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전세를 알아보러 다닐 때 놀란 점중에 하나가 요즘 전세로 나온 집들중에 융자비율이 높은 집이 상당히 많다는 점입니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들의 경우는 그비율이 무시못할 수준이더군요.
여기서 대출받아 투자해서 집값 올라서 팔면 남는 장사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으셔서
50%이상의 대출을 받고 전세까지 껴서 집을 구입하신 분들이 생각해보셔야 할 점을 한가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저는 대폭락에 대해서는 그런 문제가 국가경제에 끼칠 영향이나 그 파고가 결국은 저한테도 돌아올 거라는 점에서 폭락하라고 신나게 말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재벌도 아니고 사짜도 아니니까요ㅡㅡ)
위에 케이스로 집을 사셨거나 그럴 예정이신 분들이 생각하시기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집값은 떨어지고 이자는 감당 안되고 해서 급매로 원금도 못찾고 은행에 이자나 낸 꼴이 되는 경우일 겁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집값이 하향세를 타게 되면 한가지 경우가 더 있습니다.
이미 IMF때 한번 일어났던 역전세대란입니다.
집값이 떨어지는 타이밍에서는 너도나도 결국 집을 파는 게 상책이란 분위기로 이어지게 마련이고
그럼 급매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수도권 지역의 중소형 평수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면 소형평수 살던 사람들은 중형평대로 갈아타려고 나서고
소형평수에는 이미 전세값이 높아진 상황에서 높은 전세금으로 중소형대에 살던 사람들이
소형매물을 구입하려고 듭니다.
(이러면서 수요시장이 안정화가 되면 다행이지만 수요보다 매물의 비율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한번 흐름을 타버리면 그렇게 쉽사리 돌아서질 않습니다.)
그러면 세입자들 쪽에서도 같은 보증금이라면 더 넓고 좋은 집으로 세를 옮길 수 있는 호기라고 생각해서
계약연장을 안하고 '피같은 내 보증금 내놓으시죠' 하는 사태로 이어집니다.
이 역전세 대란도 한번 흐름을 타면 금방 끝나질 않습니다.
집주인이 여유가 있다면 집이 안나가면 대출이라도 받아서 보증금 내주면 되지만
이미 그 집 자체를 전세끼고 대출까지 받아서 산 케이스라면 이런 여유가 될 리 만무합니다
(당연히 그집을 담보로 대출은 더이상 못받습니다)
그런 경우 세입자들은 보증금반환신청을 해서 집을 경매에 부칠 수 있습니다.
(그때까진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결국 세입자의 보증금은 계약만료와 동시에 빚이고 세입자와의 관계는 채무관계가 됩니다..)
IMF때 이런 케이스로 보증금 삼-사천에 경매로 넘어간 일억짜리 집도 여럿 봤습니다 ㅡㅡ;
결국 이자만 안낼 뿐이지 전세 역시 그 집 부채비율에 포함돼 있는 거죠.
지방에선 이런 기미가 슬슬 보이고 있습니다.
수도권안에서 세입자 못찾아서 보증금 못내주겠냐고 안심하실 지도 모르지만
IMF때의 경우를 교훈 삼아 보면 흐름을 한번 타면 희한하게도 내집에만 들어올 사람이 없다는 집주인들로 넘쳐납니다.
대출받아도 모자라면 전세 끼고 사면 되지 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현재 시장상황의 위험성과 전세보증금 역시 부채라는 점을 기억하셔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