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이야기에서 유래한 '무용지용'은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이라는 뜻으로, 많은 사람이 쓸모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관점에서 보면 쓸모없는 것일 수 있고 반대로 많은 사람이 별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도리어 큰 쓰임이 있는 것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무용지용'의 개념은 어느 하나의 관점에만 입각하여 다른 것을 평가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라 볼 수 있으며, 도로부터 부여받은 자신의 자연스러운 본성에 따라 삶을 영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장자의 생각을 담고 있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나는 장자의 '무용지용'이 교사의 역할과 관련해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학교에서의 나의 모습 또한 성찰해 보았다. '무용지용'의 개념은 무엇보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다양성과 개별성을 존중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내재된 가치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힘써야 함을 깨닫게 해준다. 학교에는 학업 성취도가 뛰어난 학생, 예술 감각이 뛰어난 학생, 신체 활용 능력이 뛰어난 학생 등 모두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학생이 존재한다. 학생들은 각자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각기 다른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학생의 다양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 사회에서 기대하는 기준에 의거해 학생들의 가치와 잠재력을 평가하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장자의 사상에 근거해 바라보면 어느 한 기준에서 다른 것을 평가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오히려 '무용지용'은 교사는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방식으로 가치가 있음을 인정하고 본래의 모습을 존중하고자 노력해야 하며, 더 나아가 자신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발휘하여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힘써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것 같다. 장자는 사람들 가운데 무용지용의 이치를 아는 자가 드물다고 하였는데, 나 또한 그 이치를 잊고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