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의 지도
끝없는 사구 능선에 발자국 마인드맵을 그려 넣는다.
수천 년을 왕래한 길이 사풍(砂風)에 화석으로 굳었어도
아직 낙타 방울소리 요란하다.
열사의 바다를 건너며
안으로 안으로만 삭이어 내는 고행의 길,
낙타를 삼키는 모래바람을 헤쳐 가며
마른침 삼켜 땀방울조차 아껴 흘리던 길은
바늘구멍 통과하는 비움의 표상이 되어
밤새워 무릎 꿇어
울음소리 한번 내지 않고 거룩한 눈물만 흘린다.
어미 따라 갔던 기억의 지도를 펴
계절이 바뀌고 해가 지난 흔적 없는 모래밭을
발바닥에 새겨진 침반을 돌려 동서남북 한 치 어긋남 없이
떠나온 집을 향해 걷는 새끼낙타,
방향 잃은 모래알의 무리들이 휩쓸려 쌓이는
사막(死暯)의 밤,
촉촉해진 대지위로 별들이 떨어질 때
앞선 낙타의 발자국을 따라 길을 나섰다.
첫댓글 "낙타의 발자국 따라 나선 길"처럼 "진실의 바다에서 헤엄치며 나선 발자국"을 더 디디고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