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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한량
 
 
 
카페 게시글
국궁 활쏘기 스크랩 아무리 좋은 활도 삼합(三合)이 이루어져야 명기가 된다.
알로하 추천 0 조회 35 10.12.24 10:4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아무리 좋은 활도 삼합(三合)이 이루어져야 명기가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어깨에 힘이 빠지면서 활을 당길 수가 없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활만 내고나면 왼쪽 어깨에 심한 근육통이 왔다.

 

급기야 잠자리가 불편해지고 자고나면 등 한 복판이 깨어져 나갈듯 통증이 왔다.

 

활을 내기가 점점 힘들어져 갔다.

 

 

 

 

사흘을 쉬고 다시 활터에 나갔다.

 

첫 순은 그럭저럭 쏠만한데 다시 통증이 재발했다.

 

그동안 쓰던 48파운드의 가야궁을 두고 전에 쓰던 46파운드 송무궁으로 바꾸어 보았다.

 

처음에는 그럭저럭 될 것 같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급격하게 사거리가 짧아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정신을 차려 당겨도 여전히 거리는 더 줄어들 뿐 회복이 되지 않았다.

 

 

 

 

내게 큰 활 병이 생긴 것인가?

 

정형외과에서 10여 일간 치료를 했지만 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달력을 보니 그새 나는 시름시름 두 달째 고생하고 있었다.

 

평 4중에 가까운 의기양양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점차 초라해진 내 모습만 보이기 시작했다.

 

 

 

 

활에 문제가 있는지 내 쏨 세에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가 없었다.

 

젊은 사우가 쓰던 45파운드 가야궁(장장궁)을 빌려 내 보았다.

 

그렇게 힘든 활은 아니었지만 활이 너무 잘 차니 표가 과녁을 벗어나야만 했다.

 

그보다 한 치수 아래인 가야궁 44파운드(장궁)를 빌려 다시 내 보았다.

 

역시 표가 관아래 땅을 보고 쏘아야 관중이 되어 진다.

 

마침 옆에 있던 여무사가 쏘던 가야궁43파운드(중궁)를 빌려 내 보았다.

 

표가 홍심아래에 잡히고 활쏘기가 한결 편해지면서 몰기가 나왔다.

 

 

 

 

활을 내고 난 다음에 따르던 통증의 맛이 약간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43파운드로 쏘던 표는 그동안 써 오던 가야궁 48파운드(단궁)과 같은 표였다.

 

무언가 해답을 찾지 않으면 안 될 혼란스러움이 찾아 들었다.

 

내가 그동안 48파운드의 활을 제대로 쓰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나는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활과 살과 사람의 삼합이 이루어내는 묘리를 생각해 보았다.

 

그동안 쏘아 오던 것들은 무언가 조금씩 밸런스가 맞지 않아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그동안 쏘아 오던 48파운드는 내게 무리한 힘을 요구하는 것이었던가?

 

그 무리한 쏘임이 내 몸을 병들게 하는 원인이 되었던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힘에는 알맞다고 느꼈던 송무궁 46파운드는 왜 갑자기 거리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일까?

 

그것은 내 쏘임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활이 너무 물러져버린 것이 원인이었던 것 같았다.

 

 

 

 

아무리 비싼 대가를 치루더라도 풀어야 할 문제였다.

 

나 자신의 쏘임에 문제가 없다면 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만작에 이어 발시하는 마지막 순간 제대로 힘을 쓸 줄 아는 활이라야 명기가 된다.

 

나는 사범을 통해 <가야궁 43파운드 中弓>을 주문했다.

 

그리고 활이 도착하기까지 3일을 쉬었다.

 

 

 

 

새로 온 활의 현을 다시 내게 맞도록 만들었다.

 

줌통도 지금껏 쓰던 것과는 달리 손 안에 쏘옥 들어오도록 자그마하게 만들었다.

 

줌손의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총 동원했다.

 

 

 

 

노(老)사범은 입버릇처럼 궁시가 6할이라고 했었다.

 

아무리 궁시가 중요하다하더라도 자기의 힘과 역량에 알맞을 때의 이야기이다.

 

궁(弓)과 시(矢)와 사람(人)이 삼합(三合)의 묘(妙)를 이루어야 한다.

 

그런 연후에라야 제대로 힘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궁시가 6할의 기능을 할 수 있을까?

 

 

 

 

마음을 가다듬고 활을 당기고 과녁을 향해 힘껏 쏘았다.

 

고전의 깃발이 가을바람을 가르며 힘차고 크게 원을 그리며 돌아갔다.

 

관중이다. 그러면 그렇지!!!

 

그런데 관중, 관중, 관중, 관중이 이어졌다.

 

새 활을 들고 첫 시가 관중을 한 것도 기쁜 일인데

,

이날 연몰을 한 후 세순 째 4중을 하여 3순에 14중을 하였다.

 

 

 

 

홍심의 바로 왼쪽 아래를 표로 삼고 밀고 당긴 결과다.

 

표도 과녁 안에 있고 살은 낮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제대로 과녁을 때렸다.

 

새로운 기운이 온 전신을 타고 마치 전율처럼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아! 명기가 따로 없구나. 역시 삼합의 묘를 일러 <궁시가 6할>이라고 했구나!

 

만작과 유전이 마음대로 이루어지니 더 무엇을 바라랴?

 

오랜만에 진정한 쏘임의 기쁨을 높은 가을 하늘 아래서 마음껏 즐긴 하루다.

 

 

 

 

돌아보니 이것이 <건강 활쏘기>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힘에 겨운 강궁을 들고 힘을 자랑하는 것도 젊어서 한 때일지 모른다.

 

그러나 연궁을 통해서 자기의 내공을 제대로 다듬고 바르게 표출시키면서

 

활이 가진 힘을 100% 총동원할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7순을 바라보면서 무리 없이 활과 내가 건강하게 만나는 즐거운 경지를 겨우 7년 만에 열었다.

 

이제 남은 것은 내가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느냐 하는 것뿐이다.

 

스스로 자축하지 않을 수 없는 좋은 가을날이다.(20071108 和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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