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나 비치로 돌아온 후에 레스토랑에 가서 안주나 비치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어제 보았던 예쁜 여자 아이가 다시 물건을 들고 쫓아왔습니다. 나는 그 아이의 눈을 보고 No 라고 얘기하며 어제 샀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Mr 정은 비누(3루피), 세제(2루피)를 샀습니다. 숙소로 돌아와서 Mr 정이 먼저 샤워를 하고 세탁을 한 후에 내가 들어가서 세탁을 했습니다. 셔츠, 팬츠, 런닝 셔츠, 반바지, 양말 등을 빨았습니다. 그리고 씻고 나와서 옷을 갈아 입고 Mr 정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참 있다보니 주인과 스쿠터 임대해 준 사람이 왔습니다. 그는 스쿠터가 손상된 것에 대해 말했습니다.
숙소 주인이 체크아웃 시간을 물어서 우리는 내일 9시에 한다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선불을 요구해서 Mr 정은 100, 나는 150을 지불했고 스쿠터 임대해 준 사람에게 임대료로 200 루피를 지불해 주었습니다. 들어와서 오늘 일어난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마침 스쿠터 주인이 와서 스쿠터 찌그러진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690루피를 내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스쿠터를 송두리째 한국으로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200루피를 더 주겠다고 하니 그는 350을 불렀습니다. 그래서 나는 최후로 300을 불러서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순식간에 많은 돈이 나가니 속이 상했습니다. 그러나 Mr 정은 한국과 비교해서 16,000원 정도 밖에 안되니 마음 편히 가지라고 해서 웃음으로 넘겼습니다.
인도의 남부는 열대지방의 전형적인 기후로서 몬순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한 차례 비를 쏟아 붓다가 한 동안 소강 상태를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장마의 형태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이곳의 몬순은 3월에서 9월까지라고 하는군요.) 밖이 몬순의 영향으로 비가 오락가락했습니다. 비가 오니 저녁식사를 하러 가기가 애매해졌습니다. 그래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다가 밖을 보니 비가 잦아 들었습니다. 그래서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식당에는 벌써 서양 사람들이 와서 먹고 마시며 야단이 났습니다.
Mr 정은 집에 전화를 건다고 갔는데 기다리면서 무료해서 Mr 정이 전화하는 모습을 보고 그쪽으로 갔더니 그는 아내와 전화로 한참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내 생각에 부인이 왜 자주 전화를 하지 않느냐고 질책을 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한참 전화를 하더니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의 안색을 살펴보니 화가 잔뜩 나 있었습니다. 그의 전화료는 무려 298루피나 들었습니다. 식당으로 가서 에그 누들 숩(Egg Noudle soup)과 쌀밥(Plain Rice)을 시켜서 먹었는데 에그 누들 숩은 25루피 플레인 라이스는 10루피가 들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서도 Mr 정은 아내와 전화를 하면서 다퉜던 일로 분을 삭히는 중이었습니다. 나는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Mr 정은 험악한 세월을 보낸 것 같습니다. 나는 여기서 다시 한번 정상적인 부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것과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그 이해 위에 용서하고 서로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번 깨어진 관계는 회복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대가를 요구하는 것인가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Mr 정과 식사를 한 후에 그는 콜라 2병과 담배 하나와 위스키를 시켰고 나에게도 콜라와 위스키를 섞어서 따라 주었습니다. 나는 그의 마음을 헤아려서 거부하지 않고 받아 주었습니다. 그 잔을 거부하는 것은 그를 위로해 주지 못하는 일로 생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잔을 놓고 서로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대략 저녁 10시쯤 되어서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널어 놓은 빨래가 선풍기 바람으로 어느 정도 말라 있었습니다. 양치를 하고 NIV 성경 테이프를 들으며 잠을 청했습니다. 선풍기 바람으로 몸이 서늘해졌습니다. 그래서 수건으로 상체를 덮고 잠을 청했습니다.
오늘은 별다른 체험을 했으나 속이 조금 상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주님께 모든 것에 대해 감사를 드렸습니다. 아이들과 아내, 특히 아내가 보고 싶었습니다. 아내는 내가 없는 동안 어떻게 하고 있을 것인가? 주님 내가 없는 동안 아내와 아이들을 지키시고 보호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