
西서
不불
歸귀
於어
我아
온달은 떠나면서 맹세하기를 “계립정과 죽령서쪽을 우리 땅으로 회복하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
則즉
不불
返반
也야
遂수
行행
與여
新신
羅라
軍군
戰전
於어
阿아
且차
城성
之지
下하
爲위
流유
矢시
所소
中중
路노
而이
死사
드디어 나아가, 신라군사와 아차성 밑에서 싸우다가 유시에 맞아 길에서 죽었다.
※ 與羅軍戰於阿且城之下爲流失所中路而死
與: ...와 더불어. 阿且城: 소백산 부근의 지명. 流矢: 날아오는 화살. 路而死: 길에서 죽다. 而는 문장연결어미
欲욕
葬장
柩구
不불
肯긍
動동
公공
主주
來래
撫무
棺관
曰왈
死사
生생
決결
矣의
於어
乎호
歸귀
矣의
장사를 지내려하니, 널이 움직이지 않았다. 공주가 널을 어루만지며 말하기를 “사생이 결정 났습니다. 아! 돌아가십시오.”
※ 死生決矣於乎歸矣
死生歸矣: 죽고 사는 것이 결정이 났으니. 於乎: 슬퍼서 내는 감탄의 소리. 발음은 오호.
遂수
擧거
而이
窆폄
大대
王왕
聞문
之지
悲비
慟통
드디어 관이 들려 장사를 지내니 대왕이 듣고 매우 슬퍼하였다.
※ 온달전은 전형적인 신분상승형 설화이다. 이와 유사한 류(類)의 설화로는 ‘서동요’와 ‘선녀와 나무꾼’이 있다. 온달은 역사적 인물이며 동시에 설화적 인물이다.
【上元伯住丞相書(원나라 백주 승상에게 올리는 글)】- 이제현
月日熏沐齋戒百拜上書于丞相執事(월일훈목재계 백배상서우승상집사) 모월, 모일에 목욕재계하고 승상 집사께 백번 절하며 글을 올립니다.
禹思天下有溺者如己溺之(우사천하유닉자 여기닉지) 우 임금은 천하의 물에 빠진 사람들을 자신이 빠뜨린 것처럼 여기고
稷思天下有飢者如己飢之(직사천하유기자 여기기지) 직은 천하의 굶주리는 사람들을 자신이 주리게 한 것처럼 여겼습니다.
天下之溺與飢者非禹手擠之而稷遏其餔也(천하지닉여기자 비우수제지이직알기포야) 천하의 물에 빠진 사람들과 굶주리는 사람들을 우가 자기 손으
로 밀치거나 직이 먹지 못하게 한 것이 아닌데도,
何其心斷然自以爲己責而不辭哉(하기심단연 자이위기책이부사재) 어찌하여 그들의 마음에 단연코 자신의 책임으로 여겨 사양하지 않았겠습니까?
天之降任於大人本欲使之濟斯民也(천지강임어대인 본욕사지제사민야) 이것은 하늘이 대인들에게 책임을 내린 것은 본래 이 백성들을 구제하게 하
려고 한 것이기 때문이니,
苟視困窮無告者恬不爲救豈天之降任意耶(구시곤궁무고자 념부위구 기천지강임의야) 진실로 곤궁하여 호소할 데 없는 사람들을 보고도 심상히 여
겨 구제하지 않는다면 어찌 하늘이 책임을 내린 본의이겠습니까?
此所以忘胼胝之苦躬稼穡之勤(차소이망변지지고 궁가색지근) 이 때문에 손발에 못이 박히는 고생을 잊었으며 가색을 마련하는 부지런함을 몸소 보여서
宅九土粒烝民左右高舜而澤及萬世者也(택구토립증민 좌우고순 이택급만세자야) 九州를 살 수 있게 만들었고 요ㆍ순을 도와서 혜택이 만세에 미
치게 했던 것입니다.
設有一人焉不幸而轉溝壑陷濤瀨(설유일인언 부행이전구학 함도뢰) 가령 어떤 사람이 불행히 구렁에 딩굴고 파도에 휘말리게 되었을 경우
禹稷而見之將圖其斯須之活而已耶(우직이견지 장도기사수지활이이야) 우와 직이 보았다면 장차 잠시만 살게 해주고 말겠습니까?
吾知其必爲之計使之不復憂飢與溺然後其心安焉(오지기필위지계 사지부부우기여닉 연후기심안언) 나는 반드시 계책을 세워 다시는 주리거나 빠지
2009 국어지존 大學國語(上) 63
는 것을 근심하지 않도록 해준 다음에야 그의 마음이 편안했으리라고 여깁니다.
恭惟丞相執事光輔聖天子(공유승상집사 광보성천자) 삼가 생각건대 승상 집사께서 성스러운 “천자를 빛나게 보좌하되,
不動聲色措天下於泰山之安(부동성색 조천하어태산지안) 성색을 움직일 것도 없이 천하를 태산처럼 안정되게 조치하시어
戴白之老以爲復見中統至元之理(대백지로 이위부견중통지원지리) 머리가 센 노인들이 중통ㆍ지원시대의 훌륭한 정치를 다시 보게 되었다.” 하니,
人之生于此時可謂大幸矣(인지생우차시 가위대행의) 이 시대에 태어난 사람은 큰 행복이라 하겠습니다.
如是而有一人焉困窮之勢甚於飢溺(여시이유일인언 곤궁지세 심어기닉) 이런데도 한 사람은 곤궁한 사세가 주림이나 물에 빠진 것보다도 심한데,
執事其何以處之哉(집사기하이처지재) 집사께서는 어떻게 조처하여 주시렵니까?
往歲我老瀋王遭天震怒措躬無所(왕세아로심왕조천진노 조궁무소) 지난해에 우리 노심왕이 천자의 진노를 사서 몸 둘 곳이 없었는데,
執事哀而憐之生死肉骨於雷霆之(집사애이련지 생사육골어뢰정지하) 집사께서 애처롭고 가엾게 여겨 뇌정 앞에서 죽은 자가 살아나고 백골에 살이
생기게 하시어
得從輕典流宥遠方(득종경전 류유원방) 가벼운 법을 적응하여 먼 지방으로 유배하도록 하셨으니,
再造之恩有踰父母(재조지은 유유부모) 다시 살린 은혜가 부모보다도 더합니다.
然其地甚遠且僻語音不同風氣絶異(연기지심원차벽 어음부동 풍기절이) 그러나 지역이 너무 멀고 궁벽한데다 언어마저 같지 않고 풍습이 아주 다르며,
盜賊之不虞飢渴之相逼(도적지부우 기갈지상핍) 도적을 헤아릴 수 없고 기갈이 서로 침해하므로,
支體羸瘠頭鬚盡白(지체리척 두수진백) 신체가 여위고 머리가 다 세었으니,
辛苦之狀言之可爲流涕執事忍視之耶(신고지장 언지가위류체 집사인시지야) 고생하는 상항을 말하려면 눈물이 나오는데 집사께서는 차마 보고만
계시렵니까?
語其親則世皇之親甥也(어기친칙세황지친생야) 친속으로 말하면 세조황제(世祖皇帝)의 친 생질이요,
語其功則先帝之功臣也(어기공칙선제지공신야) 공로로 말하면 선제의 공신이며,
又其祖考爰自太祖聖武皇帝草創(우기조고 원자태조성무황제초창지시) 또한 그의 조상들이 태조성무황제가 창업할 때부터
慕義先服世著勤王之效其功不可忘也(모의선복 세저근왕지효 기공부가망야) 의리를 사모하고 솔선하여 복종해서 대대로 근왕한 공로를 세웠으니
그 공을 잊을 수 없습니다.
雖執迷不悟罪至罔加(수집미부오 죄지망가) 비록 집미하고 깨닫지 못해 더할 수 없는 죄를 지었지만,
原其本心固亦無他(원기본심 고역무타) 그 본심을 따져 보면 진실로 딴 마음이 없었는데,
竄謫以來已及四年革心改過亦已多矣(찬적이래 이급사년 혁심개과 역이다의) 귀양 간 이래 이미 4년이 되었으니 마음을 고치고 허물을 뉘우친
것이 또한 이미 많습니다.
伏望執事旣嘗力救於初(복망집사 기상력구어초) 삼가 바라건대 집사께서 일찍이 당초에 극력 구출해 주셨으니,
無忘終惠於後(무망종혜어후) 끝까지 은혜를 베풀 것을 잊지 마시고,
敷奏黈聰導宣天澤(부주주총 도선천택) 천자께 진달하시어 천자의 은택을 베푸시도록 인도하여
俾還故國以終餘年(비환고국이종여년) 고국에 돌아와 여생을 마치게 해주신다면,
其爲感激豈止轉溝壑者飫美食(기위감격 기지전구학자어미식) 그 감격됨이 어찌 구렁에 딩굴던 자가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고,
陷濤瀨者履坦途而已哉(함도뢰자리탄도이이재) 파도에 휘말리던 자가 탄탄한 길을 걷게 될 뿐이겠습니까?
若謂時未可也姑徐爲之日延月引(약위시미가야 고서위지 일연월인) 만일, 시기가 합당치 못하니 일부러 천천히 하겠다고 하여 날마다 연기하고 달
마다 끌다가,
而爲賢且有力者所先(이위현차유력자소선) 현명하고 유력한 사람이 먼저 구원하게 된다면,
天下之士將謂執事見事獨遲(천하지사 장위집사견사독지) 천하의 선비들이 장차 집사께서 일을 봄이 특히 더디다 할 것이고,
小國之人將謂執事爲德不竟(소국지인 장위집사위덕부경) 우리 소국 사람들은 장차 집사께서 덕을 행하다 마치지 못했다 할 것이니,
竊爲執事惜之(절위집사석지) 그윽이 집사를 위해 애석해 합니다.
2. 조선시대
【祭金而好文(김이호를 제사하는 제문)】- 장유
吁嗟而好(우차이호) 아, 이호여,
世之所謂壽夭云者吾不知其何說也(세지소위수요운자 오불지기하설야) 세상에서 말하는 수요에 대해서는 그것이 무슨 이야기인지 나는 알지 못하겠다.
長於人者世謂之壽而未必長於天(장어인자 세위지수 이미필장어천) 사람에 있어서 오래 산 것을 세상에서 수라 하나 하늘의 차원에선 꼭 오래 살
았다 할 수가 없고
短於人者世謂之夭而未必短於天(단어인자 세위지요 이미필단어천) 사람들에 있어서 보기에 짧게 산 것을 세상에서 요라 하나 하늘의 차원에선 꼭
짧게 살았다 할 수가 없다.
然則有長於天而短於人者(연칙유장어천 이단어인자) 그렇다면 하늘의 차원에선 오래 살았고 인간들 보기엔 짧게 살았다고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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則是人所夭而我所壽也(칙시인소요이아소수야) 인간들은 이를 요라 해도 나는 수라고 할 것이다.
吁嗟而好知此者誰哉(우차이호 지차자수재) 아, 이호여. 이런 도리를 아는 자 그 누구리오
子之病也我見之矣子之死也我聞之矣(자지병야 아견지의 자지사야 아문지의) 그대가 병든 것을 내가 보았고 그대가 죽은 것을 내가 들었다.
陰陽不能擾其閑二豎不能汩其舍(음양불능요기한 이수불능율기사) 음양도 한가한 그 경지 흔들지 못하였고 더벅머리 두 아이도 그 산는 곳을 혼란
케 하지 못하였다
氣愈萎而神愈王(기유위이신유왕) 기운이 떨어질수록 정신은 더욱더 왕성했으니
則病能困子而不能亂子矣(칙병능곤자 이불능란자의) 그러고 보면 질병이 그대를 고달프게 할 수는 있었을망정 그대를 어지럽게 만들지는 못하였었다.
言已閉而意不迷息將絶而覺不昏(언이폐이의불미 식장절이각불혼) 말은 할 수 없었어도 미혹하지 않았고 숨이 끊어질 그 순간도 정신은 또렷했다.
從容暇豫正席而瞑(종용가예 정석이명) 조용히 마음 편하여져 자세를 바로하고 눈을 감고 보면
則死能亡子而不能奪子矣(칙사능망자 이불능탈자의) 죽음이 그대를 망하게 할 순 있었어도 그대의 뜻을 빼앗지는 못하였다.
然則病之所能困與死之所能亡者固可謂短矣(연칙병지소능곤여사지소능망자 고가위단의) 그렇다면 질병이 그대를 고달프게 한 것과 죽음이 그대를
망칠 수 있었다면 참으로 짧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若其所不能亂與所不能奪者(약기소불능란여소불능탈자) 어지럽게 할 수 없고 뺏어갈 수 없었다면
則豈遽止於二十五春秋而遂滅哉(칙기거지어이십오춘추 이수멸재) 어찌 25년의 시간 속에만 존재하다가 마침내 사라져 없어졌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吁嗟而好知此者誰哉(우차이호 지차자수재) 아, 이호여. 이런 도리를 아는 자 그 누구일까.
有母在堂有婦在房(유모재당 유부재방) 모친이 집에 계시고 아내 홀로 방에 있으며
稚孤孑孑未免于懷抱(치고혈혈 미면우회포) 어리게 남겨진 자식은 외로워 아직껏 어미 품을 벗어나지 못하였으니,
此固生民之至痛人理之所不堪者(차고생민지지통 인리지소불감자) 이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백성의 지극한 아픔이요, 인간의 도리상 감당할 수 없는
점이라 하겠다.
然皆未足爲而好慟也(연개미족위이호통야) 그러나 모두가 이호를 위해서 내가 통곡할 것은 되지 않는다.
獨恨嘉谷未遂嚴霜不待良驥就途(독한가곡미수 엄상불대 량기취도) 유독 한스럽게 여겨지는 점은 아름다운 곡식이 아직 열매 맺기도 전에 된서리
가 내려오고 천리마가 길에 나가니
華軸先摧求益之志莫遂可大之業未究(화축선최 구익지지막수 가대지업미구) 꽃다운 굴대가 먼저 부러져 더욱 더 공부하기를 구한 뜻이 이루어지
지 못하고 커질 수 있는 업이 다하지 못하여
使其沒而長者旣不能極其分(사기몰이장자 기불능극기분) 죽은 뒤에까지 영원히 전해질 것도 그 분수를 다하지 못하여
而又不得令人人知之也此則豈特以悼吾子而已(이우불득령인인지지야 차칙기특이도오자이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것이야 말로 어찌 특별히 그대만을 애도할 따름이겠는가.
抑可爲斯道長痛耳(억가위사도장통이) 斯道를 위해서도 길이 통곡해야 할 일이라고 할 것이다.
吁嗟而好其知此也歟(우차이호 기지차야여) 아, 이호여. 이런 사실을 아는가.
嗚呼哀哉(오호애재) 아, 슬프도다.
너를 위하여
-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 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방송대 1학년 교양과목인 ‘대학국어’와 제가 함께 한지도 벌써 13년이 되었습니다.(제가 나이는 많지 않지만...)
본 자료를 만든 것은 약 6~7년 전이구요. 해마다 조금씩 업데이트를 해서 지금의 자료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분량이
많이 늘어나게 되었네요. 하지만 이번 2009년 자료가 마지막 자료입니다. 그동안 방송대에서 만났던 소중한 분들, 좋은 추
억 잘 간직하겠습니다. 그리고 미천한 자료가 ‘지존’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우리 학우님들께 실망을 준 것은 아닌지 반
성합니다. 저는 방송대를 졸업한 졸업생의 한사람으로 오로지 학우님들의 학습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이 자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본 자료가 우리 학우님들이 학교 공부를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것을 큰 보람으로 알겠
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