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죤 무장한 대학 캠퍼스 입학식...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01-03-06/대학로짝재기양말
몽상적 잠재의식이 현장감 있는 꿈을 꾸게 했다.
--- 난, 난데없이 완죤 무결한 군바리로 군 입대가 아닌 대학 입학식을 한다.
핵교는 서울대 관악 캠퍼스가 생기기 전
서울 장안에서 최고의 미모를 자랑했던 경희대 캠퍼스다.
위장 철모에 얼룩무늬 공수부대 전투복에 X반도..
최신형 군장에 대검에 M16소총에 장교도 아닌데 오른쪽 탄띠에는 권총까지 있다.
핵교 대 운동장 풍경은 꼭 1981년 3월 3일 수색지나 있는 보병 30사단 연병장을 연상케 한다.
*********************************************************************
군 제대를 하고 만 일년이 지나 첨으로 받는 예비군 훈련은
전두환이가 올마전까지만 해도 사단장으로 있었다는
보병 30사단에서 RCT(연대전투단훈련)으로 실제 전투상황을 방불케하는
<현역실전 모의 전투훈련>으로 받았다.
행군하며 급식차에서 주는 주먹밥을 받아먹었고,
200km의 거리를 일주일동안 밤낮없이 완젼군장 산악 행군을 했다.
M48A3 탱크들이 작전지역으로 질주하고 후방에서는 105mm와 155mm 곡사포가 쾅쾅 포성을 질러댄다.
난 푸른띠의 진압군으로 보병들과 함께 교통호를 따라 이동하며 붉은띠의 대항군을 찾아 전투를 벌인다.
당시엔 40여명이 넘는 현역 수색중대 화기소대에 예비군을 한 명씩 집어넣고 작전을 했다.
이런 미친개같은 훈련을 받아본 인간은 공수부대도 해병대도 UDT에도 거의 없을 것이다.
그 특수부대 출신의 예비군으로서..
하루 24시간 중 21시간을 완전군장을 하고 전투에 임한다.
눈, 비엔 전혀 상관없이 발에 안맞고 줄줄 새는
항공모함 군화를 신고 일산, 파주, 광탄, 문산 일대를 누볐다.
잠은 하루 3시간 자는데, 버려진 민가나 창고의 덤불에서 자면 양반이다.
보통 언 논바닥에 A텐트를 치고 그대로 누워 자기도했고
산기슭에서 야전삽으로 굴을 파고 비트 비스무리하게 만들어 자기도 했다.
평상시 훈련으로 다져진 현역들도 여기저기서
픽픽 쓰러지는 판국에 당시에 동원된 예비군들은 어땠을까?
90% 이상이 동상에 걸리거나 발목이 삐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난 M60 사수였기 땜시 군장없이 중량 11kg짜리 기관총과 같은 무게의 탄약통을 들고 다녔다.
현역 장교은 대령까지 하사관은 상사까지 당시엔 군장을 메고 소총을 들고 쫒고 쫒기는 전투에 임했다.
철인 3종 경기의 하나인 싸이클로 다져진 내 무쇠 철각이 없었다면,
나도 다리 븅신되거나 어디 어디 다쳐 망가졌을 것이다.
3월초 이맘때면 딱 20년전인 1981년이 생각난다.
5월 광주의 참극을 연출한 당시
전두환의 막강한 서슬은 온 나라를 뒤덮었다.
어제의 현실 <초등핵교 입학식>과
과거의 악몽같은 현실 <연대 전투단훈련>이 잘 짬뽕되어 난 오늘 새벽에
현실로 착각 할 정도의 꿈을 꾸게 된 것이다.
********************************************************************
경희대 운동장에서 이상한 입학식을 끝내고
둘러 본 대학 캠퍼스는 전방에 어느 군부대를 연상하도록 한다.
몽고 천막 비스무리한 막사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소대장은 중삘 2학년 때 선상인데 존나 싸가지가 바가지인 쌍것이다.
소대원들은 초삘 고삘 때 짝궁이나 친구들이다.
컨츄리한 초심에 사로잡힌 나는 2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전쟁놀이를 제안하고 잘난방 떠는 선상들 몽상테러작전을 전개하고 생포한 그들을
양호실에 가두어 놓고 731부대처럼 임상생물 해부실험을 실시한다.
--- 참이슬 한방울을 정맥에 주사하고 반응을 살핀다.
5% 링겔 포도당 국물에 라면을 끓여 먹인다.
실제로 라면을 이렇게 끓여 먹으면 단맛에 기막히게 맛이좋다.
독사 100마리를 방에 풀어놓고 실탄을 분해해서
나오는 탄약 탄소가루를 한바가지 모아서 엄청나게 뿌려 불을 부쳐 본다.
빠지직거리며 타들어가는..
탄소가루에 놀란 독사들과 뒤엉키는 선상나부랑이들..
수십가지의 실험을 창의적 장난끼를 동원해 부려본다.
나의 몽상적 임상 실험은 흥분의 도가니속에 식은땀 범벅으로 새벽 5시에 실상으로 돌아오며 끝난다.
너무도 선명하게 왜곡되고 굴절되어 다가왔던 악몽.
힘들었고 괴로웠고 지랄같았던 과거의 기억은 이케 잊혀지지않고
끈질기게 내 주변을 맴돌며 내 악마의식을 괴롭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