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보살경 제4권
14. 발타화오백인품(颰陀和五百人品)
그때 발타화(颰陀和) 등 5백 보살과 교왈도(橋曰兜)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 앞에서 아뢰었다.
“저희들은 부처님 최후의 말세에 법이 멸할 때에 다다라 마땅히 이 법을 받아서 후세의 5탁 세상에 살면서 정법의 경전을 옹호하여 이것을 가지고 우러러 본받으며 소리 내어 읽고 외며 받들어 지니고 널리 남을 위하여 설하겠습니다.”
다시 무수한 모든 보살들이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의 얼굴을 자세히 보며 각각 지극한 원을 세웠다.
‘저희들은 세존 최후의 말세에 넓고 큰 서원의 갑옷을 입고 이 경을 받아 우러러 본받으며 이 깊고 미묘한 부처님께서 펴신 지혜에 따르고,
모든 보살들이 쌓은바 덕의 근본과 도품(道品)의 법장을 나란히 구족하여 있는 곳에서 노닐며 마땅히 법을 옹호하고 이 상법의 경전을 듣고 더욱더 기쁘고 즐겁게 받아 지니며 소리 내어 읽고 외우며 이르지 않은 곳에 펴 보이고, 대유(大猷:大道)에 깊이 들어가겠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기쁘게 웃으시니, 입 속에서 오색 광명이 나와 두루 삼천대천(三千大千) 부처님 국토를 비추자,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현자(賢者) 아난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 앞에서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어떠한 인연으로 웃으셨습니까?
이미 웃으셨으니, 뜻이 있을 것입니다. 광명이 널리 비치고 땅이 곧 크게 진동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모든 보살 대중들이 내 앞에 서 있는 것을 어떻게 보느냐?
뒷날 말세에 마땅히 정법을 수호하고 넓고 큰 서원의 갑옷을 입고 위태로운 액을 구할 것이다.
부처는 생각하면 안다. 지난 무수겁에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이와 같은 상(像)의 넓고 큰 서원의 갑옷을 입고 모든 부처님을 따라 이 경의 법을 받아 3품(品)을 가지고 보호하며 무수한 중생의 부류를 개도(開導)하였는데, 지금 이들이 부처의 처소에 와서 3품의 뜻을 받들고 이 정법을 받아 지금 부처 앞에 서 있다.
그러한 후 말세에 법이 없어질 때에 다다라 오직 모르는 중생들을 많이 깨우쳐 교화시키고,
부처의 3품 정법(正法)을 받게 하고,
현겁(賢劫)에서 모든 부처님께서 출흥하심을 보고,
또한 마땅히 천 부처님이 가르치신 3품 정법을 따라 받을 것이다.
또 장차 오는 세상 모든 부처님의 성스러운 처소에서 모두 받음 또한 그러할 것이다.
이들 아난의 모든 족성자(族姓子)는 공훈과 이름난 덕은 관찰할 수도 없고 능히 행하는 바 경의 법을 헤아리지도 못하는구나.
이 모든 족성자는 중생을 편안하게 하고 부처에게 공양을 올릴 것이다. 가령 여래께서 이들에게 펴심에 도(正道)를 받고 중생을 편안하게 하나 모두 믿지 않는다.
만약 믿지 않는 이라면 긴 밤에 편안하지 못하고 악취(惡趣)에 떨어진다.
또 다시 아난아, 마땅히 너희를 위하여 그것을 증명하겠다.
이와 같은 등의 부류가 중생을 편안하게 하여도 바로 삼천세계의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생각을 말미암아 하는 까닭으로 지옥에 떨어진다.
가령 대중이 지옥 가운데 있는데 한 사람이 있어 지옥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두려워 말라. 마땅히 너희를 위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을 이롭게 인도하겠다’ 하고,
이때 방편으로 큰 지옥의 괴로운 근심을 벗어나게 하면, 곧 자기 몸으로 낱낱이 그들을 구출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을 편안한 곳에 옮겨두는 까닭으로 무수 천 년을 참고 지옥에 있되 일찍이 게으르거나 그만두지 않고 널리 편안함에 이르게 한다.
아난아, 그 사람은 중생에게 자비롭고 불쌍히 여기고 널리 슬퍼함이 많겠는가, 많지 않겠는가? 큰 지옥에서 나와 아주 편안함을 건립한다.”
아난이 말하였다.
“매우 많고 매우 많습니다. 천중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령 그 사람이 신족(神足:신족통)이 이와 같이 높고 높음을 나타내 보여 중생의 부류들로 하여금 제일이요, 최고인 유위법(有爲法)의 평안함을 누리게 하며, 길이 즐거워 끝이 없고 크게 불쌍히 여김을 이루어 다 덮어 보호하였으니, 그 공덕의 복은 마음으로 생각할 수 없고 말로 나타낼 수도 없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그래서너에게 말한다.
저 보살이 큰 지옥에서 무수한 중생을 구출하여 영원히 편안하게 함과 같다.
중생을 불쌍히 여김을 만약 이와 같이 모은다면, 앞의 중생을 순화(順和)하고 편안하게 하고 큰 어려움에서 구제하는 것으로 하여금 유위(有爲)의 편안함에 이르게 함이 백 배, 천 배, 억만 배이고 수억만 배라도 족성자가 이 상법의 경전을 받는 것만 같지 못하다.
무슨 까닭인가?
그가 일으킨 유위의 편안함을 헤아리면 다함이 있어 무위(無爲)에 이르지 못하고, 탐욕을 여의지 못하고 멸도(滅道)를 이루지 못하며, 신통 정각(正覺)의 업에 이르러 뜻이 고요한 열반의 요체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아난아, 이 모든 보살은 중생에게 위없이 크게 편안한 일체지(一切智)의 업을 건립한다.
또 이 보살은 대사(大士)의 법으로써 도승(道乘)을 배우는 데에 뜻을 두고 불도를 건립하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모든 성문ㆍ연각의 경지를 세우며, 부처님 법을 권하고 도와서 보살행을 닦고 대도(大道)에 머문다.
이 모든 족성자가 중생에게 권하고 도와서 보살법을 행하게 하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헤아리지 못하므로 대웅(大雄)께 여쭈어 계도하여 주셔서 크신 자비를 받아 일으켜 일체지(一切智)를 이루는 까닭으로 공덕이 무한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정법을 말미암아 천 겁 동안이나 혹은 무수겁이거나 한계를 헤아릴 수 없는 억백재(億百載) 겁 동안 이와 같이 아득하고 먼 세월에 모든 부처님 세존은 항상 헛되이 묻지 않고 서로 가르쳐 전하고 전하여, 또 다른 무수 억백천해 겁에 옮기고 다시 서로 제도하여 성불하게 하고 공덕이 다함없는 까닭으로 한계가 없다.
무슨 까닭인가?
억천백 부처님은 본래 지난 세상에 보살업을 행하여 불도를 건립하였으며,
이와 같은 종류로 곳곳에 태어나 이 경전을 받아 각각 써서[用] 권하여 도와서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에 이르러 최정각을 성취하였고,
장차 오는 세상 무수한 보살도 깨우쳐 교화함이 많아 무리를 헤아릴 수 없으며,
이로써 권하고 도와서 부처님 법을 구족하고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룰 것이다.
이와 같이 아난아, 모든 족성자는 중생에게 일체지의 편안하고 위없는 대도(大道)를 가르쳐 세워서 평등하고자 하니, 법의 부모이다.
이것이 바로 마땅히 모든 부처님과 보살 도법(道法)의 부모라 말하겠다.
지금 이 보살이 스스로 귀의함을 옹호하니, 널리 스스로 섬[自立]을 얻는다.
이들 이른바 안발타화(安颰陀和)ㆍ교알도(橋曰兜) 등 5백 인은 곧 법의 부모이니, 이 모든 보살이 이 정법의 경전을 보호한다.
족성자(族姓子)와 족성녀(族姓女) 등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지 말고 또 일체지의 근본을 끊지 말며,
장차 오는 세상에 법이 없어지려 할 때 모든 중생을 위하여 크게 옹호함을 일으키고 크게 불쌍히 여김에 머물러 있으면서 일체를 깨우쳐 이익되게 하여 이로써 권하고 도와 말세에 있으면서 편안하게 보호하여 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게 하면,
무수 천억 보살, 혹은 무수한 부처님께서 함께 찬탄하실 것이다.
이 족성자들의 공덕은 능히 끝이 없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이 모든 족성(族姓)의 이름난 공훈과 지극한 덕은 불가사의하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은 무수한 억천조재(億千兆載)의 겁에 이 정법의 보배를 모으고 쌓았으며 이 법을 받았다. 족성자들아, 시방에서 헤아릴 수 없이 모였구나.
모든 부처님 세존은 무한한 국토에 노니시는데, 지금 현재 다 함께 이 법을 배우는 자를 옹호하여 모두 편안하게 하신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천상이나 세간이 다 이 족성자를 위하여 머리 숙여 예경하고 귀명(歸命)하여 물으니,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다 칭찬하시고 펴신 경법이 미치지 못함을 보이신다.
아난아, 부처님이 미리 인가(印可)하여 이 족성자를 인정하고 일체의 의심을 결단한다.만약 뒤의 말세에 이와 같은 상법(像法)의 위없는 정법을 받아 가지고 소리 내어 읽고 외우고 설하며 함께 배워 펴면, 이 족성자와 족성녀는 속히 일체지의 업에 가까워질 것이다.
법이 멸할 때에 다다라 이 깊고 미묘한 경법을 듣고 우러러 본받아 기쁨을 품고 믿는 자는 부처님이 수기하여 보살승(菩薩乘)을 행하게 한다.
이와 같이 지진(至眞)은 최후 말세에 이 법을 애호하고 자기 몸을 일으키고 법을 사랑하여 즐겨하면 부처님이 권하고 도운다.
이 모든 족성자와 족성녀는 이 깊고 미묘한 법을 비방하지 않는다.
부처님이 미리 모든 성문승(聲聞乘)에게 수기하여 미륵불이 세상에 출현함을 보고는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 애욕이 없고 이 깊고 미묘한 법을 받아 믿는 까닭으로 일찍이 비방하지 않고 이런 공덕의 과보를 이룬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이 이 깊은 법을 듣고 배워 즐겁게 믿고 기뻐하면 또한 다 수기한다.
미륵여래의 세상에서 출가하여 고요함을 배우고 다시 서원하며 이에 특별히 다른 것이 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족성자ㆍ족성녀는 덕의 근본이 고르고 부드럽고 공덕이 끝이 없어 법이 없어지려 하는 최후 말세에 이 깊은 법을 받아 받들어 행하고 정진하여 덕이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니, 높고 높음이 이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