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0일, 수요일, Belgrade, Hotel Srvija, 72km (오늘의 경비 US $109: 숙박료 12, 61, 식품 90 dinar, 콜라 55 dinar, 플라스틱 천 500 dinar, 공항 택시 예약 2,000 dinar, 환율 US $1 = 0.9 euro, 110 dinar) 오늘은 아주 힘들게 자전거를 탔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인데 이번 여행 중에 제일 힘들게 탄 것 같다. 그래도 사고 없이 탔으니 다행이다. 아침 6시에 Novi Sad를 떠나서 72km를 달려서 오후 4시에 세르비아 수도 Belgrade에 도착했다. 힘들었던 이유는 도로가 아주 나빴던 것과 구름 한 점 없는 아주 더운 날씨 때문이었다. 오후에는 아마 35도 정도까지 올라갔을 것 같다. 도로는 참 나빴다. 좁고 낡은 도로인데다가 차가 아주 많았다. 특히 트럭이 많았다. 대형 트럭이 내 바로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고속으로 지나간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나는 앞만 보고 도로 제일 가장자리를 달렸다. 너무 가장자리를 달리면 자전거 바퀴가 도로 밖으로 미끄러져 내려갈 위험이 있어서 약간 여유를 두면서 달렸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다른 도로로 가는 것도 생각해 봤는데 Novi Sad에서 Belgrade로 가는 도로는 내가 달린 100번 도로와 자전거가 금지된 고속도로 외에는 없었던 것 같았다. 도로가 좁고 낡았는데 내가 달려야 할 제일 가장자리 부분은 도로 중앙보다 훨씬 더 낡았다. 도로 중앙은 표면이 평평한데 가장자리는 울퉁불퉁 했다. 그래서 달리는 것이 더 힘들고 위험했다. 그리고 경사가 심한 언덕이 여러 번 나와서 많이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그중 제일 긴 언덕은 약 6km를 거의 직선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는데 경사는 그리 심하지 않았지만 조금 올라가다가 힘이 빠져서 6km를 거의 다 걸어서 올라갔다. 그렇게 힘들게 달리고 나서 든 숙소는 이번 여행의 최악이었다. 가족이 사는 낡고 작은 아파트였는데 손님방이 둘 있었다. 욕실은 가족과 공동으로 써야하고 방은 남루하고 시끄럽고 35도 날씨인데 에어컨도 없었다. 독방에 들고 싶어서 예약을 한 곳인데 오히려 한 방에 여럿이 자는 호스텔이 더 나았을 것 같다. 그동안 숙소 예약을 잘 해나가다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도시에서 이렇게 나쁜 방을 예약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긴장이 풀리었던 것일까? 얼떨결에 방을 자세히 보지도 않고 체크인을 하고 2일 방값으로 24 euro를 냈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서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도저히 이틀이나 있을 곳이 못되었다. 바로 나가서 숙소 옆에 있는 4-star 호텔에 가서 하루 61 euro 짜리 방을 잡고 숙소를 옮겼다. 이번 여행 마지막 도시인데 이틀 밤을 편하게 묵어가고 싶었다. 그러나 첫 숙소에 낸 이틀 치 방값 24 euro는 통째로 띠었다. 다른 숙소로 가겠다고 했을 때 적어도 하루 숙박료는 돌려줄 줄 알았는데 잘 가라는 인사 밖에 없었다. 그래도 편히 묵을 수 있는 숙소로 옮긴 것은 대 만족이었다. 오늘 Belgrade에 도착하기 전에 지나간 어느 소도시에서 내일 내 Brompton 접이식 자전거를 포장할 플라스틱 천과 테이프를 샀다. 자전거를 비행기에 짐으로 붙이려면 박스나 가방에 넣거나 두꺼운 투명 플라스틱 천으로 포장해야 하는데 나는 마지막 방법을 사용했다. 두꺼운 투명 플라스틱 천은 철물점, 대형 문방구, 정원용품 상점 같은 곳에서 파는데 그런 상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그리고 Belgrade 같은 대도시에서보다 소도시에서 찾는 것이 오히려 쉽다. 그래서 오늘 소도시에서 찾으려 한 것인데 철물점 두 곳을 들렸지만 없었다. 근처에 카펫 상점을 발견하고 들어가서 물어봤더니 자기네 물건 포장에 쓴 플라스틱 천을 그냥 주겠단다. 내가 찾던 투명하고 두꺼운 플라스틱 천이긴 했는데 가운데 큰 구멍이 난 것이 문제였다. 그런대로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고맙다고 하고 받은 다음에 어디에 가면 새것을 살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500m 거리에 있는 농기구 상점에 가보라고 해서 찾아가봤더니 있어서 새것을 샀다. 그렇게 해서 비행기 출발에 꼭 필요한 이 문제도 해결했다. 이렇게 내 Brompton 접이식 자전거를 투명 플라스틱에 포장해서 비행기에 붙이는 방법은 2014년 유럽 여행 때 독일에서 귀국하면서 처음 사용했다. 접이식이 아닌 보통 자전거로 자전거 여행을 했을 때는 카드보드 자전거 박스를 사용했고 2014년과 2015년 Brompton 접이식 자전거로 여행을 했을 때도 처음에는 Brompton 접이식 자전거를 살 때 따라왔던 카드보드 자전거 박스를 사용했다. 모래 아침에 가는 공항 택시도 예약을 해놓았다. 아침 8시 10분에 떠나는 Vienna 행 비행기인데 아침 5시 30분에 호텔을 출발하도록 예약을 했다. 공항까지는 30분 정도면 갈 수 있단다. 이제 자전거와 짐만 싸면 된다. 짐은 거의 매일 싸는 것이니 금방 쌀 수 있고 자전거를 호텔 방에 가져다 놓았으니 자전거도 방안에서 편하게 쌀 수 있다. 내일은 짐을 싸고 시내 관광을 잠깐 하고 미국 가는 준비를 하면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을 보낼 생각이다. 오늘은 피곤하게 보낸 하루였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안개 낀 벌판 안개 낀 일출 차도 갓길이 평평하지 않고 굴곡이 져서 달리기가 아주 힘들었다 언덕길을 어렵게 올라가는 두 여자는 짐을 많이 가지고 여행을 한다 자전거 여행객도로 표면이 매우 낡아서 자전거를 타기가 아주 힘들었다 트럭이 지나갈 때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 트럭 저쪽으로 자전거를 탄다고 생각해보라 표지판의 도시 이름이 Latin 알파벳과 동유럽 몇 나라에서 쓰는 Cyrillic 알파벳의 두 알파벳으로 쓰여 있다 역시 두 알파벳으로 쓰여 있는데 동유럽 나라들이 서유럽 나라들이 주도하는 유럽의 일부가 되려면 Cyrillic 알파벳을 포기하고 Latin 알파벳만 써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한참 동안 고생스럽게 달리다가 멋있는 자전거 길이 나와서 너무 좋았다 그런데 멋있는 자전거 길은 오래 가지 못하고 좁은 오솔길로 변했다 오늘의 목적지 Belgrade 시 경계에 들어왔다 Belgrade도 아름다운 도시인 것 같다 Danube 강을 건너서 예약한 숙소가 있는 Old Town으로 갔다 언덕 위에 Belgrade 제일의 볼거리인 Belgrade 요새가 보인다 (Europe, 2015, Serbia 편, Belgrade 여행기 참조) 2016년 8월 11일, 목요일, Belgrade, Hotel Srvija (오늘의 경비 US $1,443: 숙박료 12, 61, 아침 7, 식품 1,250 dinar, 내일 항공료 $1,341 환율 US $1 = 0.9 euro, 110 dinar) 오늘은 하루 종일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씨였다. 그래서 점심 때 잠간 나가서 먹거리를 사온 것 외에는 호텔 방에서 Rio de Janeiro 올림픽 중계방송을 보고 어제 산 플라스틱 천으로 짐을 싸면서 하루를 보냈다. 이번엔 처음으로 자전거 가방을 자전거와 함께 쌌다. 전에는 자전거만 쌌었다. 무게나 크기가 문제될 것이 없을 것 같은데 내일 공항에서 체크인 하는데 문제가 없으면 좋겠다. 체크인을 하고 나면 남는 짐은 조그만 등산용 배낭뿐이다. Belgrade 관광은 2015년 유럽 여행 때 해서 이번에는 안했다. Belgrade 여행기는 2015년 유럽 여행의 Serbia 편에 나와 있다. 내일은 오전 8시 10분 Austrian 항공으로 Vienna까지 날아가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Chicago로, 그리고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딸네 집이 있는 유타 주 Salt Lake City에 같은 날 밤 10시경 도착이다. 내일 공항택시는 호텔 앞에서 아침 5시 반에 탈 것이고 6시경에 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이번 여행의 대강 예산은 150일을 여행하고 하루 평균 $100을 써서 총 $ 15,000을 쓸 계획이었는데 대강 결산을 해보니 80일을 여행하고 하루 평균 $86을 써서 총 $ 6,800을 썼다. 이 금액은 한국-유럽과 유럽-미국 항공료도 포함한 것이다. 참 적게 쓴 것인데 처음에 계획한 대로 주로 캠핑을 하고 숙소에 들지 않았더라면 $6,800의 반도 안 썼을 것이다. 이번 여행의 150일 여행계획이 80일로 줄어든 이유는 며칠 전에 미국 딸네 집에 살고 있는 집사람이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받았기 때문이다 (8월 6일 Osijek, Croatia 여행기 참조). 원래 목표는 프랑스의 대서양 해안 도시 St-Nazaire에서 시작해서 루마니아의 흑해 해안 도시 Constanta에서 끝나는 4,000km의 유럽대륙 횡단 EuroVelo 6 자전거 길을 달리는 것이었는데 3,200km만을 달리고 Belgrade에서 끝내게 된 것이다. 나머지 Constanta까지 800km는 나중에 기회가 있을 때 할 것이다. 이것으로 올해의 유럽 자전거 여행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