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북정맥 13구간(차리고개-장재) ****
-.일자 : 2008년 1월 5일(맑음)
-.코스 : 차리고개(9:33)-물래산(9:51)-32번 국도(10:30)-팔봉중학교(10:36)-연평마을(11:05)-
붉은재(11:30)-오석산(11:52)-점심(12:34~13:00)-백화산(13:35)-모래기재(14:18)-황소고개
(15:08)-퇴비산(15:23)-32번 국도(15:39)-유득재(16:04)-쉰고개-장재(17:00)
-.거리 : 26.7 km
-.시간 : 7시간 33분
-.참여 : 백두산악회 (11명)
오늘의 연속이 내일이고 해 바뀜이야 인위적인 잣대인데도 세밑에 들면 한 해를 열심히 살았던 어쨌든 간에
후회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가는 세월 그 누구도 막을 수가 있으랴 만 새해란 단어에는 모든 허물들을 묵혀두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 또한 있으니…
그러나 세월의 무게에 짓눌린 육신은 정신까지 잡아놓아 매년 되풀이되던 해맞이 행사도 시들해져 TV마저
멀리한 채 조용히 한 무자년을 맞이 했으나 연분홍 홍시처럼 둥그렇게 떠오르는 군산휴게소에서의 태양은 분명
세상을 밝히는 희망의 빛이다.
모든 사물에는 양면성이 있듯 그 동안 불편하게만 여겼던 봉고차는 비좁은 마을길도 쉽사리 들락날락하니
하산지점 이었던 예비군교육장입구를 생략한 채 차량통행이 많은 32번 국도를 훌쩍 넘어서 민가입구에 정차한다.
▲차리고개(32번 국도)
민가뒤편으로 간신히 이어진 마루금은 숲으로 들어서자 마자 표고버섯재배지의 흔적인 듯 은폐된 철사
줄이 등로를 가로질러 몇 차례나 나타나 발목을 걸고 넘어지니 발걸음이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길 좋다고 한눈을 팔거나 야간산행시 에는 영락없이 동물이 올무에 걸려들듯 발목들이 걸릴게 뻔한데도
딱히 제거할 방법이 없어 후미에 발조심만을 당부한다.
▲민가 진입로로 들어간다.
제법 넓은 길은 따르며 32번 국도를 내달리는 차소리를 차츰 떨쳐내고 오름길을 올라서니 물래산이란
팻말이 나무에 걸려있다.
고도도 낮거니와 특징이 없어 무명봉쯤으로 생각했었는데 선답자들의 배려가 참으로 고맙다.
여기서 멀찍이 거리를 두었던 국도와 방향을 같이하며 우측의 내림길로 들어선다.
우려했던 눈은 잔설만이 눈이 왔었음을 말해주고 있고 물기가 알맞게 배겨 푹신한 길이 무척이나 좋으니
무심코 우측 내림길을 택했던 선두가 뒤늦게 알아채고 되돌아와 좌측으로 방향을 바꿔 굵직 굵직한 바위들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선다.
묘지를 만나면서 터진 시야에 32번 국도와 정맥상에 있는 팔봉중학교의 건물이 들어오고 조경수나무 사이를
통해 32번 국도에 이른다.
도둑질도 한번이 어렵다고 했던가...
정맥을 하면서 제법 많은 규제지역을 들락날락하고 고속도로까지 무단통행을 감행하였던 우리들에게 좌측에
있는 지하통로는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그곳은 정맥꾼들이 탐험코자 하는 마루금이 아니지 않는가..
중앙분리대가 있는 4차선 국도를 넘어 아리송해져 버린 마루금의 끝을 잡고 밭을 가로질러 민가의 마당을
통해 팔봉중학교 정문에 까지 이른다.
학당이니 조금은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방학중인 조용한 교정을 빠져 나와 후문에 이르렀는데 마루금을 학교
체육관이 차지해 버렸는지 어째 한참이나 어긋나 있다.
▲팔봉중학교를 목표로..
▲32번국도
▲도로에는 "잠시멈춘 이 순간이 당신의 인생을 이어 줍니다"란 안내 문구가 있는데 우린 멈추면 끝장난다.
▲등산화에 흙을 잔뜩 묻혀서..
▲민가 마당을 통해..
▲팔봉중학교
묘목들이 심어진 윗편이 정맥길이 확실하나 일직선으로 뻗어있는 시멘트길도 그와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아
이동통신 안테나를 목표로 한다.
공동묘지의 입구에서 마루금과는 합류하지만 시멘트길은 여전하여 밭가장자리에 특이하게 자리한 이동통신탑
을 벗어나고 삼원조경의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급하게 꺾이면서 부터는 주변이 광활한 과수단지와
마늘밭 등으로 변해버린다.
계절이 꺼꾸로 가는 듯 주변들이 마늘과 새싹들로 파릇파릇하고 과수나무 위를 거미줄 치듯 그물을 쳐놓아
대지를 허옇게 만들어 버린 미로와 같은 이곳에서 정맥길을 제대로 짚어 간다는 것은 애당초 걸러버렸고 한참의
헤맴 끝에 능선을 제대로 찾아 들었으나 얼마 가지 못하고 앞에 깊게 페인 수로가 가로 지르고 있다.
팀장님으로부터 사전 설명만 없었더래도 무지하게 헤맬뻔한 이곳이 굴포운하로 대통령당선자의 허구에 가까운
공약이 이곳에서 나왔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오기가 발동하여 협곡을 이룬 절개지를 가로질러가다 하마터면
수렁에서 빠져 영영 나오지 못할 뻔 했다.
시멘트도로의 주변부터는 묵힌 운하가 논으로 변하여 버렸지만 운하가 대세인지 굴포운하에 관한 안내판이 두
개나 설치되어 있어 대략적으로 훌터 보고 마루금상이 분명한 교회탑을 향해 발길을 돌려 인평3리 다목적마을
회관 잎을 지나고도 시멘트도로는 계속된다.
▲우측편이 마루금이나 임도를 따른다..
▲이동통신탑을 목표로..
▲삼원조경 표지판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고..
▲계속된 임도..
▲굴포운하지로 마루금이 절단되어 버렸다..
▲연평 마을회관
요즘 태안이 기름 유출사고로 인해 악전고투를 겪고는 있지만 태안반도의 전망대 역할을 하고있는 서산 팔봉산
의 우람한 봉우리들이 앞으로 펼쳐지고 도내1리 버스정류장표시가 있는 도루재에서 곧게 뻗은 시멘트도로의
유혹에 못이겨 위쪽의 마루금을 곁눈질해가며 살짝 마루금을 벗어나 붉은재까지 이어간다.
주변은 즐비한 조경수들과 함께 듬성듬성 마을을 형성하고 있고 어지러운 마을진입로와 함께 시멘트 도로지만
국도표시가 있고 마을버스도 다니고 있는 조금은 특이한 도로를 따르면서 앞으로 보이는 오석산을 일찍이 점
찍어 놓았는데 시장기에 발길이 더딘지 한참을 올랐는데도 오석산은 좀처럼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도루재
▲붉은재(붉은 흙대신 목장의 초지가 있다.)
산불지역이 그러듯 잡목이 파고든 지역의 틈새에서 시원스런 서해바다가 뒷편으로 조망되고 널찍한 묘지를
지나고도 한번더 올라서서야 산불감시초소와 삼각점이 있는 오석산이다.
근데 이게 뭐야 ,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곳이면 조망쯤은 터져야 되는 것 아냐..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놓아줘 버렸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겨우 바다의 형태만을 확인하고
곧바로 내림길로 내려 서고는 얼마 후 봉우리의 정점상에 생뚱맞은 물통을 대하고부터는 길이 임도처럼 널따랗게
변해 버린다.
묘지도 없고 철탑도 없는데 임도 라니...
곧 좌우로 임도는 내려가 버리고 차돌이 듬성듬성 박힌 오름길이다.
배고프다 밥묵고 가자 외친지 오랜데 적당한 자리를 찾지 못하고 행보가 계속되니 정근님이 대비책으로 오디
술을 앞뒤로 뛰어다니며 한잔씩 건네는데 혀끝의 달콤한 향내가 허기를 잊게 한다.
잠시 뒤 시멘트길로 내려서고 이젠 자릴 잡겠지 했는데 차량통행을 핑계로 여사님들이 반기를 들어 다시금
오름길로 접어들어 제법 너른 공터가 나와 이곳에선 자릴 잡겠지 했는데 또 이곳은 생활쓰레기가 버려져 있어
안된다.
인삼밭을 지나서야 겨우 민생고를 해결하고 완만한 숲길을 이어가니 언제부터인가 주변의 나뭇가지 마다 이름
표를 메달아 놓았는데 나폴 거리는 명패가 너무 많아 산만한 느낌마져든다.
▲오석산(바다가 조망된다.)
▲강실-속말 임도
▲나무에 이름표들이 계속하여 걸려있다..
산불지역으로 접어들고..
제법 미끄러운 눈길을 올라 우측으로 방향을 트면 이내 포근한 숲길로 바뀌고 나무마다 사라졌던 명찰들을
다시금 명찰을 달고 있고 앞에 훤히 보이는 백화산을 두고 급내리막으로 바뀌어 한참이나 고도를 낮추고서야
시멘트도로를 대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백화산을 등반하기 위하여 애용하는 듯 이정표가 설치되어있고 침목의 계단까지 만들
어져 있다. 정상 쪽에서 들려오는 인적 소리로 보아 쉽사리 올라설 것 같은 백화산의 오름길은 만만치가 않다.
올망졸망한 바위틈새를 지나며 산행의 묘미도 느끼고 미끄러운 사면길에서 눈길의 스릴도 느껴가며 올라 대면
한 것이 지뢰조심의 경고판과 함께 군부대 철조망이다.
좌측으로 올라서면 커다란 암반이 있는 백화산인데 태안읍내와 함께 태안반도가 훤히 보이지만 어째 저 바다를
보기 위해서 안성의 칠장산부터 줄곳 내달려 왔음에도 사상최대의 기름유출 재난 때문에 찜찜함을 감출 수가 없다.
어쨌든 사방이 막힘이 없어 태안읍을 내려다보는 조망 터로는 최고인듯하니 그를 대변하는 듯 봉화대의 흔적과
함께 봉화대지의 표지석이 또 하나 자리하고 있다.
태을암을 향한 반질한 길을 택해 태을암 경내로 내려선다.
마애삼존불은 산각에 갇혀있어 자세히 보지도 못하고 우물에서 목을 축인 후 경내를 빠져나 와 군부대 진입로를
따른다.
어지러운 길로 다소 혼란스러워 지역민에게 모래기재를 물어보았으나 역시나 부르는 지명들이 달라 모르쇠이다.
그냥 군부대 도로를 따라 내려서는 길......
자꾸만 왼쪽의 능선이 밟혀 찝찝한데 결국 팀장님은 원길을 찾아 되돌아 올라가 버리고 태을암안내판이 있는
32번 국도상에 내려서서 교육청과 태안여고가 있는 모래기재로 거슬러 올라간다.
봉고차는 이미 와 있어 팀장님을 기다린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
▲약 220봉(산불지역으로 우측으로 방향을 튼다.)
▲뒤돌아본 오석산 방향(황해의 가로림만이 조망된다.)
▲봉수대지 전경
▲냉전골안부(시멘트 포장로)
▲군부대
▲백화산
▲백화산의 봉화대
▲태안읍 전경
▲쌍괴대
▲태을암(마애삼존불)
▲태을암 전경
▲백화수
▲모래기재
▲태안여고 체육관
시간이 지체되면서 언제나처럼 버스의 강력한 유혹을 못이긴 이탈자들이 발생되어 버렸고 안흥진을 향한
특공대를 자처하여 태안여고 체육관인 로즈홀옆의 시멘트도로를 따라가다 숲속으로 올라선다.
"약보보다 식보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가 낫다" 란 빛바랜 프랭카드가 걸려있지만 글귀 만큼은 가슴을 시원스럽게
하는 청량재다.
여고에서 올라 온듯한 임도와 접하고 얼마 후 우측으로 휘어져 시멘트도로로 내려서는 모양새가 영 찝찝하다.
몇 번의 지형탐독 끝에 임도가 마루금을 대신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이 길을 따라 아예 마라톤을 하기 시작
한다. 참 이젠 하다 하다 별 짓을 다한 듯 한데...
슬그머니 붙은 봉고차에서 팀장님이 뒤에 온다는 소식을 접하곤 속도를 늦추고 여유를 찾아 살펴본 주위는 봄을
맞이한듯 새싹들이 파릇파릇하여 생동감이 있다.
대단위 인삼밭도 지나고 민가도 비켜나 1789부대 예비군 교육장 앞에 섰다.
▲참, 좋은 글귀다..
▲임도로 다시금 내려서고..
▲예비군 교육장
차를 탔던 사람들은 길을 잡아 가버렸고 팀장님과 합류하여 부대철조망 사이로 난 임도를 따라 왕소고개 약수터
에 이른다.
태을암의 약수가 그랬고 이곳도 용출수로 꽤나 시원하긴 한데 약수터 하나 발견하는데 뭔 공로자가 그리도 많은지
대리석에 이름들이 빼곡하다.
이곳의 오름길은 경사가 제법 심하다.
그렇지 않아도 혹시나 하여 임도를 따라 올라섰다가 빽을하여 앞사람 따라 잡기도 힘든데 경사지를 비지땀을
흘려가며 올라서니 삼각점이 있는 퇴비산으로 팀장님이 기다리고 있다.
잠시의 여유도 없이 작은 봉우리를 하나 더 올라서니 TV안테나가 설치되어 있고 이 안테나 선이 즐곳 내림길과
같이하여 재법 성가시게 군다.
산을 파고들어온 레미콘공장의 건물이 좌측으로 보이고 얼마 후 이곳의 진입로를 통해 32번 국도로 내려서는데
길가에 있는 "노을 그리고 바다"란 표지석이 아름답다.
이곳이 소원면으로 걸려있는 프랭카드의 글귀대로 모두의 소원들이 이뤄 졌으면 하는 바램 속에 도로를 건너
시멘트길로 들어선다.
▲황소고개의 약수터..
▲퇴비산
▲32번 국도
경사지를 올라서며 잡목으로 인해 다시금 임도로 내려섰는데 산허리를 빙글빙글 돌아가는 폼새가 마루금하고는
빗나가고 있다.,
다시금 산비탈을 타고 올라서니 우측에서 올라오는 마루금과 합류하고 얼마 후 잔돌들이 어지럽더니 작은 돌탑이
있는 구수산 갈림길이다.
이곳부터 급하게 꺾이어 내려선 곳이 관광버스가 수십 대 주차된 곳인데 그 옆의 시목주유소에서 버스세차가
이루어지고 있다.
32번 국도를 다시 접한 유득재인데 길 건너에 등나무 슈퍼가 있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막걸리 한잔씩 나눠먹고 시목초등학교 방향의 시멘트도로로 들어가는데 한편에 우리 봉고차가 주차되어 있어
괜시리 여유를 부렸지 않았나 미안한 감이 드는데…...
그치만 먼저 와있을 줄 알았던 님들이 없다.
무엇인가 잘못된 것을 감지했지만 딱히 방법이 없어 전화로 대략적인 위치만 확인하고 쉰고개에서 만나기로 한다.
▲구수산 갈림길..
▲시목주유소 관광버스 주차장으로 내려선다.
▲유득재
▲시목초등학교 방향으로..
마루금이 또다시 시멘트 도로이니 또 뛴다.
마을을 경유하는 시내버스가 지나다니고 다목적마을회관과 구판장도 길가로 붙어있는 곳이니 마루금이 맞을까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분명 마루금이 맞다.
이젠 비포장으로 갈아탄다.
장재에서 우측편의 산자락이 마루금이나 곧 임도와 만나게 되므로 계속 도로만 따른다.
우측편으로 우렁각시비란 푯말에 이끌려 잠시 들러본다.
뭔 전설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묘지와 더불어 돌탑에 우렁각시란 글귀 말고는 특이한 것이 없다.
아니 있다.
묘지마다 박카스 한 병씩이 놓아진 것이...
먼저 도착한 님들로 부터 만수가든에 따끈한 자릴 마련해 놓았다는 전갈을 받자 말자 32번 국도의 쉰고개다.
▲감나무골
▲장대리
▲우렁각시비
▲쉰고개(32번 국도)
▲장재
새해 첫날의 산행은 계획된 구간을 다 못채우고 만수가든에서 신년회겸 뒷풀이를 하고 마무리를 하는데
이 자리를 마련해준 이대장과 김총무의 마음 씀씀이가 무척이나 고맙다.
정작 마무리는 팀장님이 다 했었지만……
▲신년회&뒷풀이 <<깜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