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간편결제 사업을 둘러싸고 신세계그룹과 갈등을 빚고 있다.
범(汎) 삼성가에 속하는 신세계가 계열사에서 '삼성페이' 사용을 막은 데 이어, 수수료율 인상을 삼성에 통보하면서
상품권 제휴 계약도 종료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세계 상품권 제휴가 지난 2일자로 끝났다.
호텔신라, 신라스테이, 신라면세점, 에버랜드 등에서 신세계 상품권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외에 또 다른 범 삼성가인 보광 '휘닉스파크'도 신세계 상품권 제휴를 연장하지 못했다.
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신세계가 수수료 인상을 통보해왔고, 내부 검토 후 수용의사를 밝혔지만
신세계에서 제휴 중단 공문을 보내왔다"며 "고객 편의를 위해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최근 종료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제휴처 중 하나로 제휴 연장에 대한 결정권은 신세계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는 현재 상품권 홈페이지와 최근 발행한 상품권 뒷면에 사용처 명단에서 해당 업장 이름을 삭제한 상태다.
두 그룹간 신경전으로 삼성 계열사에서 신세계 상품권을 사용하던 고객들뿐만 아니라, 삼성과 제휴된 신세계 계열사 혜택을
누리던 삼성 임직원들도 당황스러운 눈치다.
삼성은 지난 2010년부터 5년간 신세계몰과 제휴해 운영하던 임직원 전용몰을 지난해 9월 없애고, G마켓과 계약했다.
업계에선 삼성과 신세계의 관계가 악화된 게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가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조선호텔 등 주요 계열사에서 삼성페이를 차단하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는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SSG페이'를 갖고 있다.
삼성이 보유한 삼성페이가 경쟁 서비스라는 것. 자사 유통 체인을 통해 서비스를 육성하려는 신세계의 전략이 삼성과 맞부딪혔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신세계와 삼성페이 결제 허용 문제를 두고 협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삼성페이와 SSG페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중시하는 사업으로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자체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갖고 있는 롯데와 현대백화점그룹은 삼성페이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