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증가일로(增加一路)에 있는 중국 유학에 관하여 중국이 기침을 하년 우리나라는 몸살감기에 걸리는 시대가 되었다. 재외 동포가 가장 많은 나라가 이제는 미국이 아니고 중국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입국이며 또한 최대 수출국이 중국이다. 2005년을 기준으로 중국으로 유입되는 외국유학생의 수가 장·단기 어학 연수생을 포함해 매년 3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중 한국 유학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유럽에 비해 유학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고 한중 양국이 교육을 비롯해 경제적인 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밀착 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매년 상하이(上海)를 비롯한 지방도시에서도 외국 유학생을 받고 있지만 베이징은 중국의 수도이자 교육과 문화를 비롯한 모든 분야의 중심지이다. 특히 베이징은 중국 교육의 심장부로서 77개의 명문대학이 집중되어 있다. 그 중에서 현재 65개 대학교에서 규모를 갖추고 유학생을 받고 있는데, 10여 개 학교가 1,000명 이상 외국 유학생을 수용하고 있다. 2001년 145개 국가에서 대략 2만 명 정도의 학생이 다녀갔고, 2005년에는172개국으로 늘어났다. 2004년 통계에 의하면 총 3만 5천명 정도의 유학생이 다녀갔는데, 그중 장기 유학생이 2만 3천 정도이고 방학을 이용해 오는 단기 어학 연수생이 1만 2천명 정도이다. 칭화대의 경우 단기 어학연수생의 수만 하더라도 1년에 2천명 정도가 된다. 그 외 교육교류 차원의 교환학생, 교환교수들이 매년 각국에서 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정확한 수치가 아니고 18세 이상의 외국 유학생을 기준으로 분류한 대략적인 수치이다. 이중 한국 유학생의 비중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중·고등학교 조기 유학생의 경우 60여 개 학교(이외에도 외국인 장기거주자의 경우 공식적으로 모든 학교 입학 가능)에서 2,700명 정도의 유학생이 있는데, 이중 2,000명 이상이 한국인이다.
중국 유학을 오기 전 해야 할 일 적어도 유학을 결정하기 전에 충분한 자료들을 검증해야한다. 특히 유학을 보내는 부모들은 자식의 현재상황이나 처한 현실을 제대로 알고 유학을 결정해야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때로 많은 부모들이 “적어도 중국에서 몇 년 살면 중국어 하나쯤은 잘하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유학을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가 가장 안타깝다. 언어는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습득되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 언어수준의 밑바탕에는 모국어에 대한 언어능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언어는 논리력과 사고력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모든 발달능력의 기초가 되어준다. 그러므로 일정단계까지는 오히려 외국어 습득이 제대로 된 발달을 저해하는 방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들의 무모함이 오히려 자식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한다.
최소 5년 내다보고 마스터플랜 세워라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유학파가, 미군정 이후에는 미국유학파가 득세했듯 지금의 자녀세대들이 사회를 이끌어갈 20여 년 뒤에는 중국유학파가 미국유학파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유학 이후까지 내다보고 중국으로 떠나야 한다. 대학진학은 물론 이후 진로에 대해 자신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은 가지고 떠나야한다. 어느 분야의 ‘중국통(通)’이 되겠다면 최소 10년간의 마스터플랜은 필요하다. 보다 전문적인 지식습득과 현지 인적 네트워크 확보, 중국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진정한 중국통’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지방마다 경제규모나 자원 차이가 크다. 이제는 ‘중국전문가’가 아니라 어느 ‘지역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중국 조기유학 전에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항들
1. 학생들이 자원하는 마음을 가질 때에 보내자. 유학은 단순히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고 전혀 다른 환경에의 적응하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이러한 외국 환경에의 적응은 열린 마음이 아니고는 적응이 아주 힘들다. 열린 마음을 갖는 기본 조건은 자원하는 마음으로 그곳에 갔을 때이다. 그래서 자녀가 먼저 스스로 유학을 원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성공 유학 수기 등을 읽게 하거나 여러 유학관련 정보를 제공하여 자연스럽게 외국 환경을 접하도록 먼저 이끌어야한다.
2. 전혀 판단력이 없는 너무 빠른 조기 유학은 중국 실정에 맞지 않는다. 그러기에 중국과 같은 열악한 환경의 경우에는 현지 로컬학교의 입학은 무모하다. 특히 부모가 같이 하지 않은 나 홀로 조기 유학은 자살 행위이다.
3. 유학원보다는 경험한 부모의 말에 신뢰성을 두라. 유학원은 출발 선상이 경제적 목적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정보를 얻는 것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하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학생들의 마음을 읽고 따라 한다고 한들 봉사로 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조기유학을 온 학생들을 돌보고 있는 이의 말을 들어보자. “담배 피고 밤늦게 다니지 말라고 실은 소리 한번하면 방을 금방 옮겨 버립니다. 반찬이 좋지 않고 환경이 좋지 않다는 등의 핑계를 대지요. 애들 없으면 영업이 됩니까? 하는 수없이 보고도 못 본 척 한답니다.”
4. 중국은 한나라가 아니다-어느 지역 어느 학교를 선택할 것인가?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자. 학교를 선택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유학원 말만으로 선택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하지만 중국 유학 정보를 취급하는 곳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유학원뿐이고 다른 정보를 얻기가 어려운 곳이 바로 중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많은 학생들이 유학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경험자나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탐색할 수 있다. 충분한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1) 지역보다는 우리 아이를 누가 잘 돌볼 것인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중국은 워낙 큰 도시도 많고 유학할 수 있는 많은 좋은 지역이 있다. 그러기에 주력보다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 특히 언어습득이 우선이면 돌볼 사람이 잘 확보되어 있는 곳이 훨씬 더 중요하다.
2) 어느 지역 대학에 진학할 것인지를 미리 염두에 두라. 관심분야를 조사하자. 중국은 많은 대학이 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각 지역마다 많은 좋은 대학이 있다. 아무리 지방이라도 좋은 과 좋은 선생이 많다. 졸업 후의 진로를 미리 결정하고 준비하자.
3) 어린학생을 너무 자주 옮기지 마라. 맹모삼천지교라고 했던가? 물론 환경이 그처럼 나쁘다면 바꿀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한 가지 면만 생각하여 솔깃한 말에 덜컥 어린 학생들을 자주 옮기는 경우를 흔히 본다. 어린 시절 친구를 사귀고 추억을 만드는 일은 공부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잦은 전학은 어린 학들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줄 뿐이다. 모든 학교마다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 경험하고 넘어야할 고비가 있게 마련이다.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그것을 극복하고 적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4) 한국 국제학교, 인터내셔널 스쿨, 로컬반과 국제반 정답은 없다. 학비 지불 능력, 부모님상주여부, 학생의 적응력 등이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자기 자녀에게 적합한 곳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외국인의 중국에서의 학교생활 중국에서는 목적이 뚜렷한 학생일수록 할 일도 많고 처리할 숙제 또한 엄청나다. 중국 학생들과 똑같이 공부하면서 또한 한국 학생이 알아야할 여러 지식들을 위한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적이 뚜렷하면 할수록 공부의 양도 많아지고 힘든 유학생활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에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학생일수록 그 학생은 일견 아주 쉽게 유학 생활을 보낼 수 있다. 공부를 아무리 못해도 학교에서는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없고 외국인은 따로 관리하고 시험을 보기 때문에 학급성적이나 교사의 고과점수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퇴나 지각을 한다고 해서 한국처럼 주의를 주지도 않고, 아무리 시험 성적이 나빠도 별로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 학생들이 모두 치러야 졸업이 인정되는 국가 고입 통일고시에 합격하지 않아도 외국인인 한국인에게는 학비만 다 낸다면 중학교나 고등학교 졸업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성적표역시 학교에 잘 얘기하면 아주 후한 성적증명서를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끊임없는 과외공부와 스스로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각종 노력을 각자가 하지 않는 다면 중국 현지학교에서의 유학생활은 그야말로 시간만 허송하는 최악의 경우가 될 수밖에 없다. 부모들은 이점을 명심하고 자녀들의 학업을 스스로 챙기고 점검해야한다.
방과 후 과외공부(푸다오)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하라.
1) 학년수업의 연속성을 유지하라. 전학을 자주하다보면 학생으로서의 연속성이 상실된다. 중국어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학년 수업의 연속성이 없어지고 심한 불균형을 야기시킬 수 있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학년 수업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2) 외국인은 학교공부만으로는 도저히 중국 수업을 따라갈 수 없다. 매일 예습복습을 위한 과외 공부는 필수적이다. 중국에서는 그래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개인 교습을 받을 수 있다. 일반 과목- 수학 과학 영어 등-은 굳이 한족이 어렵게 가르칠 필요는 없다. 한국인에게 배우는 것이 차라리 나을 때가 많다.
3) 중국 적응과 문화충격의 최소화를 위해 반드시 충분한 시간을 배려해야한다. 단시간 내에 중국의 문화를 습득하고 적응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천천히 시간을 갖고 변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학생들도 시간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차근차근 적응해야한다.
꾸준히 관리하고 철저히 체크하라.
1) 관리가 중요하다. 계획보다는 관리가 더 중요하다. 중국은 변수가 많은 곳이다. 세운 계획에 따라 실행될 수 있도록 계속 관리하고 수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2) 열린 대화가 가능한 곳 충분히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자주 고충을 들어 주어야한다. 예민하고 민감한 청소년기 시절임을 인식하고 열린 마음으로 그들을 보듬어 주어야한다.
3) 경험자의 말을 직접 들어라. 현지에서 경험자의 말을 직접 듣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만 있다면 부모가 함께 공부하면 더 좋겠다. 스스로 경험한 자의 말을 참고하는 것이 가장 좋다.
대학 진학 준비반에 대하여
1) 문제는 현명한 선생님의 지도이다. 진로지도에 경험이 많은 선생님의 지도가 중요하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현명한 선생님을 만나자.
2) 실력과 경험이 충분한 선생님은 많지 않다. 아쉽게도 중국에서는 이러한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좋은 선배는 찾으면 많이 있다. 좋은 경험을 가진 중국 유학 선배님을 찾자.
3) 부모님이 최후의 책임자 이다. 누구도 우리 자녀를 책임지지 않는다. 책임을 진다고 해고 사실 책임에는 한계가 있을 뿐이다. 문제 아이들의 배후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고 했다. 아니 문제 부모는 있어도 문제 아이는 있을 수 없다.
수업 이외의 사항에 대하여
1) 친구관계 중국 친구를 사귀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그러나 먼저 마음을 열고 그들을 대한다면 그 마음은 꼭 열릴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2) 인성교육 중국은 대체적으로 예절이 우리나라와 아주 다르다. 한국인이 가진 장점 중의 하나가 예절인데 중국인들과 같이 생활하다 보면 그러한 한국식 예절을 잊을 수 있다. 중국 학생들은 교수 앞에서도 같이 담배를 피운다. 물론 언어 자체가 존칭이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3) 한국인의 정체성문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상실되면 더 이상 중국 유학의 의미가 없어진다.
중국 학교와 유학원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면 안 된다.
1) 돈 때문에 생긴 학교이다. 중국의 학교는 외국인의 교육에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다. 단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생겼음을 직시해야한다.
2) 남의 자녀는 자기 자식처럼 가르치지 않는다. 아무리 자기 자식처럼 돌본다 하더라도 부모와 같이 있는 것보다 좋을 수는 없다. 수시로 전화하고 적어도 한 학기에 2-3회 이상은 둘러보아야 한다.
3) 유학원 역시 한계가 있음을 직시하자. 교육은 유학원이 책임지지 못한다. 학교 가정 유학원 친척 모두가 책임을 가지고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김준봉ㅣ 북경공업대학교 건축성시학원 교수, (사) 국제온돌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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