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목시장승 정원을 조성할 꿈을 꾸며 여러해 동안 많은 생각들을 해온
결과들을 모아 정원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 보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생각들을 구체적으로 점검해 보고자 한다.
내가 구상하고 있는 정원을 건축물처럼 설계를 하고, 단 한 번의 시공
의 빠른 방법으로 조성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고, 나의 주어진 능력
과 환경에 맞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많은 돈을 들여 시설물을 배치하고 큰 나무를 옮겨 심고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써서 시공을 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이러한 정원이란
여건이 좋은 부자들이나 만들 수 있는 정원인 것 같고, 나의 힘에 부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정원이란 한 번 조성하면 관리하지 않아도 되고, 시간과 세월에
따라 변화하지 않는 정원이란 것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고, 나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며 장기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조성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정원은 자연과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변하므로 계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변해가는 그 모습 자체를 즐기면서 조성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
았다. 그래서 나의 주어진 환경과 여건을 생각하며, 무리하지 않게 놀이
삼아 재미삼아 손꿉장난 하듯이 조성하는 방법을 택했다.
계절의 변화를 정원을 통해서 느낄 수 있고, 땀을 흘리며 가꾸는 동안에
세상살이 시름을 잠시나마 잊고, 정원 가꾸는 일의 몰입을 통하여 정원
이 만들어지는 모습에서 일의 보람도 느끼고 살아가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니 처음부터 완성된 정원을 바라지 않고, 나의 노력과 시간의 투자
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정원을
가꾸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정원사를 두고 관리하는 규모의 정원이 아니라면, 정원 면적에도 욕심
을 내지 않고, 우리 부부가 즐기면서 조금씩 가꿀 수 있는 정도로 만족
하기로 하였다.
능력에 벗어난 크기로 욕심을 부리다가, 즐기기는 커녕 아예 포기를 하
고 마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들었고, 정원을 가꾸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겨 어느 기간 동안 정원을 돌보지 못하거나 세심하게 관리를 하
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어서 부담을 느낄 때가 있다는 것을 들
어 알게 되었다.
또 세월이 흐르면 처음 생각과는 달리 마음이 바뀔 수도 있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체력이 점점 떨어져 힘에 부치게 되어 면적을 줄이고
싶어도 채소밭처럼 쉽게 줄일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에 봉
착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정원 일도 농사 일처럼 계절에 따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있고, 만
약 미루었다가는 그 다음에 몇 배 더 힘들게 일해야만 하므로 매일 하지
는 못하더라도 일주일에 몇 일, 하루에 몇 시간씩, 이렇게 정해두고 꾸
준히 하는 것이 좋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정원 일은 몸에 배여서 즐겁게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다음은 정원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여러 방법을 통해 습득한 것을
정리하여 정원관리에 참고로 삼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