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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욱아빠의 평화강정! 스크랩 강정 구럼비 해안, 강정 평화대행진 그리고 평화콘서트
민욱아빠 추천 0 조회 87 12.08.08 11:4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행렬은 대단했습니다.  처음 강정에서 시작한 인원은 많이 잡아 400명 정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날이 갈수록 사람들은 점점 불어 동진과 서진이 제주에서 만나 탑동광장에 모였을 때에는 천여명에 육박하였습니다.  연일 무더위가 최고점을 찍는 이 때에 이들은 강정에서 동진과 서진으로 나누어 제주도를 반바퀴씩 돌아 제주에서 만났습니다.

 

(사진제공: 전진호님)

  2012년 7월 30일 강정에서 시작된 행렬은 꼬박 6일을 걸어 제주에 도착합니다.  노란물결은 끝이 없었습니다.  저도 참여하고 싶었지만, 일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이 행진의 끝인 평화콘서트를 위주로 진행이 될 것입니다.  글보다는 주로 사진으로 보시죠.  사진도 많으니깐요.


  오후 4시경 동진과 서진이 만나 시청앞에서 잠시의 선전전을 벌이고 있을때, 행렬이 궁금해서 일부러 시청을 지나가게끔 차를 몰았습니다.  시청은 차들과 행렬이 만나 무척이나 긴 줄을 이루고 있더군요.  제주에서 그만한 행렬을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6시가 조금 넘은 시각의 탑동광장에서는 본행사에 앞서 행렬의 마무리를 짓고 있었습니다.


  바다를 낀 탑동광장은 제가 사는 집에서도 걸어서 10분거리에 있습니다.  종종 아이와 걸어나가서 산책도 하고 때로는 낚시도 즐기는 장소인데 이곳에서 평화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으니 내심 반갑더군요.


  사람들은 이제 모여 자리에 앉습니다.  행사는 이제 시작입니다.


  행사는 문규현 신부님의 말씀으로 시작됩니다.


  평화는 우리의 목표이자 삶의 방식입니다.  온전히 추구되지 않으면 우리는 고통의 시간으로 들어설 수 밖에 없습니다.  강정에서의 저항은 그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석양이 짙어져 갑니다.  행사장 주변의 광장에는 이제 선선한 밤의 공기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길거리농구와 족구, 그리고 가족단위로 나와 아이들과 시간을 즐기는 엄마아빠들, 그리고 매립방파제 너머로 바다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여행객들로 붐빕니다.


  사람들도 행사장 주변으로 점점 많아집니다.


  동진팀과 서진팀의 단장님들이 무대에 나와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석양의 기분을 받으며 이어지는 마당놀이 공연..


  참석한 많은 이들가운데에는 정치인을 비롯한 많은 눈에 익은 분들이 보입니다.  문정현신부님도 아직 성치 않은 허리에도 행진에 참여하셨습니다. 그 밖에 언소주회원들과 용산참사 유가족분들을 비롯한 수많은 시민사회단체가 이 행렬에 참여하였습니다.


  제 바로 옆에는 권영길씨도 계시더군요.  그리고 통진당 이정희씨도 어제 하루 행진에 참석했었다 합니다.  뒤에 나오지만 CT85호의 주인공 김진숙씨도 행렬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서귀포 지역구의원 김재윤씨도 참석했습니다.  솔직히 김재윤씨를 보자마자 살짝 화가 났습니다.  자신의 지역구이자 서귀포시 바로 옆에서 벌어지는 강정의 문제에 김재윤씨가 한 일은 대체 뭔가 하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하는 일이라곤 이런 행사가 있을때마다 마이걸쳐입고 나와 자리에 앉아서는 가만히 관람하다 가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보입니다.


  김미화씨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제는 노련한 진행자의 포스를 한껏 발산하고 계시죠.  이제 본격적인 콘서트의 시작입니다.


  첫번째는 안치환과 자유의 무대입니다.  안치환밴드는 이런 자리엔 언제나 빠지지 않습니다.^^


  해무가 살짝 낀 바다엔 어화가 점점 분명해집니다.  어두움과 어화가 분명해질수록 공연도 깊어만 갑니다. 작은 담벼락같은 방파제를 사이에 두고 바다와 공연이 만나는 장소..  뭔가 매력적입니다.


  공연장의 열기도 무르익어갑니다.  가로등의 불빛이 켜지고 하늘은 더욱 어두워져갑니다.


  안치환과 자유의 앵콜곡은 문정현 신부님의 부용산이었습니다.  안치환씨가 직접 연주를 하고 신부님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노령의 다친몸으로 저렇게 힘있는 목소리를 내시는 걸 보면, 의지와 결기도 그렇지만 의학적으로는 우리가 건강과 장수를 위해 해야만 하는 생활의 모습은 마냥 편안함과 조심은 아닐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어지는 무대는 킹스턴 루디스카입니다.  브라스 스카리듬의 흥겨운 곡들을 연주하는데 많이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가만히 듣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그런 음악들이랄까..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도 그 흥을 마음껏 즐겨봅니다.


  NACCA 밴드는 일본 오끼나와에서 미군기지 철수운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콘서트에서도 제주의 강정과 일본 오끼나와에서의 미군기지 문제를 연대하기 위해 참석하였습니다.


  오끼나와에서 촬영한 영상들을 보여주며 몽환적인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연대와 희망을 품기. 그리고 유쾌하게 저항하기.  오끼나와에서도 제주의 강정에서도 힘을 잃지 않는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잠시 지난 한주간의 행진에 관한 영상들을 간략히 상영합니다.


  400명으로 강정에서 출발한 두 팀이 반바퀴를 돌아 1000명이 넘는 인원으로 제주에서 만나기까지, 태풍을 만나가면서도 힘을 잃지않고 무사히 완주한 것도 감동적인 일이지만, 일이란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요구합니다.  매일 삼시세끼 매끼마다 700인분의 음식을 해야했고 또 이를 매번 나르던 이들, 이 행사를 영상으로 담아내야 했던 이들, 매번 일정을 체크하여 무리가 없도록 진행했던 이들..  우리가 기억해야만 하는 이들입니다.


  동진과 서진팀이 제주에서 만났을때는 얼마나 감동적인 모습이었을까요?  그 모습을 직접 보지 못함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행렬에 조용히 참석하여 걸었던 김진숙씨를 김미화씨는 기어이 무대 위로 올라서게 합니다.  김진숙씨는 특유의 결기있는 목소리로 강정과 행렬을 완성한 참가자들을 응원하였습니다. 


  강정초등학교 아이들은 오카리나를 준비하여 무대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가장 아름답고 이 저항에 있어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대상은 이 아이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해가 지고나니 사람들은 더욱 많이 모였습니다.  나중에 경찰추산 980 명이라는데..  이제 경찰추산의 숫자는 개그소재로나 사용될 자료이죠.  1500명은 족히 넘어보이는 인원이었습니다.  누군가에 의하면 4년전 제주 촛불이후로 가장 많이 모인 인원이라 합니다.  그만큼, 제주지역 내의 거의 모든 인사들이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블로깅을 위한 사진을 찍느라 여기저기 다니면서 인사나누기 바빴을 정도니깐요. 


  유기농 농촌밴드 사이밴드입니다.  유쾌하고 유아틱하면서도 참 의미있는 가사를 많이 쓰죠.  실제로 충북의 시골에서 농사짓고 문명혜택을 많은 부분에서 거부하며 살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4년전 홍대에서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분위기는 그때나 다름없습니다.  단지 멤버가 늘었고 리더가 뽀글이파마에서 단정한 머리스타일이 되었다는 사실.. 


  드디어 들국화의 출현입니다.


  이제는 노년의 모습이 분명합니다.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힘에 부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모습이 더 매력있다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연륜있는 밴드의 저력은 여기 모인 많은 사람들에게 들국화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심어주었습니다.  다시금 팬심을 모으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들국화의 공연으로 밤은 깊어갑니다.  전인권씨의 목소리에 사람들은 한껏 매료되어 자리에서 뜰 줄을 모릅니다.


  마무리는 김미화씨와 문정현신부님의 인사입니다.  행사는 이로서 마무리가 되는듯 했지만..


  강정사람들.. 절대 그냥 마무리하지 않습니다.  마약댄스를 추어야만 모든 일정은 끝이 납니다. 


  행사가 마무리되고 저는 지인들과 만나 가볍게 맥주 한잔을 하러 가까운 호프집에 갔다가 한시간여를 보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행사가 열렸던 탑동광장엘 들렀습니다.  12시가 가까워지는 시간, 광장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무대는 정리중이었고 간간히 행사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맥주를 마시는 모습은 보였지만 공간은 텅 비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가끔 저항의 열기와 일상의 평온이 주는 그 간극의 차이때문에 섬뜩 놀라거나 깊은 허탈감에 빠질때가 있습니다.  4년전의 촛불이나 지금의 강정이나 그 간극은 언제나 존재했었습니다.  지금의 텅빈 공간이 그런 간극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습니다.  바라는 것은 일상의 관심이 꾸준한 힘이 되었으면 하는 겁니다.  그런 관심의 힘이 9월 8일에 있을 이어지는 강정집중행동의 날 행사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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