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e world's a stage, And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They have their exits and their entrances; And one man in his timeplays many parts."
- William Shakespear
이 모든 세상은 하나의 무대이고, 모든 남자와 여자들은 단지 배우일 뿐이다. 그들은 그들의 등장과 퇴장이 있고, 한 사람은 자신의 시간동안 다양한 배역들을 연기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드라마!
저번 플레이에서 루쓰는 사로잡은 코볼드사제의 목을 베었습니다. 왜 베었을까요?
루쓰가 그냥 코볼드가 싫어서 베었을까요? 못생겼다는 이유로 베었나요? 아니며 목을 절단하라는 대우주의 메시지를 받고서 베었을까요? 아니면 코볼드 목에 기괴한 선이 보여서 그냥 헬버드를 갖다 댔더니 목을 베어졌다는 설정이였나요?
루쓰의 좋아하는것에 명예가 있었고, 싫어하는것에 불명예, 배신 이 있습니다. 드래곤본 종특성에는 적이 누구이든 자신과 맞서는 적을 존중한다-라는 특징이 있죠. 그리고 루쓰는 거칠은 특징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어낸겁니다.
루쓰가 코볼드의 목을 벤건, 단지 적이 앞에 있으니 베었다! 가 아니라, 그 나름대로의 철칙과 이유가 있습니다.
파티원들은 방금전까지 대등하게 싸운 적을 묶어놓고 발로 차고 지지며, 고문하고 있었고(적을 존중하지 않았고), 코볼드에게 그들의 동료의 위치를 말하라고(동료를 배신하라고) 협박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루쓰는 그자리에서 코볼드가 명예롭게 죽을 수 있도록 이름을 묻고 그자리에서 헬버드로 베어낸겁니다(거칠게).
이 러한 캐릭터의 돌출된 행동은 하나의 이벤트를 만들어 냅니다. 단지 앞에 NPC가 있으니 말을 걸고, 퀘스트를 주니 여행을 떠나고, 적이 있으니 적을 죽이고, 돈을 받으니 장비를 사고, 지역퀘스트를 다했으니 딴데로 가고-식의 단순하고 밋밋한 직선형 스토리의 RPG에 긴장감을 부여하고, 변화를 일으키며, 잔잔한 호수의 표면에 한방울의 물을 떨어트리듯 파문을 일으킵니다.
이러한 캐릭터들의 이벤트들이 모여서, 하나의 흥미진진한 RPG스토리는 완성이 되어갑니다.
단순히 적을 죽여 렙업하고, 돈을 벌어 장비를 사는건 CRPG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겁니다. 하지만 TRPG에서는 이러한 캐릭터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음으로써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까요? 한 부자 귀족이 거금을 주며 자신을 보호해 달라고 해서 임무를 받아서 호위를 하는데 길을 가는중에 산적떼를 만났습니다! 근데 듣자하니 이 산적떼가 이 귀족의 옛날 농노들이였는데, 귀족이 과한 세금을 부여해서 굶주리게 만들고 끝내는 그것을 못견뎌 마을에서 떠나 산적이 된거랍니다. 그리고 귀족이 여길 지나간다는 소릴 듣고 지금 귀족을 죽이려 합니다. 파티는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지 퀘스트=보상의 의미로만 생각한다면 귀족=돈, 산적=적 이므로 그냥 베어내고 가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캐릭터가 선한 계열이거나, 돈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거나, 귀족을 싫어하거나, 혹은 악한계열이면 다른 이벤트를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산적을 죽이고 귀족을 끝까지 호위해 거금을 받는것도 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대신에 산적과 함께 귀족을 죽여 분풀이를 도와줄 수 도 있고, 아니면 귀족을 산적들에게 방치하고 자리를 떠날수도 있으며, 아니면 둘다 죽이고 장비랑 돈을 다 챙겨 가던길을 마저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귀족을 죽이고 돈을 털거나, 아니면 산적이랑 귀족을 둘다 죽이고 돈과 장비를 챙겨 떠나는 돌출 행동을 할 수 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RPG의 세계에서 여행을 하는건 플레이어가 아닌 캐릭터이며, 이러한 캐릭터는 하나의 연극 배우로써 스스로의 행동양식과 설정을 가지고 연기해야하기 때문입니다.
300 이라는 영화를 보는데 스파르타의 왕이 처음과 중반까지 "페르시아를 무찌르자!" "워워!"하는데 중간에 페르시아왕이 "난 관대하니깐 항복해~"라고 하자 그자리에서 갑자기 "네 그럴게요. 살려만 주세요."라고 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아니면 고담시에 온갖 폭탄물로 헤집고 다니며 혼돈의 카오스를 만들던 조커가 배트맨에게 몇대 툭툭 맞고는 "아야야.. 님하 졸라 아픔..엉엉 나 항복할테니 그만때려요 잉잉" 이라고 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관람객들은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며 돈을 돌려달라고 항의를 하겠죠. 그리고 스토리도 맥이 끊기고 이해할 수 없으며 말도 안된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됩니다.
이렇듯 자신의 캐릭터는 확고한 행동양식과 특징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개성들을 플레이어가 강하게 표출될때, 스토리는 스스로 만들어 지는것이지요.
RPG에서 배경과 NPC는 마스터가 만들더라도, 실제로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부분은 캐릭터(플레이어가 아님)가 하는겁니다.
캐 릭터의 설정이 상세하고 확실하게 되어 있어야, 거금을 주고 누군가를 납치해 오라는 퀘스트를 승낙할지, 거절할지, 흥정을 할지,선금을 받고 도망칠지, 신고할것인지, 납치대상에게 가서 말을 걸어볼지, 의뢰자를 죽이고 돈을 뺏어 달아날지 등등의 행동에 정당한 개연성이 부여되며 스토리가 나오게 되는겁니다.
워로드 루쓰의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