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필시의 아름다움
김동원
육필시를 좋아하는 시민들이 상당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관람객이 문학관에 가면 ‘육필시’를 가장 많이 본다고 한다. 육필시 역시 몸의 흔적과 시간의 말이다. 육필시는 키보드 이전의 언어이고, 언어 이전의 호흡이며, 호흡 이전 손의 기억이다. 손으로 쓴다는 것은 생각을 적는 게 아니라, 시인의 감정을 눌러 담는 행위이다. 획 하나에 망설임이 남고, 한글 자모(子母)에 격조가 남고, 떨림에 그날의 체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AI와 속도의 시대에 육필시는, 시 행간을 저마다의 보폭으로 사유하는 일이다. 그래서 육필은 더 예언적이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오래된 미래를 꿈꾸게 하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인간이 다시 ‘나는 누구인가’를 질문할 때, 그 첫 문장은 반드시 육필일 것이다. 하여, 육필시는 박물관의 유물이 아니라, 그 시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후세에 전할 아름다운 기물(奇物)이다.
육필시 운동은, 대구 시인님들의 좋은 시를 알리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구 문학은 시, 시조, 동시, 아동문학, 소설의 메카이다. 특히, 대구 시단은 뛰어난 시인들의 작품으로 전국적 명성이 자자하다. 좋은 시는 현대 사회의 오염된 말을 닦는 역할을 한다. 하여, 아름다운 시들을 시인이 직접 육필로 써서, 시민 속으로 다가간다면, 좀 더 밝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육필시는 기술이 아니라 체온이고, 살아온 시간의 맥박이다. 속도와 경쟁의 시대에 육필시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새로운 화두’가 될 것이다.
물론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다. ‘디지털 시대, 왜 다시 육필(肉筆)인가?. 최근 AI의 열풍이 불면서 ‘아트랩’(2018, 포항공대), ‘시아 Sia’(2022, 시아 파트너스) 등 시 창작 전문 인공지능이 등장함으로써 문학이 첨단화된 테크놀로지와 콜라보(collaboration) 하는 현실에 이르렀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 육필 시의 위상과 가치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시단에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육필시는 효율의 반대편, 복제의 반대편, 속도의 반대편에 서 있다. AI의 언어는 빠르고 넘쳐나지만, 체온에 가 닿지 못한다. 육필은 말 그대로, 영혼과 몸을 관통한 손의 떨림, 행간 속에서의 망설임까지 고스란히 흔적을 남긴다.
육필시는 AI처럼 몰개성과 획일성에 지배되지 않는다. 시인이 시를 쓰면서 원고에 남긴 교정 자국이나 창작 과정의 흔적은 따스한 정감을 준다. 육필에는 시인의 숨결이 배어 있고 창작을 위한 고뇌와 시혼(詩魂)이 실려 있다. 육필 시는 시인과 독자의 거리를 가장 가깝게 해준다. 디지털시[Typing]의 특징은 익명성과 보편성, 정보와 효율, 가상 세계[Bit]를 근간으로 한다. 즉각적인 수정과 삭제가 가능하며 모든 것을 순식간에 무화(無化)시킨다. 이에 반해 육필시[Handwriting]의 경우는 시간의 축적과 기억이 수반되며, 단독성과 개별성, 존재와 흔적으로서 물리적 실체[Paper]를 토대로 한다. 디지털 복제 시대의 편의와 기능성에도 불구하고, 기술문명이 채워줄 수 없는 게 있다면? 시인의 지극한 마음과 정성, 더 깊은 정서적 울림과 유대감으로서 아날로그적 향수가 아닐까.
2026 대구시인협회 육필시전 안내
안녕하세요? 라일락 꽃향기가 시를 불러내는 4월입니다. ‘다함께 빛나는 시’를 슬로건으로, 몸과 혼을 깨우는 2차 육필시전을 아래와 같이 갖고자 합니다. 육필시는 몸의 흔적과 시간의 말입니다. 키보드 이전의 언어이고, 언어 이전의 호흡이며, 호흡 이전 손의 기억입니다. AI시대에 오래된 미래를 꿈꾸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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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정 및 장소
◆ 신입회원 21인 및 회원 60인전 : 6월 1일(월) 11시 개막식 ~13일(토)
◆ 장소 : 달성토성마을 다락방 작은 도서관 (대구 서구 국채보상로 83길 21)
2. 원고 접수 및 문의(회원 육필시 선착순 60명)
◆ 육필시 원고 접수 및 마감: 4월 21일(화) ~ 5월 15일(금) 도착분
아래 주소로 1편씩 (우편, 퀵, 직접 방문 중 선택) 보내면 됩니다.
초과 육필시는 3차 9월 전시회에 모시겠습니다.
◆ 우편 접수처: 42183 대구광역시 수성구 무학로 187, 101동 102호(지산동, 녹 원맨션) 대구시인협회 회장 김동원
☎ 문의: 회장 김동원(010-3276-8034) / 사무국장 이난희(010-2162-6558)
3. 전시 방법 및 세부 사항
◆ 하드보드지에 육필시 작성. (낙관 가능)
◆ 하드보드지는 쿠팡 참조. (사이즈별, 색깔별 다양)
◆ 직접 구입 시 참고, 구 종로호텔 앞 문성서화사(053-257-4300),
봉산문화회관 옆 천진필방(053-254-6625)
-엽서 크기(장당 1,500원), 중간 크기(장당 1,900원), A4 크기(장당 2,200원)
-시의 길이에 맞게 구입 작성 후 제출하면 아래와 같이 전시합니다.
(받침대는 시협 사무국에서 준비)
첫댓글 18대 대구시인협회는 - 회원님들의 아름다운 육필시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