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향은 충청남도 청양이라는 두메산골입니다. 아마 청양이라는 지명을 들으시면 어딘가에서 많이 들어보았다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 유래와 관계없이 청양고추라는 말로 유명해진 곳입니다. 사실 청양고추는 1980년대초 중앙종묘의 육종학자가 개발하여 청송과 영양지역에 시험적으로 심어 시험재배를 하였기에 청양고추라 명명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청양이 그 혜택을 보게 되었네요. 사실 예전에는 청양의 고추가 특히 유명하다거나 많이 재배하거나 하지는 않았거든요. ㅎㅎ 암튼 그렇게라도 유명세를 타게 된 곳이지만, 사실 청양은 가까이에 있는 예산과도 달리 기차도 지나가지 않고, 큰 도로도 그리 없던 소위 이야기 하는 깡촌, 두메산골이었습니다. 한때는 농가부채 1위의 빈한한 농촌의 대명사였고,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전형적인 농촌이기도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 자란 곳이고, 제 할아버지가 단신으로 일가를 이루시고 터를 잡은곳이기도 합니다.
제 기억속의 청양은 거의 1980년대 후반정도에 머물러 있습니다. 떠오르는 모습도 그 당시의 모습이지요. 고향에는 제 어머니와 형님가족이 사십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마중나온 형님을 만나 이제껏 한번도 본적이 없는 짙은 안개를 뚫고 곧바로 청양으로 향하였습니다. 사실 서해안고속도로가 곧 뚫린다고 하는 이야기만 들었었는데, 이미 아주 오래전에 개통되어 서울과 청양간의 시간적인 거리는 확 줄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완공하였다는 무슨 대교 (이름은 잊었습니다 ㅠㅠ) 를 지날때만 잠시 걷힌 안개는 다시 너무나도 짙어져 한치앞도 안보인다는 말이 실감나는 저녁이었습니다. 할수없이 안개지역을 피하여 경부고속도로로 접어들게 되었지요. 경부고속도로는 버스로 수없이 다닌곳이어서 오히려 잘되었다 싶은 마음이....... 들자마자.... 여긴 어디? 라는 말이 절로 나올만큼 낯선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예전에는 거의 벌판수준이던 경부고속도로의 서울을 빠져나온 톨게이트부근은 예전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수 없는 고층아파트의 숲, 화려한 조명의 상가들이 즐비하였습니다. 망향휴게소 까지도 이어진 엄청난 고층숲에 압도당하고 말았습니다.
서울과 청양을 잇는 길은 예전에는 서울에서 천안까지 경부고속도로로 가서 천안에서부터는 지방도로로 빠져 천안-온양-예산-청양으로 이어지는 길이 거의 유일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외버스의 총 소요시간도 3시간 반가량이 걸렸지요. 고속버스도 없어 시외버스로 용산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것이 유일하였고, 그 이후에 서울 남부터미널의 개통으로 오히려 서울에서의 교통이 훨씬 불편해지기도 했지요. 교통은 불편하고, 주변에 사람들이 찾을만한 절경도 없으며, 특히 유명한 명승고적도 그리 많지 않은 곳이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게 된것이고, 주병선씨가 칠갑산이라는 곡을 힛트시키기 전까지는 칠갑산이라는 산마저도 사실 잘 알려지지 않았지요. 그러다 보니 이런 비교적 잘 어울리지 않는 콩밭매는 아낙네상까지 만들어지게 되었네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히려 이렇게 억지스럽게 아낙네상을 형상화함으로써 고즈넉한 산촌의 콩밭을 머리속에 그릴수 있는 여지를 죽여버렸다는 생각입니다. 때로는 구체적 형상보다는 이미지가 더욱 간절해질때가 있는 법인데 말이죠. 거기다 저 번쩍거리는 금박은 좀 아닌듯...... 제가 알기로는 콩밭아낙상은 두개가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 보았던 콩밭아낙상 1은 소박한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암튼 군청소재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낙후된 모습이었던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니 칠갑산이라는 노래와 청양고추라는 명칭은 청양에는 상당한 플러스가 되었습니다. 결국 청양고추는 청양과는 전혀 무관하지만, 그 이름만으로 충분히 잇점을 보게 된거지요..
그렇게 천안까지 고속도로로 빠져나왔습니다. 당연히 지방도로로 갈줄 알았지만, 차는 다른 고속도로로 진입하였고, 서천공주방면으로 갑니다. 아니 이런 고속도로가 있었다~~늬....... ㅠㅠ 중간에서 다시 당진방면으로 들어갔다가 그제서야 낯익은 곳이 나오는데, 경부고속도로, 서해안 고속이외에도 다른 고속화도로가 많이 생겨 사통팔달이라는 말이 확 와닿게 되더군요. 하긴 세월이......ㅠㅠ
사실 자라고 난 곳을 구석구석 가보고 사진도 찍고 싶었으나 맘대로 되지는 않더군요. ㅠㅠ 그래도 지금은 예전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수는 없으나 현재의 모습들을 조금은 찍어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제법 넓었던 신작로도 너무 좁아서 차가 제대로 다닐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만큼 좁아보였습니다. 물론 깜짝 놀랄만큼 자동차가 늘기도 했지만요. 오래전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었고 아무런 문제없이 버스도 다니고 반대편에서 차도 다니고 하던 길인데 지금보니 그렇게 좁아보일수가 없네요. 흔한 이야기로 어릴때 그렇게 커보이던 학교운동장이 커서 가보니 사실은 손바닥만하더라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죠. 아마도 그런 느낌일듯 합니다. 쉽게 바꾸지 못하는 거리의 폭이라거나 하는 것과는 달리... 정말 오랜만에 본 고향은 고층아파트들이 늘어서고 예전의 초라해보이기까지 했던 그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래도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는 시골마을의 풍경을 여지없이 보여줄수 있을듯 하니 기회가 되시면 주저하지 마시고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충남 군청소재지중 사실은 인구가 가장 낮다고 합니다. 두번째로 적은 금산도 5만명이 넘는다는데, 청양은 3만명을 넘긴 수준이고 현재도 조금씩 줄고 있다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마땅한 사진이 없어 모리노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goyasoul88) 에서 스크랩한 사진을 몇장 올립니다. 이분은 전국의 버스터미널에 출사가시는 사진작가분이시네요.
다운타운으로 진입하는 길들은 잘 정비되고, 현대식으로 무장한 주유소들은 예전의 작은 가게들을 대신하고 있었네요. 깔끔하고 멋져보이나 왠지 쓸쓸해지기도 합니다. 개발이란 추억이란 의미와는 늘 상충합니다. 그런데, 낯선 모습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가로등이었습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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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구기자 가로등이라고 합니다. 고추의 몸체와 실제 등부분은 구기자를 형상화하였다고 하네요. 사실 고추는 허명일지라도 구기자라는 한약재는 전국 생산량의 70%가 청양에서 생산될만큼 유명한 특산품이랍니다. 구기자 이야기는 다음편에 하기로 하구요.......... 암튼, 많은 분들이 청양에 맞는 상징을 만들어 많이 알리려 노력하는 모습들이어서 많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실감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고추가로등은 너무 야단스럽다는 느낌이 들어 쫌..... ㅠㅠ (관계자분들께는 지송....ㅠㅠ)
뭐니뭐니해도 칠갑산은 청양의 상징임에 틀림없습니다. 칠갑산은 청양읍내에서는 10여분거리에 있는 산으로 예전에는 아흔아홉구비 라고 불렸습니다. 청양-대전간의 시외버스는 2시간이 넘게 걸렸지요. 그 시간의 상당한 부분은 바로 이 아흔아홉구비의 칠갑산을 넘어가는 여정때문이었지요. 한참전에 대치터널이라는 것이 개통되고 청양-대전간은 급격히 가까와졌고, 길이 더 많아진 지금은 한시간 가량이 걸리는 이웃도시가 되었네요.
암튼 그 칠갑산 자락에 있는 한 식당에 갔네요. 이름은 아마도 "바닷물 손두부 청국장" 이라는 곳입니다. 역시 시골에 오면 꼭 먹어줘야 할것 같은 음식이 바로 이 청국장입니다. 이곳은 두부를 직접 만든다고 합니다. 대전방면에서 청양쪽으로 오시다보면 칠갑산 자락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 바로 이 돌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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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되어 들어간곳은 역시 양반다리를 해야 하는 황토방..... ㅠㅠ 그래도 음식과 잘 어우러지는 운치있는 곳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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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서 보이듯 간수대신 바닷물로 두부를 만드는 곳일것 같죠? ㅎㅎ 특히 서리태라고 하는 검은콩으로 두부를 그날 쓸만큼만 만든다고 합니다. 음식은 이렇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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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은 강하지 않은 맛에 시골음식이라는 인상이 팍팍올만한 맛입니다. 소박하기가 그만이죠. 두부는 고소함이 아주 좋았는데, 서리태로 만들었다는 흑두부는 아주 귀한 것이라고 하네요. 그렇다고 특별한 다른 맛이 나는것은 아니더군요. 아주 건강에 좋을것 같은 음식입니다. 이 두부만으로 이집은 찾아갈만한 가치가 있는듯 합니다. 시골밥상에서 묵이 빠지면 서운하죠. ㅎㅎ 구기자를 넣었다는 청국장과 산채비빔밥을 골고루 시켜 먹었습니다. 우선 전문적인 것은 아니나 맛집을 몇번 리뷰한 블로거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음식의 종류, 주변풍광, 직접만든다는 두부, 향토음식, 황토방 등이 어우러진 그림속에서 조화롭지 않은것들이 먼저 보입니다. 바로 반찬그릇들이 흔이 보이는 플라스틱그릇입니다.
마치 올림픽에서 멋진 폼으로 200미터 장애물 경주를 펼치고 결승점 앞에서 엎어진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요? 물론, 이곳은 전국의 맛객들이 찾아오는 그런곳은 아니지만, 이런 부분들을 조금만 개선한다면 소개하는 이런 사람에게도 힘이 실릴것 같다는 생각을 쬐금 해보았네요. ㅎㅎ 물론, 담겨있는 반찬들은 나무랄데 없이 좋았습니다. 음식으로 들어가서...... 그런데 청국장은 특유의 콤콤한 냄새가 나지 않아 조금은 실망을 했네요. 역시 청국장은 청국장 다와야 하는데 말이죠. ㅎㅎ 그 맛은 정말 자연의 맛입니다. 화학조미료 맛은 거의 나지 않고, 다시도 흔히 쓰는 멸치가 아닌 구기자, 버섯 같은 상당히 연한 재료를 사용한것 같습니다. 청국장을 싫어하는 사람도 무리없이 먹을수 있는 그런 맛이지만, 특유의 청국장을 기대했던 제 입맛에는 조금 실망스러웠던.... ㅠㅠ 거기에 음식의 간이 전혀 맞지 않아 너무나도 싱거운 맛이네요. 암튼 건강에는 무척 좋을것 같은 그런 음식이었습니다. ㅎㅎ . 산채비빔밥은 여러가지 산채가 어우러져 나무랄데 없는 맛을 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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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뚝배기에 떡하니 자리잡은 xx토기라는 로고......ㅠㅠ
이곳은 사실 음식보다도 음식점풍경이나 주변의 정경이 너무나도 좋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오랜만에 보아서 그런지 제겐 참 정겹게 느껴집니다. 특히나 예전 버스정류장 근처의 주막옆이어서 버스기다리며 막걸리잔 기울이던 때가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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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음식점과 플라스틱 바구니만 없어도 좀 잘 찍어보았을텐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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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터넷을 뒤져보아도 청양의 맛집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실 옛날부터 청양의 음식은 상당히 맛있었답니다. 지금도 여기저기에 향토음식을 파는 곳이 아주 많이 보였는데도 소개된곳은 그리 많지 않네요. 거의 없는듯...ㅠㅠ 아마도 지리적이나 관광지적 가치로나 청양의 인지도가 너무 떨어지기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릴때는 개울에서 참게를 잡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참게는 귀하고 나오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지요. 이곳에는 참게요리도 많다고 합니다. 또 이번에 느낀 한가지 특징이 구기자를 첨가한 먹거리가 참 많다라는 점이네요. 제가 간 이 음식점도 청국장에 구기자를 넣었다고 합니다. 구기자가 가진 맛이 사실 음식맛을 좌우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구기자의 효능을 생각하고 만들어진 트렌드가 아닐까 하네요. 이 이외에도 구기자찐빵, 구기자 막걸리, 구기자떡 등이 있네요. 사실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양의 냉면은 이상하리만치 맛이 있습니다. 이제껏 먹어본 수많은 냉면중에서 수육한점 들어가지 않은 청양의 냉면을 능가하는 맛을 본적이 없을정도입니다. 빨간 조갯살 칼국수도 잊혀지지 않는 맛중의 하나입니다. 수많은 토속음식들이 있는 청양으로 맛여행을 떠나보시는 것도 좋을듯 하네요.
오일장이라고 하는 말이있는데, 무슨 의미인지도 잘 모르시는 분이 계실겁니다. 요즘이야 상설시장이라 할수 있는 수퍼마켓이 있으니 대부분의 곳에서 의미없어진 개념일겁니다. 시골에서는 시장이라고 부르는 커다란 공터가 있고, 사람들의 합의하에 구획이 어느정도 나뉘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시장, 싸전 (쌀시장), 채소전, 우시장 등등이죠. 평상시에는 그저 조용하기만 하지만, 5일에 한번씩 정기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외곽의 개인생산자와 외부의 상인이 모여 상행위를 합니다. 이리 어렵게 이야기헸지만 쉽게 이야기하면 5일에 한번씩만 장이 열리고, 시골할머니, 동네 아주머니가 호박이며 오이등을 들고 팔러나오시지요. 종돈을 사서 등짐에 지고 가는 모습도 흔했고, 그날만 구멍난 솥을 고치는 아저씨, 신발을 때워주는 신기료장사등이 시장초입에 전을 펼치곤 하였답니다. 암튼 시골의 경제행위는 5일에 한번 열리는 장날에 주로 행해집니다.
5일장에는 농산물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는 나오지 않던 온갖 종류의 물품이 나옵니다.지금도 생각나는 풍경은 허리주위로 길다란 노란색 고무줄을 주렁주렁 달고 한없이 고무줄을 늘어뜨리며 팔던 고무줄장사며, 비암한번 먹어보라는 유명한 멘트를 날리던 뱀장사, 혹은 차력시범과 함께 "애들은 가라"를 외치던 약장사 등등이 커다란 오락거리이기도 했답니다. 큰돈이 오가던 소시장 주변에는 국밥집이나 젓가락 장단이 흘러나오던 술집들이 즐비했던 기억도 납니다. 작은 고무다라이에는 아침에 따서 가지고 나온 할머니의 고단한 아침노동이 들어있기도 하고, 김이 무럭무럭 나던 찐빵이 쌓인 좌대가 늘어서기도 했네요. 그러다보니 예전부터 장날만 되면 동네 개구장이들은 무슨 구경거리가 있을까 하고 나가보는것이 큰 즐거움이어서 장구경이라고 하는 말이 있었네요.
암튼, 그 이름마저도 기억에서 사라져가던 장구경을 운좋게 하게 되었습니다. 청양은 매 2일과 7일이 들어간 날에 장이 들어섭니다. 얼마나 변했을까 하는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리기까지.... 시장풍경은 제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관문과도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선 장날은 보통날과 달리 아주 많은 사람이 모이기에 거리가 복잡해지는 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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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은 시장은 예전에 비해서는 깨끗하게 정리가 된 모습이네요. 아 맞다! 과일은 저렇게 팔았지 하며 쳐다본 과일좌판의 귤과 사과입니다. 사실 시장의 입구에는 예전처럼 신발을 수리하는 아저씨가 좌판을 펴놓아 정말 반가왔는데, 어쩌다 보니 사진을 못찍고 말았네요. 사실 열심히 일하시는 곳에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미안한 일이지만요. ㅠㅠ 멋진 온갖종류의 신발들도 진열이 되어있고, 진위야 어떻든 고추의 고장이라 자부하는 청양의 5일장에 고추만큼이나 쌓인 큰 무더기의 피망이 아주 이채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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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들을 유심히 보다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지수는 도대체 저것이 무엇이 쓰는 물건인지 전혀 짐작할수 없는.... 일정한 각도로 뻗은 가지를 가진, 그러나 곧게 뻗은 나무를 매끄럽게 다듬어 만들어 내던 지게는 가벼우면서도 가공이 용이한 알루미늄 파이프로 바뀌었고, 짚을 꼬아 만들어서 지던 끈은 두툼한 패드가 달린 길이조절까지 가능한 멋진 끈을 갖게 되었군요. 저도 모르게 와! 하는 감탄을 하였답니다.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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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지게는 이런 모습......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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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장날이면 나오던 뻥튀기를 빼놓을수 없죠. 뻥이요! 하는 아저씨의 투박한 경고음과 함께 대포터지듯 터지던 뻥튀기는 두근거리는 즐거움이었습니다. 꼭 우리집 뻥튀기를 해야만 즐거운것은 아니었고, 그저 한대접의 쌀이 들어가 빙글빙글 돌리다가 뻥하면 커다란 자루 한가득이 되던 마법에 왠지 부자가 된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왠지 쬐그만 내가 들어갔다 나오면 어른이 되지 않을까 하는.....ㅎㅎ 솔방울 자루를 옆에 끼고 하나씩 척척 넣어가며 뻥튀기 통을 돌리던 아저씨는 장날의 인기스타였습니다. 바로 이런...... ㅎㅎ
그렇게 뻥소리와 함께 사방팔방으로 튀던 쌀이며 옥수수 등을 집어들어 먹는것은 무어라 하지 않았지요. 그리 큰 즐거움도 먹을거리도 많지 않음을 잘 알기 때문이죠. 그러던것이 이렇게 현대식으로 변하였네요. 모르긴 몰라도 무인자동화 시스템이지 않을까 합니다. 가스불에 자동 회전까지... 아마도 마지막 "뻥"과 자루에 담을때만 사람이 관리하지 않을까 하네요. 바닥에 조금은 떨어져 있지만, 통옆에 달린 솔이 하나라도 흘리지 않고 자루에 담겠다는 의지인것 같아 재미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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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은 물건을 파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당연히 물건을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할머니는 손주 운동화라도 사러나오신걸까요? 굽어진 등에 세월의 무게가 실려 있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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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공장에서 바로 나온 국수도 보이고, 생필품도 오일장에서 거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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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통에서 시장구경을 하는 자매발견. ㅎㅎㅎㅎ 지수는 아마도 Farmer's market이라도 보는 느낌이었을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지수맘도 시장이 낯설기는 마찬가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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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시장에서도 상설에 가까운 시장통인것 같습니다. 매월둘째주 일요일에 쉰다고 한걸 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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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아주 반가운 오래된 재봉틀을 보았네요. 수선집 아주머니가 새로운 재봉틀이라도 들인 모양으로 실까지 끼워진채 시장통에 나와있습니다. 오랜 세월을 견딘것 같은 바퀴의 끈이 힘겨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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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찐빵은 김을 내며 좌판에 두지 않습니다. 차가와 지기도 하지만 위생적으로도 그렇고 하여 이렇게 플라스틱랩을 씌워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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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골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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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구경하다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곳은 사실 다운타운의 중심. 가장 번화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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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우면서도 역동적인 북적임이 좋았고, 그속에서 제 어린시절을 찾아 기분이 좋았던 장날 오전이었습니다.
한편.... 청양은 고추마을이 아닌 구기자 마을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충청남도 청양은 전국에서 나오는 구기자의 70%가 생산될만큼 전국에서 가장 활발한 구기가 농업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청양의 구기자 농업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 구기자를 심어 수확했던것이 1930년경이fk고 하니 만 80년이 넘었네요.
구기자는 인삼, 하수오와 더불어 귀한 3대 한약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기자의 효능은 뼈를 튼튼하게 하고 간을 맑게 하여 눈을 밝게 한다고 알려져 있고, 특히 항산화제가 가장 높다고 알려져 각광을 받고 있는 브라질산 Acai berry에 필적할만큼의 항산화물질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당근, 피부와 노화방지에 큰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콜레스테로 감소효과가 있어 혈압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하고 피로회복에 가장 큰 효능이 있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부작용이 없어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수 있다고 하니 대단한 약재임에 틀림이 없네요.
사실 저야 어릴때부터 보아 오던 것이지만, 특별히 챙겨먹거나 하지는 않았네요. 그런데 이 구기자가 요즘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주로 히말라야나 남미제품이 들어오는데, 가격도 무척이나 비쌉니다. 말린 구기자를 Goji berry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고, 요거트등에 넣어 먹기도 하더군요. 사실 이런 종류의 약재는 꾸준한 복용이 중요합니다. 사실 제가 뼈가 튼튼해야 하는 사람이라서....ㅠㅠ 지수맘이 상당히 신경을 쓰고 이번기회에 꼭 청양에서 구기자를 조달해야 겠다 마음을 먹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SONY | DSLR-A55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0sec | F/3.5 | -0.30 EV | 50.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1:01:02 11:16:22
사실은 이것도 일부입니다....ㅎㅎ 형수님, 삼촌이 알뜰이 챵겨주셔서 이리 많은 구기자를 가져왔네요. 장복하기에는 아주 좋은....ㅎㅎ 잘먹겠습니다~~ !
특히 둥근통에 든 구기자차는 인삼처럼 아홉번을 쪄내었다고 하는데, 열알정도만 넣어도 까만 찻물이 우러날 정도이고 이를 서너번 우려도 될만큼 강하더군요. 또 음식에 넣어먹을 용도, 또 볶아서 먹을 용도등을 골고루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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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에는 당연하게도 구기자농협이 있고 여러종류의 구기자 제품을 판매합니다.
예를 들면 위에 나온 것과 같은것은 23,000원 가량하는데, 직접가서 구매하면 디스카운트를 해주네요. 기회가 되시면 한번 방문해보시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암튼 볶은 구기자를 진하게 끓여내어 거기에 인삼꿀을 한숫가락씩 넣어 매일밤 한잔씩 마시고 있습니다.
구기자는 기계농업이 거의 불가능한 작물입니다. 완전히 익은 구기자는 '손대면 톡'하고 터질정도라서 일일이 한알한알 정성스럽게 채취하여야 합니다. 구기자 수확철이면 동네 아주머니들이 바빠지는 때이기도 하죠. 요렇게 생겼습니다.
첫댓글 청양을 구석 구석 잘 보여주네요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