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 역사] 황제를 위해 … 중국의 인공 난쟁이 제조사

[강동수]

[토막 역사] 황제를 위해 … 중국의 인공 난쟁이 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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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사회 속에 한 부류, 한 계층에 대한 무지막지한 폭력이 관습, 혹 관례란 이름으로 행해지기도 한다.
참으로 끔찍한 일이지만, "원래 그랬어"라는 이유로 쉽게 묵인되고,
"그때는 다 몰랐지"라는 이유로 면죄부가 주어진다.

중국 사회 대표적인 사례가 '전족'이다.
중국 봉건성의 상징이다. 제대로 걷지 못하는 여인을 만들기 위해 어려서 발을 싸매 자라지 못하게 했다.
전족을 한 여성들은 발이 성장하는 동안 매일 밤을 고통으로 울어야 했다.
우습게도 그게 귀족 여성이라는 상징이기도 했다. 고통을 당할 자격이 필요했다.
아무나 당하는 게 아니었던 셈이다.
그 전족 못지않게, 아니 보다 더 슬픈 사연이 있다. 바로 중국 역사의 인공 난쟁이 이야기다.

중국에서 난쟁이들은 황실에 주요 재주꾼이었다.
입담은 물론 다양한 재주로 황제와 그 가족을 즐겁게 만들었다. 말 그대로 황제의 애완동물이었던 셈이다.
중국 역사에서 황실에 난쟁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수나라 때다.
도주^道州에서 왕의^王义라는 난쟁이를 공물로 바쳤는데, 너무 말 재주가 좋아 수양제의 사랑을 독차지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중국 도주에서 난쟁이를 매년 한 명씩 공물로 바치도록 했다고 한다.
참고로 도주는 지금의 후난^湖南 도^道현이다.
이 같은 제도는 수나라가 망하고 당나라 때까지 이어졌다.

여봐라, 난쟁이가 재주가 많으니 앞으로 매년 한 명씩 보내거라.

참 말이 쉽다. 황제도 분명 그리 쉽게 생각하고 툭 뺏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렇다고 어찌 난쟁이가 매년 한 명씩 나올까? 난쟁이는 일종의 성장 장애로 인한 병이다.
아무리 황제인들 하늘의 일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문제는 똑똑한 관료들이다.

황제가 원하는 것을 못 들어주면 내가 무능한 것이지.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 대책이 있다"라는 말은 아래 백성들이나 하는 말이 아니다.
황제의 말을 정책으로 실현시키야 했던 관료들도 마찬가지다.
그래 나온 것이 아이디어가 바로 인공 난쟁이다.

아니 인공 난쟁이라니? 정말 가능한 일인가?

음. 모르면 연구가 부족한 것이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 난쟁이가 무엇인가? 성장 장애 병을 앓은 것이다.
천연이 아니면 인공으로 병을 만들면 되지 않겠나?
역시 똑똑한 관료들이 문제다. 황제의 명인데 못 지키면 내가 무능한 건데 어쩔 수 없잖아?
누군지 이 아이디어를 처음 낸 관료의 변일 것이다.
아니 아이디어도 관료가 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밑에 것들 모아 놓고 쥐여짜면 나오는 게 아이디어다. 유능한 관료는 잘 쥐여짜면 되는다는 것을 잘 안다.

어쨌든. 그럼 인공 난쟁이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기록에는 어린아이를 전문으로 제조한 항아리에 넣어 키워 만들었다고 한다.
항아리에 넣어서 기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발 하나 기형을 만드는데 그토록 아팠는데, 기형 난쟁이를 만드는 일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자칫 난쟁이 만들려다 죽이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똑똑한 관료가 방법을 못 찾으랴!
그래서 나온 게 아예 만일(?), 아니 열의 아홉의 사태에 대비해 미리 많은 아이들을 데려다 난쟁이로 키우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면 열의 하나는 난쟁이로 살아남겠지!
역시 똑똑한 관료가 문제다.

그러다 보니, 정말 마을에서는 남자아이만 낳으면 붙잡아 항아리에 넣어 키우는 사태가 벌어졌다.
많은 아이들은 십수 년을 고통에 몸부림쳐야 했다.
아이의 비명소리, 그 부모의 울음소리로 온 마을이 편안할 날이 없었다.

결국 누군가 이 악습을 끊어야 했다. 똑똑한 게 아니라 양심에 따르는 용기 있는 관료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수많은 똑똑한 관료 뒤에 그래도 한 명은 있게 마련이다. 당 양성^{阳城 736～805}이란 인물이다.
양성이 도주에 부임해 마을의 이런 참사를 보고 상소를 올렸다.
인공 난쟁이를 만드는 일로 황제에 대한 원한이 대대로 골수에 심어졌다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당연히 황제야 놀랍기 그지없다.

아니 내가 언제 난쟁이를 만들어 바치라고 했나?
그냥 난쟁이를 바치라고 했지.

그래서 난쟁이를 공물로 바치라는 제도가 철회됐다고 한다.
한동안 도주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양^阳 자를 이름에 넣어 양성의 공을 기렸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괴사가 아니다. 기록된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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