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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장,
태민은 지수가 도착할 시간 쯤 된다고 생각하고 회사 현관 앞에 나와 지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태민의 계산대로 오래 기다리지 않아 지수의 작은 승용차가 들어서는 것이 보인다.
지수의 차가 멈추자 태민은 지수가 차에서 내리기를 기다리며 바라본다.
지수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태민을 보자 미안한 마음에 송구스럽다.
“제가 많이 늦은 모양이네요.”
“아니요.
미스고에게 보여줄 것이 있어 기다리고 있었소.
이리
와 보시오.“
태민은 흰색 중형 승용차가 있는 곳으로 간다.
“자,
이것을 받아요.”
태민은 차의 열쇠를 내 민다.
“이건?”
“그렇소!
미스고가 타고 다니는 차가 오래 되었고 이제는 어울리지 않소.“
“사장님!
아직도 탈만 합니다.“
“이제 미스고는 자신만을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나를 생각하고 미스고 자신을 아껴야 해요.
어서 타 봐요.“
지수는 차의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본다.
참으로 승차감이 좋고 넓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소?
이제 이차가 미스고 차요.
저
차에 있는 미스고의 물건을 이리 옮겨 오시오.“
지수는 자신이 타고 다니던 차에서 소지품을 옮겨 온다.
“우리
시승식을 해야 하지 않소?”
태민은 운전석 옆 좌석에 앉는다.
지수는 잠시 차와 태민을 바라보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건다.
차는 참으로 유연하게 출발을 한다.
“미스고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 보시오.”
“제가 갈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어디로
가라고 지시를 해 주세요.“
”그럼 조금 야외로 나가서 근사한 저녁이라도 먹읍시다.
우선
팔당 쪽으로 가 보시오.“
지수는 태민의 지시대로 팔당 쪽으로 차선을 잡는다.
“어떻소?
지금까지
타고 다녔던 차와는 많이 다르지 않소?”
“네!
승차감도 매우 뛰어나고 핸들 역시 아주 부드럽고 경쾌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동안 그런 것을 신경을 써주지 못해서 미안하오.
너무 힘든 일들이 일어나다 보니 미스고에 대한 신경을 전혀 써주질 못했소.
이제는
한 가족처럼 그렇게 생각하고 서로 배려해 주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장님!
제게 너무 잘해 주시지 마세요.
너무 죄송스럽고 부담이 되는 것만 같습니다.“
“허허허........
부담이 될 것이 뭐요?
미스고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모두 나를 위해서가 아니요?
그런
미스고의 불편함을 내가 모른 척한다는 것이 말이 되오?“
”...............................“
지수는 무엇이라고 대답할 말이 없었다.
조금씩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시는 것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는 것인지 모르는 일이었다.
지수는 아무런 말도 없이 운전을 해 나간다.
“운전을 아주 잘 하는군!
침착하고
차분하게 아주 잘 하고 있소.“
태민은 처음으로 지수가 운전하는 차를 타면서 내심 조금은 불안하기도 했던 마음이었으나 지수가 하는 운전을 보고 안심을 한다.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많은 차량들이 밀려 생각대로 차가 잘 나가지 못하고 밀려있었다.
그러나 태민은 바쁜 마음도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주말인 것이다.
태민이 휴대폰이 울린다.
태민은 로라의 전화인 것을 확인한다.
“응, 나야!”
“어떻게
된 거야?
전화를 해 주기로 해 놓고 아무런 연락이 없으니 어떻게 된 것이야?”
“그렇군!
헌데, 지금 손님하고 지방을 내려가는 차 안이라서 자세한 말을 하지 못하겠다.
내일
내가 전화를 할게!“
로라의 대답도 듣지 않고 전화를 끊는다.
“공연히 저 때문에 중요한 약속을 어기시는 것이 아닌가요?”
“아니요!
친구인데
내가 연락을 해 놓기로 하고 하지 않았소.“
”저 때문에.........“
“미스고!
미스고의 일도 내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아시오?
내 삶에서 지금 미스고만큼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 없소.“
“사장님!
저는
보잘것없는 가정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말을 하지 마시오.
미스고도 엄연하게 내 직원이고 더구나 한솥밥을 먹는 가족이오.
내가
입는 것 먹는 것 잠을 자는 것 모두 미스고의 손에 달렸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부터 그 어떤 직원들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고
그런 사람을 그대로 무신경하게 둘 수 없는 일이 아니오?“
”그렇게까지
생각을 해 주시는 사장님께 참으로 고마운 마음입니다.“
지수는 더 이상 다른 할 말이 없었다.
팔당을 조금 지나 강변을 끼고 많은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곳이 나타난다.
그러나 태민은 그곳을 지나 양수리 쪽으로 더 가다가 조금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는 이태리식 전통 레스토랑으로 들어간다.
주말이라 그런지 제법 많은 손님들이 실내를 채우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다행히 막 일어서 나가는 창가 쪽의 테이블을 차지할 수가 있었다.
“이런 곳에 가끔 와 보았소?”
“아닙니다.
별로 와 볼 기회가 없어서...........“
태민은 음식을 주문한다.
“내가 마음대로 주문을 해서 미안하오.”
“전 이런 곳에서 아는 것이 없는걸요.”
“미스고가 이제 스물여섯이 된 건가?”
“네!”
“우리 집에 스물한 살에 왔던가?”
“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그해 봄이 가기 전에 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만 오년이 넘었군!
그동안 미스고에 대해서 내가 너무 무심하게 지낸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고 그리고 나를 잘 부탁한다는 뜻에서 이렇게 시간을 마련한 것이오.“
“사장님!
저는 최선을 다해서 제 임무에 충실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미스고처럼 그렇게 내 일같이 생각해서 해 내는 사람이 어디 있겠소?
더구나 안주인이 없는 집에 내일처럼 일을 해 주는 사람이 없다고 봐야
하지요.
그런 점에서 나는 참으로 인복이 많은 사람 같소.“
태민은 자신이 참으로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한다.
처음 로라를 만나 많은 도움을 받고 아내를 만나 참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유승재의 도움으로 사업은 성장을 하고 있으면서 경제적인 것에서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아내가 떠나기 전부터 미스고가 함께 생활을 했지만 이렇게 자신만을 위해 모든 정성과 최선을 다하며 생활을 맡아 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다.
그 모든 것에서 너무 완벽해서 신이 질투를 한 모양이다.
그래서 아내와 아들을 자신의 곁에서 데려간 모양이라고 생각하면서 태민은 스스로의 외로움을 달랜다.
아직은 재혼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태민이다.
이제 아내가 집을 떠난 것이 반년이 조금 넘는 세월이다.
아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행여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것이 바로 태민의 가슴속 마음이다.
다음날 태민은 로라와 잠시 점심을 함께 한다.
“너하고
식사 한 끼 하기 참으로 힘들다.”
로라는 만나자 마자 불평을 한다.
“사업이라는 것이 생각지도 않는 변수가 있게 마련이잖아?”
“그래!
알았으니 오늘은 나에게도 시간을 좀 줘!“
“왜?
무슨
특별한 날인가?”
“특별한
날이라야만 너하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니?”
“아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점심을 먹고 나서 로라는 잠시 드라이브를 하자고 제안을 한다.
태민은 로라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함께 드라이브를 나선다.
서울 도심을 벗어나 춘천가도를 향해서 달린다.
“이렇게 나오니 가슴이 다 시원해!”
로라는 차창을 열고 바람을 가슴 깊숙이 들여 마신다.
“왜 그래?
요즘
무슨 일이 있었어?“
태민은 운전을 하면서 로라의 행동을 주시한다.
“무슨 일은?
잠시 이 강가 어디에서 좀 쉬자.“
태민은 물가 가까운 곳에 차를 세운다.
“이사장!
우리 한데 합치자.“
로라의 갑작스러운 말이다.
태민은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잠시 생각한다.
“내 말을 못 알아들어?”
“지금 네 말은 우리 함께 살자는 말이니?”
“응!
다른 곳에서 재혼 상대를 찾을 필요가 어디 있어?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는데.“
“에이, 그런 말은 농담이라도 하지 마!
너하고 난 그냥 친구일 뿐이야!“
태민은 로라의 말을 가볍게 받아 넘기려한다.
“이태민!
내 말을 가볍게 들으려 하지 마!
우리가 서로 알고 지낸 것이 세월이 얼마인줄 알아?
이십여 년이 넘는 오랜 세월이야!“
“로라!
그래, 우리가 참으로 오랜 세월 변하지 않고 지켜온 우정이다.
그런 오랜 우정을 이런 이성의 감정으로 퇴색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넌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않니?”
“그래, 너하고는 우정일 뿐이야!
사랑하고는 다른 감정의 우정, 그것뿐이야!“
태민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말을 한다.
“태민아!
잘 생각해봐!
우리 오래전부터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니가 하고.
난 너를 오래전부터 사랑하고 있었어!“
“아냐!
그건 바로 네 착각일 뿐이야!
로라!
우리의 이 우정을 퇴색시키지 말고 곱게 간직했으면 한다.
너하고는 참으로 좋은 우정을 간직하고 싶다.“
“.............................”
로라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다.
이제 태민을 더 이상 다른 여자의 품에 빼앗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로라로서는 태민의 마음을 잡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것은 자신의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로라는 성급하게 하지 않으리라 다짐을 한다.
아직은 태민에게 다른 여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기미도 보이지 않기에 조금씩 태민의 마음을 자신에게로 돌아서기를 기다리기로 한다.
“그래!
그러나 나도 여자거든!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음을 넌 알지 못했다고 말할 수 없을 거야!“
“그만 가자!”
태민은 로라의 말을 더 이상 들은 척을 하지 않고 차를 출발시킨다.
그리고 더 이상의 드라이브가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서울로 방향을 돌려 되돌아온다.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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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로라와 지수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네?
굿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희망이 없어지네
잘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요
우정이 금이가겠네요
즐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