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녹아 펭귄 죽고, 남유럽에선 겨울에 해수욕도 ......
이상 고온 현상
"한겨울에 해수욕을 한다고요?" 근래에는 기온이 올라가지 않아야 하는 계절이나 장소에 이상 고온이 발생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유럽 8국에선 지난 해 1월 최고기온 기록이 1월 1일에 깨졌답니다. 체코 야보르니크가 19.6도, 폴란드 코르비엘로우가 19도, 벨라루스 비소카예가 16.4도를 기록했죠. 평년 기온보다 20도 이상 높은 말도 안 되는 이상 고온 현상으로 스페인과 남프랑스에서는 한겨울에 해수욕도 가능했다고 합니다. 스위스는 알프스 북쪽 지역 기온이 처음으로 20도를 넘었고, 눈 대신 비가 내려 스키장이 문을 닫았다고 해요. 기상학자 막시밀라노 헤라는 "이런 고온 현상은 유럽 기후 역사상 가장 극단적 사건"이라고 말했답니다.
남극에서는 기온이 너무 올라 얼음이 녹으면서 황제펭귄이 죽어가고 있답니다. 남극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년 동안 이례적일 정도로 기온이 크게 상승하면서 황제펭귄 새끼가 많이 죽었어요. 프랑스 기후환경과학연구소 연구팀은 남극 온도가 모델 예측보다 2배 이상 빨리 상승했다고 발표했어요. 올해 3월은 남반구 가을임에도 남극 기온이 영하 10도까지밖에 떨어지지 않았어요. 평년 기온이 영하 50도 정도니까 평년보다 무려 40도 가까이 기온이 높았던 것이죠. 미 항공우주국(NASA)은 매일 100㎥ 규모 얼음이 400여 덩이씩 사라지고 있다며 빙하가 녹는 속도는 지난 30년에 비해 6배나 빨라졌다고 밝혔습니다.
북극으로 가볼까요. 북극권은 북위 66.5도부터 북극까지 지역으로 한여름에도 기온이 최고 10도 내외로 서늘해요. 그런데 지난해 7월 13일 유럽 최북단 노르웨이 감비크 지역 기온이 28.8도까지 올라 북극권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했답니다. 평년 기온보다 거의 세 배 정도 상승한 것이죠. 8월에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가 30도를 기록하며 117년 만의 최고기온을 기록했어요. 남반구는 6~8월이 겨울인데, 아르헨티나 해안 도시 리바다비아는 기온이 37도를 넘었고, 칠레 등 산악 지역도 37도까지 오르는 등 고온 현상이 발생했어요.
왜 이렇게 말도 안 되게 기온이 오르는 것일까요? 일단 온실가스가 계속해서 늘어나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고 있고요. 또 엘니뇨가 위세를 떨치고 있어요. 게다가 기후변화로 기온의 진폭이 커지는 현상까지 더해졌습니다. 미 항공우주국은 올여름이 지구 기온 관측 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고 선언했어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023년 9월 20일 제78차 유엔 기후 목표 정상회의에서 "인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고 말했죠. 그는 5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을 강타하자 "'지구온난화' 시대는 가고 '지구 열대화' 시대로 진입했다"고 선언했어요. 이제는 이상 고온의 위험성을 더 이상 '온난화'라는 무난한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다는 뜻이지요. 내년 여름 우리나라는 얼마나 더울지 벌써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