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칭 : 제16차 산과들산악회 정기산행
일 시 : 2006년 1월 3일 화요일
장소 : 오대산 1,563m
위치 : 강원 홍천 내면, 평창 진부면, 도암면
산행예상시간 : 약 4:30분~5시간
회 비 : 20,000원
차량 출발지 : 본오동 한양 프라자앞(구세반)
출발 시간 : 07시30분
예약은 아래 꼬리글을 달아 주세요...
위치: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 홍천군 내면
코스1: 상원사-사자암-적멸보궁-정상-상왕봉-미륵암-상원사아래 주차장
코스2: 상원사-수정암-안부-비로봉-적멸보궁-상원사
코스3: 진고개-동대산-두로봉-북대령-상왕봉-비로봉-적멸보궁-사자암-상원사
교통: 진부-상원사(1시간 배차, 월정사 경유첫차 6.30분, 막차 4시20분)
강릉-진고개(첫차 7시 30분, 막차 6시30분 - 확인전화 0391-43-1606
진부-서울(동서울터미널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
문화재와 유물: 월정사(자장율사 창건한 신라이래의 고찰. 경내에는 팔각 9층석탑-국보 48호-, 석조보살좌상-보물 139호등의 문화유산이 많다), 상원사(입구옆 종각안에 국보 37호인 유명한 상원사 동종이 있다. 신라 성덕왕때 주조된 이 동종은 종면에 부조된 비천상의 모습이 특히 미려하여 미술사면에서도 주목되는 종이다. 상원사에는 목조문수동자좌상이 역시 국보-221호-로 지정되어있다), 적멸보궁(오대산 정상 오르막 길 능선상에 있는 천하명당에 위치하고 있는 국내 5대적멸보궁중 가장 유명한 보궁이다. 적멸보궁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어 사철 참배객이 끊이지 않는다)
숙박: 진고개민박 0374-32-6652 진고개매점 0374-33-1493 진부쪽은 진부의숙박시설이용
산행기
사진:오대산 상왕봉의 겨울풍경. 북미륵암쪽에서 상왕봉으로 등산객들이 올라오고 있다.
진부에서 들어가면서 본 오대산은 어떻게 보면 평범한 산이다. 그러나 유순하면서도 억센 오대산은 계곡속에 위치하여 들어가는 계곡길이 아름답고, 거찰 월정사가 있고, 비천상이 가장 아름다운 국보 동종이 있는 상원사가 있고,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중 가장 아름다운 곳, 최고의 명당에 위치하고 있다는 적멸보궁이 있고, 우람한 높이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의 전나무숲이 있어 인공과 자연이 어울어진 측면에서는 오대산만한 곳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오대산은 명산이다.
어제(2월 23일)는 오대산에 등반했다. 아침 5시에 집(용인시 수지읍)을 나서 새벽길을 부지런히 달려 8시쯤 상원사 도착. 오대산을 찾은 것은 2월하순의 심설산행을 즐기기 위해서다. 8시40분부터 올라가기 시작. 날씨는 쾌청하여 눈오는 날이 기다려지는 마음을 머쓱하게 했다. 금년 2월은 굉장히 가물다. 이른 아침인데도 영동고속도로는 붐비는 편이다. 오늘이 스키시즌의 마지막 주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감안하면 길에 차가 많은 것은 이해할 만하다.
오대산으로 가는 길은 이제는 도시주변의 길처럼 훤하니 포장되어있고 군데군데 호텔이며 무슨 연수원이며가 들어앉아 처음 오대산을 찾았던 시절의 자연상태는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특히 진부령과 월정사길이 나뉘기전 길가 하천부지에 자라던 송림의 푸른 가지들은 오대산일대의 청정한 대기와 오대천의 맑음을 상징하듯 그 신선함이 오대산을 찾을 때마다 마음속을 이름모를 충격으로 두근거리게 하던 곳이었다. 송림주변으로 작은 개울이 생겨있었는데(홍수때물이 넘쳐흘러 개울이 생겼을지도 모르지만 길가오른쪽의 산능선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항상 흐르듯 마는 듯 괴어있는 것 같았다) 그 물이 너무도 맑아 차에서 내려 손이라도 한 번 씻어보았으면 싶었다. 그 맑은 물빛이 해맑은 봄빛속에서 푸른 솔가지들을 청청히 빛내고 있는 장본임을 미루어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정말 가능하다면 그 송림속에 집을 짓고 개울의 맑은 물을 늘 보면서 글이라도 쓰며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나는 여러번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희망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되었다. 송림은 무슨 연수원으로 변해있꼬 개울을 비롯하여 일대가 흙으로 뒤덮여 넓은 평지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 이런 식의 개발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오대산 입구까지 마을이 들어설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사진은 오대산 능선에서 동대산쪽을 바라본 풍경이다.
매표소(5000원을 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문화재관람료가 3000원 주차비 2000원일 것이다)에서 전나무숲을 지나 들어가는 길은 낮에는 녹아 흙탕길이 되고 저녁부터 이튿날 아침까지는 어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 모양이다.
오대천은 깊은 겨울의 침묵(지나가면서 보면)속에 뒤덮여있다. 얼음은 두껍고 눈은 깊다. 길가의 능선자락에 아침 햇살이 비쳐들면서 차창으로 보이는 월정사-상원사 6킬로 계곡의 풍경은 아직은 설국의 모습 그대로다. 그렇지만 햇빛이 닿는 산록은 갈색숲바닥이 완연히 드러나 있어서 겨울의 옥색 융단은 바래어 가고 있음을 역력히 보여주고 있다. 상원사 아래 주차장은 이미 붐비고 있다. 10여대의 대형버스들이 벌써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
상원사로 올라가는 길은 녹은 눈이 얼어 빙판이 되어 있다. 길가의 전나무숲은 예나 지금이나 싱그럽다. 회색수피, 수피 곳곳에 녹색물이 조금 든 이끼, 숲바닥의 흰눈, 하늘을 가린 푸른 잎들이 이곳 자연의 싱그러움을 느끼게만든다. 언제나 이곳이 인공과 자연의 접경지대라는 느낌을 일깨워준다. 심설이 푸른가지위에 덮여있으면 그런 인상은 더욱 진해졌으리라. 하얀 눈으로 포장을 한듯한 사자암가는 숲길은 한적하지만 곧 시끄러워질 것이다.
일단의 젊은 산꾼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오대산은 언제나 사람이 많은 산이다. 사자암 바로 아래 개울에 놓인 다리를 건너가면서 얼음아래로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다. 작은 소리가 아니었다. 얼음아래에서 물은 저희의 힘 그대로 흐르고 있었다.
사진은 오대산 정상과 적멸보궁
사자암은 급경사를 뒤덮고 있는 거목전나무숲을 올라가면 산 중턱에 있다. 중대사라고도 하는 이 절은 자그마한 암자이지만 이미 정적에 쌓인 산사와 깨달음을 위하여 정진하는 사찰본래의 인상을 찾아볼 수 없게 된 절이다. 계절에 상관없이 허구헌날 많은 사람이 찾아오니 도시의 훤소함과 번잡함이 떠날날이 없다. 중대사옆엔 샘터가 있어서 비로봉을 오르는 사람들의 타는 목을 축여준다. 중대사에도 큰 공사가 있을 모양이다. 중창계획투시도를 크게 그려 세워놓았다. 주변의 경관이나 산세를 변경시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비로봉-호령봉, 비로봉-상왕봉 능선엔 아직도 심설이 깊다. 남녁햇빛을 받고 더러는 낙엽깔린 산록을 드러낸 곳도 없지 않지만 겨울아침의 해맑은 대기속에서 높은 듯 험하지 않고 고른 높이여서 긴팔로 감싸안은 손길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적멸보궁앞 능선에 서면 신성한 손길, 거대한 신의 품안에 안온하게 감싸인 듯한 느낌이 온다. 희끗희끗한 산록엔 여기저기 주목이나 전나무가 서 있어서 잎떨어진 나목 숲속에서 검푸르게 보인다.
적멸보궁에서 비로봉 정상까지는 급경사로 모든 산꾼들이 힘들다고 느끼는 코스이다. 이 길은 적멸보궁 뒤쪽에서 상당구간동안 아름들이 전나무와 소나무숲이 싱그럽게 펼쳐지며 위로 올라가면 떡깔나무, 물박달나무, 당단풍나무등 낙엽교목이 많아지는 멋진 등산로로 사철 상쾌함을 맛보게 하는 코스이다. 겨울엔 숲길에 눈이 쌓여 상록수 잎과 어울어지고 봄엔 부근 활엽수 거목에 푸른 새닢이 돋아나 좀은 칙칙한 침엽교목 사이에서 봄숲의 새로운 활력을 돋보이게 해주며 여름엔 싱그런 녹음이 우거져 안부를 따라 양쪽 골짜기를 넘나드는 바람이 언제나 쉬원하게 불어오며 대충 해발높이 1200미터에서 1400미터에 이르는 구간인 이곳은 가을엔 단풍이 곱게 물들기로 전국 에서 이름난 코스이다. 곱게 물든 단풍시즌이면 곳곳에서 단풍을 배경에 두고 추억거리를 찍느라 요란스런 곳이기도 하다. 코스는 급경사이지만 그렇게 길지는 않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급경사에다 많은 사람이 찾는 코스라는 점에서 길이 패여 토사가 세굴현상을 보이는 등 훼손이 심해지는 점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능선은 적멸보궁, 중대사, 상원사로 이어지는 오대산의 문화, 종교적 기념비들을 포용하고 있는 의미있는 능선이다. 그러므로 이 능선의 보존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사진은 오대산 신선골의 맑은 계류
비로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장쾌하기 이를 데 없다. 설악산이 대청봉-중청봉에서 귀때기청봉으로 뻗친 서북릉에 흰눈을 씌우고 또렷하게 지평선북쪽을 가로막고 있다. 그 앞으로 구룡덕봉에서 주걱봉, 방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그 앞으로 개인산-첨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북동쪽으로 두로봉에서 동대산, 동대산에서 월정사로, 동대산에서 노인봉-황병산으로 뻗어가는 백두대간, 앞쪽으로는 백두대간에서 떨어져 섬처럼 솟아있는 발왕산 능선이 보인다. 오대산에서 직접 연결된 계방산도 보인다.
비로봉에서 호령봉으로 가는 길은 휴식년제에 묶여있어 폐쇄되었다. 적멸보궁-비로봉길이 대단한 훼손과정을 겪고 있음을 생각하면 호령봉길의 폐쇄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비로봉에서 상왕봉으로 가는 길은 심설에 묻힌 설국의 오솔길같은 능선이다. 골짜기에서 불어온 바람이 커니스를 형성하고 있어서 길을 조금만 벗어나면 금방 무릎까지 눈속에 빠진다. 계절풍이 강한 이 능선엔 겨우내 눈이 쌓이기만 하지 녹지는 않는 곳이다. 가지가 찢어진 주목이며 전나무가 역전의 장군처럼 눈속에 홀로 청청히 서 있는 것이 눈에 띄곤 한다. 수피가 유난히 하얀 사스레나무(자작나무의 일종)의 전방위를 향하여 제멋대로 자란 나목의 하얀 가지들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춤을 추고 있는 것은 아름답다. 경삿길은 완전한 눈썰매장을 이루고 있어서 젊은이들의 환성이 능선에 가득하다.
상원사-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계곡-주차장(4시간 20분) 상원사-적멸보궁-비로봉 비로봉-적멸보궁-상원사-주차장(3시간)
첫댓글 2006년 맞이하는 첫산행이네요. 눈이 펑펑 ~~~산과들산악회 2006년에도.. 멋지고기억에 남는 산행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