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파우 병원을 나와 가우디의 최고 걸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가족 성당으로 이동하였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가족 성당..
바티칸의 산 피에트로 대성당에 큰 감명을 받고 돌아온 바르셀로나의 한 출판업자가 바르셀로나만의 대성당을 짓자는 운동을 벌여 시민 모금이 시작되었다. 1882년 가우디의 스승이었던 비야르(F. de P. Villar)가 좋은 뜻에 동참하여 무보수로 성당 건설을 시작했지만 무조건 싸게 지으려고만 하는 교구에 질려 1년 만에 포기하고 자신의 제자였던 가우디를 후임자로 추천하였다. 젊은 건축가에게 맡기면 공사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는 교구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가우디가 공사를 맡았을 때 그의 나이는 31세였는데, 그는 비야르가 설계한 초기의 디자인을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면서 그때부터 죽는 날까지 43년간 이 공사에 남은 인생을 모두 바쳤다. 그는 공사 현장에서 직접 인부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설계도를 그려 나갔고, 마지막 10년 동안은 아예 작업실을 현장으로 옮겨 인부들과 함께 숙식하면서까지 성당 건축에 몰입했다. 그러나 1926년 불의의 사고로 그는 결국 성당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그의 유해는 자신이 지은 이 성당의 지하 납골묘에 안장되었다. 원래 이 납골묘에는 성인이나 왕족의 유해만 안치될 수 있는데, 로마 교황청에서 그의 신앙심과 업적을 높이 사서 허가해 준 것이다.
탄생의 파사드 부분..
그의 사후, 스페인 내전 과정에서 설계 도면이 불에 타 사라져 공사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의 정신을 계승한 후배 건축가들의 기술적 연구를 바탕으로 성당의 건축은 계속되었다. 오로지 기부금과 입장료 수입만으로 공사 비용을 충당하고 있어 착공된 지 130년이 넘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언제 완공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는 총 3개의 파사드(건축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가 있는데, 각각 ‘예수 탄생’, ‘예수 수난’, ‘예수 영광’을 주제로 설계되었고, 이 중 ‘예수 탄생’의 파사드는 가우디가 생전에 직접 완성시킨 것이다. ‘예수 수난’ 파사드는 1976년에 완공되었고, 마지막 남은 ‘예수 영광’ 파사드는 아직 착공도 하지 않은 상태이다. 3개의 파사드 위에는 열두 제자를 상징하는 12개의 종탑이 세워지고, 중앙에는 예수를 상징하는 거대한 탑이 세워질 계획인데, 현재까지는 8개의 종탑만 완공되었다.
수난의 파사드는 예수 그리스도가 수난을 받은 사건들을 형상화한 것으로 인물들은 실제 사람들을 대상으로 약 10시간에 걸쳐 형을 떠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린아이의 경우 조산원에서 죽은 아이들의 형을 떠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조산원에서 반대를 했으나 가우디의 설득(지금은 아이들이 죽었지만 완성이 된 후에는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에 따라 죽은 아이들을 제공했다고 한다. 가우디의 열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수난의 파사드 부분..
좌측이 영광의 파사드, 우측이 탄생의 파사드 부분..
파밀리 성당입장권은 인터넷 예약(성인 26유로/경로 21유로)만 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사진을 제대로 찍으려면 예수탄생 앞의 공원 뒤쪽 저수지에서 찍어야 되는데 이날은 바람이 불어 호수에 투영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우측 사진이 있는 곳이 포토 명당으로 성 파밀리아 건물 전체가 나오고, 바람이 없으면 연못에 비친 성당 건물을 볼 수 있다..
내부는 마치 숲 속에 와 있는 것처럼 나무와 꽃들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기존의 성당이나 교회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고,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아름답게 빛난다. 내부가 다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미사를 여는 데는 지장이 없는 수준이 되어 가고 있다. 종탑은 걸어서 오르거나 유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를 수 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바르셀로나 풍경도 인상적이다. 날이 좋으면 먼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예수 수난’ 파사드 화장실 방향에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건축 과정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이 있으니 시간 여유가 있다면 놓치지 말자.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하루 종일 줄이 줄지 않을 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찾기 때문에 가능하면 오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
지하예배당으로 미사시간에만 개방한다고 한다..
현장에서 성당내부 입장권을 인터넷으로 예매한 후 17시 시간에 맞추어 입장을 하니 서쪽의 붉은 색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석양빛이 너무 화사한 느낌이 들었다. 동쪽은 푸른빛과 녹색 빛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배치하여 동트는 새벽을 상징하고 있었다. 고개를 완전히 젖혀야 볼 수 있는 둥근 천장은 나무처럼 생긴 커다란 기둥이 떠받치고 있고 천장은 다른 성당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별을 닮은 무늬로 장식되어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면 성당 제작에 관련된 자료들과 축소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서쪽의 붉은 색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석양빛이 너무 화사한 느낌이 들었다/붉은빛은 죽음과 선교를 의미하고.
동쪽은 푸른 빛과 녹색 빛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배치하여 동트는 새벽을 상징하고 있다/희망과 탄생을 의미한다.
둥근 천장은 나무처럼 생긴 커다란 기둥이 떠받치고 있다..
영광의 파사드 출입문에 있는 주님의 기도이며 50여 국가의 언어로 되어 있으며, 한국어도 들어 있다..
가우디가 사망했을 당시에는 동쪽 파사드(Facade·건물의 전면) 등 전체 계획의 4분의 1 정도만 완성된 상태였다. 나머지 부분은 가우디의 제자 도메넥 수그라네스 등이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진행 중이었는데 그마저도 1936년 스페인 내전 중 일부가 파괴됐고 이때 현장에 있던 설계안과 사진, 석고 모형도 함께 불타버렸다. 이 때문에 가우디가 직접 완성한 '탄생의 파사드(Nativity Facade)'를 제외한 나머지 외관은 후대 건축가들이 가우디가 남긴 자료를 복원·재해석해 현대적으로 설계했다.
후대 건축가들이 설계 제작한 작품들..
예수님이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 십자가에 못밖힌 모습..
지하로 내려가면 성당 제작에 관련된 자료들과 축소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모형을 제작하여 실제에 적용했다고 한다..
실내 투어를 마치고 바깥으로 나오니 어두워졌네요..
오늘 하루 가우디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가우디의 천재성과 열정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고
다시 한번 이 멋진 추억을 견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 1882년 착공한 성당이 완공되면 그동안 순수하게 방문객 입장료와 기부금만으로 지은 만큼 1년간은 대중에게 무료 개방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