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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1세대 코미디언 구봉서(86세) 선생] -조선일보 대담 (2012.1.14 조선일보)에서
-마포에 있던 도화극장에서 마지막 공연을 할 때 갑자기 조연을 맡은 희극배우가 사라지자 정신없이 대신 올라가서 때운 것이 코미디로 등장하게 된 계기였다. 그 전에 이미 오르간 아코디언 등을 배웠고 극단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이런 준비가 있었기에 기회가 찾아 왔을 때 쉽게 데뷔할 수가 있었나 보다.
-<오부자>라는 아들 4형제를 장가보내는 아버지 이야기 영화중에 영/웅/호/걸 이라는 4형제중 막내 '걸' 역을 맡으면서 '막둥이' 라는 별명이 붙었다. 별명도 어떤 계기나 특징으로 붙게 되는 것이고..
-70년데 문공부 장관이 저속하다는 이유로 코미디를 모두 없앤다고 했을 때 박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구봉서님은 "저속한 코미디 한두 개 있다고 해서 코미디를 다 없앤다면 가끔 교통사고 내는 택시도 모두 없애야 겠네요" 라고 말했더니 박대통령이 웃고 말더라고 하였다.
-'사람이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말을 강조 하셨다. 자꾸 웃고 웃을 일을 만들고 웃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웃으면 복이 온다.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에서 구봉서가 총을 맞은 뒤 "죽으면 안 돼" 라고 외치는 동료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지금 죽으면 너희를 누가 웃기니?"라는 대사가 있었다.
나도 이 흑백영화를 참 감명 깊게 보았었다. 코미디 단짝이든 곽규석이나 배삼룡이 이미 고인이 되었고, 67년 전부터 사람들을 웃겨 온 구봉서 선생의 여생이 편안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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