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방송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2023.8.9].. 외국인고용허가제와 방문취업제 이야기 - YouTube
▶ 편지사연 1. <숨어 잠자는 사람들> (여, 60대) 8/9 수
허순옥, 중국 길림성 길림시
퇴직하고 북경에서 겨울을 지내며 본 이야기다.
머물고 있는 곳이 해전구환산촌이다.
하루는 호기심으로 등산하는 사람들을 따라나섰다.
산길을 따라 썩 아래로 내려오니
척박한 바위산에서 자라는 나무들에 비해
송백들이 멋스레 하늘을 찌르며 치솟아 있다.
그 중 한 송백나무 아래는 네 개의 흰 비닐그릇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그 앞에는 금방 사람의 손을 본 듯한
정갈하고 낮다란 봉분이 자리잡고 있다.
세운 묘석을 보니
최근년에도 륙속 무덤들이 생겨난 것이었다.
무덤마다 서산의 송백들과 친구하여
함께들 조용히 누워 있어 한결 편안해 보이기까지 한다.
마을 주위에는 력대의 왕들이 잠든 칠왕분, 팔왕분,
구왕분이며 팔보산 인민공묘 같은 명당자리들이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 잠든 사람들은 그곳을 선택하지 않은 거다.
살아 생전에 집값 걱정, 죽어서는 집보다 더 비싼
묘지 값 걱정으로 죽으면서도 죽을 맛의 걱정을 하는 거다.
오죽하면 이곳 로인들이 돈 없으면
죽지도 말아야 한다는 말을 쉽게 하고 있을까.
얼마 전이다. 친구 남편이 돌아가셨다.
본인 앞으로 나온 마지막 월급과 장례비용을 합친
7만 원에 자식들의 돈 3만 원을 모아
영구형묘지에 20년 사용 계약을 맺었다.
말이 영구형이지 계속 보존하려면
기한 만기 전에 선불금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바로 임자 없는 묘지로 처분된다.
역시 한 줌의 재가 되어서도 돈이 부족하면
마음 놓고 보관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마침 산을 오르는 로인 등산객이 있다.
공동묘지도 아닌 이곳에 왠 무덤들이냐고 물으니
근간에도 륙속 늘고 있는 인근 동네 사람들이란다.
그들이 이곳에 안식처를 잡는 속사정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살아 생전 낭비라면 결단코 반대하는 엄마기에
자식들한테 가격이 치달아 오르는 묘지를 사지 못하게
이미 유언을 남겼다. 자식 사랑하는 엄마로서
절대 먼 곳에서 일하는 바쁜 자식들을
해마다 움직여 다녀가게 할 수 없다.
자식들이 효도하겠다고
그 어떤 신식 장례법을 취해주는 것도 싫다.
언제 어디서라도 흘러 흐르는 송화강물이 보이기만 하면
자식들이 잠깐 눈길 주어 바라만 봐주면 된다.
멈춰 서서 함께였던 즐겁고
행복했던 단순간들을 회억해주면 더 좋고…
북경 서산 림장에 잠들고 있는 사람들의 발견으로
글을 마무리 하는 내는 마음이 가볍게 깨어나고 있다.
▶ 편지사연 2. <공부하는 이유> 오금단(여, 10대, 녕안시 고중 3년)
오금단, 중국 흑룡강성 녕안시 녕안조중 고중 3학년
**어머니 – 이소연
공부는 나 자신을 충실하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지금의 우리에게 있어서 공부는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응애응애 울며 태어났을 때부터
나의 인생공부는 이미 시작되었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학교생활을 하면서 배운 지식이
점점 많아지고 깊어지면서 나의 시야도 점점 넓어지고
내 자신이 아는 지식과 이해가 되는 부분도 점점 많아졌다.
그리고 내가 가려는 길도 점점 길어지고 넓어졌다.
그동안 배운 지식들은 나에게 아주 소중한 보물로 되었다.
특히나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는지,
놀때에는 또 마음을 활짝 펴고
실컷 놀아야 한다는 것도 터득하게 되었다.
사는 동안 오고 가며 만난 사람들은 모두가
나에게 가르침을 선물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의 인생에 정확한 도리들을 심어주었고
견식도 넓혀주었다.
공부는 생존을 위한 것이다.
생활 속에서 우리는 늘 생존하기 위하여 아득바득 살아간다.
어머니는 항상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다.
(어머니) 공부를 잘 해야 돼. 그래야 나중에 커서
좋은 직업도 찾을 수 있어.
적어도 너는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서
앞으로 생활 때문에 걱정하는 일은 없어야 할 거 아니야.
네가 지금 노력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공부뿐이야.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너 자신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
제발 엄마의 고달픈 삶은 닮지 말았으면 좋겠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나 자신 뿐만 아니라
부모님 나아가서는 조국에 보답하는 신성한 일이다.
열심히 공부에만 전념하자.
오늘날 사회는 지식이 부족하면 어디 가서
발 붙이기도 어렵고 일자리 하나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이다.
지식이 없으면 어찌 조국에 보답할 수 있고
나 자신한테 떳떳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내가 하는 공부는 어찌 보면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하면 텅텅 비어있던 내 머릿속에
지식들이 들어차 나 자신을 충실하게 만들어 준다.
어찌 보면 방금 태어났을 때의 당신의 모습,
배가 고프다고 응애응애 울 때 우유를 마시고 나면
배가 불러 금방 울음을 그치는 것과도 같다.
지식은 또한 나의 모자란 몸을
윤택하게 만드는 무기이기도 하다.
공부는 나 자신을 충실하게 해주는 동시에
나의 생활도 개선해준다.
공부는 올바른 길을 선택하게 해주는 지름길이고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게끔 고무해주는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