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여름 카일라스 순례여행 10] 카일라스 코라 순례 (3)
ㆍ13일차(6/16, 일): 코라순례 3일차, 쥬툴북 사원-다르첸-인코라
쥬툴북 사원 주위에 형성된 숙소...
아침. 상쾌하다.
<짐 싣기 전 찍은 야크들>
이제 아웃코라의 마지막 날.
일찍 일어나 다시 마지막 코라 길을 떠난다.
길은 평탄해서 가볍게 걷기에 매우 좋다.
시내물은 점점 커진다...
날은 점점 환해지고...
가는 길에는, 언제나 처럼, 나타나는 오색 타르쵸...
계곡 옆을 지나가는 길.
멀리 풍광이 좋다.
다시 평탄한 길 걷기를,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목적지 도착...
쥬툴북곰파에서 대략 두 시간 가량 걸린 듯...
들어가서 수유차 한잔씩을 하며...
일행을 기다린다...
따뜻하니 좋다.
짐을 실은 야크들도 도착...
이곳에서 다르첸까지는 버스를 타고 간다.
이제 인코라가 남았다.
ㆍ인코라
카일라스 코라는 아웃코라(바깥 코라)와 인코라(안 코라)로 나눌 수 있다.
아웃코라는 이제까지 돌았던 코스로, 다르첸에서 디락북곰파-될마라-쥬툴북사곰파 그리고 다시 다르첸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그리고 인코라는, 정리하면서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된 것인데-_-;;...
카일라스 남쪽의 난디봉을 돌면서 카일라스 정면을 보는 것.
걍닥곰파(Gyangdrak/Gyengtak)에서 쎌룽곰파(Serlung/Selung/Silung)으로 넘어가서 난디Nandi 봉우리(혹은 '네덴 엔락중 기 포당')를 한바퀴 도는 코스이다. 지금은 셀룽곰파로 가는 길이 닦여 있어 걍닥곰파에서 건너가지 않고 바로 셀룽곰파로 가기도 한다.
이 인코라 코스에서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카일라스 정면을 볼 수 있으며, 카일라스 근처에 카규파 스투파들이 있다고 한다.
지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아웃코라, 인코라 개념도. 인터넷 자료1>
<인코라 개념도. 인터넷 자료2>
<인코라 개념도. 인터넷 자료3>
다르첸.
점심을 먹은 후, 인코라를 도는 팀과 다르첸에서 쉬는 팀으로 나뉜다.
사실 날씨가 흐려 카일라스 남면을 보기는 어려울 듯.
피곤하기도 하고 카일라스를 보기도 어렵기도 해, 절반가량 선생님들이 쉬시기로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여정에서 카일라스 순례가 핵심인지라,날씨가 흐리다고 아니 갈 수 없다.
이쯤에서 이번 여행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본다.
나에게 이번 여행의 중심 축은 아무래도 카일라스 순례였는데...
도대체 순례와 여행은 어떻게 다를까.....
달라이 라마는 순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순례는 강요된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마음에서 나옵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동기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적절한 종교적 실천이 늘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사람이 정신적으로 커다란 발전을 이루어서, 한 곳에 그대로 머물면서 효율적으로 자신의 종교를 실천할 수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순례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믿음이 돈독하고 정신적 경지가 높은 사람은 순례의 길을 찾아 나서지 않아도 이미 올바른 길로 들어선 것입니다.
...
순례에 나설 때에는 깊은 신앙심이나 종교적 지식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어린아이는 순례가 무엇인지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불교 신자는, 완전한 이해가 없더라도 열심히 참여하면 공덕이 쌓인다고 믿습니다. 그것을 통해 내면에 적절한 태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게일런 로웰, “달라이 라마, 나의 티베트”, 177쪽>
여행자의 내적 동기에 따라 여행이 되기도 하고 순례가 되기도 한다.
이 여행이 나에게는 과연 순례인가, 단순 여행인가...
카일라스에 대해 다소 성스럽게 생각하면서, 코라 돌기에 열정이 있으되, 종교적 신앙심은 그리 깊어 보이지는 않으니, 아마도 여행과 순례의 중간쯤일까...
...
..
.
인코라 가는 길...
따시가 가이드를 하긴 하지만, 그 역시 정확하게는 잘 모르는 듯하다.
정확히 아시는 분은 묵조선(노원득) 선생님...
다르첸에서 이제 인코라 길을 오른다.
언덕을 오르니 다르첸 정경이 들어온다.
가는 길에 우측 길(걍닥사원 쪽)과 좌측 길(쎌룽사원 쪽), 갈래길이 나온다.
묵조선 선생님이 오른쪽으로 가신다.
나야 당시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왔으니, 묵조선 선생님만 따라간다.
여기서 팀이 나뉘었다.
바로 인코라 도는 길은 어차피 쎌룽으로 가서 올라가는 길이기에,
뒤에 오신 선생님들은 쎌룽으로 바로 가시기도 하고, 날이 너무 흐려 그냥 돌아가시기도 하고.
걍닥사원쪽으로는 묵조선 선생님을 따라 스님들과 처용(양성복) 선생님, 무연(조병찬) 선생님, 상원(이전배)선생님, 김순자선생님, 따시 등이 함께 간다.
저 멀리 걍닥사원이 보이는데,
묵조선 선생님이 언덕을 넘어가야 한다고 하신다.
하지만 날이 워낙 흐리고 바람이 꽤 부는데다 사람들이 흩어져서 올라가기에
왜 언덕 쪽으로 가야 하는지 당시 잘 알아 듣질 못했다...
다들 걍닥사원 쪽에 보이는 산이 카일라스인 줄 알았다.
묵조선 선생님과 처용 선생님은 언덕쪽으로 가는데,
일행 분들이 걍닥사원쪽으로 이미 올라가기에.
나도 걍닥사원으로 올라간다.
날이 상당히 흐린데다 춥고 바람이 세차다.
카일라스로 오해한 설산. 이나마 구름으로 가려 제대로 다 보이지 않는다.
이 날씨로는 카일라스를 보기 어렵지만, 그래도 스님들께서는 아무래도 아쉬운지라 절에서 좀 더 기다려보자 하신다.
이에 따시와 다른 선생님들은 내려가고 나는 스님들과 절에 남는다.
<사원에서 본 새...아쉽지만 모델의 이름을 모르겠다-_-;;>
추위에 걍닥사원에 들어가 잠시 휴식...
아무래도 걍닥사원에서 보이는 설산의 형상이 카일라스 모습과 달라,
사원의 스님께 '강린포체'가 어딘지를 여쭤본다.
스님이 손가락으로 언덕 쪽을 가리킨다.
그때서야 묵조선님이 왜 언덕 쪽으로 갔는지 알았다.
스님들과 상의 후 언덕쪽으로 가기로 결정.
걍닥곰파에서 셀룽곰파로 가는 길...좀 가파르다.
어디로 가야 카일라스가 보이는지, 약간 헤매다가 다행히 제대로 간다.
셀룽곰파 건너편의 언덕...
저 멀리 카일라스가 조금 보인다...(카일라스 앞에 보이는 산이 난디봉이다.)
하지만 역시나 구름이 깔려 있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카일라스 남면의 밑 부분만 보인다. 카일라스 앞의 난디봉까지 가야 제대로 된 인코라이다...>
<근처에서 같이 카일라스를 보는 Marmot(마모트)...>
볕이 나길 한참 기다려본다...
...
계속해서 저 멀리까지 구름이 깔려있다.
아쉽지만 내려가기로 하는데,
건너편에서 내려오시는 묵조선선생님과 만난다.
다르첸으로 귀환하는 길,
이제 비가 내리면서 비바람이 분다...
<저 멀리 호수 쪽에 회오리가 치는 듯>
다르첸에 무사히 도착...
다소 무리해서인지 꽤 피곤하다.
가볍게 샤워.
저녁식사 시간...
인코라 시 셀룽곰파로 바로 가셨던 선생님들의 이야기.
예전에 난디봉까지 가서 카일라스 정면을 보셨던,
불목하니 선생님의 카일라스 인코라 완성 무용담.
등등의 이야기 꽃이 핀다.
...
..
.
왜 사람들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카일라스와 같은 성신을 찾아가고 고승들이 수도했던 곳을 찾아가는 것일까...
달라이 라마는 말한다.
많은 순례자들이 과거 고승들이 살면서 도를 닦았던 곳을 방문합니다. 그런 고승의 존재는 그곳을 축복받은 곳 혹은 정신적 전기가 충만한 곳으로 만들어 줍니다. 순례자들은 이런 신비한 전기를 느끼기 위해 그곳을 찾아가고 또 고승들이 보았던 그 드높은 경지를 보고자 애씁니다.
불교에서는 모든 불교에서는 모든 외부적 현상을 자성(自性)이 없는 공(空)으로 보라고 가르치기 때문에, 텅 비어 있는 드넓은 곳을 방문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높은 산에 올라가면 빈 공간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탁 트인 야생의 개활지를 걸어가는 순례는 불교에서 가르치는 원융무애(圓融無涯)의 경지를 느끼게 해줍니다. 우리의 많은 사원과 성소가 상서로운 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때로는 험준한 산세와 가파른 곡류가 금지의 몸짓을 명확히 드러냅니다. 공부보다는 실천을 더 중시하는 소규모 사원이나 암자에서는 이런 가르침을 봉행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순례 전통은 불교와 티베트의 독특한 환경, 이 두 가지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게일런 로웰, “달라이 라마, 나의 티베트”, 178쪽>
그의 말처럼 웬지 탁 트인 곳을 가면, 좁혀진 우리네 마음 역시 넓게 확 트이는 듯하다. 그리고 유명한 사원과 성소 등을 가면 웬지 절로 경건해지며, 내 마음을 다시 한번 돌이켜 보게 한다.
아마도 우리는 일상에서 자주 잊어 버리는 우리의 깊은 내면을 돌이켜보기 위해,
그러한 역할을 해 주는 거울을 보려 여행 혹은 순례를 하는 지도 모르겠다...
카일라스 코라 순례...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
인코라까지 끝나자 웬지 심적으로 이번 여정은 이제 다 했다는 느낌...
나머지 일정은 보너스.
첫댓글 인코라까지 하셨네요.
저희들 팀은 인코라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않고 푹 쉬었는데..
아주 부럽습니다. 담에는 꼭 해 보아야 겠네요.
수고많으시고 감사합니다. 내내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라며.
옴마니반메훔
저도 인코라를 온전히 한 것은 아니고. 또 카일라스 남면을 제대로 못 보아서... 담에 기회되면 인코라를 온전히 돌면서 카일라서 남면을 보고 싶습니다... 늘 댓글로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꿈은 이루신 님에게 축복의 박수를 보냅니다.
나머지 여행기도 기다리겠습니다. 힘드실건데 좀 쉬었다가 쓰시지요~~~~
네...보너스 여행 역시 무척 좋았기에 마무리 포함하여 대략 15부까지 계속 쓸 생각입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잠시 쉬었다가^^...격려 감사합니다^^~
보이는 동물은 Marmot(마모트)입니다
라다크 판공초 가는길에도 고지대 들녁에 많이 살더군요
아. 이름이 마모트이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로 수정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