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존 포드
출연: 조안느 드루, 존 웨인
황색 리본
원제 : She Wore A Yellow Ribbon
1949년 미국영화
감독 : 존 포드
출연 ; 존 웨인, 조안 드루, 존 아가
벤 존슨, 빅터 맥라글렌, 해리 캐리 주니어
조지 오브라이언, 마이클 두간
존 포드 감독과 존 웨인은 1948년부터 3년간 매년 한 편씩 '아파치 요새' '황색리본' '리오 그란데'
이렇게 3편의 기병대 영화를 작업했습니다. 소위 '기병대 3부작'이라고 일컫는.
미국의 국민감독과 국민배우가 함께 일종의 '위대한 서부인 기병대'에 대한 국책영화 형식의
작품을 발표한 셈입니다. 당연히 작품에 대한 평가도 꽤 좋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런 '목적성 영화'라는 점 때문에 상당히 과대평가를 받은 작품들입니다.
리오 그란데는 기병대에 갓 입대한 풋내기 청년을 교육시키는 엄하면서도 자상한 아버지의
이야기로 전형적인 '군대 갔다와야 사람 된다'라는 배달의 기수같은 영화였습니다.
아파치 요새의 경우 셜리 템플의 마지막 영화라는 상징성과 존 웨인, 헨리 폰다 라는 두
베테랑 콤비가 무르익은 괜찮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퇴역을 앞둔 노병을 연기한 존 웨인
42세밖에 안된 나이였으나 노역분장이 썩 어울렸다.
그럼 가운데 끼여있는 황색리본은? 사실 제가 보기에 이 영화는 존 포드 감독이 뛰어난
연출감각으로 발표한 많은 걸작들, '허리케인'에서부터 '분노의 포도'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
'아일랜드의 연풍' '미스터 로버츠' '수색자'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와 동격으로 취급할
수준의 작품은 아닙니다. 미국 기병대의 우수성과 그들이 인디안과의 대치에서 얼마나
용맹하고 의리있게 행동하는지를 강조한 목적이 분명한 국책영화이므로 어느정도 한계가
있는 작품입니다. 더구나 '침략자'인 백인 입장에서 철저히 만든 '흉폭한'인디안과 용맹한
기병대'라는 설정입니다.
다만 불과 퇴역을 6일 앞둔 나이든 대위가 오랜 군대생활을 벗어나는 감회와 허전함
그리고 그를 보필하는 역시 퇴역을 3주 앞둔 상사의 설정을 잔잔하면서도 인간적으로
그려낸 부분은 괜찮았던 영화입니다.
황색 리본이란 기병대에서 주둔하고 있는 여자가 사랑하는 병사가 있을 때 황색 리본을
머리에 하나 달아서 표현하는 것에서 따온 제목입니다. 실제 그런 풍습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영화보다 더 유명한 것이 이 영화의 원제와 동일한 주제곡 'She Wore A Yellow Ribbon'
입니다. 경쾌한 멜로디의 이 노래를 들으면 느껴지듯이 비록 인디안과 목숨걸고 대치하는
기병대 이야기지만 비정하거나 잔혹한 영화가 아니라 꽤 경쾌하면서도 밝게 그려낸
영화입니다. 무엇보다 불과 42세의 나이였음에도 '노역분장'을 흔쾌히 연기한 존 웨인의
캐릭터가 적절했습니다. 가끔 존 웨인의 영화를 보면 50대 이후에 출연한 영화에서도
젊은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어울리지 않는 설정을 하곤 하는데 황색 리본에서는 늙은
군인역을 소화하고 있어 잘 어울리는 연기를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인디안 학살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후반부에 인디안 막사를 습격하는
장면이 있기는 하지만 학살적인 전투가 아니라 그냥 막사를 통과하여 경고만 하는
것으로 그치고 있습니다. 인디안과의 치열한 전투장면은 피해간 영화입니다.
존 웨인, 빅터 맥라글렌 등 존 포드가 신뢰하는 베테랑 연기자 외에 당시에 젊은
나이였던 서부극 전문배우랄 수 있는 벤 존슨이 용맹한 병사역을 담당합니다.
여배우는 붉은 강(광야천리)에서도 존 웨인과 공연한 바 있는 조안 드루,
그리고 해리 캐리 주니어, 존 아가 등이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합니다.
기병대의 용맹함을 주제로 하여 퇴역을 앞둔 늙은 군인의 감회, 그리고 젊은 장교의
삼각관계와 사랑 등 나름대로 낭만적인 기병대의 삶을 표현한 휴먼드라마 입니다.
ps1 : 2차 대전 참전히 많은 배우들이 군에 자원해서 참전했는데 병역을 기피해서
눈총을 받은 존 웨인이었기에 더욱 기를 쓰고 이런 류의 영화에 출연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평생 꼬리처럼 달고 다닌 병역기피에 대한 컴플렉스를
영화속에서 용맹한 군인의 역할로 대체한 느낌입니다. 물론 자녀가 많아서
군 면제가 가능하기는 했으나 워낙 존 웨인 이라는 배우가 갖는 상징성이
'병역 기피'와 어울리지 않아 보였기 때문에 더욱 그런 컴플렉스가 있었을
것입니다. 더구나 라이벌격 배우인 제임스 스튜어트와 헨리 폰다는 참전하느라
한창 잘 나갈 때 몇년간 영화를 쉬었고, 존 포드와 윌리암 와일러 같은
미국의 대표적 감독들도 종군기자로 활동한 마당이었으니.
ps2 : 기병대 3부작 중 아파치 요새와 리오 그란데는 흑백으로 제작되었는데 황색 리본은
칼라로 만들어졌습니다. '황색 리본'의 색깔 때문일까요?
ps3 : 빅터 맥라글렌이 병사들과 주점에서 호쾌한 주먹다짐을 하는 장면이 꽤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