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시간이 지나 매미들의 처절한 공명보다 한껏 목을 긁어대며 지저귀는 까마귀 울음이 더욱 익숙해질 때 즈음, 그 날의 계절을 묻는다면 쉽사리 대답하기 힘들만큼 모호한 날이었다.
해가 지고 달이 이긴 그 하늘 아래에서 걸었다.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나는 갑작스레 칠흑을 밝힌 핸드폰 속 푸른 화면을 보고서는 그 바쁘던 걸음을 멈춰 세울 수밖에 없었다.
.
.
.
.
.
.
불현듯 떠오르는 민준청년(이제는 청년이 아니다!)과의 추억. 그 뜨거웠던 사나이들의 만남을 나는 아직 간직하고 있었기에.
그녀의 부름에도 흔쾌히 응했다.
.
.
.
우리는 소소취향에서 만났다. 서로 일정에 밀리고 밀려 9월 되어서야 만났지만, 우리는 만났다.
서로의 근황을 나누며 시원한 음료와 에그타르트와 함께 만담을 이어갔다.
장장 두시간에 걸쳐 나눔지 활동을 마쳤다. 글이 길어지니 자새한 내용은 생략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인상 깊었던 포인트를 짚어보자면.
우리의 에너지 자원은 각각 사람과 침대로(서정 청년이 사람과의 관계를 굉장히 좋아하는 듯했다),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또, 서정 청년은 정해진 틀 안에서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근무 시간. 누군가에게 할당 받는 업무.
맞다. 서정 청년은 군인 체질이었다...언젠가 서정 청년이 군인 되는 날이 오게 된다면, 내게 고맙다며 인사라도 해주겠지.
.
.
.
황혼을 넘어 확연한 밤이 되어갈 때.
서정 청년이 저녁 메뉴 뽑기를 준비했다며 내게 들어 보였다. 무려 다섯 가지 메뉴가 들어있는 뽑기라면서 말이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뽑아든 종이에 무슨 메뉴가 적혀있을지, 기대가 컸다. 그 메뉴는 다름 아닌...
곱창이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무얼까. 왜 여기 있지.
전말을 되짚어보자면, 내가 어색해 할까 싶어 저녁이라도 같이 먹자며 03동기들(민지는 04지만)을 불러모은 것이다!
물론 나는 서정 청년과 단둘이 만나도 어색해 하지 않았을 것이다.
...혹시 서정이가..?
.
.
.
곱창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9시 경에는 인서까지 합류했다. 급하게 뛰어오는 바람에 실온에 꺼내둔 얼음컵처럼 진땀을 흘려대던 인서의 모습이 기억이 난다.
졸지에 동기모임이 되면서 시끌벅적해졌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좋았다. 오랜만에 뭉친 우리는 더욱 끈끈해진 연대감을 두른 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너무 늦은 시간이 되기 전에 우리는 각자의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아쉬운 마음은 그 자리에 고이 둔 채로.
조용하고 캄캄한 방에 들어가 누웠다. 보이지 않던 천장 도배지가 슬며시 눈에 들어오고서야 그 위로 하루를 정리했다.
역시나 즐거운 하루였어.
우리는 언제나 이 날을 기억하고 기약할 것이다. 또 다시 만날 그 날을!
첫댓글 상우오빠 필력이 굉장하다
오빠가 쓰고있는 글이 더 기대되는..!
다섯 가지 중 다섯이 고기메뉴라니
이 여성 센스봐
혹시 서정이가 ㅋㅋㅋㅋㅋㅋㅋㅋ
빵 터졌습니다 03동기들의 모임 힐링 그 자체네요 ~
사진이 너무 깜찍(?)해서 당황스럽네요
꼭 다시 만나기를 바랍니다
저도 03같은 04인데
다음에는 불러주실거죠?
공모전 낼 때 미리 알려주기를.
거기는 일단 피해서 내려고요
용작가님의 소설 한 편 너무 좋다 ,, 👍🏻
‘군인 서정‘ 너무 잘 어울려서 충격이었고 🪖
03즈에 끼워주셔서 감사하고
동기모임 너무 즐거웠다 또 만나 나라사랑 동기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