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24년 4월 23일
발제자: 정진영
<용맹호>
사계절, 2021년 초판 발행
1. 저자 소개 : 권윤덕
1) 생애
1960년 대한민국 오산시에서 태어났다. 2024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그림작가 부분)한국 후보로 올랐다. 그녀의 대표 작품으로는 《만희네 집》, 《시리동동 거미동동》, 《고양이는 나만 따라해》, 《일과 도구》, 《꽃할머니》 등이 있다.
권윤덕은 서울여자대학교 식품과학과에 입학했으며 홍익대학교 광고 디자인과를 추가적으로 전공하였다. 졸업 후에는 디자인 일을 하다가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정승각 글)의 디자인을 하며 그림책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그녀는 1987년부터 ‘시민미술학교’를 운영하면서 만난 이억배, 정유정 작가와 함께 그림책 모임을 만들어 활동했다. 그녀의 첫 작품은《만희네 집》(1995) 그림책이다. 그녀는 중국 북경에 머물면서 수묵화와 가는 붓으로 그리는 공필화를 배웠고, 한국으로 돌아와 스님으로부터 불화를 배우게 되었다.
2) 경력
1995년 《만희네 집》으로 그림책 작가로 데뷔했다. 그녀는 한・중・일 3개국 12명의 작가들과 출판사들이 함께 런칭한 '평화그림책' 시리즈[2]에 참여하여 《꽃할머니》를 출간하였다.
그녀는 《꽃할머니》 작품을 통해 2010년 제 1회 대한민국출판문화상 저작자상을, 2010년 제 3회 CJ그림책상, 2013년 일본군‘위안부’유공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하였다. 2014년에는 제7회 ‘올해의 여성문화인상-청강문화상’을 수상하였고 2016년에는 ALMA(아스트리드 린드그랜상) 후보에도 올랐다. 2018년에는 《나무도장》으로 제 1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을 수상하였고 아동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2024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그림작가 부문) 한국 후보로 오르기도 하였다.
3) 스타일
30대에 만든 초기 작품 《만희네 집》(1995), 《엄마 나는 이 옷이 좋아요》(1998, 2010 재출간) 등에서는 사물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보여주었다. 또한 그림을 통해 1980년대 한국의 생활을 담고 있다.
40대에 만든 작품인 《만희네 글자 벌레》(2000~2002, 2011 통합본 재출간), 《시리동동 거미동동》(2003), 《고양이는 나만 따라해》(2005), 《일과 도구》(2008) 등에서는 어린이들의 일상적 관심사를 보여주고 있다. 《일과 도구》(2008)에서는 다중시점(multiple perspective view point)을 사용하고 있다. 다중시점 화법은 관찰자인 작가의 시점이 아니라 직접 작업을 하는 노동자의 시점 혹은 도구 자체가 세상을 보는 시점이다. 다중 시점은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입장을 가시화하고 그들의 서사를 드러내주는 데도 효과적인 방식이다. 또한, 인물의 내적 갈등과 변화를 드러내기 위해 다중 시점 화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피카이아》에서는 인간과 동식물이 서로 입장을 바꾸어 보고, 《씩스틴》과 《용맹호》에서는 역사적 사건의 주체자들이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또 다른 측면에서는 가해자일 수도 있음이 초점의 이동을 통해 드러난다.
《꽃할머니》(2010), 《피카이아》(2013), 《나무도장》(2016), 《씩스틴》(2019), 《용맹호》(2021) 등 50대 이후의 작품들에서는 역사적 사건들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꽃할머니》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 증언, 《나무도장》을 통해 제주 4.3사건을, 《씩스틴》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을 그리고 있으며 한국 역사를 넘어 《용맹호》를 통해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그림책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그녀는 분절된 역사의 단편을 그림책 담아내며 그림책의 독자를 어린이를 한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2019년부터 그녀는 학교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예술 활동을 시도하였다. 제주도의 학교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자연과 나’라는 제목으로 기후위기 시대에 자연이 전하는 목소리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예술 활동을 진행하였다. 작가는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사는 주변 환경을 관찰하고 아이들 시선에서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했다. 권윤덕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과정을 꼼꼼히 기록하고, 어린이들의 그림과 권윤덕 작가의 에세이를 엮어 《파랑을 조금 더 가지고 싶어요》(2022)을 출간하였다.
4) 수상
2010 제 1회 대한민국출판문화상 저작자상 수상 - '꽃할머니'
2010 제 3회 CJ그림책상 - '꽃할머니'
2013 일본군 ‘위안부’ 유공 여성가족부장관상 수상
2014 제7회 ‘올해의 여성문화인상 - 청강문화상’ 수상
2016 ALMA(아스트리드 린드그랜상) 후보
2019 제 1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 '나무도장'
2020 2020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 비소설분야 - '나의 작은 화판'
2024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그림작가 부문) 한국 후보
<출처: 위키백과>
2. 이야기 나누기
1) 작가의 말에 나온 질문에 답해보세요.
“적을 모두 없애야 우리가 살 수 있는 것, 전쟁에는 온갖 폭력과 잔인함, 묵인과 공조가 따라붙는다. 그리고 그 결과는 참전 군인의 몸에 그대로 남는다. 적을 죽이는 순간부터 시간이 지나면서 적은 마음속에 되살아난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살생보다 생명에 가치를 두는 일상을 살아야 한다. 그 간극에서 참전 군인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2) 용맹호는 귀가 하나 더 생기고, 눈이 하나 더 생기는 등 신체의 이상이 생깁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3) 마지막에 용맹호는 살았을까요? 죽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4) <꽃할머니>를 볼 때와 <용맹호>를 볼 때, 가해자를 대하는 태도가 동일한가요?
3. 책을 읽고
<용맹호>를 읽으니 유행가 한 소절이 떠오른다,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 상사~”. 찾아보니 1969년에 발표된 곡으로 말썽 많던 김 총각이 월남 가서 훈장 받고 금의환향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는 그 후로 어떻게 살았을까?
월남에서 돌아온 용맹한 용맹호씨는 아침에는 파란 하늘을 한 아름 품고 출근을 하고 저녁에는 지친 노을을 한 뭉치 짊어지고 퇴근을 한다. 남들과 하나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는 용맹호씨는 일상의 풍경에 과거의 기억이 하나 둘 중첩되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급기야는 귀가 하나 더 생기고 눈이 하나 더 생기고... 결국 용맹호씨는 퇴근길에 쓰러지고 만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꽃할머니>는 일본 위안부 피해자 이야기로 우리는 온전히 피해자 입장에 설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의 마지막 장면에는 베트남 여성이 나온다. 마치 독자를 향해 눈을 맞추며 뭐라고 말하는 듯 한 표정이다. <용맹호>를 읽고 나니 이 여성의 말이 들리는 듯 하다.
“네가 정말 피해자이기만 할까?”
우리가 추켜세운 베트남 참전 “용사”가 베트남에서 자행한 일들은 우리를 가해자 입장이 되게 한다.
쓰러진 용맹호 씨의 귓가에는 중대장의 목소리가 계속 맴돈다.
“아! 왜 귀찮게 모아 놨어. 확실히 처리해.”
전쟁은 이렇게 모질다. 온갖 폭력과 잔인함이 난무하다. 여기서 그냥 끝나도 무방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자업자득이라 할 수도 있고... 그런데 그렇다면 현재도 전쟁과 다른 바 없지 않을까? 어쩌면 그래서 작가는 다음 장면을 그렸는지도 모르겠다. 심폐소생술을 하는 여성과 119를 부르는 남성, 신발을 신겨주는 아이까지, 용맹호씨를 걱정하고 구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사람들! 어쩌면 이들 모두는 "전쟁의 피해자"가 아닐까? 그러니 너무도 당연히 전쟁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재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그곳에서 이뤄지는 아동과 여성의 성착취 소식도 끊이질 않고 있으니 마음만 답답할 뿐이다.
<제무시>
평화를품은집, 2017년 초판 발행
1. 저자 소개 : 임경섭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구 희움 일본군 역사관, 파주 평화를품은집 제노사이드 역사자료관, 서울 역사박물관 등 역사박물관 전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와 도시형 대안학교 ‘하자센터’에서 아트 디렉션을 하였으며, 전작으로 대안적 소비 경제를 소재로 쓰고 그린 <미어켓의 스카프>, <미어켓의 모자>가 있다.
2. 이야기 나누기
1) 보도연맹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나요?
2) 당신은 389호 같은 사람인가요? 625호 같은 사람인가요?
3. 책을 읽고
<제무시>는 <씩스틴>과 같이 가해자의 도구가 주체가 되어 가해자의 입장에서 피해자의 입장으로 돌아서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충실하게 살기가 더 쉽다. 그 안이 안전하고 보호받으니까. 그러니 389호가 하는 말은 어째 내 내면의 변명과도 많이 닮았다.
“우리는 각자 맡은 일을 묵묵히 하면 돼.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을 때 문제가 생겨.”
같은 상황이나 625호는 마을 사람들이 던져 놓은 고무신을 본다. 그리고 생각하고... 꿈을 꾼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무신들이 산을 이루는 꿈을... 그러니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고 결국은 조직의 걸림돌이 되어 공격을 받는다. “쾅!” 그리고 자유를 얻는다. 비록 죽음을 통해서지만... 625호는 고무신을 싣고 숯골이 아닌 마을로 달리는 꿈을 이룬다.
전쟁에는 온갖 폭력과 잔인함, 묵인과 공조가 따라붙는다. 내가 그 안에 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생각하고 꿈을 꿔야겠다. 그러다 보면 행동할 용기도 생기겠지... 그렇게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