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와 욕실은 비용적인 면에서나 현실적인 면에서 쉽사리 시도하기가 힘듭니다.
기본적으로 공간 대부분이 타일 마감이기 때문에 대대적으로 타일을 갈거나 덧바르는 공사를 하기 전에는 전체 분위기를 바꾸기 힘듭니다. 뿐만 아니라 세입자로서 벽에 부착물을 달거나 교체하기 위해 타일 위에 구멍을 뚫기란 도배된 벽에 구멍을 뚫는 것보다 망설여지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처음부터 다른 공간은 좀 낡았더라도 싱크대와 욕실만큼은 깨끗한 집을 고르는 편입니다.
지금부터는 기존의 욕실에 손상을 최소화하고 원상복구가 가능하며 전부 다 떼어갈 수 있는 욕실 인테리어 팁을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욕실에 있는 등을 수정(교체가 아니라)합니다. 대부분 욕실에는 주광색 전구가 꽂혀 있는데, 욕실에 주광색이라니 너무 잔인하잖아요. 욕실에서만큼은 목욕 후 촉촉하고 뽀얀 얼굴에 ‘자뻑’하고 싶습니다. 일단 전구색으로 교체하고, 집을 지은 사람들이 분명 아무 생각 없이 세로로 달아놓았을 벽등을 가로로 변경합니다. 가로세로의 변경은 등 커버를 분해하면 보이는 브라켓의 나사를 풀고 다시 조여주는 것만으로도 간단하게 끝낼 수 있습니다. 대부분 벽등과브라켓은 90도씩 돌리며 방향을 선택해 달 수 있도록 나오니까요.
Before AFTER
그런 다음 거울과 수납장을 리폼합니다. 거울에 원목 테두리를 두르고, 수납장 문을 원목으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좀 더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 생뚱맞은 포인트 타일이나 가리고 싶은 벽면이 있다면 욕실에 어울리는 엽서를 비닐로 밀봉해서 양면테이프로 붙여주는 방법도 간단하게 욕실을 꾸밀 수 있는 팁입니다.
욕실 거울 리폼하기
1 이 밋밋한 거울부터 손봐야겠네요.
3 별것 없습니다. 거울이 벽에 일체식으로 고정되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은 이렇게 ㄷ자 형태의 거울 고정 부속이 위아래 네 곳 정도를 잡아주고 있습니다. 손톱으로 잡아 올리거나 내리면 거울을 넣고 뺄 수 있을 정도로 고정되어 있지요.
4 고정 부속도 떼어냅니다. 그리고 기존의 고정 부속이 연결되어 있던 나사 구멍을 그대로 이용할 겁니다.
5 목재를 준비합니다. 폭 10cm 정도에 길이는 거울의 네 변보다 조금 더 긴 걸로요. 두께는 1cm 정도만 넘으면 되겠네요. 구멍이 뽕뽕 뚫려 있는 이 목재는 신혼집 주방에 선반으로 쓰던 것을 재활용하는 것입니다.
6 선반이었을 때의 나사 자국은 그대로 살리기로 합니다. 내심 빈티지 스타일이라고 맘에 들어하고 있습니다.
7 "ㄱ"자평철로 연결합니다.
8 습기 많은 욕실 거울에 쓰일 용도이니 표면에 바니시를 두세 번 더 칠합니다.
9 이렇게 만든 목재틀을 기존의 거울 고정 부속이 고정되어 있던 나사 구멍에 맞춰 나사못으로 고정하기 위해 위치를 표시합니다.
10 이중드릴날로 구멍을 뚫은 후 나사못으로 고정합니다. 벽에 새로 구멍을 뚫지 않고 목재 거울틀이 만들어졌습니다.
12 거울을 떼어낼 때의 역순으로 끼워 넣으면 완성!
Before After
기존 거울을 그대로 이용한 경우입니다. 다만 이때는 거울이 벽면에 붙어 있는 일체형이었기 때문에 거울 위에 목재로 짠 사각틀을 대고 "ㄱ"자 꺾쇠로 과감히 벽면에 구멍을 뚫어 연결해주었지요. 구멍을 뚫긴 했지만 잘 안 보이는 위치의 타일 틈에 최소한으로 뚫었기 때문에 나중에 실리콘이나 퍼티, 줄눈제 등으로 메우면 티가 안 나도록 약간의 꼼수를 부렸지요.
이 집의 욕실 수납장 역시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문짝만 교체한 겁니다. 다만 여기는 양문형입니다.
욕실 수납장 리폼하기
1 욕실 수납장은 문짝만 바꿔 달았습니다. 기존에 달려 있던 허여멀건한 문짝은 떼어내 창고에 잘 보관합니다.
2 새로 붙일 문짝을 준비합니다. 온라인으로 목재를 주문할 때 싱크대 경첩과 함께 경첩이 들어갈 수 있는 홈을 파달라고 주문하면 됩니다.
3 경첩을 홈에 끼워넣고 나사못으로 연결합니다.
4 높이를 맞춰 답니다. 욕실에서 쓸 것이므로 바니시로 방습 처리를 해줘야겠죠.
5 싱크대 경첩을 이용하는 게 어렵거나 일반 경첩을 이용할 때는 ‘빠찌링’이라는 걸 이용하면 됩니다. 먼저 가구의 몸체에 자석을 붙입니다.
6 문짝에는 쇠로 된 철물을 붙여 자력의 힘으로 문을 잡아주는 것이죠. 몇 백 원밖에 안하는 철물인데도 문짝이 필요한 가구에 상당히 유용합니다.
휴지걸이 교체하기
1 평범한 스테인리스 휴지걸이도 교체해볼까요? 연결 부위가 안 보여 한참을 헤매다가 위로 뽑아 올렸더니 쑥 하고 빠집니다. 이렇게 브라켓을 나사로 벽에 연결하고 그 위에 끼워넣는 타입이군요.
2 나사를 풀어보니 예상대로 칼블럭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자, 이제 기존의 칼블럭에 전부터 애용해왔던 휴지걸이를 붙여주면 됩니다.
3 그런데 구멍 위치가 달라요. 뭐 이 정도 변수는 이미 충분히 단련되어 있습니다. 하나 더 뚫자니 주인아주머니 눈치가 보이고 구멍 하나에만 연결하면 불안정할 것 같습니다. 또 꼼수 세포가 발동합니다.
4 위치를 맞춰 한쪽에 구멍을 추가로 뚫을 자리를 표시합니다.
5 이중드릴날로 뽕 구멍을 뚫었지요. 목재 가구와 소품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역시 가공하기 쉽다는 점 때문입니다 .
6 이 정도로도 단단히 붙겠지만 나사못으로 고정하지 못하는 쪽을 확실히 붙이기 위해 실리콘을 바릅니다.
7 기존의 칼블럭 두 곳에 고정하고 실리콘까지 마르면 완성. 이사 갈 때 떼어갈 수도 있습니다.
8 스테인리스 수건걸이도신혼집에서부터 써왔던 원목 수건걸이로 교체해줍니다.
거울과 수납장 리폼으로 욕실 분위기를 바꿔보았으니, 이에 어울리게 위 사진처럼 목재 수납장을 들여놓고 욕실용품을 정리합니다.
일차적으로 코팅이 되어 있고 샤워커튼이 튀는 물을 막아주기는 하지만 분명 목재는 물에 약하기 때문에 굴러다니는 벽돌을 구해 다리 밑에 괴었습니다.
욕실에 목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비결은 욕실을 항상 보송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늘 닦지는 않더라도 통풍이 잘되게 살짝 문을 열어놓지요.
욕실이 습한 건 목재뿐 아니라 위생적인 면에서도 좋지 않으니까요. 물에 푹 담그지 않는 이상 바니시 등으로 코팅만 꼼꼼히 해주면 보다시피 몇 년은 끄떡없습니다.
원본 출처 : 네이버 블로그 "김반장의 이중생활" 의 내용을 수정한 매거진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