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로
여행이란 좋은것이다.
무미 건조하게 반복 되는 일상 생활로부터 탈출이라 좋고
이것 저것 골치아픈 일로부터 벗어나서 좋고
더우기 산행이라니 자연과 동화 될수ㅡ 있는 기회라서 더더욱 좋다.
초딩때 소풍가는날도 돈 몇푼까먹는 재미에
뒤척이는 그밤은 길기도 했었다.
기껏 사먹는다고 해보아야
사카린 풀은물에 얼려온 푸르딩딩한 얼음과자 일명 아이스께끼나
2~3m 나가는 물총이 고작이었건만 그래도 그시절을 그리워 함은
그아이 머리속에는 세사의 아픔도 없었고 크나큰 걱정이란
까먹을 돈 오원, 십원을 아브지한테 달래는 일이니 그아이 얼굴엔
해맑은 웃음만이 있고 순수하고 순진했던 유일한 기억때문은 아닐까
여행간다는 말을 듣고 처음엔 망설여졌다.
동창회조차도 가물에 콩나듯 참석하는 내게 별 흥미도 없었지만
졸업이후 처음하는 35년만의 여행이니 어쩌면 참석 안하면 그 기회는 다시는 없을 것 같아
서먹하기도 하고 망설여지기도 했지만,총무님의 전화에 흔쾌히 대답했다.
아침에 출발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머릿속에서는 애써 고교시절 수학여행 을 떠 올리며 도착하니
총무님이하 반가운 벗님네들이 와 있었고 반가이 맞아 주었다
추석명절이 얼마남지 않은 관계로
부천 안산 평택 용인 등 여러 모처에서 출발하여 교통체증으로 집결하는데
회장 총무님들 애간장을 태웠지만,그래도 어렵사리 집결하여 출발하니 24명이었다.
모이고 보니 바쁜 일정 깨고 이리 참석해준 사람도 여럿이고 고마울뿐이다.
요즘세상 영양가 없어도이리저리 빠삐 뛰어 다녀야 사는 세상이고 더우기 벌초며
결혼식 등 이 있고 보니 이정도면 성공이고 그나마도 총무님 전회비꺠나 축낸결과 일게다.
진부를 지나 송천식당에서 점심식사 반찬종류는 그새 잊어 먹었는데<산채 비빔밥?>
그동안 먹어본 산채 비빔밥중 제일 맛있게 먹어 출발당일부터 기분은 땡큐!
산속에 호젓이 있어 산천을 두루보며 먹어 보는 이름모를 나물이며
감자떡이며 무엇보다 깊숙이 담가둔 동동주로 모두가 일잔을 들고
동창회도 위하고 우리 님들의 건강도 위하고 우리나라도 위하고 회장님의 건~~배! 제창은
산간골짜기에 메아리치고 ~~~~~~~~~ 소금강을 향하여 출발!
유감스럽게도 불과 보름전에 오대산 등정을 했는데 또 오게 됐다.
20km를 5시간에 걸쳐 넘어 왔는데
오대산엔 멋돼지가 유달리 많다.
온산 곳곳에 멋돼지가 파헤친 흔적은 전체에 퍼져 있다.
아마도 먹을게 없어서인지 영역표시인지는 모르나
그때는 하도 더워서 아무도 없는 계곳에서 목욕을 했는데
오장육부 저 깊은곳까지 부터 시원함이 느껴져 아마도 못잊으것 같다.
이곳에 오면 다른곳에서도 물론 있겠지만
절밑에 주~~~욱 늘어선 상가마다
벌떡주 라는 술을 파는데
병마개가 남자의 성기를 본따 만들었다.
모르긴 해도 아줌마들에겐 인기 짱이라서
아마도 그 한잔이면 잠자던 그놈도 벌떡 일어선다는 것인데
모두가 몰래 사먹고 싶은 마음뿐 아무도 못사고 왔는데
거시기가 요즘 쉬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오지 않을까 싶다.
저녘을 먹고 얼큰하게 취기가 돌 무렵
회장단의 반짝 아이디어로 불꽃 놀이를 했다.
삼포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에 나가 시커먼 파도를 보며 소리를 들으며
폭죽을 하나씩 들고 바다를 향해 누가 먼저일것도 없이 쏘기 시작하니
멀리서 보면 아이들 장난처럼 보이겠지만
모두 개개인들에겐 많은 의미를 담고 쏘았을 것이다.
자식 공부 잘하게, 자식 시집장가 잘가게,하는일 잘되게 ,마누라한테 사랑받게
해달라는 등 모두의 생각은 달라도 고교시절을 연상하며 쏘는 사람도 분명 있었으리라.
마음은 예전과 달라진것 같지 않은데
분명 바다를 향해 쏘고 있는 껍데기는 중늙은이의 헛발질은 아니었을까.
회장단에서 이모저모 애쓴 흔적은 여러군데서 나타났지만
잠자리 조차도 흡연가 비흡연가로 분리하고 술먹을 사람
노래방 갈사람, 이것저것 안하고 일찍 잘 사람등 분류를 한건 잘한것이다.
물론 나중에 이방 저방 오가다 보니 흐지부지 되었지만
이몸도 못하는 술몇잔하고
노래방에서 푸닥거리좀 했드니 잠자리가 선잠을 잔것 같다.
다음날은 설악산을 케이불카로 산행을 대신 했다.
고등학교떄 여러 사람들의 추억이 있고 흔적을 더듬고 싶음에
감회가 남달랐지만,이미 산은 예산이로되 찻는 이들은 주로 외국인들이
더 많은 듯 싶다.권금성에서 이것 저것 개폼을 잡은것을 끝으로
여행 한번 잘했다.
벗님네들! 고맙습니다!
살아 있어줘서 고맙고
같이 가주어서 고맙고 같이 놀아 주어서 고맙고
이틀동안 모두가 서로를 위하는 심정으로 협조해주어
아무 탈없이 마칠수 있어 고맙습니다.
미련은 언제나 남는법이니
내게 좋은 기억으로 남기겠습니다.
회장단 애쓰셨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