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有子曰 信近於義 言可復也 恭近於禮 遠恥辱也 因不失其親 亦可宗也 유자가 말하길, “약속함이 의에 가까우면, 그 말을 실천할 수 있고, 공경함이 예에 가까우면 치욕을 멀리할 수 있고, 의탁함에 그 친할 만한 사람을 잃지 않고 의탁하면, 역시 그들이 도와 종주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信, 約信也. 義者, 事之宜也. 復, 踐言也. 신이란 맺어서 믿음으로 삼는 것, 즉 약속이다. 의란 일의 마땅함이다. 復이란 말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慶源輔氏曰 此信字本是約信 若只是誠信之信 則信是實理 豈有不近義者哉 경원보씨가 말하길, “여기서 信자는 본래 맺어서 믿음으로 삼는 것, 즉 약속이다. 만약 그저 정성스럽고 미덥다는 것의 信이라면, 信은 곧 실제적인 이치이니, 어찌 義에 가깝지 않은 것이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勉齋黃氏曰 以實之謂信 事之已見而以其實者也 約信與人期約而求其實者也 면재황씨가 말하길, “진실로써 하는 것(以實)을 일컬어 信이라고 하는데, 일이 이미 드러나 있으면 그 실체로써 한다는 것이다. 約信이란 남과 더불어 기약하고서 그 실행을 추구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汪氏炎昶曰 曲禮云 約信曰誓 約信二字本此 왕씨 염창이 말하길, “예기 곡례에 이르길, 約信은 맹세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였으니, 約信 이 두 글자는 여기에 뿌리를 둔 것이다.”라고 하였다. |
3 | 因, 猶依也. 宗, 猶主也. 言約信而合其宜, 則言必可踐矣. 致恭而中其節, 則能遠恥辱矣. 所依者不失其可親之人, 則亦可以宗而主之矣. 此言人之言行交際, 皆當謹之於始而慮其所終, 不然, 則因仍苟且之間, 將有不勝其自失之悔者矣. 因은 의탁함과 같다. 宗은 주인으로 삼는 것과 같다. 약속을 하되 그것이 마땅함에 부합하면, 말은 반드시 실천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공경을 지극히 하되 그것이 절도에 맞으면, 치욕을 멀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의탁하는 자가 그가 친할 만한 사람을 잃지 않으면, 그들이 의탁하는 자를 높여서 종주로 삼아줄 것이다. 이것은 사람이 말하고 행동하며 교제하는 중에 모두 마땅히 처음을 삼가 행하되 끝도 조심해야 하니, 그렇지 않으면 옛날처럼 그럭저럭 구차하게 지내는 사이에 장차 스스로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후회를 이기지 못함이 있을 것이란 말이다.
朱子曰 此言謹始之意 始初與人約 便須思量 他日行得方可 諾之若不度於義輕諾之 他日言不可復 便害信也 주자가 말하길, “여기서는 처음을 삼가라는 뜻을 말한 것이니, 시초에 남과 더불어 약속을 할 적에는 모름지기 생각하고 헤아려야만, 다른 날에 행하는 것이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승낙함에 있어 만약 의로움을 헤아리지 않고서 가볍게 승낙해버린다면, 다른 날에 그 말을 실천할 수 없게 될 것이니, 이는 곧 신뢰를 해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如今人與人要約 當於未言之前 先度其事之合義與不合義 合義則言 不合義則不言 言之則其言必可踐而行之矣 今不先度其事 且鶻突恁地說了 到期日却說這事不義 不做 則是言之不可踐也 言而不踐 則是不信 踐其所言 人是不義 是不先度之故 지금 사람이 남과 약속을 하려면, 마땅히 말하기 전에, 먼저 그 일이 義에 부합하느냐 義에 부합하지 않느냐를 헤아려서, 義에 부합하면 말하고, 義에 부합하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야 한다. 말을 하였다면, 그 말은 반드시 밟아서 행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먼저 그 일을 헤아리지 않고서 또한 모호하게(鶻突: 흐릿함) 이렇게 말해버렸다가, 기약한 날이 되어서는 도리어 이 일이 의롭지 못하다고 말하면서 하지 않는다면, 곧 이는 말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다. 말을 했으면서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이는 미덥지 못한 것이고, 자기가 말한 바를 실천하면, 이는 사람이 의롭지 못한 것이니, 이는 먼저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朱子曰 恭只是低頭唱喏時 便看近禮不近禮 주자가 말하길, “恭은 그저 고개를 숙여서 예라고 말할 때, 즉시 禮에 가까운지 禮에 가깝지 않은지 볼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如見尊長而拜 禮也 我却不拜被詰 問 則無以答 這便是爲人所恥辱 有一般人不當拜而拜之 便是諂諛 這則可恥可辱者在我矣 예컨대 지위가 높고 나이 많은 사람을 보고서 절을 하는 것은 禮다. 그러나 내가 도리어 절을 하지 않아 힐난을 받고, 그 이유를 묻는다면, 대답할 수가 없으니, 이것은 바로 남에게 치욕을 당하는 것이다. 일반사람들은 절하지 않아야 마땅함에도 내가 절하는 경우가 있다면, 이것은 바로 아첨하는 것이니, 이런 경우에는 부끄러워할 만한 것이 나에게 있는 것이다.
近猶合也 古人下字寬亦大綱說 雖未盡合禮義 亦已近禮義了 近은 부합한다는 것과 같다. 옛사람은 글자를 골라 쓸 때, 너그럽고 또한 대강 말하였다. 비록 모두 다 禮義에 부합하지 않을지라도, 또한 이미 禮義에 가깝다는 것이다.
恭凡致敬 皆恭也 禮則辨其異 若與上大夫接而用下大夫之恭 是不及也 與下大夫接而用上大夫之恭 是過也 過與不及 必取辱矣 恭은 무릇 敬을 지극하게 하는 것이니, 모두 恭이다. 禮는 그 다름을 분별하는 것이니, 만약 상대부와 접촉하면서 하대부에 대한 恭을 사용하면, 이는 미치지 못한 것이고, 하대부와 접촉하면서 상대부에 대한 恭을 사용하면, 이는 지나친 것이다. 지나침과 못 미침은 반드시 치욕을 받게 되는 것이다.
雙峯饒氏曰 有子氣象從容 辭不迫 切於禮義 皆以近言 集註恐其寬緩 故直以合義中節言之 不用其辭而用其意也 쌍봉요씨가 말하길, “유자는 기상이 조용하고 말이 급박하지 않았으므로, 禮義에 절실한 것을 모두 가깝다고 말하였다. 집주는 그것이 너무 너그럽고 느슨할까 걱정하였기 때문에, 직접 義에 부합하고 節度에 들어맞는다고 말하였으니, 이는 그 말은 쓰지 않으면서도 그 뜻을 쓰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朱子曰 因之爲依 勢敵而交淺 如先主之依劉表 是也 宗之爲主 彼尊我賤而以之爲歸 如孔子之於司城貞子遽伯玉顔讎由 是也 依失其親 若未甚害 所宗而失其親 其害大矣 然今日依之 則後日有時而宗之 是以君子之有所因也必求 不失其親焉 則異日亦可宗主之矣 주자가 말하길, “因을 의탁한다고 풀이한 것은 세력이 대등하면서 사귐이 얕기 때문이니, 예컨대 선주 유비가 유표에게 의탁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宗을 주인으로 삼는다고 풀이한 것은, 저 사람은 존귀하고 나는 비천하면서 그를 돌아갈 곳으로 삼기 때문이니, 예컨대 공자가 司城貞子나 遽伯玉, 顔讎由에 대한 경우가 바로 이런 것이다. 의탁하면서 그 친할 만한 사람을 잃는 것을 만약 심하게 해가 되지 않다고 한다면, 종주로 삼으면서 그 친할 만한 사람을 잃는 것은 그 해로움이 큰 것이다. 그러나 오늘 그에게 의탁하였다면, 후일에 그를 주인으로 삼을 때도 있으니, 이런 까닭으로 군자는 의탁하는 바가 있음을 반드시 추구하는 것이다. 여기서 그 친할 만한 사람을 잃지 않는다면, 다른 날에 또한 그를 종주로 삼을 수도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因如因徐辟之因 因猶傍也 親又較厚 宗則宗主之 又較重 當時羈旅之臣所至 必有主 須於其初審其可親者 從而主之 可也 因은 因徐辟(서벽을 기대어, 서벽을 통하여)의 因과 같고, 因은 傍과 같은 것이니, 가까이하고 또한 비교적 두터운 것이다. 宗이란 종주로 삼는다는 것이니, 또한 비교적 무겁다. 당시에 羈旅之臣(말고삐를 잡고 여행하는 신하, 떠돌이 신하, 뜨내기 신하)이 이르는 곳에는 반드시 종주가 있었으니, 모름지기 처음에 그가 가까이할만한 사람인지 살펴서, 마침내(從而) 주인으로 삼는 것이 옳은 것이다.
問恐言是約信 行是致恭 交際是依人 朱子曰 大綱如此 皆交際也 言可復便是行 누군가 묻기를, “아마도 말은 約信(약속)이고, 행함은 恭을 지극히 함이며, 교제는 남에게 의탁함이 아닐까요?”라고 하였다. 주자가 말하길, “대강은 이와 같으니, 모두 다 교제인 것이다. 말을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실행한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此章須用兩截看 上一截 信近義恭近禮因不失親 是交際之初合下便思慮到底 下一截 言可復遠恥辱亦可宗 是久後無弊之效 當初便當思量到無弊處 이 장은 모름지기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보아야 하는데, 위의 한 부분은 ‘약속이 의에 가깝고 恭이 예에 가까우며 의탁함에 그 친할 만한 사람을 잃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는 교제하는 처음에 본래부터(合下) 곧 끝까지(到底) 思慮해야 한다. 아래의 한 부분은 ‘말을 실행할 수 있으면 치욕을 멀리하고, 또한 종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오래 지난 후에 폐단이 없는 효과이니, 당초에 곧바로 폐단이 없는 곳까지 생각하고 헤아려야 마땅한 것이다.
問注因仍苟且 曰 因仍與苟且一樣字 因仍猶因循 苟且是且恁地做一般 누군가 주석의 因仍苟且에 대하여 물었다. 말하길, “因仍과 苟且는 같은 글자이니, 因仍은 바탕으로 하고 따른다는 것과 같다. 苟且는 또 다시 이렇게 행한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雲峯胡氏曰 此章皆謹始之意 與其悔於終 孰若謹之於始 운봉호씨가 말하길, “이 장은 모두 처음을 삼가 신중히 하라는 뜻이다. 끝에 후회하는 것이 어찌 처음에 삼가 신중히 하는 것만 하겠는가?”라고 하였다.
東陽許氏曰 約言必合於事之宜 防其過也 致恭必中於禮之節 無過不及也 因不失親 擇交之道也 上兩節 欲明理 下一節 要知人 則皆無失 上兩節 言行是修己之事 因親是知人之事 三者皆明理者能之 三事各開看 非相因之辭 동양허씨가 말하길, “약속한 말은 반드시 일의 마땅함에 부합해야만 그 지나침을 방지할 수 있고, 恭을 지극히 함은 반드시 禮의 절도에 들어맞아야만 지나침과 못 미침이 없는 것이다. 남에게 의탁함에 있어 친할 만한 사람을 잃지 않는 것은 가려서 사귀는 道이다. 위의 두 절은 이치를 밝히고자 한 것이고, 아래의 한 절은 사람을 알려고 한 것이니, 그렇다면 모두 잘못함이 없을 것이다. 위의 두 절의 言行은 자신을 수양하는 일이고, 의탁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은 남을 아는 일이니, 3가지 모두 이치에 밝은 사람이 능히 해낼 수 있는 것이다. 세 가지 일은 각자 나누어서 살펴보아야 할 것이지, 서로 원인이 되는(서로 연결된) 말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