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나찰소집경 중권
[부처님의 해탈]
그때 부처님께서는 이런 해탈이 있었으니, 저 애욕과 모든 번뇌로운 마음에 서로 응하지 않는 까닭에 해탈이라 이름하였다.
그는 정진으로 또한 게으르지 않고, 나는 근본대로 자주자주 닦고 익혀 청정해서 티가 없고, 공덕이 한량없었다.
해탈의 경계를 끊지 않고 인연을 분별하되 또한 법의 생각을 일으키지도 않았으며, 소원이 충만하여 질투하는 마음이 없었다.
모든 번뇌가 아주 끊어져 온갖 번뇌를 건졌으며, 지혜로써 생사에 처하지 않고, 또한 이것을 버리지도 않고, 지혜로 해탈하고 분별하였다.
마치 가을 달이 밝게 비추어 어두운 곳에 모두 광명이 있게 하듯 하고,
흐르는 물이 나무들을 모두 윤택하게 하여 때를 따라 꽃을 피우게 함과 같고,
또 저 물이 빨리 흐르자 거품이 물을 따라 돌면서 나는 곳마다 모두 충만하듯,
부처님도 또한 그렇게 남음이 없는 열반의 해탈을 빨리 흐르게 하셨다.
그리고 게송을 읊었다.
부처님께서는 온갖 악(惡)을 멸하되
해탈이 가장 미묘하였네.
어둠을 없애고 밝게 비추니
모든 별 가운데 달과 같아라.
낮과 밤이 다르지 않아
항상 머물러 움직이지 않고
이미 해탈의 법을 얻어
지혜의 빛으로 그것을 비추셨네.
그때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고가 다한 지혜[盡智]와 분별진지(分別盡智)를 내가 이미 알며,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苦習]을 이미 없애고, 괴로움이 다함으로써 깨달음[證]을 삼으려 하여 도를 닦아 행하며, 이렇게 찬탄하였다.
본래 지은 행은 그 병을 치료하되 음탕하고 성내고 교만함을 그 근원을 다하여 평등지(平等智)로써 음욕을 멸하였다. 이것은 열반의 지혜로서 실답고 헛되지 않았다.
마치 어떤 사람이 온갖 고뇌를 받되 능히 건질 수 없는 것과 같이 그 사람도 또한 병의 근원을 치료하지 못하고, 곧 이런 생각을 했다.
‘경계가 미묘하다. 이렇게 나는 것[所生]을 모두 수행하리라.’
모든 가려지고 덮임을 제거하여 온갖 번뇌를 끊었다.
마치 힘 있는 선비가 모든 병의 뿌리를 심으면 능히 당하지 못하고, 방편의 뜻을 일으키지 못하면 또한 치료할 수 없듯이,
이러한 우환과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다하는 지혜로써 크게 기쁨을 얻게 하였다.
또 어떤 사람이 항상 험난한 곳을 두려워하되 거기 가지가지 고뇌와 질병이 있으나,
그가 만약 한 번 목욕하는 못을 보면 청정하고 티끌과 때가 없어 못 양편을 끼고,
서늘한 바람이 일어 고기와 용이 유희하는 물 밑을 환히 보며,
허공도 청정하여 구름 한 점 없고,
우발라ㆍ구물두ㆍ분다리 꽃들이 그 속에 가득 차되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모두 물속에서 났으며,
가지가지 미묘한 나무가 그 속에 나 있으므로 만약 이것을 보는 사람은 다 크게 기쁜 마음을 내리라.
그러므로 이 사람은 그 목욕 못에서 고뇌를 제거하고,
또한 주리고 목마름이 없이 크게 즐거움을 얻어 할 일을 다하게 되며,
그 목욕 못 밑에 미풍이 일고 있으므로 이것을 관찰할 때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는 것같이
그 부처님께서도 또한 그러하셨다.
본래 지은 대로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모두 다 없애어 생사의 근원을 다하고 이러한 목욕 못이 나타나도다.
무슨 까닭인가?
삼계에 나는 바 중생의 고뇌를 없애주고 건져, 모두 다 성취케 할 다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 등견(等見)은 마치 그 청량한 목욕 못과 같은데,
등삼매(等三昧)는 청정하여 일찍이 움직이지 않았으며,
등지(等至)는 마치 저 고기와 용 같으며,
등해탈(等解脫)은 얼굴빛을 비길 데 없으며,
등방편(等方便)은 마치 저 우발라ㆍ구물두ㆍ분타리 꽃과 같이 볼수록 싫음이 없었으며,
등념(等念)의 지혜는 구름이 갠 듯 세속이 삼매로써 마음을 걷히지 않으며,
대중이 에워싸서 그 목욕 못을 얻으면 매우 사랑하고 크게 기뻐하듯이 저 법의 목욕 못 가운데서 목욕함과 같으며,
그것을 마시면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아주 없어져 남음이 없고, 또한 온갖 고통도 없고, 또한 주리고 목마름이 없어지듯 그러한 법을 성취하였다.
다시 이 법을 은혜로이 중생들에게 베풀어 열반의 처소에 이르게 하고,
할 것을 다하여 두려움이 없이 편안히 해탈하는 곳에 이르게 하고,
즐거이 남음이 없는 열반 세계에 이르게 하셨다.
다시 착한 법을 중생들과 함께 하게 하고,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앉으신 채 움직이지 않으셨다.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었다.
낮과 밤으로 짓는 행은
중생들을 편안케 하여
마침내 크게 기쁨을 내어
온갖 괴로움을 없애고자 함이니
하물며 길이 세상에 있으면서
온갖 고통이 항상 핍박커니
어찌 괴로움을 다하는 지혜로써
세속을 여의고 열반에 이르지 않으랴.
[무생지]
그때 부처님께서는 남이 없는 지혜[無生智]가 있었으니,
이른바 그 남이 없는 지혜란 것은
내가 이미 괴로움의 근원을 알고, 다시 괴로움을 다할 것이 없으며,
고의 원인을 다함으로써 다시 그 원인을 제할 것이 없으며,
다함으로써 증득함을 삼아 다시 증득할 것이 없으며,
도를 수행함으로써 다시 도를 수행할 것이 없었다.
이런 까닭에 남이 없는 지혜라 이름하였다.
남이 없는 지혜와 그 지혜의 큰 공덕으로 큰 일의 본말(本末)을 멸하였다.
마치 씨앗을 심으면 때를 따라 물대어 함께 서로 응하므로 점점 자라고 크되 때를 따라 무성하기도 하고, 혹은 때로 나지 않듯이,
부처님도 또한 그러하여 식(識) 씨앗이 지혜의 불에 불사른 바가 되어,
각각 서로 함께 응하여 생사의 근원을 제하나 아는 곳에 욕이 없고,
또한 항상 머물지 않아 모든 행을 이미 다하였으며,
그 중간에 있어서 일어나는 마음의 때는 생각하고 헤아릴 수 없었다.
마음의 지은 대로 다시 또한 짓지 않으셨다.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었다.
온갖 남이 없는 지혜를 일으키니
모든 부처님의 옹호하는 바이다.
괴로움의 근본을 깨달아 알고
모든 고뇌와 근심을 초월하였네.
그 지혜는 겁약함이 없어
청정하고 또한 티도 없어라.
저 도량에 앉으셨으니
뜻에 일어남도 멸함도 없었네.
[계율]
그때 부처님께서는 계(戒)를 펴시어 모든 촌락과 성읍의 인민들을 일으켜 모두 금계를 받들어 가짐이 구족하게 하셨다.
범함이 있는 사람은 그와 함께 서로 응하지 않고, 나쁜 마음을 소멸하면 그와 함께 서로 응하였다.
저 열 가지 착한 행으로 서로 응하여 중생들을 청정케 하여 다 공덕을 같이 하였으므로 이러한 온갖 덕을 성취하였다.
중생 가운데서 이런 공덕이 있으므로 온갖 어지러운 생각이 없었으며,
그 가운데서 힘써 부지런히 행하여 전세의 소원대로 모두 과를 얻게 하여 기쁨을 얻지 못한 자는 다 기쁘게 하고, 앞서 모든 부처님께서 지은 공덕에 기쁨을 얻은 사람에게는 거듭 수행케 하고,
미증유하게 출세하여 외도들을 항복 받아 해탈의 공덕으로 참괴(懺愧)하는 사람을 모두 편안케 하여,
위의와 예절로써 법 가운데 나타내는 까닭에 누(漏)가 있음을 다하여 그 근본을 끊고,
다시 남은 누를 다하여 다시 나지 않게 하여 도와 함께 서로 응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하셨다.
“범행(梵行)에 오래 머물러서 천상과 인간을 안온하게 하리라.”
그 가르치고 일깨우는 말씀을 모두 받아 외우고, 모든 비구들은 그 범하는 데 따라 이것을 다 피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였다.
“이미 다 옹호하였으니, 마치 공작새가 털을 보호하고 황소가 꼬리를 보호함과 같도다.”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었다.
부처님께서 금계를 맺으셔서
법을 위해 펴고 나타내셨네.
제일 즐겨 받들어 행함으로,
마치 천관(天冠)을 씀과 같네.
만약 거기 머물러 있으면
이 삼매의 뜻을 얻을 것이요
이것을 범함이 없는 것이
바다가 한계 없음과 같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