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즘(IZM) 개설 6주년 기념 특집
"1990년 이후, 우리를 흔든 노랫말 TOP 30"
우리는 대중가요의 멜로디와 리듬을 즐기지만 그 못지않게 노랫말에도 감동을 받습니다. 노랫말이 감정을 자극해서 특정한 곡을 더욱 사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빼어난 상상력으로 뽑아낸 가사, 시대를 사는 우리의 정서를 압축하고 있는 가사는 음악수요자들의 가슴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습니다.
쏟아져 나오는 대중가요들 가운데 가사가 빼어난 곡으로 뭐가 있을까요. 대중음악역사 전체에서 고르자면 무수히도 많겠지요. 하지만 '1990년 이후' 발표된 곡으로 시점을 한정하면 우리 세대가 좋아했던 노랫말로 어떤 곡이 있었는지 그 대강의 가닥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취지 아래 이즘(IZM)은 오픈 6주년을 맞아 '우리를 흔든 노랫말 톱30' 설문을 실시했습니다.
방장 임진모, 편집장 이대화, CBS 작가 소승근, EBS 작가 안재필, 음악평론가 배순탁을 비롯한 이즘의 필자들 22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에는 외부의 음악전문가들 20명도 참여해 모두 42명이 도와주셨습니다. 외부에서는 구자형, 이영미, 성우진, 박준흠, 성기완, 박은석, 김작가(이상 평론가)와 고민석, 민일홍, 남태정(이상 방송 PD) 등 음악계 종사자들이 설문에 응해주셨습니다.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아래 표 참조)
앙케트 방식은 먼저 이즘의 필자들이 자유롭게 고른 뒤에 다수 언급된 곡 50여곡을 추렸고 다시 42명 설문참여자가 여기서 그리고 여기에는 없지만 베스트로 생각하는 10곡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간단한 선정이유도 주문했습니다. 이 결과를 통해 표를 많이 얻은 30곡을 집계해 '톱30곡'을 정했습니다. 2회로 나눠 게재하겠습니다. 우리 시대의 좋은 노랫말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시고 설문결과를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즘 필자와 외부 음악전문가 등 모두 42인이 참여한 이번 설문에서 1위는 30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고(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강승원 작사)가 차지했습니다. 누구나 젊음의 끝이라 할 서른 살을 경험하고, 앨범 속지에 김광석이 쓴 대로 “내 나이 서른 둘, 스펀지처럼 푸석푸석해진 나의 세상맞이, 날 인정함으로 내 한발 내딛어 본다. 내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라는 그 심정에 상당수가 공감한 것 같습니다.
'서른 즈음에'를 비롯해서 '노랫말 음악'인 포크답게 10위권 곡 가운데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양희은 작사), 안치환과 꽃다지가 부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정지원 작사) 등 포크 계열 음악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진되어 있네요. 16명의 표를 얻어 공동 5위가 된 강산에의 '...라구요'(강산에 작사)와 공동 11위에 오른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조동희 작사)도 여기에 포함되겠지요.
시대 범주를 1990년대 이후로 정해 당연히 1990년대 음악계의 기린아인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가 톱10 안에 2곡이 들어 있는 것도 눈에 띕니다. 참여자들은 서태지와 아이들 곡 가운데에서도 3위 '교실이데아', 10위 '환상속의 그대'(이상 서태지 작사)와 같은 사회적 메시지의 작품을 '시그니처 송'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공동 3위로 분전한 패닉의 '왼손잡이'(이적 작사)도 같은 맥락인 듯합니다.
성인가요인 '타타타'(양인자 작사) '애모'(유영건 작사)가 7위와 11위로 높은 순위에 올랐다는 것은 폭넓은 인구를 잠식하고야마는 절묘한 노랫말의 힘을 증명해줍니다. 사실 1990년대 초반을 경험하지 못한 지금의 젊은 세대도 '애모'의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그리고 '타타타'의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와 같은 경이적인 대목은 기억하실 겁니다.
순수와 서정의 감성을 표현한 아름다운 노랫말은 언제나 위력을 발휘하지요. 1990년대를 대표하는 대중가요 중 하나인 클래식의 '마법의 성'(김광진 작사)과 015B의 '수필과 자동차'(정석원 작사)는 동화적인 맑은 감성의 언어로 오랫동안 애송되고 있습니다. 이와 대척점에 서있는 질풍노도의 과격하고 무질서한 크라잉 너트의 '말달리자'(이상혁 작사)가 2위로 치솟은 것은 놀랍습니다. 펑크가 1990년대 말 이후 국내 착륙에 성공했음을 말해준다고 하면 과언일까요? 톱10 곡 중 가장 최신 곡은 2004년 이소라 6집에 수록된 '바람이 분다'(이소라 작사)였습니다. 물론 톱30으로 확대하면 지난해에 나온 이한철의 '슈퍼스타'가 가장 최신곡이 되겠지요.
설문참여자의 개성적 취향이나 조사방식을 생각하면 결과가 대중적으로 음악적으로 완전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불만을 가진 분들도 많으실 줄로 압니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좋은 노랫말을 대략적으로 파악하는 데는 유효한 자료라고 자부합니다. 다시 한번 설문에 참여해주는 모든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 조사에 관심을 보여준 방문객들에게도 고개를 조아리면서 이즘 6주년을 자축하고자 합니다.
※ 같은 표를 얻은 동순위는 노래 발표 시기를 우선순위로 정렬했습니다.
● 1위 (30표) 서른 즈음에 (작사: 강승원 / 작곡: 강승원 / 가수: 김광석 / 1994년)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 조금씩 잊혀져간다 / 머물러 있는 사랑인줄 알았는데 / 또 하루 멀어져 간다 /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설문 참여자 42명 중 30명이 '서른 즈음에'를 최고의 가사로 꼽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동일한 찬사를 쏟아내게 한 그 힘은 김광석의 목소리에도 있지만, 서른이라는 리얼한 실정의 가사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면서 알 수 없는 곳으로 생이 흐르는 것을 목격한다. 특히 젊음의 혈기가 줄어들고 안정적인 생활에 접어드는 서른이면 건너온 과거도, 건너갈 미래도 막막해진다. 누구나 한 번쯤 부딪치는 그 미세한 감정의 동요를 보편화한 노랫말의 위대한 승리!
● 2위 (18표) 말 달리자 (작사: 이상혁 / 작곡: 이상혁 / 가수: 크라잉 너트 / 1996년) '닥쳐 닥쳐 닥쳐 / 닥치고 내말 들어 / 우리는 달려야해 / 바보 놈이 될 순 없어 / 말달리자'
삶을 관조하는 포크의 노랫말이 1위에 오른 것은 고개가 끄덕여져도, '지름'에 가까운 '말 달리자'가 그 뒤를 이었다는 사실은 꽤 흥미롭다. '서른 즈음에'가 인생의 맛을 알아가는 나이를 위한 노래라면, '말 달리자'는 폭발하는 청춘을 위한 곡이다. “때로는 가장 의미 없는 말이 가장 젊음을 잘 표현하는 말이 되곤 한다.”(웹진 '웨이브' 편집장 김태서). 인디를 대표하는 음악이라는 점에서 음악평론가 성기완의 해석도 가사에 무게감을 더한다. “인디 세대의 청춘 송가. 한 세대의 마음과 시대적 조건을 압축했다.”
● 공동 3위 (2곡, 17표) 교실이데아 (작사: 서태지 / 작곡: 서태지 / 가수: 서태지와 아이들 / 1994년)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있는 그 애보다 더 /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 좀 더 잘난 네가 될 수가 있어 / 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 날을 헤맬까 /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으로 댄스가 주류 장르로 등극하면서 음악계의 판도가 바뀐 데는 노랫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이 90년대의 기린아들이 '컴백 홈'으로 가출 청소년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발해를 꿈꾸며'로 통일 문제를 환기시켰던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그 중에서도 '교실이데아'는 획일화된 공교육에 일침을 가하며 평지풍파를 불렀다. 가히 “주류 최고 뮤지션의 비주류적 스트레이트 어법!”(임진모)
왼손잡이 (작사: 이적 / 작곡: 이적 / 가수: 패닉 / 1995년) '하지만 때론 세상이 뒤집어 진다고 / 나 같은 아이 한 둘이 어지럽힌다고 / 모두가 똑같은 손을 들어야 한다고 / 그런 눈으로 욕하지마 / 난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 / 난 왼손잡이야'
몇 년 전, 초등학교 교과서에 '왼손잡이' 가사가 실렸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차이가 낳은 편견을 버리게 하기 위함이라는 취지였다. 이렇게 '왼손잡이'는 차별이 횡행하는 “세상과 한판 맞짱 떠보려는 20대의 패기를 제대로 보여준 노래”(음악평론가 고영탁)다. 일차적으로 모든 왼손잡이들의 송가, 이차적으로 사회에 불만을 가진 이들의 소리! 우화적인 '달팽이'와 달리 패닉의 저항적 면모를 드러냈다.
● 공동 5위 (2곡, 16표) 라구요 (작사: 강산에 / 작곡: 강산에 / 가수: 강산에 / 1992년) '고향 생각나실 때면 소주가 필요하다 하시고 /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 아버지 이렇게 얘기했죠 / 죽기 전에 꼭 한번 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 라구요'
순위에 오른 모든 가사들이 그렇지만, 유독 강산에의 노랫말은 진하다. 아버지께서 단숨에 들이키시는 탁주, 혹은 어머니께서 몇 번이나 우려낸 사골 국물을 연상케 한다. 그만큼 그의 가사는 촉감이 느껴질 정도로 우리네 삶과 맞닿아 있다. '라구요'는 통일이라는 거대 담론을 일상으로 축소하여 애상적으로 표현한 노래. 덕분에 '두만강 푸른 물의 노 젓는 뱃사공'을 부르던 어른들의 십팔번은 '라구요'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마법의 성 (작사: 김광진 / 작곡: 김광진 / 가수: 더 클래식 / 1994년) '이제 나의 손을 잡아 보아요 / 우리의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끼죠 /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 우리 앞에 펼쳐질 세상이 너무나 소중해 함께라면'
리메이크, CF 등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울리는 멜로디에 이 가사가 붙지 않았다면 그만큼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노랫말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지금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고전'으로 남아있다. 대중음악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처음부터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노래 중 하나. “이렇게 아름다운 가사가 대중가요가 될 수 있다는 초석을 만들었다. 아이들을 위한 동요가 아니지만 대중가사 중에서 가장 순수하고, 그러면서도 유치하지 않은,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곡.”(엠넷미디어 편성팀장 이지영)
● 7위 (13표) 타타타 (작사: 양인자 / 작곡: 김희갑 / 가수: 김국환 / 1992년) '산다는 건 좋은거지 / 수지맞는 장사잖소 /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 우리네 헛짚는 인생살이 / 한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 무슨 재미 / 그런 게 덤이잖소'
1992년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 삽입되어 반향을 일으킨 '타타타'는 당시 상당한 인기를 얻으며 무거운 가사와 달리 남녀노소 모두에게 불렸다. '타타타'에 쓰인 언어 하나하나에는 인생의 바닥에 주저앉아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삶에 대한 거대한 긍정이 녹아 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을 풀어내면 이 정도가 될까. 생의 통찰력이 빛을 발하는 양인자 노랫말의 개가. 생활의 발견!
● 공동 8위 (2곡, 12표)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작사: 양희은 / 작곡: 이병우 / 가수: 양희은 / 1991년)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 번 /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 /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일 /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이제는 거울 앞에선' 세대의 시각에서 바라 본 상처받은 사랑에 대한 체념을 잘 드러냈다. 이병우의 기타가 곁들여진 곡도 그렇지만 한국 가요의 예술적 가능성을 극대화시킨 명품가사.”(음악잡지 '인터내셔널 피아노' 편집장 윤석진) “클래식 소품에 가까운 멜로디와 편곡을 전혀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흐르는, 훌륭한 가사.”(SBS 라디오 PD 고민석) “이 가사를 듣고도 '사랑' 그 자체에 대해,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없다면 과감히 혼자 살아라!!! 당신의 심장은 이미 얼어 있으니 말이다.”(음악평론가 성우진)
바람이 분다 (작사: 이소라 / 작곡: 이승환 / 가수: 이소라 / 2004년) '세상은 어제와 같고 / 시간은 흐르고 있고 /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 내게는 천금 같았던 / 추억이 담겨져 있던 / 머리위로 바람이 분다'
여성 가수가, 여성의 시각으로, 여성의 마음을 써내려갔다는 점에서 여자들의 절대 지지를 받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의외로 참여자 중 남성들이 크게 공감했다. 실연을 당하고 나면 껑충해진 여자의 머리칼에도, 술잔을 기울이는 남자의 손가락 사이에도 바람이 분다. “세상을 울리는 1형식의 단아한 독백”(MBC 라디오 PD 남태정)을 보여준 '바람이 분다'는 이별 후에 느끼는 슬픔을 서늘한 감성으로 표현해낸 톱10 노랫말 가운데 최근작.
● 10위 (11표) 환상속의 그대 (작사: 서태지 / 작곡: 서태지 / 가수: 서태지와 아이들 / 1992년) '환상속엔 그대가 있다 / 모든 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 / 환상속엔 아직 그대가 있다 / 지금 자신의 모습을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
상당히 추상적인 노랫말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TV 프로에 나와 춤을 췄어도, 메시지만큼은 주류 지향이 아니었다. '환상속의 그대'는 3위에 뽑힌 '교실이데아'처럼 직접적인 사회 문제를 다루지는 않지만, 그와는 또 다른 부분을 건드린다. 현대 사회의 가식과 소외를 언급하며, 실제를 보지 못하고 환상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데뷔 때부터 그들이 사랑받은 이유는 빠른 리듬과 현란한 비주얼 때문만이 아니었던 셈이다.
● 공동 11위 (5곡, 10표) 애모 (작사: 유영건 / 작곡: 유영건 / 가수: 김수희 / 1990년)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 그대 등 뒤에 서면 내 눈은 젖어드는데 / 사랑 때문에 침묵해야 할 나는 당신의 여자 / 그리고 추억이 있는 한 당신은 나의 남자요'
2005년, 장윤정의 '어머나'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김수희의 '애모' 이후 12년 만에 트로트를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애모'는 90년대의 마지막 트로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1993년 트로트가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변화하는 세대 분화 현상의 가운데에 '애모'가 놓여 있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돌풍을 뒤로하고 사랑에 빠진 이들의 마음을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라고 표현하여 만인의 공감을 샀던 노래. 지금이 사랑에 대한 거침없는 표현의 시대라면, '애모'는 안으로 삼켜야 했던 침묵의 시대를 대표하는 사랑가다.
수필과 자동차 (작사: 정석원 / 작곡: 정석원 / 가수: 공일오비 / 1992년) '우리가 이젠 없는 건 옛 친구만은 아닐거야 / 더 큰 것을 바라도 많은 꿈마저 잊고 살지 / 우리가 이제 잃은 건 작은 것만은 아닐거야 / 세월이 흘러갈수록 소중한 것을 잊고 살잖아'
“동시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히 꿰뚫은 감각적인 가사의 승리”(팝 칼럼니스트 김정훈) '수필'과 '자동차'라는 단어를 제목에 나란히 놓은 것부터 그들의 재치가 엿보인다. '신인류의 사랑'처럼 사랑 노래에도 사회를 입혔던 공일오비의 시대감각이 빛을 발한 곡.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가사를 산뜻한 멜로디 위에 얹어놓은 것도 '수필과 자동차'를 돋보이게 한 전략이다. 그만큼 공일오비는 음악과 가사 모두에서 9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다.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작사: 조동희 / 작곡: 조동익 / 가수: 장필순 / 1997년) '그늘진 너의 얼굴이 / 다시 내게 돌아올 수 없는 걸 알고 있지만 / 가끔씩 오늘 같은 날 외로움이 널 부를 땐 / 내 마음 속에 조용히 찾아와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는 하룻밤의 사랑으로 외로움을 잊어보자고 말하는 섹시 스타들의 노래보다 더 유혹적이다. 가을바람과 같은 한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관통하면서 따뜻한 체온을 그리워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속삭임에 이끌리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장필순의 솔직한 창법과 나긋한 언어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이 곡이 끊임없이 대중들의 입에서 맴도는 이유다.
거위의 꿈 (작사: 이적 / 작곡: 김동률 / 가수: 카니발 / 1997년) '그래요 난 / 난 꿈이 있어요 / 그 꿈을 믿어요 / 나를 지켜봐요 /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거위의 꿈'의 가사를 찬찬히 뜯어보면 사람들이 '꿈'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발견해 낼 수 있다. '꿈'은 삶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현실이 무너져 있거나 벽에 부딪친 상태라고 해도, '꿈'은 유일하게 그 자리에서 주저앉지 않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의 수많은 곡절을 감내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이 노래가 직접적인 용기로 다가오는 것이다. '거위의 꿈'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위로를 하고 있지만, 그것이 음악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폭 넓은 감화력을 불러일으킨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작사: 정지원 / 작곡: 안치환 / 가수: 안치환 / 1998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리 우린 참 사랑'
이즘 필자 한동윤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에 대해 “이 노래를 듣는 순간만은 인류애를 느낀다.”고 말한다. 철학에 가까운 '휴머니즘'이나 사회 운동으로 생각되는 '인권 문제'가 이렇게 시원하게 다가온 적이 있었던가. 운동권이라는 말을 역사로만 기억하는 세대가 범접하기 힘든 '한계령'이나 '아침이슬'보다 더 편안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노래가 바로 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다. 과거가 아닌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 사이의 사랑을 즐겁게 노래한다.
● 공동 16위 (4곡, 9표) 입영열차 안에서 (작사: 박주연 / 작곡: 윤상 / 가수: 김민우 / 1990년) '어색해진 짧은 머리를 보여주긴 싫었어 / 손 흔드는 사람들 속에 그댈 남겨두긴 싫어 / 삼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댄 나를 잊을까 / 기다리지 말라고 한건 미안했기 때문이야'
'군대'는 우리나라 남성들의 인생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더불어 한창 사랑에 눈 뜰 때에 긴 이별을 경험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소중한 사람을 남겨두고 새로운 세계로 가야하는 남자들이나, 그런 남자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여자들의 가슴을 모두 울렸던 가사.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작사: 김창기 / 작곡: 김창기 / 가수: 동물원 / 1990년) '그렇듯 더디던 시간이 우리를 스쳐 지난 지금 / 너는 두 아이의 엄마라며 엷은 미소를 지었지 / 나의 생활을 물었을 때 나는 허탈한 어깨 짓으로 / 어딘가 있을 무언가를 아직 찾고 있다 했지' 일기, 혹은 수필처럼 나긋나긋한 노랫말에서 커다란 진실이 느껴진다. 그녀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다면 남자는 진공상태에 들어간다. 음악잡지 '프라우드' 기자 이민희. “다 큰 어른들의 진짜 속내. 현실의 마디에 잠복해 있는 서글픈 아름다움.”
꿈 (작사: 조용필 / 작곡: 조용필 / 가수: 조용필 / 1991년) '머나먼 길을 찾아 여기에 꿈을 찾아 여기에 / 괴롭고도 험한 이 길을 왔는데 /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 / 그 누구도 말을 않네' 1990년대 이후에 성장기를 거친 젊은이들에게 서울은 낯설지 않은 도시다. 그러나 그 이전에 꿈을 이루러 대도시로 올라온 사람들에게 서울은 고향의 반대 개념일 뿐이다. 아직 명절마다 '고향에 내려가는' 어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다. '고향의 향기 그리면서...'
어머님께 (작사: 박진영 / 작곡: Ellio, 2pac / 가수: god / 1999년) '숨겨두신 비상금으로 시켜주신 / 자장면 하나에 너무나 행복했었어 / 하지만 어머님은 왠지 드시질 않았어 / 어머님은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던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거짓말을 돌아보게 만드는 자식들의 반성문”(박혜화 MBC 라디오 PD) 당시 신인의 등장보다 더 화제가 되었던 가사. 세상 모든 부모님께 바치는 송가가 되었다.
● 공동 20위 (4곡, 8표)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작사: 예민 / 작곡: 예민 / 가수: 예민 / 1992년) '흐르는 냇물위에 노을이 분홍빛 물들이고 / 어느새 구름 사이로 저녁달이 빛나고 있네 / 노을빛 냇물위엔 예쁜 꽃 모자 떠가는데 / 어느 작은 산골 소년의 슬픈 사랑얘기' 서태지와 아이들이 음악계를 뒤흔들던 때인 1992년, 감성을 자극하는 가사로 라디오 스타가 된 예민의 노래다. 한 폭의 수채화를 떠오르게 할 만큼 아름다운 동화를 사람들의 가슴에 심어주었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맑은 서정이 느껴진다.
머피의 법칙 (작사: 강은경, 이승호 / 작곡: 이승호 / 가수: DJ DOC / 1995년) '세상 모든 게 다 내 뜻과 어긋나 힘들게 날 하여도 / 내가 꿈꿔온 내 사랑은 널 위해 내 뜻대로 이루고 말테야' 지극히 솔직하면서도 다분히 악동의 느낌을 담고 있다. 디제이 디오씨가 아니었다면 이만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가수와 노랫말이 찰떡궁합을 이룬다. 일이 풀리지 않아 지친 사람에게 유쾌함을 불어넣어주는 노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작사: 유희열 / 작곡: 유희열 / 가수: 토이 / 1996년) '그것만 기억해 줄 수 있겠니 /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 가끔 널 거리에서 볼까봐 / 초라한 날 거울에 비춰 단장하곤 해' 유희열은 차마 말하지 못한 개인의 경험을 유려하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다. “퇴짜가 익숙해질 무렵, 이 노랫말도 입에 붙어 있었다.”(엄재덕, 이즘 필자) 아마 이 곡을 사랑하는 사람들 역시 그럴 것이다.
청춘98 (작사: 차승우 / 작곡: 차승우 / 가수: 노브레인 / 1998년) '막다른 골목으로 질주해 보리라 / 맨땅에 헤딩하리라 / 난잡한 굉음 속에 녹아들어 보리라 / 사정없이 사정하리라' “절박함 속에서 빛나는 직설의 의지. 문어체 가사와 은유로 빛나는 잡놈들의 송가. 가진 것 없고, 잃을 것 없는 청춘들의 외침을 이렇게 잘 드러낸 노래는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없었다.”(김작가 음악평론가)
● 공동 24위 (3곡, 7표) 잘못된 만남 (작사: 김창환 / 작곡: 김창환 / 가수: 김건모 / 1994년) '그제서야 난 느낀 거야 모든 것이 잘못돼있는 걸 / 너와 내 친구는 어느새 다정한 연인이 돼있었지' 최근 유영석이 모 방송에서 한 고백으로 실화임이 밝혀졌던 '잘못된 만남'. 김건모라는 브랜드와 스피디한 멜로디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신세대다운 가사로 역사상 최고 블록버스터 히트의 반열에 선 노래다.
무지개 (작사: 김창완 / 작곡: 김창완 / 가수: 산울림 / 1997년) '네가 기쁠 땐 날 잊어도 좋아 / 즐거운 땐 방해할 필요가 없지 / 네가 슬플 땐 나를 찾아와 줘 / 너를 감싸 안고 같이 울어 줄께' 음악의 역할 중 하나가 '위로'라면, 그 역할에 가장 충실한 노래다. 녹록치 않은 삶을 겪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진심어린 포옹에 어린아이처럼 목 놓아 울어버리고 싶은 느낌을 준다.
슈퍼스타 (작사: 이한철 / 작곡: 이한철 / 가수: 이한철 / 2005년) '괜찮아 잘 될 거야 /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 괜찮아 잘 될 거야 /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광고에 삽입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그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충분히 좋은, 희망을 건네준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현대인들을 위한 밝은 응원가!
● 공동 27위 (4곡, 6표) 아버지와 나 Part 1 (작사: 신해철 / 작곡: 신해철 / 가수: 넥스트 / 1993년) '이제 더 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내와 다 커버린 자식들 앞에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한 남은 방법이란 침묵뿐이다' 물보다 진한 피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진지하게 그린 곡. 부모님에 대한 무조건적인 효도를 강요하는 도덕 교과서 이면의 실제적인 고민을 읊조려 큰 공감을 일으켰다.
나 살던 고향 (작사: 곽재구 / 작곡: 정태춘 / 가수: 정태춘, 박은옥 / 1993년) '환갑내기 일본 관광객들 / 칙사 대접 받고 그저 아이스박스 가득가득 / 등살 푸른 섬진강은 그 맑은 몸값이 / 육만엔이란다' 우리 시대의 음유시인 정태춘, 박은옥이 곽재구 시인의 <유곡나루>에 선율을 얹었다. 꽃 피던 고향이 매춘관광에 짓밟힌 현실을 개탄하는 강한 어조. '음악으로 혁명을 일으킬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람들을 깨우치고, 선동하고, 미래를 꿈꾸게 할 수 있다'는 밥 말리의 명언이 다시금 떠오르는 노래다.
늪 (작사: 하광훈 / 작곡: 하광훈 / 가수: 조관우 / 1994년) '꿈이라도 좋겠어 그댈 / 느낄 수만 있다면 / 우연처럼 그댈 마주치는 순간이 / 내겐 전부였지만' 당시 '불륜'이라는 키워드를 적절히 공략했던 곡. 조관우의 애절한 미성과 금기를 건드는 가사가 낭만적 사랑을 꿈꾸는 여성들의 심사를 흔들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심리가 예술적으로 표출되어 있다.
고양이와 새에 관한 진실 (작사: 김민규 / 작곡: 김민규 / 가수: 델리 스파이스 / 2000년) '오 뒤틀린 발목 너덜 너덜해진 날개를 푸드덕거려도 보지만 / 날 수 없는 작은 새 한 마리를 누가 쳐다나 보겠어' “'썩은 고양이 시체', '뒤틀린 발목' 같은 끔찍한 단어도 인디에서는 노랫말이 될 수 있다.”(윤지훈 이즘 필자) 스산한 언어의 극치. 언더그라운드 밴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사의 확장을 느낄 수 있다.
설문참여자 임진모(음악평론가), 소승근(CBS 라디오작가), 김진성(영화음악 칼럼니스트), 안재필(EBS 라디오작가), 고영탁(음악평론가), 배순탁(음악평론가), 윤석진(음악잡지 '인터내셔널 피아노' 편집장), 김정훈(팝 칼럼니스트), 이민희(음악잡지 '프라우드' 기자), 이대화(이즘 편집장), 엄재덕, 신혜림, 정성하, 조이슬, 김두완, 윤지훈, 한동윤, 김태형, 박효재, 류석현, 임윤혜, 배강범(이상 이즘 필자) 고민석(SBS 라디오 프로듀서), 구자형(방송작가, 음악평론가), 김작가(음악평론가), 김지훈(더 라임라이트 뮤직 컨설팅 음악사업팀), 김태서(웹진 '웨이브' 편집장), 남태정(MBC 라디오 프로듀서), 민일홍(KBS 라디오 프로듀서), 박은석(음악평론가), 박재용(SBS TV 프로듀서), 박준흠(웹진 '가슴' 편집장), 박혜화(MBC 라디오 프로듀서), 배영수(음악잡지 '오이스트리트' 기자), 성기완(음악평론가), 성우진(음악평론가), 원용민(음악잡지 '오이스트리트' 편집장), 유재창(KBS 라디오작가), 이영미(음악평론가), 이지영(엠넷미디어 편성팀장), 최민우(웹진 '웨이브' 필자), 최지호(웹진 '음악취향Y' 필자)
"1990년 이후, 우리를 흔든 노랫말 TOP 30"
개인 리스트
고민석 (SBS 라디오 프로듀서)
1. 이소라 - '바람이 분다' : 곡과 분리해서 감상해도 너무 완벽한 한 편의 시라고 생각합니다. 한 줄 한 줄 곱씹을수록 아름답다는 감탄이 절로 나오죠. 근래 나온 발라드 가사 중 단연 최고이며 슬픔과 이별을 한편의 단편 영화처럼 노래한. 대중적 정서를 놓지지 않으면서도 절제미와 세련미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최고의 가사라고 봅니다. 가사를 듣고 있으면 주인공 여인의 머리카락 향기와 그녀가 걷는 거리의 냄새까지,, 그녀의 절망과 이별의 결심까지 느껴지는 듯 하죠. 2.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이젠 고전이 된 작품이죠. 사랑의 슬픔을 말할 때 누구나 떠올리는 멋진 가사입니다. 클래식 소품에 가까운 멜로디와 편곡을 전혀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흐르는, 훌륭한 가사입니다. 3.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나이를 초월해서, 듣고 있으면 저절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놀라운 힘을 지닌 가사죠. 4.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5. 김수철 - '지친 어깨' 6.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 나이와 세대를 초월해 함께 할 수 있는 , 팝 형태의 새로운 동요라고 까지 할 수 있는 명곡이죠. 유치할 수 있는 내용을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야기로 잘 풀어간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7. 김수희 - '애모' :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사랑을 노래한 가사 중 가장 공감대가 강한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국민가요로 자리 잡기에 충분한 이유가 있는 노랫말이죠. 8. 카니발 - '거위의 꿈' 9. 강산에 - '라구요' 10. 크라잉 넛 - '말달리자' : 가사의 혁명..형식의 파괴.. 거기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노래방의 애창곡으로 자리 잡은 놀라운 대중성까지. 대중의 잠재된 욕망을 표출해 준 모두의 응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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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형 (방송작가, 음악평론가)
1. 김수희 - '애모' : 절절한 눈물 회복-내가 사람이구나 2. 안치환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인본주의선언문 3. 한동준 - '이 세상에 그대가 있는 것만으로' : 긍정의 힘 4. 공일오비 - '수필과 자동차' : 클났어요! 자본주의가 위험수위예요! 5. DJ DOC - '머피의 법칙' 6. 신승훈 - '보이지 않는 사랑' 7. 김광석 - '서른즈음에' 8. 조관우 - '늪' 9. 서태지와 아이들 - '환상 속의 그대' 10. 예민 - '산골소년의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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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 (음악평론가)
1. 노브레인 - '청춘98' : 절박함속에서 빛나는 직설의 의지. 문어체 가사와 은유로 빛나는 잡놈들의 송가. 가진 것 없고, 잃을 것 없는 청춘들의 외침을 이렇게 잘 드러낸 노래는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없었다. 2. 강산에 - '라구요' 3. 산울림 - '무지개' : 격려와 위안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때로는 세상을 살아본 자만이 세상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 사춘기를 맞이한 아들에게 건내는 김창완의 말은, 아직 세상을 덜 살아본 이들에게 기댈 수 있는 어깨 노릇을 한다. 꼰대가 아닌, 진정한 어른만이 쓸 수 있는 가사. 4.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5. 패닉 - '왼손잡이' 6. 정태춘, 박은옥 - '나 살던 고향' 7. 김광석 - '서른 즈음에' 8. 전람회 - '취중진담' 9. 크라잉 넛 - '말달리자' : 기존 한국 대중음악의 문법에서 완전히 자유로웠던, 초창기 인디의 빛나는 산물. 논리도 대안도 없지만 설명할 수 없는 분노로 살아가는 개인의 외침은 '말달리자'에서 형상화된다. 한국의 'Smells Like Teen Spirit'이라는 비교는 결코 과장된 게 아니다. 3분 안팎의 시간동안 즐거운 허무주의가 언어로 춤춘다. 10. 델리 스파이스 - '고양이와 새에 관한 진실' ※ 김작가님은 개인적으로 DJ DOC의 '포조리'를 추천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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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음악평론가)
1. 조용필 - '꿈' : 도시와 인간, 그리고 고독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아왔던 조용필의 곡쓰기가 마침내 정점에 이르다! 2.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왠지 서른살보다는 스무살에 더 큰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내가 변해서 그런건지. 3. 김국환 - '타타타' :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의 김혜자씨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노래가 이토록 살벌한 가사였을줄은. 4.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5.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 아직도 이렇게 스트레이트한 가사를 맞닥뜨린 기억이 없다. 6. 임재범 - '너를 위해' 7. 카니발 - '거위의 꿈' 8. 크라잉 너트 - '말달리자' : '거기 숨어있는 친구~ 이리 나오라구!' = '영구없다' 9. 패닉 - '왼손잡이' : 저도 왼손잡이예요. 10.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독단과 편견으로 무장한 베스트 곡 H2O - '나를 돌아보게 해' 이상은 - '집' 권인하 - '좁은 창문의 줄무늬 커튼' 빛과 소금 - '샴푸의 요정' 강산에 -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조윤 - '잃어버린 천국' 듀스 - 'GO! GO! GO!' 전인권, 한상원 - '길 떠나기 전에' 아무밴드 - '사막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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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서 (웹진 '웨이브' 편집장)
1.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담백하지만 시적이고 절절한 어조로 풀어가는 청춘의 만가(輓歌). 2. 김민우 - '입영열차 안에서' : 너무나 많이 들려져서 지금 들으면 구닥다리처럼 느껴지지만, 당시만 해도 이처럼 날카롭고 서늘하게 군대 가는 청년들의 마음을 표현한 노래는 없었다. 3. 서태지와 아이들 - '환상속의 그대' : “서태지와 함께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이유. 4. 산울림 - '무지개' : 산울림은 등장 당시부터 '쿨'했고,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쿨'한 노래들을 만들어냈다. 나이든 아저씨의 젊은 세대에 대한 냉정한 연민, 혹은 연민어린 냉정. 5. 넥스트 - '아버지와 나 Part I' : 신해철은 특정 세대의 얘기를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게 풀어나가는 능력을 가졌'었'다. 6. 패닉 - '왼손잡이' : 이후 패닉(그리고 이적)의 가사는 거의가 '왼손잡이'의 동어반복이거나 때 이른 말 바꾸기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노래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7. 델리 스파이스 - '챠우챠우' :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아무리 애를 쓰고 아무리 막아보려 하는데도...” 단 두 줄의 가사로 젊음의 상실과 공허를 이토록 잘 표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여전히 놀랍기만 하다. 8. 눈뜨고코베인 - '네 종종 전화 할게요' : 이 리스트에 있는 다른 노래들에 비하면 인지도가 많이 떨어지지만, 2000년대 한국을 살아가는 20대라면 한번쯤 눈여겨볼 만한 가사. 9. 이소라 - '바람이 분다' : 상투적이고 통속적이지만, 이렇게 적확하게 실연의 고통을 잡아낸 가사는 많지 않다. 10. 크라잉 너트 - '말달리자' : 때로는 가장 의미 없는 말이 가장 젊음을 잘 표현하는 말이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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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정 (MBC 라디오 프로듀서)
1. 강산에 - '와그라노' : 어쩜 이렇게 노래가 맛있을 수가.... 2. 이소라 - '바람이 분다' : 세상을 울리는 1형식의 단아한 독백 3. 공일오비 ? '수필과 자동차' : 일상의 작은 행복을 보여주는 새로운 시선 4.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절룩거리네' : 고통스럽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자화상!!! 5. 델리스파이스 ? '챠우챠우' : 최고의 미니멀리즘에 중독되다 6.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음악 동화. 7. 이한철 - '슈퍼스타' : 좌절금지!!! 우울한 시대, 젊은이의 희망 찬가!! 8. 크라잉 너트 - '말달리자' 9. 패닉 - '왼손잡이' 10. 김광석 - '서른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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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일홍 (KBS 라디오 프로듀서)
1. 서태지와 아이들 - '환상속의 그대' 2. 이소라 - '바람이 분다' 3. 신해철 - '민물장어의 꿈' 4. 김민우 - '입영열차 안에서' 5. 이상은 - '비밀의 화원' 6. 신성우 - '서시' 7. 조용필 - '꿈' 8. 패닉 - '왼손잡이' 9. 이한철 - '슈퍼스타' 10. 토이 -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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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석 (음악평론가)
1. 김광석 - '서른 즈음에' 2. 패닉 - '왼손잡이' 3. DJ DOC - '머피의 법칙' 4. 조용필 - '꿈' 5. 정태춘, 박은옥 - '나 살던 고향' 6. 카니발 - '거위의 꿈' 7.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8. 크라잉 너트 - '말달리자' 9. 노브레인 - '청춘 98' 10. 싸이 -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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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용 (SBS TV 프로듀서)
1.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2. 김수희 - '애모' 3. 이상은 - '새' 4. 패닉 - '왼손잡이' 5.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6. 김민우 - '입영열차 안에서' 7. 김광석 - '서른 즈음에' 8. 동물원 -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9.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10. 이상우 -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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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흠 (웹진 '가슴' 편집장)
1. 서태지와 아이들 - '환상속의 그대' 2.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3. 김광석 - '일어나' 4. 델리 스파이스 - 'My Way' 5. 김창기 -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 장을 살게' 6. 이소라 - 'Midnight Blue' 7. 이상은 - '언젠가는' 8. 장필순 - '빨간 자전거 타는 우체부' 9. 한영애 - '불어오라 바람아' 10. 안치환 - '수풀을 헤치며' 11. H2O - '나를 돌아보게 해' 12. 허클베리핀 - '낯선 두형제' 13. 이장혁 - '스무살' 14. 연영석 -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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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화 (MBC 라디오 프로듀서)
1. 안치환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모이통사의 광고가 아니더라도 언제나 중요한 건 '사람', 또 아름다운 건 '사람'뿐이다. 2. 카니발 - '거위의 꿈' : 미운오리새끼에게도 꿈이 있고 거위에게도 꿈이 있고 우리에게도 꿈이 있다. 3. 크라잉 너트 - '말달리자' 4. 지오디 - '어머님께' :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던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거짓말을 돌아보게 만드는 자식들의 반성문 5. 싸이 - '새' 6. 이한철 - '슈퍼스타' 7. DJ DOC - '머피의 법칙' 8. 서태지와 아이들 - '환상속의 그대' 9.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10. 이소라 -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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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 (음악잡지 '오이스트리트' 기자)
1. 산울림 - '무지개' 2. 동물원 -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3.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30이 다가오면서 느끼게 되는 일반적인 '삶'의 정의를 너무나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네요. 아, 물론, 제 나이가 30이 되어서 그렇게 들렸는지도 모르고요, 4. 안치환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5. 예민 -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 동화적 감성을 대중적으로 아름답게 승화한 좋은 가사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보다 현실적인 모습을 다루며 그것을 미화할 수 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거든요. 6. 카니발 - '거위의 꿈' : 바로 밑에 슈퍼스타를 뽑은 이유와 비슷한데, 슈퍼스타 보다는 이 곡에 손을 더 들어주고 싶습니다. 멀리 날지 못하는 거위, 그러나 날 수 있다고 희망을 가지는 그 거위의 희망. 변칙, 꼼수 등 쓰지 않고 헤쳐 가겠다는...(거의) 안 될 줄 알면서도, 우리가 삶에서 희망을 가지는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하는 멋진 가사가 아닌가 합니다. 한때 줄기차게 데모를 하면서(사수대도 했었다죠) 불렀던 민중가요 '바위처럼'에 비견될 만한 좋은 가사고요. 이 중에서 단 한 곡만 뽑으라면, 저는 이걸 뽑겠습니다. 7. 이한철 - '슈퍼스타' 8. 이소라 - '바람이 분다' 9.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 예민을 뽑은 이유와 좀 비슷한데, 예민이 조금 현실적인 모습에 바탕을 둔 모습이라면, 이 가사는 조금 더 초현실, 공상적인 감각 등이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오락게임에서 모티브가 된 가사니 그렇겠지만요. 10. 한동준 -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 ※ 배영수님은 개인적으로 푸른하늘 '우리 모두 여기에', 여행스케치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 김광진 '유치원에 간 사나이', 지누 '다시', 윤상 '이사'를 추천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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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완 (음악평론가)
1. 크라잉 넛 - '말달리자' : 인디 세대의 청춘 송가. 한 세대의 마음과 시대적 조건을 압축했다. 2. 어어부 프로젝트 - '양떼구름' : 어어부는 날카로운 현실 풍자가 담긴 초현실주의 시를 가요에 접목시킨 최초의 뮤지션이다. 3. 황신혜 밴드 - '짬뽕' : 아이러니와 지적인 사회비판을 너무나도 재미나게 실현시킨 가사 4.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 이데아' : 됐어, 됐어의 리듬과 10대들의 교육현장에 대한 비판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가사 5. 미선이 - '진달래 타이머' 6. 강산에 - '라구요' 7. 산울림 - '무지개' 8. 델리 스파이스 -'고양이와 새에 관한 진실' 9. 이상은 - '공무도하가' 10. 리쌍 - '내가 웃는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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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진 (음악평론가)
1.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꼭 그의 목소리라야 진가가 드러나는 노래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서른이 될 무렵 꼭 한번은 다시 되뇌며 공감할 진실성과 소박함, 울컥함까지 담긴 절절한 노랫말. 아, 서른이여 다시 한번 더!!! 2.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이 가사를 듣고도 '사랑' 그 자체에 대해,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없다면 과감히 혼자 살아라!!! 당신의 심장은 이미 얼어 있으니 말이다. 3. 토이 -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 이만큼 멋있고 은유적이며 낭만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상대에게 남기고 기억시킬 수 있을까?! 상대를 떠나게 될 때 쿨하고 멋지게 다들 이렇게 말을 하고 싶지 않을까 싶다. 4. 코나 - '마녀 여행을 떠나다' : 분명 대한민국 대중음악사 내에서는 색다른 감각과 소재를 지닌 그런 내용임이 분명하다. 곡을 듣지 않아도, 가사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바로 머릿속엔 기분 좋고 예쁜 동화나 만화영화가 펼쳐지게 된다. 그리고 어느덧 당신 손에는 싸리 빗자루가 쥐어지게 될 지도 모른다. 5. 예민 -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 6.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7. 김국환 - '타타타' 8. 패닉 - '달팽이' 9. 정태춘, 박은옥 - '나 살던 고향' 10. 이상은 -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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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민 (음악잡지 '오이스트리트' 편집장)
1. 예민 -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 :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그린 서정성 짙은 노랫말로도 성인층에 소구력을 지닐 수 있음을 보여줌 2. 토이 -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헤어진 연인을 향한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 3. 김광석 - '서른즈음에' : 처연한 감정에 빠져 가사를 곱씹게 만드는 노래 4.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 동화적인 노랫말로 순수한 듣는 이들로 하여금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떠올리게 함 5. 이소라 - '바람이 분다' 6. 김수철 - '지친 어깨' 7. 김건모 - '잘못된 만남' 8. 이상우 -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9. 서태지와 아이들 - '환상 속의 그대' 10.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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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창 (KBS 라디오작가)
1. 유재하 - '사랑하기 때문에' : 유재하의 천재성. 가창력 면에서 여느 가수에 비해 두드러진 점이 없다고 여겨지지만, 이 곡에 있어서 유재하 만큼 구구절절하게 노래할 수 있는 가수가 또 있을까 여겨지는 곡. 유작 앨범이라는 점 또한 반향을 많이 일으켰던 듯) 2.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술 땡기고 담배 땡기는 노래. 서른 즈음이면 누구나 저절로 공감이 될 듯한. 3. 이문세 - '시를 위한 시' : 이영훈의 서정시와 음악 세계. 4. 토이 -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 유희열 특유의 감성 화법. 5. 김국환 - '타타타' 6. 한동준 -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 7. 조용필 - '꿈' 8. 조관우 - '늪' 9. 카니발 - '거위의 꿈' 10. 김수희 - '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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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음악평론가)
1. 정태춘, 박은옥 - '건너간다' : 중년의 성숙한 시각으로 포착한 세기말 한국의 위태로운 모습의 뛰어난 형상화. 애정과 우려가 뒤섞여 있고 결코 성급한 주장도 없지만 체념도 하지 않는 중년의 태도를 보여줌. '아, 대한민국'이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한국의 총체적인 모습이라면, 이 노래는 1990년대 말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짝을 이루고 있음. 2. 강산에 - '라구요' : 신세대적인 솔직함의 태도로 세상의 거대담론을 소화해낸 역량이 돋보임. 3.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1990년대에 포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보여준 대표작. 청년기를 보내면서 비로소 시작되는 인생에 대한 되돌아보기를 호소력 있게 표현. 4. 황신혜밴드 - '짬뽕' : 비이성적이고 부조리한 언어가 인간세상에서 어떤 진실성을 지니는지 보여준 한국적 펑크의 시작. 5. 서태지와아이들 - '환상 속의 그대' 6. 안치환 - '자유' 7. 정태춘 박은옥 - '아, 대한민국' 8. 공일오비 - '수필과 자동차' 9. 패닉 - '왼손잡이' 10. 넥스트 - '아버지와 나 Part I' 11. 크라잉 너트 - '말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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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엠넷미디어 편성팀장)
1. 김건모 - '잘못된 만남' : 대중음악의 가장 중요한 테마인 사랑을 다루는 가사에서 직설적이고 솔직한 표현의 선두주자로 가장 영향력 있는 곡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대중음악속의 가사는 대체로 아름답거나, 혹은 슬픔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면 이곡은 직설적이면서도 서술적으로 친구에게 얘기하듯한 가사가 인상적입니다. 2. 전람회 - '취중진담' : 개인적인 취향일지 모르나 술기운에 고백한다는 가사가 너무 평범해서, 그래서 너무 끌리고 공감 가는 가사입니다. 애써 아름답게 포장한 것보다 누구나 한번쯤 공감해볼만한 사랑얘기이고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가사가 대중에게 어필했다고 봅니다. 3.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서른 즈음이 되면 한번쯤 불러봐야 하는 곡이죠. 스물, 마흔. 여러가지 나이가 있지만, 그중에서 서른이 주는 의미만큼의 비중이라고 해야 하나요? ㅋ 4.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 이렇게 아름다운 가사가 대중가요가 될수 있다는 초석을 만들었죠. 아이들을 위한 동요가 아니지만 마법의성을 지나 늪을 지나~자유롭게 저하늘을~ 대중가사 중에서 가장 순수하고, 그러면서도 유치하지 않은, 그야말로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곡이죠. 5. 김민우 - '입영열차 안에서' 6. 지오디 - '어머님께' 7. DJ DOC - '머피의 법칙' 8. 강산에 - '라구요' 9. 안치환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10. 새 (싸이의 새인지, 이상은의 새인지 명기를 안해주셨습니다, 합산에서 뺐습니다.) ※ 이지영님은 개인적으로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도 추천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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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웹진 '웨이브' 필자)
1. 정태춘, 박은옥 - '나 살던 고향'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 좆돼 부렀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2. 김건모 - '잘못된 만남' : 이 노래가 처음 나왔을 때 이 노래의 내용과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이것이 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연애의 어두운 면에 대한 속물적이고 예리한 시선. 3. 산울림 - '무지개' 4. 노브레인 - '청춘 98' : 이것은 '모든 젊음'은 아니지만 분명 '어떤 젊음'을 정직하게 다룬다. 그로 인해 '모든 젊음'에게 호소한다. 5. 김국환 - '타타타' 6. 델리스파이스 - '고양이와 새에 관한 진실' 7. 조관우 - '늪' 8. 김수철 - '작은 어깨' 9.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정작 서른 즈음보다는 20대 초중반에 더 절실하게 들리는 노래. 훗날 겪게 될 회한과 불안에 대한 담담한 비가. 10. 동물원 -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 지금 들으면 낯간지럽다. 그러나 이 곡은 한국 대중음악 가사의 '문학적 감수성'을 특징적으로 드러낸다. 구도(求道)와 현실 사이의 간극에 대한 대중적이고 낭만적인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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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호 (웹진 '음악취향Y' 필자)
1. 서태지 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 한국의 록밴드들은 사회비판적인 가사를 써야 한다는 의무감에 차 있었다. 마치 노이로제라도 걸린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절반 이상은 치기어린 자의식 과잉이 많았다. 서태지의 가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뜻 모를 공명심에 호소하지 않고 구체적이고 자세했기 때문이다. 2. 김광석 - '서른 즈음에' 3. 노브레인 - '청춘 98' 4. 동물원 -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5. 강산에 - '라구요' 6. 신해철 - '길 위에서' 7. 카니발 - '거위의 꿈' 8. 조용필 - '꿈' : '화려한 도시'와 '초라한 골목'은 분명 메타포일 것이다. '꿈'이라는 단어가 언제나 추상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도시'와 '골목'을 은유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이 노래는 충분히 감동적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고향을 떠나 도시의 골목에서 고단한 몸을 의지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나에게 '꿈'은 그렇게 역사의 편린으로 읽힌다. 9. 자우림 - '샤이닝' : '아침이슬'에서도 태양은 타오르고 '샤이닝'에서도 태양은 타오른다. 전자의 태양이 밖에서 압도하는 장중함이라면 '샤이닝'의 태양은 정처 없이 외로워 목마른 가슴을 비춰주는 서늘함이다. 뜬금없지만 이것이 70년대 세대와 90년대 세대의 차별점일 것이다. 90년대 세대는 이 노래처럼 지금이 아닌 언젠가를, 여기가 아닌 어딘가를 항상 꿈꾸었던 세대들이라고 생각한다. 10. 산울림 - 'FAX 잘 받았습니다' : 대중음악을 듣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도발과 일탈의 대리경험을 시켜준다는 것이다. 흔히 도발과 일탈이라고 할 때, 우리는 거친 사운드와 비주얼한 이미지를 연상하게 되지만 김창완은 짧은 몇 줄의 문장을 통해서 그것들을 해냈다. FAX 의 내용을 그대로 가사로 옮길 생각을 그 누가 할 수 있을까? 그의 창작력에 대해서 충격과 공포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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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모 (음악평론가)
1. 강산에 - '라구요' 2. 김광석 - '서른 즈음에' 3. 김국환 - '타타타' :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 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벌은 건졌잖소..' 이 대목이 경이 그리고 경지. 긍정의 거대한 힘! 4. 김수희 - '애모' : '그대 앞에만 서면 왜 나는 작아지는가' 사랑하는 마음에 대한 최고의 미니말리즘 표현! 5. 넥스트 - '아버지와 나 Part I' 6.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7.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 '주류 최고가수의 비주류적 스트레이트 어법!' 8. 예민 -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 '지금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순진과 서정성의 내음' 9.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10. 임재범 - '너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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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영화음악 칼럼니스트)
1. 강산에 - '라구요' 2. 김광석 - '서른 즈음에' 3. 신승훈 - '보이지 않는 사랑' 4. 신성우 - '서시' 5. 조관우 - '늪' 6.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7. 안치환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8. 예민 -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9.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10. DJ DOC - 머피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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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필 (EBS 라디오작가)
1.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 일방통행이던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양방향 통행으로 바꾸게 만든 곡. 2.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질풍노도의 청춘이 기성세대로 진입하는 과정을 잘 묘사한 노래. 3. 크라잉 너트 - '말달리자' : 한번쯤은 내달리고 싶은 젊음의 욕망을 훌륭하게 드러낸 곡. 4. 김민우 - '입영열차 안에서' 5. 동물원 -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6. 지오디 - '어머님께' 7. 전람회 - '취중진담' 8. 싸이 - '새' 9. 김수희 - '애모' 10. 이한철 - '슈퍼스타' : '괜찮아, 잘 될거야.'라는 가사가 가슴을 찡하게 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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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탁 (음악평론가)
1. 크라잉 너트 - '말달리자' : 단순한 말 한마디가 주는 파괴력. 모두 닥치시길... 2. 패닉 - '왼손잡이' : 세상과 한판 맞짱 떠보려는 20대의 패기를 제대로 보여준 노래. 3. 산울림 - '무지개' : "네가 기쁠 땐 날 잊어도 좋아 / 즐거울 땐 방해할 필요가 없지 /네가 슬플 땐 나를 찾 아와 줘 / 너를 감싸 안고 같이 울어 줄게" 이 노랫말에 진심으로 공감했고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느꼈다! 4. 동물원 -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5. 서태지와 아이들 - '환상 속의 그대' 6. 미선이 - '진달래 타이머' : 이 시대의 서정시인 탄생에 박수를 보내며. 7. 델리스파이스 - '고양이와 새에 관한 진실' : 이렇게 스산한 느낌을 주는 가사는 처음. 8. 강산에 - '라구요' 9. 김광석 - '서른 즈음에' 10. 정태춘, 박은옥 - '나 살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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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탁 (음악평론가)
1. 강산에 - '라구요' 2. 김광석 - '서른 즈음에' 3. 서태지와 아이들 - '환상속의 그대' : '환상속의 그대'라는 빼어난 비유는 결국 부메랑처럼 서태지 자신에게 돌아오는 메시지였다. 지금의 서태지는 저 멀리 소국의 대지에서 군주의 자태로 앉아있고, 그에게로 뻗어있는 길은 점점 희미해져간다. 그는 결국 환상속의 그대가 되어야 할 운명이었던가 보다. 4.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양희은의 목소리에는 잡것이 섞여있지 않다. 그 순결성을 통해 멀리도 뻗어나가는 그의 목소리가 떠나간 사랑에 대한 아픔과 다가올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노래한다. 그 두려움 때문에 모두들 '사랑 안 해'라고 부르짖지만 언제나 사랑은 슬며시 다가와 당신에게 매혹의 주문을 건다. 완전한 사랑은 과연 허구인가 실재인가. 이 고통스러운 질문을 양희은은 티 없는 목소리로 묻는다. 사랑에는 해답 없음을 누가 몰라서 사랑에 빠지더란 말이냐. 5. 이소라 - '바람이 분다' 바람을 맞고 매일 저녁 한강을 건넌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6.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7. 장혜진 - '1994년, 어느 늦은 밤' 8. 지오디 - '어머님께' : 어머니는 우리 정서의 보편적 시원을 이루고 자장면은 맛의 구체적 성정을 갖고 있다. 그렇듯 보편성과 구체성이 합일했으니 이 곡이 전 국민적 공감대를 퍼올렸던 건 어찌보면 당연한 성과였다. 자장면은 안 먹게 되면 기어코 먹고 싶어지는, 인이 박힌 음식이다. 자연스레 자장면을 먹는다는 것은 맛이라는 실질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연대를 느끼고 싶어하는 행위에 가깝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 속에 어머니는 영속적 인으로서 작동하고 있는데, 곡에서 완성된 이 둘의 시너지 효과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짬뽕에게 위협당했던 중국집의 대권을 자장면에게로 온전히 돌릴 전기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9. 카니발 - '거위의 꿈' 10. 크라잉 너트 - '말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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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음악잡지 '인터내셔널 피아노' 기자)
1.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서른 즈음에 한번은 불러본 적이 있을 만한 곡(난 안 불렀음). 나이에 대한 성찰을 절절하게 잘 드러냈다. 2. 크라잉 너트 - '말달리자' : 우리나라 인디의 하향평준화를 일으키고 고정관념이 된 점에서 야누스 적인 면도 있지만, 기성질서를 뒤집으려는 의도가 극단적으로 단순, 솔직하게 잘 표현됐다. 너바나에 대한 한국 지하세계의 응답으로, 곡과 가사의 파괴력은 일탈을 꿈꾸는 직장인들에까지 전달됐다. (회식 노래방에서 이곡 부르는 사람 꼭 한 번 씩 있었음) 3. 김국환 - '타타타' : 90년대 이후 이곡의 그것처럼 폭넓게 어필한 가사는 드물 것이다. 단순하면서도 잘 압축한 구절들은 그야말로 촌철살인. 4.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이제는 거울 앞에선' 세대의 시각에서 바라 본 상처받은 사랑에 대한 체념을 잘 드러냈다. 이병우의 기타가 곁들여진 곡도 그렇지만 한국 가요의 예술적 가능성을 극대화시킨 명품가사. 5. 이상은 - '새' : 가요가사도 이토록 철학적이고 세련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안타깝게도 대중들에게 널리 전파되지 못한 체 진정한 음악 애호가들에게만 애청됐지만... 6.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 서태지의 가사는 사회적 파장 면에서 일단 경쟁자를 한참 제치고 들어간다. 7. 패닉 - '왼손잡이' : 기성제도에 대한 일탈을 디제이 디오씨의 '디오씨와 함께 춤을'에 비해서는 훨씬 세련되게 드러냈다. 8. 강산에 - '라구요' : 통일 문제에 대한 신세대적 시각이 인상적이고, 급진적이지 않은 접근 방식으로 젊은 층에 폭넓게 어필했다. 9. 김건모 - '잘못된 만남' : 예술성은 떨어지는 대신 사랑의 세태를 잘 반영한 것이 공감대를 끌어냈다. 당시 엄청난 화두가 됐던 가사임엔 틀림없다. 10. 지오디 - '어머님께' : N세대 식 신파. 그럭저럭 호소력이 있고, 가사가 두고두고 응용되며 회자될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음은 틀림없다. 11. DJ DOC - '머피의 법칙' : 90년대 이후, 가장 화제가 된 가사 중 하나라는 것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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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팝 칼럼니스트)
1. 신승훈 - '보이지 않는 사랑' : 노랫말이 주는 '감동'의 미학 2.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 가요의 고정관념을 깬 동화 같은 이야기 3. 공일오비 - '수필과 자동차' : 동시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히 꿰뚫은 감각적인 가사의 승리, 정석원은 한국 최고의 가사쟁이. 4. 강산에 - '라구요' 5.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6.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 가요 혁명 7. 김건모 - '잘못된 만남' 8. 한동준 - '이 세상에 그대가 있는 것만으로' 9. DJ DOC - '머피의 법칙' 10. 패닉 - '왼손잡이' : 사랑 타령 일색인 가요의 전면 부정, 가히 '천재적인'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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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재덕 (이즘 필자)
1.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이 가사가 귀에 들어온 것은 최근이다. 서른을 목전에 둔 나와 내 친구들은 모두 같은 말을 한다. 2. 김수철 - '지친 어깨' 3. 넥스트 - '아버지와 나 Part I' 4. 크라잉 너트 - '말 달리자' : IMF가 터지고 모든 대학생들의 최대 난제가 취업이었던 시절, 동아리 방에서 밤새 술마시며 동료들과 함께 목이 터져라 이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5. 예민 -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6. 윤종신 - '환생' 7. 전람회 - '취중진담' : 사랑 고백 방법을 고민하다가 결국 이 노래를 연습하는 친구를 적어도 15명은 봤다. 8. 동물원 -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9. 토이 -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 퇴짜가 익숙해질 무렵, 이 노랫말도 입에 붙어 있었다. 10.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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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희 (음악잡지 '프라우드' 기자)
1. 강산에 - '라구요' : 분단과 실향의 문제를 대중가요에서 문학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가능성. 2. 공일오비 - '수필과 자동차' : 90년대 대학생 문화의 실속 없음과 속물근성을 현실적으로 지적하다. 3.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 오락과 기사도에 깃든 온화함. 4. 동물원 -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 다 큰 어른들의 순박한 속내. 현실의 마디에 잠복해 있는 서글픈 아름다움. 5. 조용필 - '꿈' : 아버지의 볼을 타고 소리 없이 흐르는 뜨거운 눈물. 6. 크라잉 너트 - '말달리자' :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러나 이해할 수 있는 분노의 아우성. 7. 싸이 - '새' : 욕설의 저속하지 않은 센스. 8.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최영미에 대한 김광석의 대답. 9 김민우 - '입영열차 안에서' : 국방색으로 물들기 직전, 남자의 센티멘털. 10 지오디 - '어머님께' : '자장면' 한 마디 듣고 눈물 흘리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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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화 (이즘 편집장)
1.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2. 조용필 - '꿈' 3. 김국환 - '타타타' : 나는 그 당시에 무척 어렸다. 그러나 이 노래를 통해 어른들의 인생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 지 알았다. 4. 이상우 -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 소소한 일상 모습의 묘사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구구절절한 감정 묘사가 뭐 필요 있을까. '그녀를 만나기 100m 전'이란 말 속에 모든 것이 있다. 5. 노 브레인 - '청춘 98' : 갑자기 세상이 미친 듯이 미워질 때, '추악한 돼지'들이 날 조롱하고 비웃을 때, 이 노래를 듣는다. '이제는 절대로 꿈을 꾸지 않으리'란 가사가 나오면 어쩔 땐 뜨거운 눈물이 난다. 6. 신승훈 - '보이지 않는 사랑' 7. 강산에 - '라구요' 8.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9. 김수희 - '애모' : 서태지와 아이들을 1위에서 끌어내렸다. 어떤 의미에선 사랑에 대한 1990년대 최고의 정의. 공일오비로 대표되는 'X-세대 사랑'과는 대척점에 서 있기도 하다. 10. 공일오비 - '수필과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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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림 (이즘 필자)
1.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 전체이용가 가사. 멜로디와 이렇게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는 노랫말이라니. 2.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나는 10대 때 '서른 즈음에'를 들었다. 지금도 생의 가장 완벽한 나이가 30대라고 굳게 믿는다. 그러나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그 알 수 없는 불안함은 딱 이런 것 아닐까. 인생이 담겨 있어서 좋은 노래. 3.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이 나이에, 이 목소리로 불렀기 때문에 절절하게 다가오는 가사. 이 가수가 아니면 안 되기 때문에 좋다. 4. 이상은 - '새' : 그녀는 정말 문학적인 가사를 쓰는 사람이다. 한 폭의 애달픈 시화를 보는 느낌. 5. 강산에 - '라구요' : 나는 강산에가 가수 중에서 가장 가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라구요'로 시작해서 '와그라노'까지 이어졌던 그 충격이란. 6. 안치환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누가 뭐래도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 7. 노브레인 - '청춘 98' : 청춘의 시기를 거친 사람이라면 이런 솔직한 '지름'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어디 있겠나. 8. 예민 - '신골소년의 사랑이야기' : 나는 정말 이 가사가 황순원의 <소나기>를 모티브로 한 건 줄 알았다. 그 정도로 예민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눈앞에 수채화가 그려지는 노래. 9. 이소라 - '바람이 분다' : '실연'에 관해서 이렇게 섬세하게 표현한 가사도 드물다. 뻥 뚫어진 가슴이 느껴진다. 10. 코나 - '마녀, 여행을 떠나다' : 나는 이 가사를 최근에야 발견했다.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헤어짐이 여기에 있었다. 눈물 나는 아기자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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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하 (이즘 필자)
1. 김국환 - 타타타' : 1980년대를 대표하는 작사가 양인자.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 삽입되면서 주부들의 폭발적인 성원에 힘입으며 노래를 부른 김국환도 만화 주제가 전문 가수에서 인기가수로 거듭난다. 얼마 안 있어 몰아친 서태지 폭풍 이전, 1980년대식 노래, 양인자 식 가사의 마지막 불꽃이 된 바로 그 가사. 2. 김수철 - 지친 어깨' : 이 곡의 가사는 정말 힘들고 지칠 때 들어야 한다. 발표 당시에도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30대 이상이 좋아하는 노래에서 1위에 선정될 만큼 꾸준히 라디오를 탔다. 1980년대 후반 이후 국악에 헌신한 김수철이 오랜만인 1994년에 발표한 가요 앨범 < Mood For Men >의 타이틀 곡. 노래의 가사처럼, 평안한 노래와 삶에 찌든 이의 넋두리를 채록한 듯한 가사, 모두 잔잔하게 '지친 어깨를 두드린다'. 3. 신해철 - '길 위에서' : 히트곡은 아니지만, 신해철의 오랜 팬이라면 모두가 아낄 노래이다. 솔로 2집 < Myself >의 마지막 곡으로, 삶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는 청년(자기 자신)의 마음을 특유의 진지하고 심오하게 포장한 가사에 실었다. 4. 산울림 - 무지개' : 김창완만이 쓸 수 있는 가사. 동요 적이지만 너무나 따뜻하고 위안이 되는 노래이고 노랫말이다. 5. 신성우 - 서시' : 1990년대에 발표된 노래의 가사 중에, 아름다움과 서정성으로만 본다면 단연 1순위에 꼽혀야 할 노래이다. 신성우의 절창과 흡인력 있는 멜로디, 강렬한 록발라드의 서정성도 이 곡이 애청되고 애송되는 이유겠지만, 동화적인 예쁜 가사 또한 빼 놓아선 안 될 요소이다. 6. 이상우 -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7. 임재범 - '너를 위해' : '전쟁 같은 사랑'. 촌철살인. 8. 장혜진 - '1994년, 어느 늦은 밤' 9. 코나 - '마녀, 여행을 떠나다' : 발표 10년이 되도록, 특히 2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부드럽고 달콤한 노래도 좋지만, 헤어진 애인을 기다리는 마음을 다소는 유치할 만큼 투명하고 고운 가사 속에 담아냈다. 10. 한동준 - '이 세상에 그대가 있는 것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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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슬 (이즘 필자)
1. 패닉 - '왼손잡이' : “모두 다 똑같은 손을 들어야 한다고/ 그런 눈으로 욕하지마 / 난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 난 왼손잡이야” 소수이고, 소외되고, 사회적 편견에 갇힌 존재를 '왼손잡이'로 표현하면서 데뷔시절 이적 특유의 재치와 직설적인 저항의식을 볼 수 있는 가사. 2. 김민우 - '입영열차 안에서' :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함축적이고, 어려운 표현이 아니라, '손 흔드는 사람들 속에 그댈 남겨두긴 싫어' 등 '입대'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을 또한, 구체적인 표현으로 어색하지 않게 가사에 담아낼 수 있었던 센스. 3.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 김광진이 실제로 오락 게임을 한 후 썼다는 이 가사는 단순히 '순수와 동요적 이미지'를 넘어 1994년의 '국민가요'로 격상시킨 범 대중적 히트곡이다. 단순하고 소박한 멜로디까지 더해져 10년이 지나버린 지금에서도 꾸준히 광고의 메인 테마로 쓰일 만큼 리퀘스트 되는 것은 가사의 힘. 4. 이소라 - '바람이 분다' 5. 전람회 - '취중진담' : 느슨한 블루스 리듬보다, 어떻게 생각하면 독특할 것 없는 멜로디보다도 온전히 여고생, 여대생의 감성을 정확히 짚어낸 가사의 호소력 덕분에 그 해 60만장 이상이라는 음반 판매량을 가능하게 했던 히트곡. 6. 카니발 - '거위의 꿈' 7. 코나 - '마녀, 여행을 떠나다' 8. 장혜진 - '1994년 어느 늦은 밤' 9. 신승훈 - '보이지 않는 사랑' 10. 토이 -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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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완 (이즘 필자)
1. 크라잉 넛 - '말 달리자' : 그들이 닥치라 해서, 우리는 더욱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2. 김국환 - '타타타' 3. 김건모 - '잘못된 만남' : 연인. 주변의 친구들을 심각하게 둘러보다. 4. 델리 스파이스 - '차우차우' 5. 넥스트 - '아버지와 나 Part I' : 가사의 길이, 의미의 깊이, 공감대의 크기. 그야말로 '커다랗던' 가족 이야기. 6. 조관우 - '늪' 7.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 이데아' 8. 공일오비 - '수필과 자동차' 9. 패닉 - '왼손잡이' 10. 김광석 - '서른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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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훈 (이즘 필자)
1.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이 한 문장으로 족하다. 2.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 착한 사람만이 쓰고 부를 수 있는 순수의 노래 3.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 자폐적 정서만이 외로움이 아니다. 4. 패닉 - '왼손잡이' : 더 이상 왼손잡이들은 억지로 오른손잡이가 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었다. 5. 김민우 - '입영열차 안에서' : 군대 가는 길이 이렇듯 로맨틱한 때가 있었다. 6. 델리스파이스 - '고양이와 새에 관한 진실' : '썩은 고양이 시체', '뒤틀린 발목' 같은 끔찍한 단어도 인디에서는 노랫말이 될 수 있다. 7. 안치환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적어도 이 노래 안에서만큼은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 8.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어른의 사랑노래 9. 이소라 - '바람이 분다' : 서늘한 한기가 도는 노랫말 10. 이한철 - '슈퍼스타' : 그의 노래에서는 그늘 한 점을 느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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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윤 (이즘 필자)
1.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노래 가사를 절감하며 29살 12월 31일에 집에서 술을 마셨다. 2. 김민우 - '입영열차 안에서' : 군 입대를 앞둔 사람,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군대에 가는 사람에게 이 노래만큼 현실적으로 들리는 노래는 없을 것 같다. 심지어 공익근무요원으로 빠져 4주 캠프를 가는 사람들도 이 노래 들으며 슬퍼하더라. 3. 공일오비 - '수필과 자동차' : 형편을 따질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모습. 4. 동물원 -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5.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이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았지만 성적 안 좋고 학교에서 잠만 청하는 다수의 학생들에게는 합리화를 위한 찬가였다. 6. 지오디 - '어머님께' : 이 노래로 인해 세상 모든 자녀들이 효도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중국집은 잠시나마 호황을 누렸다. 7. 안치환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이 노래를 듣는 순간만은 인류애를 느낀다. 8. 에픽하이 - '풍파' :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이의 역경과 그걸 이겨내기 위한 의지를 밝히는 데 강한 인상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다. 9. 윤종신 - '환생' 10. 이상우 -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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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즘 필자)
1. 안치환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2. 씨비 매스 - '나침반' 3. 서태지와 아이들 - '환상속의 그대' 4. 정태춘, 박은옥 - '나 살던 고향' 5. 노브레인 - '청춘 98' 6. 크라잉 너트 - '말달리자' 7. 김국환 - '타타타' 8. 공일오비 - '수필과 자동차' 9. 이상은 - '새' 10. 싸이 -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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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재 (이즘 필자)
1.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2. 김국환 - '타타타' 3. 지오디 - '어머님께' 4. 패닉 - '왼손잡이' : 반항적인 메시지를 이렇게 간결한 언어로 인상적으로 써냈다는데에 점수를 주고싶다 5. 김광석 - '서른즈음에' 6. 조관우 - '늪' : 건전한 내용은 아니지만 예술이라는 것은 결국 숨겨진 욕망을 끄집어내는 하나의 의식이라는 생각에서 본능에 충실한 이 노래는 솔직해서 좋다. 7. 김수희 - '애모' : 서태지가 하여가로 인기가도를 달리던 때, 순결한 사랑의 메시지로 이들을 눌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유행의 거스르는 풋풋한 감정의 승리! 8. 토이 -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 그리움의 정서를 이렇게 아름답고 섬세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9. 델리스파이스 - '고양이와 새에 관한 진실' : 루저를 바라보는 사회의 냉정한 시각을 독특한 은유로 표현한 점이 절묘하다. 10. 미선이 - '진달래 타이머' : 심드렁한 얼굴로 '개같은세상'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모습은 그 어떤 민중가요보다 깊은 분노를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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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현 (이즘 필자)
1. 강산에 - '라구요' : 왠지 우리 아버지 이야기 같아서요. 시간이 지날수록 와 닿는 노래. 2. DJ DOC - '머피의 법칙' : 남자의 입장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마초적이고 다분히 유치하지만 유쾌하다. 3. 토이 -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 남자의 마음 한 구석을 자극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이별 택시'가 소리 소문 없이 히트했지만 여전히 이 가사로 인해 김연우가 존재한다. 4. 김건모 - '잘못된 만남' : 빠른 리듬에 어울리는 장황한 내러티브를 선보였다. 힙합퍼들이 알게모르게 영향을 받았을 법한 곡 5.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 기초 교육과정의 교과서에서도 채택할 만큼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다. 6. 김국환 - '타타타' 7. 김수희 - '애모' 8. 이한철 - '슈퍼스타' 9. 노 브레인 - '청춘98' 10. 김광석 - '서른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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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혜 (이즘 필자)
1. 카니발 - '거위의 꿈' :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이 두 문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이 대단하다. 2. 안치환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3. 조용필 - '꿈' : 지독한 외로움이 가사 곳곳에 절절 흐른다. 4. 서태지와 아이들 - '환상속의 그대' : '헛된 환상은 망상일 뿐이다'를 일깨워 준다. 5. 공일오비 - '수필과 자동차' : 정말 세월이 흘러갈수록 소중한 것을 자꾸 잊어버린다. 앞만 보고 달리고 있는 와중에 잠시나마 뒤를 돌아보게 해주는 곡 6. 지오디 - '어머님께' 7.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8. 김수희 - '애모' 9. 패닉 - '왼손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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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강범 (이즘 필자)
1. 이소라 - '바람이 분다' :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라는 가사를 들었을 때 마음이 저며왔습니다. 이별 혹은 상실을 했을 때의 마음만이 아니라, 삶의 한 진경(眞景)으로까지 뻗어나가는 노랫말에 감탄했고, 오래도록 여운을 곱씹었습니다. 2. 김광석 - '서른 즈음에' : "작기 만한 내 기억속엔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라는 노랫말들.. 저는 김광석의 목소리와 창법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그의 사후 앨범 중 생전 그가 썼던 일기와 시들이 함께 묶여져 있는 스페셜 형식의 앨범을 접하게 되었고, 인간 김광석에 대해 한 동안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제게는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미가 더 진하게 배어나오는 노랫말입니다. 3. 크라잉 너트 - '말달리자' : 그저 통쾌하고 신났습니다. 이 노래를 처음 접했던 게 중학교 1학년 시절 노래방에서였 습니다. "닥쳐! 닥치고 내 말 들어!"라는 솔직 명쾌한 노랫말은 그저 정신없이 소리지르기에 적격이었습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할지라도 그 세대를 관통할 수 있는 매력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은 단지 특이해서만은 아닐 것입니다. 4.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이데아' : (아직 초등학교로 명칭이 바뀌기 전으로 기억되네요.) 국민학교 시절 이 노래를 컴백 무대로 TV에서 방영하는 걸 처음으로 봤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고, 노래가 좋은지 나쁜지도 가늠할 수 없었지만 묘하게도 전율이 온 몸으로 퍼졌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우리 나라의 입시 제도와 그 제도권 교육이라는 굴레와 부딪치면 부딪칠 수록, 이런 가사의 노래를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가 발표했다는 게 참 신기하고 멋지게 생각됩니다. 5. 더 클래식 - '마법의 성' : 노래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 하던 어린 소년 무렵부터 이 노래를 접했고, 사람들과 함께 따라 불렀던 것 같습니다. 많은 세대를 아우르는, 아련함이 묻어나는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조금 들고부터는 참 진부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진부함을 상쇄하는, 외려 그렇기에 더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6. 조용필 - '꿈' 7. 넥스트 - '아버지와 나 Part I' 8.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9. 패닉 - '왼손잡이' 10.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