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김혜령
직박구리
허공을 찔러대는 소리
돌아앉은 시내
오고가는 사람들
말이 없다
답답함에
오일장 다녀오는 길
의류매장 쇼윈도우
층층이 늘어선 선인장
의연함을 뽐낸다
창틈으로 비수같이
꽂히는 바람
봄고개 언덕은
오르기 버거워도
겨울은 동치미처럼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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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연못
김혜령
배롱나무 아래
아기 물분수 뿜어오르는
카페 창가
사랑해 사랑해
어깨 붙이고 모인
하트모양 수련잎들
노란 꽃 위로
뻗어오른 부들
휘휘 더위몰이 사랑에
한 조각 따가운 햇살도
살갑다
수련잎 덮인 궁궐에
꼬리치며 들어가는
작은 물고기
나도 헤엄쳐 들어가야 할
사색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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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벚꽃을 보며
김혜령
생태연못 따라 걷는
오솔길
활짝 핀 벚꽃
내리는 단비를 따라
꽃잎들도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다
꽃송이마다
내걸린 구구절절
애절한 사연
이제는 꽃등 한올
걸쳐놓고
산산히 유언장인가
푸짐한 꽃가지로
숨막히던 핑크빛 포옹
뜨거운 밀어
가슴에 화안히 새겨져
돌아서는 뒷꿈치도
일년을 기약하며
향기로워라.
2005. 고양시 교사 시공모 당선
경기도교육청 사랑의 대화 상담수기 당선
2008. 한국기독교작가협회 신인상 수상
2015. 현대문예 신인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강서문인협회 감사, 가산문학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