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십륜경 제8권
13. 정진상품(精進相品)
[정진의 바퀴]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크게 장엄한 정진(精進)의 바퀴를 성취하였나니,
그는 처음 발심한 때부터 5욕(欲)을 모두 여의고 성문과 벽지불을 위하여 큰 복전(福田)이 되었으므로,
모든 중생들은 그를 수호하고 공양해야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정진하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나니,
첫째는 세간(世間)이요,
둘째는 출세간(出世間)이니라.
[세간의 정진]
세간에서 정진하는 것에 다시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복을 닦는 정진이요,
둘째는 계율을 잘 지켜 선정을 용맹스럽게 정진하는 것이며,
셋째는 번뇌[有漏]와 모든 중생을 반연하고, 과보(果報)에 의지하며 복업을 행하고 머무르는 것이니,
이것을 세간정진이라 하며, 이렇게 정진하는 사람은 보살마하살이 아니니라.
[출세간의 정진]
또 보살마하살이 모든 중생들에 대해 항상 평등한 생각을 가지고 모든 번뇌의 업장으로 얽매인 것을 멸해 없애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할 뿐,
성현의 번뇌도 없고 취함도 없으며,
버림도 없고 또한 의지함도 없으며,
잡되고 더러운 마음ㆍ혼란한 생각도 없고,
계율을 지킨다거나 계율을 깨뜨린다는 마음, 정진하거나 게으른 마음, 보시한다거나 간탐하는 마음도 없으며,
혼탁한 마음이라거나 자비로운 마음이라는 생각도 없나니,
이와 같이 모든 중생들에 대해 모두 평등한 마음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느니라.
삼계(三界)에 대해 갖가지 생각을 일으켜서 모든 중생들이 그들의 말을 듣거나 업을 짓는 것에 상관하지 않고 정진하며,
음(陰)ㆍ계(界)ㆍ입(入)에 대하여 분별의 생각을 내지 않고 부지런히 정진하며,
욕계(欲界)에도 의지하지 않고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에도 집착하지 않으면서 정진하며,
이르렀다거나 이르지 못했다고 하는 생각도 내지 않고 정진하며,
모든 행동에 집착하지 않고 세 가지 복업에도 의지하지 않으면서 부지런히 정진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큰 장엄의 바퀴를 성취하였나니,
그 보살은 처음 발심할 때부터 5욕(欲)을 여의었기 때문에 마하살이라고 하며,
또한 성문과 벽지불을 위하여 큰 복전이 되었으니 모든 중생들은 잘 수호하고 공양해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기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감각기관에 물들고 집착하여
4폭류[流]에 어두워지고 어리석으면
늘 용맹스럽게 정진한다 하더라도
지혜로운 사람은 꾸짖고 혐오한다.
경계에 처하여 정진함은
유루 중생에 대하여 잘 취하므로
복전이라 할 수도 없고
또한 마하살이라고도 하지 않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부지런히 정진하되
모든 집착을 멸하여 없애고
마음으로 의지하는 것 없으므로
이것을 복전이라 하네.
이름이나 물질에 집착하지 않고
중생들을 위하여 귀의할 곳 되어 주며
용맹스럽게 모든 음(陰) 여의므로
이것을 복전이라 하네.
어리석음과 어둠 비추어 밝히고
중생을 제도하여 저 열반의 언덕에 이르게 하나니
이와 같은 정진의 바퀴로
중생들 번뇌의 결박 끊어 없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