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이가 많아서 집안 반대가 심했고 솔직히 남편이 아프다는 것도 걱정스러운 부분이었어요. 하지만 앞으로 언제 날 필요로 하는 사람을 또 만나겠나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제가 힘들 때 의지가 되었던 사람이니까 저 사람한테 뭔가 해줄 수 있다는 게 기쁘기도 했고요. 내가 당장 돌보지 않으면 이 사람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남편은 결혼할 무렵 이미 간경화 투병중이었다. 사실 이경애는 간경화와 악연이 깊다. 그는 지난 2000년 어머니를 간경화로 잃은 것. 2남3녀 중 셋째딸로 평소 부모에게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그는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 설상가상, 어머니를 간호하던 아버지마저 열흘 뒤 위암으로 어머니의 뒤를 따라 가자 그는 세상에 홀로 내버려진 듯한 비애를 맛봐야 했다.
“엄마는 너무 힘들게 우리들을 키우셨고 자식들을 자신보다 더 사랑하신 분이죠. 그런데 엄마랑 똑같은 병을 남편이 앓고 있으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그래도 엄마를 간호할 때 쌓인 노하우가 남편을 돌볼 때 도움이 됐어요.”
다행히 큰아들의 간을 이식받아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남편 김씨는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상태.
“2세 갖고 싶어 계획 세우기도 했는데 벌써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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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이 부부의 유일한 취미생활. 시간이 나면 항상 여행길에 오른다고 한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그의 성격 덕분에 남편 김씨도 많이 변했다고 한다. 평소 과묵한 편이던 남편은 그와 살면서 말수도 늘고 웃음도 많아졌다고. 특히 그가 학교에 복학하면서 그에게 전화 거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하루 종일 같이 있다가 떨어져 지내니까 집사람이 뭐하나 궁금하더라고요. 전화를 걸면 집사람이 개미만 한 목소리로 ‘수업중이야’라고 말하죠. 그러면 알았다고 얼른 끊곤 해요. 그래도 궁금하면 또 전화를 걸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결혼생활에서 부부싸움은 피해갈 수 없는 일. 두 사람 모두 고집이 세고 다혈질이라 소소한 일로 티격태격하는 일도 많다고 한다. 다행히 둘다 뒤끝이 없는 성격이라 부부싸움이 길게 가지는 않는다고.
“저나 집사람이나 고집 한번 부리면 아무도 못 말리죠. 그래도 집사람이 많이 참아주는 편이에요. 나이는 어리지만 절 많이 이해해주거든요. 그래도 수술하고 나서는 제가 많이 참아요. 간이식 환자들이 흥분하면 좋지 않다고 해서 마음을 많이 비웠어요.”
남편도 건강해졌고 결혼식도 치렀으니 이제 남은 것은 두 사람의 2세 계획일 터. 하지만 아직 계획이 없다고 한다.
“처음엔 집사람도 아이를 갖고 싶다고 했어요. 그러다 얼마 전 큰아들이 딸을 낳아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니 얘기가 쏙 들어갔어요”.
두 사람은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이 즐기는 유일한 취미는 여행이다. 밤 12시에도 마음이 맞으면 차를 몰고 바다 구경을 다녀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덕분에 전국 곳곳에 좋다는 여행지는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 방송 토크쇼를 통해 남편 김씨의 투병이 알려진 탓에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여행 가면 남편이 더 인기가 좋아요. 사람들이 남편한테 맛있는 것 가져다주고 얘기하느라 저는 뒷전이에요. 남편이 아프다는 것을 알고 많은 분들이 경과를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특히 남편과 같은 병으로 아픈 분들이 건강해진 남편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갖는 것 같아요.”
현재 대학에서 연출공부를 하고 있는 그는 졸업 후 PD시험을 치를 생각이다. 그리고 이제는 코미디 프로그램보다 드라마 연기자로 활동하고 싶다는 욕심도 내비친다.
“오래 전부터 나이 마흔쯤 되면 드라마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왔어요. 학교 다니면서 아동극도 하고 ‘얼쑤’라는 2인극도 했거든요. 연출공부도 열심히 해서 PD시험도 보고, 대학 강단에도 서는 게 꿈이에요. 욕심이 많다고요? 지금도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요, 뭐.”
기능성 음료 제조업체 ‘그린원’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최근 새롭게 다이어트 사업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아직 시험단계이긴 하지만 자신이 시판할 다이어트 식품으로 몸무게를 10kg이나 줄였다고.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힘든 시간을 잘 견뎌낸 그는 요즘 달콤한 일상에 감사하며 지낸다고 한다. 아무리 힘든 일을 겪어도 절망적인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는 그는 자신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저도 부모님을 간호할 때 힘들어서 불평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돌아가시고 나니까 후회가 되더라고요. 나중에 미안해하지 마시고 지금 기운내세요” 하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끝)
http://cafe.daum.net/TransplantInfo 펌.. |
첫댓글 동영상물이 있는데 찾아봐도 안보이네요...나중에 올려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