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는 재클린 우드슨의 책<엄마가 수놓은 길>,<덜 익은 마음>을 읽고 만났습니다.
두 권 모두 그의 흑인 정체성이 담겨 있습니다.
-청어문이 뽑은 인상 깊었던 문장-
이미정
<엄마가 수놓은 길>을 보며,
어릴때 먹었던 음식의 냄새와 기억이 왜 그리 오래남는지.
내가 아이에게 어떤 음식이나 기억을 남기고 싶어하는지. 생각하게 되네요.
그게 사랑이 인 것 같아요.
우리는 음식을 통해 가장 크게 와닿는 것 같아요.
오감을 동원해야하고, 함께 먹으면서 행복이 증폭되어서 그런 것 같아요.
<덜 익은 마음>
저는 철이 일찍 든 맏이라서 그런지 덜 익은 마음을 타인에게 내보이는게
너무 부끄럽고, 무섭고, 낯설었어요.
날 것 그대로의 글이 저에겐 해방감도 주었답니다.
모성은 처음부터 만들어진게 아니라서 늘 부족해서 채우려니 지치는데,
책속 주인공처럼 한 사람으로서의 성장이나(모성을 외면한 듯 한)도전이
더 멋지게 보이는 건 현실이 아니라서 그런거겠죠?!^^;
저만의 성장에 용기를 주는 책이네요.
모든 역할에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놓여나기!!
작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안미란
<덜익은 마음>34쪽
우리가 얼마나 아름답게 검은지 보라. 우리가 춤출 때 나는 열여섯살의 멜로디가 아니다. 오래전 엄마와 아빠가 혼외로 낳은 자식이 아니다. 나는 서사다. 하마터면 잊힐 뻔한 누군가의 이야기다. 기억이다.
김민선
아이에게도 남편에게도 사랑을 쏟고 열심히 살아왔지만 남편과 사위를 먼저 떠나보낸 세이비.
과거의 자리로 데리고가서 그곳에 한동안 머물게 해주는 기억을 해본다.
흑인들이 점잔을 빼면서 백인말투를 쓰려고 하는게 너무 웃겨.
"우리 그냥 가면을 벗고 웃고 춤추고 먹고 말하면 안 되겠습니까?"
세이비와 포보이는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 어느정도 성공한 흑인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 듯 보였으나
사실 평생 차별에 몸부림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합니다.
김분희
한참을 우리는 아무 말이 없었다. 무언가가 내 가슴속을 면도날처럼 가르며 움직였다. 그때는 분노인지 슬픔인지 두려움인지 알 수 없었다. 아마 아이리스도 느꼈던 모양이다. 내 곁에 가 까이 다가앉아 내 목 뒤에 손을 얹고 내 머리칼에 입술을 대었던 걸 보면. 하지만 난 그 이상을 원했다. 안아주거나, 귓전에 친절한 말을 속삭여주거나. 아름답구나, 어떤 곡을 틀든 괜찮아. 사랑한다. 그런 말을 듣고 싶었다. 가터와 스타킹 같은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물건들을 놓고 함께 웃어주길 바랐다. p.21
------멜로디의 덜 익은 마음에서 우리 모두가 엄마에게 바라는 덜 익은 마음을 보여주는 대목같았어요.
구설희
저들이 원하는 건 단 하나였다. 우리가 자취도 없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 우리의 돈이 사라지는 것. (중략)그 일은 내가 생각으로 존재하기도 전, 무려 이십 년 전에 일어난 일이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짊어지고 다닌다. 그 사라짐을 짊어지고 다닌다.(중략) 하지만 두 아이(아이리스, 멜로디)는 그 사라짐 속에 존재하는 무수한 다른 것들도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달려 도망치기. 생존하기.(105쪽)
--- 대를 이어온 유산들을 안고 후손들의 생존을 생각하는 세이비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