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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육왕전 제5권
9. 상나화수인연[2]
[마왕]
존자 우바국다가 누구의 소행인가를 관찰해 보고서 마군이 지은 것임을 알게 되었다.
뒷날 무수한 사람들이 우바국다의 설법을 들었는데, 진주와 진귀한 보배들이 비 오듯 하니, 모두 와서 가지고자 하였다. 이러한 인연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두 번째 설법을 할 때 다시 금보(金寶)의 비가 내리고, 나아가 도(道)를 얻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존자가 선정에 들어 누구의 소행인가를 관찰해 보고서 마귀의 소행임을 알았다.
셋째 날은 국토의 사람들이 모두 구름같이 몰려와서 존자의 설법을 들었는데, 처음에는 진주의 비가 내렸고, 두 번째는 금보(金寶)의 비가 내렸다.
셋째 날에는 마왕이 변화를 부려 천녀(天女)를 만들어서 하늘의 악기로 음악을 연주하여 사람의 마음을 미혹하게 하고 어지럽게 하였다.
도(道)를 얻지 못한 사람들은 마음이 모두 미혹하게 되어 하늘의 음악에 집착하고, 나아가 도를 얻은 사람이 한 명도 없게 되었다.
이와 같이 되자 마왕은 크게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능히 우바국다의 설법을 파괴하였다.”
존자 우바국다가 나무 아래에 앉아서 선정에 들어가 이것이 누구의 소행인가를 관찰하였는데, 마왕이 만다라화(曼陀羅花)를 가지고 꽃 장식을 만들어 우바국다의 머리 위에 씌웠다.
존자는 즉시 이것이 누구의 소행인가를 관찰하고는 곧 이것은 마왕이 지은 것임을 알게 되었다.
존자 우바국다는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마왕은 여러 차례 나의 설법을 무너뜨리고 혼란케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어째서 항복시키지 않으셨을까?
저 부처님의 본뜻은 내가 이를 조복(調伏)시키게 하고자 함이리라. 이러한 까닭에 부처님께서 항복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존자가 마왕이 조복될 시기가 아직 이르지 않았음을 관찰하였다가, 지금이 바로 그 때임을 알았다.
존자 우바국다가 세 가지 죽은 것을 가지고 있었는데, 첫 번째는 죽은 뱀이고, 두 번째는 죽은 개이고, 세 번째는 죽은 사람이었다. 이 세 가지로 변화를 일으켜 꽃 장식으로 만들어 마왕이 있는 곳으로 갔다.
마왕이 이를 보고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바국다는 나에게서 자재(自在)함을 얻지 못하였다.”
마왕은 즉시 머리를 내밀어 그 꽃 장식을 받았다. 우바국다는 세 가지 죽은 것을 가지고 마왕의 목을 묶었다.
마왕은 세 가지 죽은 것이 목에 묶여 있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어찌 이 죽은 시체들로 내 목을 묶는가?”
존자가 말하였다.
“비구(比丘)와 사람들은 꽃 장식에 집착하지 않지만 너는 이러한 것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또한 네가 죽은 시체로 목을 묶는 것에 응하지 않더라도 나는 너를 묶을 수 있다.
이제 네 힘닿는 대로 해 보아라. 네가 지금 어떻게 하든지 불자(佛子)와 더불어 싸우고자 하는 것은 마치 큰 바다의 파도가 파리산(頗梨山)에 부딪치는 것과 같다.”
마왕은 스스로 이 시신을 떨쳐버리고자 하였으나, 그것은 모기가 수미산(須彌山)을 옮기고자 하는 것과 같아 능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왕이 목에 묶여 있는 죽은 시체들을 풀어 보려고 하였으나 마찬가지였다.
마왕은 크게 화를 내면서 몸을 허공으로 솟구치며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비록 스스로 벗어날 수는 없으나 나의 모든 하늘은 족히 이를 풀 수 있을 것이다.”
우바국다가 마왕에게 말하였다.
“네가 범천(梵天)ㆍ석제환인(釋提桓因)ㆍ비사문천(毘沙門天)에 가거나, 마혜수라천(魔醯首羅天)ㆍ바루나천(婆樓那天)에 가거나, 나아가 큰 불구덩이에 들어가더라도 능히 태울 수 없고 큰물에 들어가더라도 능히 썩어 문드러지지 않으리라. 저 모든 천(天)들이 네가 묶인 것을 풀고자 해도 영원히 풀 수 없을 것이다.”
이때 마왕이 존자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저 모든 천(天)을 찾아다니면서 묶인 것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하였다.
그러나 모든 천들은 한결같이 대답하였다.
“나는 할 수 없습니다.”
이에 범천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합장하며 말하였다.
“저를 위해 풀어 주십시오.”
범천이 대답하였다.
“10력(力)을 지닌 세존의 제자가 지은 것이다. 나의 힘은 미약해서 끝내 이를 풀 수 없다. 가령 맹렬한 거센 바람이라 할지라도 능히 날려서 보낼 수 없을 것이다. 가령 연뿌리 실로 수미산(須彌山)을 매달아도 이 묶인 것을 풀고자한다면 이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마왕이 범왕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풀 수 없다면 나는 마땅히 누구에게로 가야 합니까?”
범왕이 말하였다.
“당신은 빨리 우바국다에게 귀의해야만 곧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땅으로 인해 넘어졌다면 도로 땅을 의지해야 일어설 수 있는 것과 같다.
만약 귀의하지 않으면 그대의 천상(天上)의 음악은 부서지고 그대의 명예와 존귀한 일체의 모든 즐거움이 부서지게 될 것이다.”
마왕은 여래 제자들의 힘이 큰 것에 대해 오히려 범천왕(梵天王)이 공경하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부처님의 힘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는가? 만약 나에게 괴로움을 가하고자 한다면 무슨 일을 하지 못하겠는가? 큰 자비로움으로 불쌍히 여겨 나에게 괴로움을 가하지 않으셨구나.
오늘에야 비로소 여래께서 큰 자비로움을 구족하시어 대자(大慈)하심을 성취하시고 진실한 해탈을 얻으셨음을 알겠도다. 나는 무명(無明)에 덮여 장님과 같아 곳곳에서 번뇌하게 했으나, 부처님께서는 자비와 평등의 마음으로 나에게 일찍이 악한 말을 하시지 않으셨구나’라고 하였다.
마왕은 범왕(梵王)의 말을 듣고는 곧 교만한 마음을 깨뜨리고 우바국다에게로 가서 오체투지하고 무릎 꿇고 존자에게 말하였다.
“대가(大家)시여, 당신은 제가 보리수 아래에서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 여래께 수많은 번민과 혼란을 일으킨 것을 모르실 것입니다.”
존자가 물었다.
“너는 어떠한 일을 지었는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옛날에 부처님께서 바라문(婆羅門) 마을에서 걸식을 하실 때 나는 중생의 마음을 가려서 먹을 것을 얻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먹을 것을 얻지 못하시자 다음과 같은 게송을 설하셨습니다.
쾌락하여 집착함이 없으면
신체는 곧 안온하고 가벼우며 편안하리라.
만약 음식에 대해
마음에 탐착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 마음은 광음천(光音天)처럼
항상 기쁨이 넘칠 것이네.
다시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변화로 큰 소[牛]를 만들어 5백 비구들의 발우를 깨뜨리게 하였는데, 오직 부처님의 발우만이 날아서 허공에 있었습니다.
저는 다시 다른 때에 용의 모습으로 변하여서 7일간 낮과 밤 동안 부처님의 몸을 묶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고자 하실 때에는 제가 5백 수레를 만들어 강물을 더럽게 하여 부처님으로 하여금 마시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간략하게 말한다면 수백의 번뇌를 일으키는 일을 하였으나 여래께서는 자비로써 가련하게 여기시어 한마디 나쁜 말도 하지 않으셨고 업신여기거나 훼손시키지 않으셨습니다.
당신은 아라한(阿羅漢)으로서 천인(天人)과 아수라(阿修羅)들 앞에서 가엾게 여기거나 참는 마음이 없이 나를 훼손시키고 욕되게 합니까?”
우바국다가 대답하였다.
“파순(波旬)이여, 그대는 지견(知見)이 없도다. 우리와 같은 성문을 여래께 비교하고 헤아리는 것은 옳지 않으니, 마치 겨자를 저 수미산(須彌山)과 같다고 하고, 반딧불을 일월(日月)과 같다고 하며, 한 방울의 물이 대해(大海)와 같다고 하는 것과 같다.
여래의 대비(大悲)는 성문에게는 없으니, 부처님께서는 크게 자비하신 까닭에 그대를 다스리지 않지만 성문들은 부처님과 같지 않으므로 나는 그대를 다스리는 것이다.”
마왕이 말하였다.
“인욕선인(忍辱仙人) 때부터 성불(成佛)에 이르시기까지 저는 번민과 혼란을 일으켰지만 어떠한 인연으로 부처님께서는 항상 자비로 가련하게 여기시어 해를 가하지 않으신 것입니까?”
우바국다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선(善)하지 못한 인연으로 부처님께 악한 마음을 내어 그 죄가 비록 쌓였지만, 부처님께서는 그대를 훼손하지 않으셨으니, 왜냐하면 나로 하여금 그대를 조복(調伏)하여 그대로 하여금 부처님에 대해 믿음과 공경의 마음을 얻게 하고자 하셨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음으로 말미암아 그대는 지옥과 아귀, 그리고 축생에 떨어지지 않았었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일로 인해 처음부터 한마디 말로도 그대를 훼손하지 않으셨으며, 이러한 까닭에 그대에게 항상 자비로운 마음을 내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아주 좋고 기묘한 방편으로 그대로 하여금 믿음의 마음이 생겨나게 하고자 하셨으니, 이러한 작은 믿음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능히 열반을 얻을 수 있다.
간략하게 말한다면 그대가 만약 믿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낸다면 이 믿는 마음으로 옛날에 부처님을 괴롭혔던 많은 죄를 씻어 없애서 모두 소멸할 수 있으리라.”
마왕은 이 말을 듣고 몸과 마음이 뛸 듯이 기뻤는데, 마치 가담화(迦曇花) 나무가 뿌리에서 다음은 줄기로 그리고 가지에 이르듯이 마왕은 기쁨으로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부처님께서는 큰 자비로 나무왕[樹王:보리수] 아래에서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 나에 대해서 자비와 인내로 마치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듯 하셨고, 근원적으로 나의 허물도 없애 주셨다.
마왕은 불법(佛法)에 대해 기쁜 마음을 내었고, 즉시 일어나서 존자에게 합장하고 말하였다.
“당신은 능히 저로 하여금 기쁜 마음을 내도록 하였습니다. 이것은 당신의 큰 은혜입니다. 오늘 마땅히 저를 위해 이 세 가지 시체를 풀어 주십시오.”
존자가 대답하였다.
“먼저 마땅히 너와 약속을 한 연후에 풀어 주겠다. 금일 이후에는 법(法)이 다할 때까지 다시는 네가 비구(比丘)를 어지럽게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리라.”
마왕이 대답하였다.
“마땅히 존자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다시 마왕에게 말하였다.
“다시 나를 위해 한 가지 일을 보여 달라. 내가 비록 여래의 법신(法身)은 보았으나 여래의 미묘한 색신(色身)은 보지 못하였다. 나를 위해 부처님의 색신을 보여서 나에게 애경(愛敬)의 마음을 낼 수 있도록 하라. 만약 이 일을 한다면 이것을 가장 뛰어난 일이라 이르리라.”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저 또한 먼저 존자(尊者)에게 약속을 해야 하겠습니다. 제가 만약 불신(佛身)을 나타낼 때 당신은 나를 위해 예(禮)를 표하는 것을 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마치 이란(伊蘭)이 나무를 생(生)하면 큰 코끼리가 짓밟아 죽이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존자가 말했다.
“나 또한 너에게 예를 표하지 않으리라.”
마왕이 말하였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저는 숲 속에 들어가서 제가 예전에 부처님의 형상을 나타내 수라(首羅) 장자를 속이려 하였는데, 그 때 나타냈던 것을 지금 당신을 위해 해 보이겠습니다.”
존자가 즉시 세 가지 시신을 풀어 주었다.
존자 우바국다가 부처님 뵙기를 생각하자 마왕은 즉시 숲 속으로 들어가 부처님의 몸을 화작(化作)하였는데, 그것은 마치 여러 가지 물감으로 하얗고 고운 새 천에 부처님의 신상(身相)을 그려 놓은 것과 같아서 보아도 싫증남이 없이 만족스러웠다.
부처님의 형상을 화작(化作)하고 나서 좌측에 사리불의 모습을 화작하고, 우측에는 대목건련(大目犍連)의 모습을 화작했다. 아난은 뒤에 있고. 마하가섭(摩訶迦葉)ㆍ아누루두(阿耨樓頭)ㆍ수보리(須菩提) 등 1,250명의 대아라한들이 주위를 시종하였는데, 점차 숲에서 나와 우바국다가 있는 곳에 이르렀다.
존자가 그 때 일어나 합장한 후 자세히 살피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호라, 무상(無常)함이여.
슬퍼하거나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없어
능히 이와 같이
가장 뛰어난 미묘한 몸[色身]을 무너뜨리는구나.
부처님의 몸은 이와 같다가 무상하게 무너졌다. 몸과 마음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부처님의 생각을 볼 수 있게 하였다.
존자가 합장하면서 다시 게송을 설하였다.
기쁘도다, 청정한 업(業)이여.
능히 이 같은 미묘한 과(果)를 이루도다.
자재천(自在天)에 태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또한 원인 없이 지어진 것도 아니로다.
얼굴색이 연꽃보다 낫고
눈의 맑음은 밝은 구슬과 같도다.
단정하기는 해와 달을 넘어서고
가히 사랑스럽기가 꽃 숲보다 더하구나.
침착하고 고요함은 큰 바다와 같고
편안히 머묾은 수미산(須彌山)과 같구나.
위풍스러운 빛은 태양보다 뛰어나고
서서히 걷는 자세는 사자와 같도다.
사방을 살피는 것은 우왕(牛王)과 같고
연못의 빛깔은 상서로운 자금(紫金)에 비유되도다.
백천(百千)의 무량겁 동안
신(身)ㆍ구(口)ㆍ의(意) 3업을 깨끗이 닦았도다.
그 인연으로
이와 같이 뛰어난 미묘한 몸을 얻었으며
원수가 보고도 오히려 기뻐하니
내가 어찌 마땅히 존경하지 않으리오.
존자가 이 게송을 다 마치고 나서 부처님의 마음을 관(觀)하면서 본래 약속한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잊어버리고는 홀연히 5체를 던지면서 예경하였다.
마왕이 말하였다.
“존자시여, 어찌하여 약속한 것을 어기는 것입니까?”
존자가 물었다.
“약속을 어찌하여 어겼다는 말인가?”
마왕이 말하였다.
“당신에게 예를 갖추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어찌하여 5체를 땅에 대고 예(禮)를 갖추는 것입니까?”
존자가 말하였다.
“나는 위없는 세존께서 오래 전에 이미 열반에 들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형상과 용모를 보니 부처님을 뵙는 것과 흡사하여 부처님께 예를 갖춘 것이지 그대에게 예를 갖춘 것은 아니다.”
마왕이 말하였다.
“내 눈으로 당신이 나에게 예를 갖추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예를 갖추지 않았다고 말합니까?”
존자가 다시 말하였다.
“그대는 마땅히 내가 약속한 말을 어기지 않았고 또한 그대를 향해 예를 갖추지 않았음을 들으라. 이것은 마치 진흙이나 나무로 천신의 모습이나 부처님의 모습을 만들어서 하늘이나 부처님을 공경하는 까닭에 예를 갖추는 것이지, 진흙이나 나무에 예를 갖추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나 또한 이와 같다.
부처님을 뵙고 환희심을 주체하지 못하는 까닭에 다시 일어나서 예를 갖추었지, 그대를 생각하고 그대에게 예를 갖춘 것은 아니다.”
그러자 마왕은 즉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존자에게 예경(禮敬)하고서 천상(天上)으로 돌아갔다.
나흘째 되던 날 마왕이 생각하기를,
‘존자께서는 스스로 은혜로운 덕을 널리 베풀었기 때문에 하늘에서 밑으로 내려왔다. 빈궁함을 무너뜨리거나 하늘에 태어나거나 열반을 얻고자 하면 마땅히 우바국다의 처소로 나아가야 하리라. 또한 여래의 대비(大悲) 설법을 뵈려고 하는 이 역시 우바국다의 처소로 나아가야 하리라’고 하였다.
마돌라성(摩突羅城) 가운데 모든 사람들이 존자인 우바국다가 능히 마왕을 조복하였음을 듣고는 노인 등 백성 수천만 명이 모두 존자가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존자가 대중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는 곧 사자좌(師子座)에 올라 갖가지 미묘한 법문을 설하시어 백천(百千)의 중생들로 하여금 수다원(須陀洹)과 사다함(斯陀含)의 도(道)를 얻도록 하였다. 그리고 1만 8천 명의 사람들이 출가하여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우류만다(優留曼茶)산에 방을 지었는데 너비가 2장(丈) 4촌(寸)이고, 길이가 3장 6촌이었다.
“나를 따라 아라한이 된 자들은 모두 한 개의 길이 4촌이 되는 산가지를 방안에 놓으라” 하니,
하루 동안에 1만 8천의 산가지를 방안에 던졌다.
존자의 명성이 이와 같이 염부제(閻浮提)에 가득하나,
모두 말하기를
“마돌라국에 우바국다가 있는데, 부처님께서 교수(敎授)와 좌선(坐禪)에 있어서 제일이 되리라고 수기(授記)하셨다”고 하였다.
존자인 상나화수(商那和修)가 우바국다에게 법을 부촉하고서 스스로 부처님의 수기를 생각하였다.
‘계빈국(罽賓國)은 좌선하는 데 방해나 어려움이 없고, 상(床)과 펴는 자리와 와구(臥具)가 제일이며, 날씨가 시원하고 차가워 병이 적다.’
존자 상나화수는 법을 부촉하고 저 계빈(罽賓)에 이르러서 선정(禪定)에 들어 기쁨에 충만하여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상나의 옷을 입고
다섯 종류의 선(禪)을 성취하였으니
산의 바위나 빈 계곡 사이라도
좌선으로써 정(定)에 들었도다.
누군들 바람과 추위를 이기지 못할까?
상나(商那) 아라한(阿羅漢)은
마음으로 해탈을 얻고
마음으로 자재로운 지혜를 얻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