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숨 쉬게 하는 작은 이슬
목마른 화분
쓰레기 분리 수거장
탁한 죽음의 그늘이 엷게 깔린
뿌연 먼지 어수선하게 술렁대는 곳
말라서 버려진 화분이
한낮, 생각 없이 지나는 여우비에
튼 입술 다시는 목마름
깊은 흙 속에 남은 파삭한 뿌리까지 닿지 않아
목구멍이 쩍쩍 쪼개진 채
쓰러진 화분, 바닥에서 울고 있다
찢어진 이력서의 텍스트들이 번져 흐늘거리고
사망 선고에 쭈글한 플라스틱이 스트레스로 얼룩진,
빈 술병위에 미끄러질 물방울이
아슬하게 떨고 있는 곳에서
촉촉한 비에 흥건하게 뿌리를 적시며
싹을 되살리고 싶은 마른 화분
흙 속의 깊은 갈증 다독이며
비닐 벼랑을 겨우 붙잡고 선 작은 이슬
바라보는…
<詩作 노트>
어느 날 분리수거를 하다가 쓰레기장의 혼돈 속에서
작은 희망을 보았다.
버려진 것들 속에서조차 발견할 수 있는 작은 희망을.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었던 텅 빈 눈의 빈병,
꿈을 그리다 꾸겨진듯한 낙서가 있는 종이들,
둘둘 말린 투명 비닐,
이들이 가진 공통점은 모두 한때 생명력과 의미를 지녔으나
이제는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존재들이었다.
이들은 마침 지나는 여우비를 맞고 있었다.
바싹 말라 굳어진 화분이 여우비 몇 방울을 허겁지겁
마시고는 비닐이나 빈병에 떨어질 듯 붙어있는 물방울을
애타게 바라보고 있었다.
말라버린 화분은 겉으로는 생명력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씨앗은 극한 환경 속에서도 다시금
생명을 피워내려는 듯 안간힘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흔히 지나쳐버리기 쉬운 작은 것들, 버려진 것들 속에도
여전히 희망은 존재한다.
어떤 것이든 쉽게 단정 지어선 안 되며,
우연히 그 안에 숨겨진 가능성을 발견할 때
진정한 아름다움도 찾을 수 있기에...
http://www.thegolf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218
[태라의 시詩꽃ㆍ마음꽃 하나 12회] 목마른 화분 - 골프타임즈
목마른 화분쓰레기 분리수거장탁한 죽음의 그늘이 엷게 깔린뿌연 먼지 어수선하게 술렁대는 곳말라서 버려진 화분이한낮, 생각 없이 지나는 여우비에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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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건강하게 보내세요감사합니다🍀
즑거운 추석연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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