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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주사랑 4050 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모든지친구
** 토끼섬(난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굴동포구에 이르면 50여 미터쯤 떨어진 곳에 표류하는 듯 떠있는 작은 섬이 보인다. 토끼섬,은 여름에 하얀 문주란꽃이 온 섬을 뒤덮을때 그 모양이 토끼 같아서 붙여진 이름.토끼섬은 원래 바깥쪽에 있는 작은 섬이라는 뜻으로 '난들여'로 불리웠다. 960여 평의 면적에 백사장과 10여 미터 높이의 현무암 동산으로 이루어졌다. 이 작은섬은 조시에는 걸어갈 수 있으며 만조때에는 백사장과 동산이 분리되고 또한 육지부와도 분리된다. 이 섬에는 우리나라에선 유일하게 문주란이 자생하고 있는데 문주란은 수선화과에 속하는 상록 다년생초로서 높이 60~70센티미터까지 자란다. 겨울에 말랐던 잎이 봄을 맞으면 파랗게 새잎이 돋아나고 7월 말쯤부터 백설같은 꽃을 연달아 피워 9월까지 온 섬을 하얗게 물들이며 그 은은한 향기 또한 그지없이 좋다 그 옛날 멀리 아프리카 남단에서 파도를 타고 온 씨앗이 정착하여 뿌리를 내렸는지도 모른다는 토끼섬 문주란은 천연기념물 19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꽃의전설
문주란 꽃말: 정직, 순박 멀고 먼 옛날. 대여섯 살쯤이나 되었을까 한 남자 어린이가 토끼섬 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일하러 나간 할머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지요. 이 어린이에게는 부모나 형제가 모두 없었고 다만 환갑을 넘긴 할머니 한 분이 유일한 가족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젊었을 때부터 물질을 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해녀였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물질하기도 힘에 겨웠지만 손자와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요. 오늘도 할머니는 변함없이 고기를 잡기 위해 아침 일찍 바다로 나갔습니다. 어린이는 할머니가 바다 속에서 갖가지 해물을 건져 올리는 동안 홀로 바닷가에서 모래에 그림을 그리거나 조개를 주우며 할머니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다가 할머니가 돌아오실 시간이 되면 토끼섬 가까이로 갔습니다. 할머니는 늘 토끼섬 부근에서만 작업을 하셨기 때문이지요. 어떤 때에는 물이 빠지는 썰물이 되면 토끼 섬으로 건너가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차츰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오시는 시간이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철 모르는 손주는 그만큼 할머니를 빨리 만날 수 있어 좋기만 했지요. 할머니는 오래지 않아 이 세상을 떠나야 될 것이라는 것을 짐작했습니다. 죽는다는 것은 무섭지 않았으나 이 세상에 혼자 남겨 놓을 손주를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내가 없어도 살 수 있겠니?" 할머니가 슬며시 손주의 얼굴을 보며 물으면, "할머니와 오래오래 함께 살 건데요, 뭐." 손자는 아무 걱정 없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내가 한 만년이라도 산다 던?" "그럼요. 만년도 더 살 거예요." 그러나 할머니는 점점 몸이 쇠약해져서 어느날 밤 잠이 들고나서 영원히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할머니의 혼백은 문을 나서서 토끼섬까지 가서 손주에 대한 애처로움 때문에 차마 발걸음을 옮길수가 없었습니다. 할머니의 혼백이 그렇게 망설이고 있는 사이에 밭에서는 뿌리가 생기고 겨드랑이에서는 잎사귀가 돋아 났습니다. 그리하여 얼마 안 가서 토끼섬에는 많은 꽃들이 피어났는데 만년을 살아야 한다는 손자의 말 때문에 할머니는 꽃이 되었습니다. 할머니의 혼백은 만년을 살아, 손주를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이 꽃이 바로 '문주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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