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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영화의 대표적인 작품 <레이더스>와 <인디아나 존스>에 이은 시리즈 3번째 작품.
고대의 신비한 유물과 그것을 쫓는 인디와 나치 사이의 사투를 그렸다는 면에서 1편
<레이더스>와 기본 구성이 유사하다. 예수 그리스도가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했다는
술잔 성배(Holy Grail)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이것의 위치는 전설 속에만 남아있다. 영화
<엑스칼리버>(81)를 비롯한 <아더왕의 전설> 등 많은 영화의 소재가 되었던 이 성배는
죽어가는 사람도 소생시킬 수 있는 신비의 힘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3편은
수 천만 달러를 들인 대작 <하워드 덕>의 참담한 실패로 인한 루카스의 재정 사정과
<태양의 제국>을 비롯한 스필버그의 다른 스케줄로 인해서 자꾸 연기가 된 끝에 89년에야
완성되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특징은 영화의 모든 오락적 요소를 한 작품에
쏟아 넣고, 이를 첨단의 촬영기술로 뒷받침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죠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헐리우드의 두 귀재의 재능이 하나가 됨으로써,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보석같이 빛을 발하는 명품들이 탄생한 것이다.
여러 고대 문서들에 남겨진 수수께끼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웬만한 추리영화를
능가할 정도의 흥미를 제공하고 있으며, 성배를 차지하려는 나치와 인디 부자와의
숨막히는 각축전이 베니스, 오스트리아, 베를린, 그리스, 터키를 무대로 해서 장대하게 펼쳐진다.
이 시리즈의 특징인 액션과 유머는 여전하다. 특히 탱크와 트럭으로 추격해오는
나치와의 싸움 장면은 <레이더스>의 트럭 씬이 연상될 정도로 스릴이 넘친다.
또한 의견이 맞지 않아서 수시로 티격태격하는 인디와 아버지 사이의 관계를 비롯해서
많은 개그들이 전편에 걸쳐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자기집 개이름을 땄다는
인디의 본명이 밝혀지는 것인데, 아버지와 같은 헨리 존스이다. 그래서 그는 헨리 존스 쥬니어
(Henry Jones Jr.)가 된다. 아버지는 그를 꼭 '쥬니어'라고 부르는데, 그는 이 소리를 가장
듣기 싫어한다. 이번 3편의 시작도 전편처럼 파라마운트의 산모양 마크가 그대로 코로나도의
십자가를 도굴하는 지역의 바위산 모양으로 바뀌면서 비쳐진다.
아버지 헨리 존스(Henry Jones) 교수 역으로는 관록의 명우 숀 코네리(Sean Connery)가
모습을 보인다. 앨리슨 두디라는 여배우가, 두 부자 사이에서 이들을 절묘하게 이용하여
비밀을 캐내는 나치의 여류 고고학자로 나온다. 이 영화가 첫 큰 역이었음에도 두 사람의
스타 남우들과 잘 어울리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13살 시절의 인디 역으로는, 91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아이다호(My Own Private Idaho)>로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젊은 세대의
새로운 스타로 각광받다가 요절한 리버 피닉스(River Phoenix)가 처음으로 큰 역을
맡아서 등장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전작인 2편 <인디아나 존스>보다는 낫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흥행에서도 2편을
앞질러서 89년 흥행수익 1억 1550만 달러를 기록하며 <배트맨>에 이어 2위를 했다.
이것은 역대 총수익 랭킹에서도 10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그해 아카데미상에서는
음악상, 녹음상, 음향효과상 3개부문 후보에 올라, 음향효과상을 수상했다. 수상자는
벤 버트와 리차드 힘스. 스필버그 감독은 3편을 완성한 직후에 가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 시리즈가 더 제작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도대체 나에게 더 이상 무엇을 더 바라는가?"
하고 반문함으로써 더 이상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루카스도 모든 아이디어를 3편의
시리즈에 다 쏟아넣었다고 말한 바가 있다. 그러나 루카스는 92년부터 인디의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 시절에 걸친 시기의 모험담을 소재로 해서 <영 인디아나 존스
(Chronicles Of Young Indiana Jones)>라는 TV 시리즈를 만들기도 했다. 3명의 배우가
나이에 따른 인디의 역할을 각각 맡는 방식으로 해서, TV 시리즈로서는 보기드문
대량의 제작비를 투입한 장대한 액션으로 화제이다
옥의 티, 시기적으로 안 맞는 실수 장면들. 이 영화의 배경은 1938년. 존스 박사 부자는
나치 독일의 유명한 대형 비행선 힌덴부르크호를 타고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힌덴부르크호가 저 유명한 미국에서의 폭발 사고로 세상에서 사라진 것은 1937년이었다.
또 해리슨 포드가 정기 여객선으로 대서양을 건너는 장면이 있는데, 이 정기여객선이
취항한 것도 1939년부터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인디와 그의 아버지가 베를린 공항
라운지에 있는 장면에서 두 명의 여행자가 같은 독일 신문을 읽고 있는데 발행날자가
20년 전인 1918년으로 되어 있다.
그외 실수 장면들. 인파에 떠밀린 인디가 얼떨결에 히틀러의 사인을 받는 장면이 있다.
그 서명을 보면 아돌프 히틀러의 이름이 'Adolph'라고 쓰여있다. 이것은 영어식 표기이며
히틀러의 독일식 이름은 'Adolf'이다. 또 히틀러가 왼손잡이라는 것은 유명한 사실인데,
사인을 해줄 때 그는 오른손으로 펜을 쓰고 있다. / 인디아나가 탄 배가 거대한 프로펠러에
부딪쳐 부서지는 장면이 있는데, 그 다음 장면을 보면 배의 덮게가 멀쩡하다. / 성배를
숀 코넬리의 상처에 붇는 장면이 있는데, 분명 물을 모두 부었는데 그 다음 장면에서
보면 물이 반쯤 차 있다. 이후 동굴이 흔들려 여자가 성배를 떨어뜨릴 때 보면 물이
하나도 쏟아지지 않는 빈 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