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는지...
무엇이 되고싶다고 마음을 먹고, 한 우물만 파는 것은 정 말 대단한 사람
이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 백지연, 정혜 정 아나운서 보면서 자랐는
데, 저는 멋지다고만 생각했지, 제가 하고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
했어요. 제가 쉽게 포기하는 성격이라서 안 될 거 같으면 금방 포 기를
하는데, 아나운서는 못해서 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 고 아예 관심을 꺼
버렸거든요. 외우는 것과 논리적인 것을 좋아해서 변호사가 되고 싶기도
했고, 몸이 자주 아파서 의 사가 되고 싶기도 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 이 들지 않더라구요. 사실 저는 몽상가적인 기질이 있어
서 패션디자이너, 머천다이저, 회계사 이런 것들도 다 하고 싶 었고, 대
학에 들어와서도 이런 꿈들이 변하지 않았어요. 물론 아나운서가 되고
싶 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고향이 대구여서 아무리 서울
말을 써도 사투리 때 문 에 아나운서가 되기는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
죠. '누 가 나 같은 사람을 뽑아줄까'라는 생 각까지 했다니까요. 전공
(의류환경, 생활디자인)도 그렇고, 자신도 없는 데다 워낙 소심하 고 의
기소침한 성격인데다 촌스럽고 사투리도 쓰고 그래서 안 될 거라고 생각
했죠. 그래서 일단 아나운서 의 꿈은 접고 교환 학생을 다녀왔어요. 한국
에 돌아와서도 아나운서 쪽으로는 별로 생각이 없었는 데, TV에서 서강아
카데미 모집방송을 보신 엄마가 '그냥 포 기하는 것이 아쉽지 않니? 한
번 등록이라도 해보지 그 래?'라고 부추기셔서 서강아카데미에 들어가게
됐 어요.
▷아카데미에서의 생활은...
아카데미에 처음 왔을 때, 참 많이 답답했어요. 다른 사람 들은 아나운
서처럼 정장도 예쁘게 입고, 단정한 헤어스타일 이어서 정말 멋있고 그렇
게 부러울 수가 없었어요. 저는 전공이 의류환경, 생활디자인이었고 마지
막 학기였기 때문에, 아카데미에 와서도 바느질을 참 많이 했는데, 그
건 아마 동기들도 다 기억하고 있을 거에요. (웃음) 재킷 도 만들어서 입
어보고 다시 다 뜯어서 새로 바느질하고 그 랬거든요. 아카데미 학기 중
간에 방송국에 합격이 되어서 더 많은 친 구들을 사귀지 못한 것이 참 아
쉬워요. 그래도 체육대회 때,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 놀았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YTN 에 있는 강수진 씨와 가깝게 지냈는데, 요즘엔 통 연락을 못
했네요. (미안해요~ ^^;)
▷시험 준비는 어떻게...
그 MBC가 첫 시험이었
어요. 시험 준비도 자기한테 맞는 스 타일이 있는 거 같은데, 그렇다고
나만의 비결 같은 건 없 었어요. 어려서부터 원래 부모님이 TV 시청이나
Radio 청취 를 달갑지 않게 여기셔서 자주 방송을 접하지는 못했어요. 우
선 누가 아나운서인지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그제야 비 로소 TV를 보기
시작했죠. 아침에 TV를 켜 놓은 상태에서 학교 갈 준비를 하고, 밥을 먹
고 나서는 신문을 소리내서 읽고, 캠코더도 빌려서 연습을 했답니다. 솔
직히 말해서 자 신이 없어 아예 시험을 보자 않으려고 했는데, 더 준비
가 된 후에 다른 방송사부터 응시하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경 험 삼아 한
번 응시해 보라고 하셨는데, 1차에 덜컥 붙은 거 죠. 필기시험을 4일 앞
두고 발표가 났는데, 그 때도 저는 학교 과제 때문에 천을 사러 동대문
에 가 있었어요. 합격했 다는 전화를 받고도 바로 공부를 시작하지 못하
고, 천 사 고, 지퍼 사고, 단추를 사느라 동대문을 헤매고 다녔죠. 친구
랑 대형서점에 가서 책 몇 권을 샀는데, 처음엔 두꺼워 서 걱정했는데 막
상 들춰보니 예상보다 좀 쉽게 여겨졌어 요. 원래 이것저것에 관심이 많
아 상식 공부하기는 좀 수월 했어요. 노는 거 좋아하고 얘기하는 것을 좋
아해서 사람들 에게서 어깨너머로 들은 지식들이 많은 도움이 된 듯 싶
어 요. 필기시험을 보고 집에 오면서 확인해보니까 많이 맞긴 했는데, 그
래도 불안한 마음에, '차라리 1차에서 떨어졌으 면 아쉬움이 덜할텐데,
괜히 다음 단계까지 올라가서 떨어 지면 더 속상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요. 원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타입이거든요. 3차 시험에서 장기자랑 했
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참 민망 해요. 저는 뒷번호여서 기다리는 동안 많
이 피곤했는데, 심 사하는 분들은 오죽 피곤하셨을까라는 생각에 '여러분
들 심 사하느 라고 피곤하시죠?'하면서 같이 동참할 수 있는 것 을 했
죠. '1+2는 3'이니까 '1+2'라고 말하 면 손뼉을 3번 치게 하고 그랬어
요. 참 유치한 거였는데, 지금 생각하 면 '왜 그렇게 오버했 나'하는 생
각도 들어요. ^^ 그땐 참 겁이 없었나봐요. 생각하면 많이 부끄럽고 숨
고 싶기 도 하 지만, 오히려 그런 걸 좋게 봐주셔서 지금 제가 이 자리
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합격할 거란 예감이 있었는지... 1차 때
는 '할머니! 나 1등 먹었어'하면서 안기는 꿈을 꾸 었죠. 주위에서 저 대
신 좋은 꿈을 꾼 사람도 있었어 요. '제가 아침 뉴스를 맡게 되었어요'라
고 말하는 꿈을 꾸 신 분도 있고, 5차 시험 전엔 할머니께서 꿈에 3개의
우물 을 파자마자 맑은 물이 찰랑찰랑 차 오르는 것을 보셨대요. 저와 같
은 사(社)번에 여자 아나운서가 3명인데 아마도 그 것을 뜻한 거였나봐
요. (맞나? 평소에 주위 사람들한테 잘 하고 봐야한다니까요. ^^)
카페 게시글
공채 · 오디션 후기
MBC 김경화 아나운서의 아나운서 되기!!(펌)
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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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4.2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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