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가자 : 이재근, 방재곤, 이인식, 최재욱, 옥영동, 박정택, 윤재희, 김정숙, 주영민, 김경수, 한해란, 최재남, 박민재, 허금화(무순, 이상 14명)
# 산행일시 : 4월 18일
당초 거제 대금산 산행 계획에서 철쭉의 상태가 좋지 아니하여 회장단에서 계획을 변경하여 건천의 단석산으로 변경하여 산행하기로 하였다. 가까운 곳이라서 평소보다 늦은 시각에 출발을 했다. 동래 전철역 주변부터 인산인해를 이루더니 언양 휴게소에도 차량들로 인하여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더구나 총선이 끝난 지 사흘밖에 지나지 않은 탓인지 산행객들로 가득하다.
건천 인터체인지를 벗어나 청도 방향으로 방향을 바꾼지 10분여. 청도 방향 20번국도의 왼쪽으로 단석산 신선사 마애불 이정표가 보인다. 좁은 비포장을 따라 2분여쯤 지나자 마을 끝 양송이 버섯농장 앞 단석식당에서 하차한다. 산행채비를 하고 계곡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 걷는다. 개울과 물 고인 논바닥에는 개구리 알들이 무리지어 있다. 경사진 산길은 시멘트 포장으로 신선사 입구까지 이어진다. 가파른 언덕길을 따라 숨을 헐떡이며 호흡을 가다듬고 신선사에 당도하여 약수로 목을 축이고 땀을 식혀본다. 산사의 오른쪽 모퉁이에 국보 제199호인 마애불이 보인다. 삼면으로 둘러싸인 입개석 벽면에 큰 불상 3개와 7개의 작은 불상이 조각되어 있다. 동쪽에 새겨진 불상은 오랜 세월의 흐름을 반영하듯 가운데 부분이 미끄러지듯 쪼개어져 있었다. 북쪽면의 3개의 불상은 연등회(?)를 연상하듯 초롱을 든 모습이고 당대의 복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마애불을 뒤로하고 왼쪽 능선을 따라 30여분 오르니 두 조각으로 쪼개진 작은 바위가 있는 단석산 정상에 이르렀다. 신라의 김유신이 신검으로 당시의 화랑들이 수도하던 산에서 무술 연마를 하면서 바위를 두 조각으로 베었다하여 붙여진 단석산이다. 정상에서 저 멀리 아스라히 영남알프스의 가지산~운문산 주능선이 까마득하게 보인다. 산행 인파를 헤치고 방내리 방향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진달래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능선에 접어들면서 우측 아래로 난 갈림길을 따라 급경사길을 내려간다. 지속되는 가뭄으로 내딛는 발마다 먼지로 가득하다. 어느새 바지 가랑이는 희뿌연 먼지로 가득하다. 지능선을 따라 30여 분 내려서다가 낮은 소나무 밑에서 허기를 채운다.
식사 후 643봉을 왼쪽으로 크게 돌아 나서는 넓은 길을 따라 안부에 이른 후 돌길로 이어지는 내리막을 따라 방내리로 향하는 갈림길이 있다. 일행에게 우리가 간 길을 알리기 위해 나뭇가지로 왼쪽 길을 막아놓고 오른쪽 길로 하산을 계속하였다. 조금의 여유도 없이 이어지는 끝없는 가파른 길은 무릎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참을 내려서니 넓은 길이 보이고 평탄해지는 것을 보니 계곡과 평지가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다. 인천에서 온 다른 등산객은 미끄러지다시피 기어 내려온다.
저 아래로 방내지가, 오른쪽에는 천주암이 내려다보인다. 단석산 천주암이라는 현판이 걸린 일주문을 빠져 나와 대숲을 돌아드니 시멘트길로 이어지고 계류를 건너기 직전에 작은 주차장이 나타난다. 시멘트 다리에 배낭을 풀고 차가운 계곡물에 세수를 하고 먼지로 가득한 등산화를 세척한다. 이제는 평탄한 포도를 따라 걸으면서 우리가 올랐던 단석산의 위용을 바라보니 등산 기점에서 바라보는 모습보다 험준한 산세로 보인다. 휘적휘적 시멘트길을 따라 10여분 지나니 길가에 금선사가 보인다. 맥주 생각에 구멍가게를 찾아 종점과는 다른 마을 안쪽으로 향했다. 방내리 마을회관 어귀에 자리한 가게에서 맥주로 목을 축이고 버스에 몸을 실은 뒤 부산으로 향했다.
국도를 따라 경주 톨게이트 입구로 합류하여 온천장의 현대탕에서 땀을 씻었다. 우리의 산행을 잘 마쳤다고 알리듯 밖에는 제법 굵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빗속을 뚫고 산성식당으로 모인 우리들은 오늘의 산행을 반성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집으로 향하는 길은 빗줄기가 조금은 약해지고 있었다. <기록 : 윤재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