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염려증
Q)주위에 병을 앓고 있는 분들이 많다 보니 건강에 신경이 쓰여 건강 보조 식품을 복용하고, 보신 음식을 먹으며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제가 너무 건강을 염려한 나머지 건강 보조 식품과 운동에 중독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메스컴에서도 건강 염려증으로 인한 지나친 운동을 자제하라고 지적하는 것을 봤습니다. 건강에 대해 성경적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해야 할까요?
A)인간이 건강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인간의 타락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만일 인간이 타락하지 않고 하나님이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신 후 “심히 좋았더라”라고 선언 하셨던 당시의 상태 그대로 유지해 왔다면, 건강에 관한 관심이 오늘날처럼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타락했고 그 이후 상황은 이전과는 매우 달라졌습니다. 타락 이후 인간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지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고, 인간들과 관계가 원활하지 않음으로 인해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으며 자연과의 관계도 깨어져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되자 또 다른 스트레스 군이 추가되었습니다. 심각하게 뒤틀린 관계 안에서 영혼 곧 마음은 병들게 되었고, 영혼이 병들자 영혼과 긴밀히 연관된 몸도 타격을 받아 망가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타락 이후 인간은 완전한 환경인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척박한 환경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이 환경은 노아의 홍수가 지나가고 난 이후에는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홍수 전에 지구를 감싸고 있던 수증기층이 모두 비로 쏟아져 내린 후, 지구의 하늘이 뻥 뚫리게 된 것입니다.
하늘이 뚫리자 이전에는 수증기층에 의하여 차단됐던 방사선을 비롯한 우주선들이 대기를 뚫고 지표면에까지 닿게 되었고, 이 해로운 우주선들은 지구 환경을 더 급속하게 악화시켰다고 추정됩니다.
어느 지역은 사막이 되고 또 어느 지역은 빙하가 되어 이런 지역에서는 사람의 생존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그 결과 노아 홍수 이전에는 1000년 가까이 유지되던 인간의 수명이 홍수 이후에는 100년 단위로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수명의 급격한 감소는 몸에 질병이 찾아오고 노화가 앞당겨지는 등의 신체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른 건강 유지법
타락한 이후에 인간에게 찾아온 이와 같은 마음과 몸의 병을 그대로 두고는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이 상황을 아는 하나님은 병을 치유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대책에는 두 방향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나는 특별은총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은총입니다.
1)특별은총은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간의 관계를 깨뜨림으로써 마음에 큰 스트레스를 주고 그 결과 몸까지 병들게 한 주범인 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 죄의 문제는 구속사건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나님은 독생자를 이 세상에 보내시고 모든 인류의 죄를 대신 지고 십자가에서 죽게 하셨다가 죄와 사망의 권세를 이기게 하시고 부활시키셨으며 그를 믿는 자들은 죄와 사망의 세력으로부터 해방시켰습니다.
“육체의 연단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딤전4:8)라는 말씀은 구속사건을 중심에 둔 영적 훈련이 마음뿐만 아니라 몸의 건강까지 포함하는 전인적 건강의 토대가 된다는 뜻입니다.
2)일반은총은 마음에 찾아온 스트레스와 몸에 찾아온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하나님이 마련하신 장치를 가리킵니다. 이 장치들 가운데 핵심은 의술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의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재능을 주셔서 인간의 몸과 물질의 속성에 관해 연구하게 하셨습니다. 이 연구를 활용해 신체적인 건강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 참여하는 것을 뜻합니다.
인간이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건이 범사에 유익하다는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신실한 영적 훈련을 통해 죄 문제를 해결하여 하나님과의 관게를 비롯한 모든 관계를 회복하고 미음의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특별은총 차원의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터전 위에서 육체적으로 약간의 유익을 주는 몸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일반은총적인 노력을 성실하게 하는 것이 바른 건강 유지법입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건강의 한계
하나님은 현세 안에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건강한 삶에 일정한 한계를 설정해 주셨고, 인간이 이 한계를 넘는 것을 허락치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마음과 몸의 완전한 전인적인 구원을 재림의 날까지 미루어 두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이 한계는 하나님이 정하신 구속의 질서로서 인간은 이 질서를 넘어서거나 거스르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이 한계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모습으로 구체화 되었습니다.
1)하나님은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였을 때 속사람은 죄의 세력으로부터 해방시켰으나 겉 사람의 영역에는 죄의 잔재를 남겨주심으로써 이를 극복하기 위한 영적인 싸움을 재림의 날까지 계속하도록 하셨습니다. 계속되는 죄와의 싸움이 백성들을 힘들게 하지만 이 과정이 성화의 과정에 유익하다고 하나님은 판단하신 것입니다. 인간의 죄의 잔재를 완전히 극복할 때까지 투쟁해야 하지만, 현세에서 자신의 노력으로 완전한 성화의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완전주의에 뺘져서는 안 됩니다. 기독교인은 지나간 일은 잊고 하나님이 보여주신 푯대를 향하여 부단히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2)하나님은 몸의 질병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것을 재림의 때까지 미루어 두셨습니다.
따라서 인간이 의술을 비롯한 일반은총의 모든 장치를 동원해 노력하더라도 재림의 날까지 인간에게는 여전히 극복되지 않는 질병이 남아 있을 것이며 인간의 몸은 점차 노화되어 갈 것이고 결국 육체적인 죽음을 맞이할 것입니다. 재림의 날까지 집착적인 태도로 모든 질병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을 도모하거나 노화를 막으려고 하거나 육체적 죽음을 피해 가려고 하는 시도는 성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질서를 거스르는 죄가 됩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건강
그러면 하나님이 허락하신 건강에 관한 관심과 건강에 관한 집착을 구별시켜 주는 경계선은 무엇일까요? 그 경계선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리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먹거리의 경우에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의 식사용으로 섭취하고 있는 음식의 수준에서 크게 이탈한 ‘특별한’ 음식에 집착하는 것은 건강에 대한 정당한 관심이 아니라 건강에 대한 집착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산해진미가 아닌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고 하신 주님의 권고를 받아들여 이런 수준의 일용할 양식의 식사로 자족하는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른바 미식가들이 추구하는 고급 음식을 특별한 날에 예외적으로 섭취하지 않고, 주식으로 날마다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음식은 대체로 고단백식품이거나 기름기가 많은 육류인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런 음식이 다양한 성인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건강보조식품은 검증되지 않은 것일 경우가 많은데 검중됐다 하더라도 영양 과잉 섭취의 원인이 되어 오히려 몸을 더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2)몸을 보신해 주는 먹거리나 과도하게 운동에 집착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노화되어가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를 두려워하고 젊음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갈망 때문입니다. 그 갈망의 이유 가운데에는 나이든 이후에도 젊은이들처럼 성관계를 오랫동안 누려 보려고 하거나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특별한 먹거리가 오히려 몸을 망가뜨릴 수 있는 것처럼 과도한 운동도 몸을 망가뜨릴 위험이 있습니다.
인간이 나이가 들어 노화의 과정이 진행되는 것은 하나님이 정해주신 거스를 수 없는 질서라는 분명한 인식하에 마음을 열고 그 과정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알맞게 식사량이나 운동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성적인 욕망이 줄어 들어가는 현실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이에 맞는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60대에 들어서서도 20대와 똑같은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선 몸이 감당하지 못합니다. 60대가 되면 신체적인 성관계보다 서로 함께 하는 건실한 취미생활이나 정겨운 대화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사랑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포기할 것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그 나이에 맞는 삶의 아름다움과 기쁨과 의무를 새롭게 발견해 나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3)의료적인 상식을 넘어서는 질병치료 방식을 경계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몸의 장기도 하나씩 망가지고 장기의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물론 적절한 음식 섭취와 적당한 운동으로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기 몸의 작은 부분이라도 망가질 조짐이 보이면 참지 못하고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면서 무리하게 진료를 받고자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기독교인은 몸의 건강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몸의 건강을 최상의 가치로 간주되는 유물론적 태도이자 우상숭배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과 몸과 마음에 오히려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건강에 대한 기독교인의 관심에도 적절한 절제가 있어야 합니다. 영적인 훈련을 통해 마음의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평범한 음식섭취와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와 동시에 몸의 기능이 저하되어 가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나이에 맞는 삶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되 무리한 치료를 절제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상원 목사의 “목회자와 성도의 고민”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