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서.
저는 인문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상하게 철학에 관심이 많았고 나이가 들어서도 인문학 책을 자주 읽는 편입니다. 요즘엔 쇼펜하우어가 인기죠.
그래서 11월 16일에 주임신부님께서 강의해주신 내용이 참 좋았습니다. 저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관한 내용인가 싶었는데 그야말로 ‘나’의 존재에 대한(제가 참 좋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말보단 글로 표현하는 게 그나마 나은 사람인데, 신부님을 보면 참 글도 잘 쓰시고, 말씀도 잘하시고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신부님께서 하셨던 강연을 들어보면, 동양 철학과 우리의 신앙에 대해 이해가 되는 말로 설명해 주셨고, 한국의 역사 안에서도 하느님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강의도 그랬죠. 요즘엔 ‘나’에 대한 인문학 책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많이 읽고 또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나의 어린 시절 슬픔과 좌절, 부정적이었던 무의식을 되짚어 생각하고 아픔을 꺼내어 되뇌는 게 과연 옳은 일 일까. 오히려 자기 연민에 빠지는 길 아닐까? 어린 나를 찾아 위로해주고 쓰다듬어 주는 일이 나를 사랑하는 길이 될까?
그런데 신부님 강연을 듣고 어린 나를 위로해주는 게 결코 잘못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맞아요. 머리로는 잘 알고 이성적으로도 이해하는 부분을 제 감정과 내면은 깊이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입니다.
눈물 버튼인 어떤 순간을 만나는 게 힘겨운 건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이미 치유되었다 자만한 것일 지도요!
그래서 더욱 더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고 내 안의 슬펐던 ‘나’를 찾아가 위로해주고 쓰다듬어주려고 합니다. 이제는 그래도 될 것 같아요. 계속해서 꺼내어 다독여주고 반창고 발라줘서 진정으로 치유되길 바랍니다.
그러니 신부님, 이런 강연 계속해주세요!!
하느님 말씀도 좋고 인문학도 좋습니다. 이러한 사유를 계속할 수 있도록 시간 내어주신다면 언제든 듣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돈 내고 들어야 하는 강의를 매번 신자들에게 무료로 들려주셔서요. 너무 좋은 강연이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김기훈 세실리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