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28일, 일요일, Arequipa, Colonial House Inn (오늘의 경비 US $26: 숙박료 50, 세탁 20, 인터넷 8, 한국 편지 5, 식료품 3, 기타 6, 환율 US $1 = 3.50 sole) 오늘은 쉬는 날이다. 관광 스케줄이 없는 날이다. 장기 여행을 할 때는 가끔 이렇게 쉬는 날을 갖는 것이 좋다. Colca 관광을 알선해준 여행사 Pablo Tours 사무실에 가서 주인 Edwin과 매니저 Edgar를 만나서 Colca 계곡 여행후기를 쓰고 싶다 했더니 좋아한다. 여행후기는 두꺼운 책에 쓰는데 여행사에서 자기네 선전하는데 쓴다. 가이드 Edison을 칭찬하는 얘기를 썼다. Edison의 수고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Edison은 힘들어하는 집사람을 꼭 자기 어머니 모시듯 했다. 매니저 Edgar가 한글로 좀 써 달란다. 아마 한국 여행객들도 페루에 제법 오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Colca 계곡 트레킹이 좋다는 얘기와 함께 여행사에는 좀 미안한 얘기지만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하면 반값에 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한글로 썼다. 오늘은 한국에 사진을 보내는 날이다. 인터넷 카페에 찾아가서 매니저의 허락을 얻고 사진 보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우선 사진 작업하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컴퓨터에 설치했다. 설치가 끝나면 카메라를 (Olympus C-740 Ultra Zoom) USB 케이블을 이용해서 컴퓨터의 USB 포트에 연결시킨다. 그 다음에는 소프트웨어를 작동시켜서 사진을 카메라에서 컴퓨터로 옮긴다. 옮긴 후에는 사진 크기를 640x480으로 줄인다. 사진을 찍을 때는 1280x960 이나 그 이상으로 찍는다. 다음에는 이메일을 이용해서 사진을 보내는데 한번에 1MB 밖에 보낼 수 없기 때문에 한번에 4장씩 여러 번을 반복해야한다. 오늘은 20장을 보냈다. 컴퓨터가 느리고 인터넷 접속이 자꾸만 끊어지곤 해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보내는 사람이 수십 명이 되다보니 메일 박스가 차는 사람이 자꾸만 생겨서 보내는 걸 반복해야한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연구를 좀 해봐야겠다. 어제 세탁소에 맡긴 빨래를 찾아왔다. 빨래를 달아서 요금을 받는데 4kg에 20 sole이 (약 7,000원) 나왔다. 보통 손빨래를 하는데 빨래가 갑자기 많이 모일 때는 세탁소를 이용한다. 저녁을 라면으로 때우고 중앙광장에 나가니 조명을 아름답게 해놓고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많았다. 오늘은 한가롭게 보낸 하루였다. 여행지도 2003년 9월 29일, 월요일, Cuzco 행 밤 버스 (오늘의 경비 US $20: 전기포트 35, 점심 14, 안약 11, 택시 4, 인터넷 1, 기타 3, 환율 US $1 = 3.50 sole) 오늘은 밤 버스로 Cuzco로 떠난다. 숙소 체크아웃을 하는데 주인 여자가 잘못 알고 방값을 하루치만 요구한다. 정정해서 이틀 치를 냈더니 매우 고마워한다. 이 여자는 머리색갈이 붉은 색으로 거의 100% 백인이다. 남편은 좀 가무잡잡한 백인이고 2살 짜리 애는 엄마 아빠 반반이다. 아침에는 샤워에 뜨거운 물이 안 나와서 공동 샤워장에 가서 샤워를 했다. 이곳 같은 간이 숙박소에서는 간단한 전기 히터를 사용하는데 찬 수돗물이 이 히터를 지나면서 순간적으로 데워진다. 그래서 물이 충분히 뜨겁지 않고 조절하기가 힘들어서 뜨거운 물이 나오다 갑자기 찬물이 나오곤 한다. (숙소 이름이 영어의 Hostel인 스페인어 Hostal이면 간이 숙박소이다.) 숙박료를 치르고 숙소에 큰 배낭은 맡기고 작은 배낭만 메고 나와서 우선 인터넷 카페를 찾아가서 이메일을 체크했다. 애들에게서도 이메일이 오고 LA에 사는 조카 Ben에게서도 이메일이 왔다. 조카는 자기의 홈페이지 주소를 보내와서 들어가 보니 조카 아들 Mathew의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자기 홈페이지에 우리 여행 사진도 올려놓겠다고 한다. 조카의 홈페이지를 보니 나도 홈페이지를 하나 해놓고 이 여행을 떠났더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영어와 한국어 양쪽으로 다 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며칠 전에 이곳에서 봐둔 전기포트를 샀다. 220 볼트용이라 남미와 한국에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110 볼트용을 콘센트를 써서 220 볼트용으로 쓰는 것은 잘 안 된다. 전기가 220 볼트라 해서 다 똑같은 것은 아닌 모양이다. 이제 가벼운 플라스틱 전기포트가 두 개 있느니 커피 끓이고 간단한 음식 만들어 먹는데 편하게 됐다. 제일 좋은 것은 찌개도 끓이고 고기도 구어 먹고 야채도 볶아 먹을 수 있는 가벼운 다목적 전기포트인데 찾기가 어렵다. 밥은 커피 물 끓이는 전기포트에 음식 보관용 플라스틱 백을 사용해서 할 수 있다. 장기 배낭여행을 다닐 때는 하나라도 짐을 줄이기 위해서 장비 하나를 다목적으로 쓸 수 있으면 좋다. Arequipa에 와서 첫날에 가서 먹은 중국음식점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지난번도 이번도 11시 반경에 들어가니 12시에 개업이라 청소 중인데도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갔다. 낮 12시부터 밤 12시까지 영업을 한다. 중국사람 20대 두 남녀가 일을 하고 있어서 물어보니 부부가 아니고 남매란다. 중국사람 답지 않게 참 싹싹하다. 남자는 좀 막 생겼는데 여자는 아주 예쁘장하게 생겼다. 중국 푸젠성에서 (대만 옆에 있는 복건성) 2년 전에 페루에 와서 Lima에서 스페인어 학원을 다니면서 2년 살다가 이곳에 와서 음식점을 개업한지 한 달이 되었다 한다. 오빠는 음식 만들고 여동생은 웨이트리스 겸 카운터를 본다. 부모는 아직 중국에 있단다. 씩씩한 두 젊은이다. 우리는 은퇴해서 62세와 59세라 했더니 믿을 수 없다며 집사람을 보고 정색을 하며 36세 밖에는 안 되어 보인다고 하니 집사람이 좋아한다. 아마 시골 농사꾼으로 늙은 자기 부모하고 비교를 했나 싶다. 열심히 사는 두 남매에게 만복이 있기를 기원하며 음식점을 나왔다. 두 번이나 정독한 "The Epoch of South America" 책을 책방에 가서 10 sole에 팔았다. 처음에는 점원이 20 sole을 준다고 했다가 나중에 주인이 10 sole로 내린다. 너무 두꺼워서 (1,000 페이지가 넘는다) 잘 안 팔릴 거란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면 또 사고 싶은 책인데 팔기가 좀 아까웠다. 그러나 너무 무거워서 계속 가지고 다니기가 너무 부담이 된다. 숙소 체크아웃은 했지만 다시 돌아가서 옥상에 올라가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곳에 사는 한국인 모녀 정아 네와 연락이 안 되어서 다시 만나보지 못하고 가는 것이 서운했다. 전화 메시지를 남겨 놓았으니 우리가 연락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알게 될 것이다. 주소와 전화번호가 있으니 나중에 사진도 보낼 겸 연락을 해야겠다. 김치 해놓고 우리가 Colca 계곡 트레킹에서 돌아오는 걸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아쉽다. 버스 정류장에 가서 저녁 7시 Cuzco 버스를 탔다. 버스 정류장까지는 택시로 갔는데 택시 기사가 매우 친절하다. 지금까지 경험한 페루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고 정직하다. 물론 도둑도 몇 번 당할 뻔 했지만 보통 사람들은 한 번도 바가지를 씌우려 한 적이 없었다. 자꾸만 중국 사람들과 비교가 된다. 1999년 중국 여행을 했을 때 기회만 있으면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려고 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중국 사람들 정신 차릴지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