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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2월 2일 일요일, 맑음.
아랍 에미리트 두바이 공항에서 밤을 새웠다. 날이 새기를 기다리기가 지겹고 지친다. 새벽에 대충 세면을 하고 짐을 챙겨 메고 공항을 나왔다. 공항에서 약2~3km 정도 떨어져 있는 Abu Hail 버스 정류장을 찾아가기로 했다. 날이 막 새어 밝아진 거리는 조용했지만 차들이 쌩쌩 다닌다. 걷는 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아내와 둘 뿐이다. 10여일 전 레바논을 들어가기 전에 와 봤던 정류장이다(레바논 여행기 2편). 오만 행 버스표를 판매하는 직원이 있었다. 커다란 공간에 달랑 책상하나에 컴퓨터 한 대를 올려놓고 있는 직원이다.
업무는 오전 6시부터 시작한단다. 우리가 타고 싶었던 첫차, 오전 7시 30분에 가는 표는 매진되었단다. 난감했다. 하루 전에 와서 표를 예매해 두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할 수 없이 두 번째, 오후 3시 30분 출발하는 표를 구입했다. 두바이에서 오만 무스카트까지 왕복표를 끊었다. 왕복으로 하면 약간 저렴했다. 왕복 90디르함(*330=29,700원)이다. 그런데 친절한 직원 총각이 우리보고 여기서 기다려 보란다. 7시 30분 출발하는 버스의 빈 좌석이 있으면 탈 수 있단다. 희망을 주는 말이 너무 반가웠다.
지하철을 타는 손님들이 드나드는 홀인데 떠나지 않고 간절한 마음으로 자리가 있기를 기대했다. 고맙게도 버스가 도착했고 직원이 알아보니 빈 좌석이 있단다. 배낭을 트렁크 안에 실었다. 차장이 내려와 우리를 태우더니 앞에 앉아있던 남자들을 뒤로 쫓아버리고 18번, 19번 자리에 우리를 앉혀 준다. 차장의 파워가 대단했다. 여기는 여자나 부부 또는 노약자는 앞에 앉히고 건강한 남자들은 뒤에 타는 관습이 있는 것 같다. 한마디 불평도 없이 자리가 정리되었다. 창밖에 보이는 자리를 마련해준 직원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차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차량은 고급인데 아침 7시 30분에 정확하게 출발했다.
공항 앞 정류장에 잠시 서더니 다시 공항을 등지고 시내를 들어간다. 잠시 후에 시 외곽으로 나서니 황량한 모래벌판이다. 거기에 거칠게 버티고 있는 산들이 나타난다. 두바이에서 차로 오만 여행 시 국경 통과는 알아인과 하타 두 방향이 있으나 두바이에서는 하타가 가깝다. 거의 3시간이 걸려 아랍 에미리트 하타(Hatta) 국경에 도착했다. 모두 내려서 출국 수속을 밟는다. 출국세 10달러씩을 내야했다. 비행기로 출입할 때는 세금이 없었는데 육로로 드나들 때는 세금을 받는구나. 돈도 많은 나라가 좀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경 출입국 사무소 건물은 아랍 풍으로 멋지게 세워져 있다. 직원들도 하얀 전통복장을 한 귀티나는 차림새다.
하타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토후국에 위치한 도시로 높이는 330m라고 한다. 두바이 하타 동쪽과 남쪽으로 오만, 서쪽으로 아지만 토후국의 월경지인 마스푸트, 북쪽은 라스알카이마 토후국과 이어진다. 두바이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비자 문제로 오만으로 국경을 넘어가는 비자런으로 하타 지역을 간다고 한다. 하타에는 하타 민속촌이 있어서 볼만하단다. 마을과 하타 댐을 구경하게 되어있단다. 하타 투어가 따로 있을 정도로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하타 마운틴은 꼭 들러야할 여행지란다. 하타 마운틴에 가려면 오만을 거쳐 가기 때문에 대한민국 여권이 필요하고, 하타 오아시스 풀에서 수영을 하기 때문에 수영복도 준비해야한단다.
하타 댐에서 카누 놀이도 할 수 있단다. 아랍에미리트로 돌아오면 하타 투어를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잠시 기다림 끝에 아랍 에미리트를 나와서 이제 오만의 입국장으로 간다. 입국 심사에서는 모든 짐을 한 줄로 세워 놓고 개가 와서 짐 검사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하자는 대로 따라 했다. 기온은 덥지 않고 서늘하게 느껴진다. 건조한 것이 쾌적했다. 입국 도장을 받는데 복잡하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하는 일 없이 진행이 느리기만 하다. 드디어 모든 절차가 끝나고 다시 모두 버스에 올라탔다.
이제는 오만이다. 창 밖에는 황량한 산들이 드문드문 나타난다. 힘들게 살아내고 있는 나무들이 보인다. 소하르에 도착했다. 소하르는 오만 북바티나 주의 주도로 무스카트(오만의 수도)에서 북쪽으로 20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페르시아 만과 접한 항구 도시이며 18세기까지 오만의 수도였던 곳이다. 전설적인 항해가인 신드바드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눈이 부시도록 강한 햇빛에 하얀 건물들이 반사되어 빛이 난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잘 가꾸어진 도심의 건물들이 빛난다. 가로수들도 질서 있게 잘 키워지고 있고 깨끗하다. 소하르를 빠져나와 해안가와 평행으로 달리는 고속도로를 달린다.
소하르 대학 건물이 보인다. 하얀 건물이 꼭 쇼핑센터 같다. Roundabout이라고 명칭이 붙은 로터리 중앙에는 기념물들이 세워져 있다. 규모가 크고 다양한 형태가 나타난다. 주변의 조경수와 잔디는 잘 가꾸어져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비가 거의 없는 사막 지형에 석유로 가꾸어지고 있는 작품 같이 보인다. 강한 햇살에 뜨거움과 건조함이 느껴진다. 대형 마켓도 보인다. 오후 4시경에 무스카트 공항에서 우리는 내렸다. 종점에서 보다 여기서 차를 갈아타는 것이 더 좋고 환전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스카트 국제공항은 새롭게 지어진 커다란 공항이었다. 공항 규모는 크다. 웅장하고 깨끗하다. 현대식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엄청 투자를 많이 한, 부티가 나는 공항이다.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되지만 정작 이용하는 사람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환전소에 들러 20달러를 환전했다. 오만에서는 리알이라는 화폐를 사용한다. 사우디에서 사용하는 리알 화폐와는 전혀 무관한 다른 화폐단위다. 지폐에도 보조 단위인 ‘바이사’가 함께 있다. 100, 200바이사 그리고 50, 20, 10, 5, 1, 1/2리알이 있다. 지폐 앞면에는 공통적으로 그려진 인물은 바로 전제군주제 오만 나라의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 알 사이드’ 국왕이다. 약 50년을 통치해 오다가 급격한 병세로 별세했단다.
그는 오만을 통치해오면서 사회 안정과 경제 부흥을 일으켰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술탄국 법에 따르면 술탄이 공석이 된지 사흘내로 새로운 술탄을 정해야 한단다. 그렇게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가 오만의 새로운 술탄으로 세워졌다. 그는 카부스의 사촌으로 오만 축구협회장이며 문화유적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란다. 버스 타는 곳을 찾아갔다. 시설이 깨끗하고 참 좋다. 1B 버스를 타고 우리 숙소가 있는 Ruwi로 간다. 버스에 탄 사람은 아내와 둘 뿐이다. 오만의 동전 ‘바이사도 있다. 동전의 앞면은 액면가를 나타내는 금액이 아랍 숫자로 적혀 있으며 뒷면에는 오만 국기에 있는 두 개의 칼의 문양을 동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버스는 멈추지도 않고 신나게 달려간다. 좀 비싼 버스인가보다. 차비는 1리알(약 3,000원)이다. 중간에 타도 1리알을 받으니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
무스카트 시내를 가로질러 가는데, 마주하는 건물들이 모두 흰색이다. 거대한 모스크도 보이고 관공서 같은 건물들이 사열하듯이 늘어서 있는데 가끔 분수도 보인다. 온통 흰색 건물 밖에 없다. 파란 하늘에 흰색 건물이 참 인상적인 장면이다. 기아 모터스 건물이 보이니 반가웠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질서 있게 버스 들이 나열되어있다. 넓다. 배낭을 메고 버스에서 내린다. 처음 밟아보는 오만 땅이라고 생각된다. 아랍 분위기가 물씬 나는 분위기다. 무질서하게 사람들이 오간다. 모스크가 눈에 들어온다. 먼저 슈퍼를 찾아가기로 했다. 배낭을 메고 걷자니 좀 멀어 보인다. 우리가 방문한 슈퍼는 KM 하이퍼 마켓이다. 숙소 반대편이다. 닭고기 밖에 없다. 소세지와 오렌지 그리고 계란, 토마토를 구입했다. 우리가 예약해 둔 Golden Tulip Headington 호텔을 찾아갔다. 골목에 있는 4성급 호텔이다. 리셉션에서 주스 2잔을 환영인사로 받아 마셨다.
호텔도 넓고 방도 고급스럽고 좋다. 만약에 두바이에서 오후 버스를 탔다면 아마도 오늘 안에 도착하지도 못했을 것 같다. 참 감사할 일이다. 오만은 아라비아 반도 남동부 해안에 있는 나라. 수도는 무스카트이며 화폐는 오만 리얄이다. 군주제 국가이며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이 함께 존재하는 혼합경제체제를 유지하는 개발도상국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수출품은 대부분 원유이며 대개 수입을 초과한다. 보건환경이 미약하며 국민들의 문화생활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는 이슬람 신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약 940km,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약 350km에 걸쳐 있다.
오만 만과 페르시아 만 사이의 무산담 반도 북단에 자리 잡은 루우스알지발('산꼭대기'라는 뜻)은 본토와 떨어져 아랍에미리트와 맞닿아 있지만 오만 영토에 포함된다. 오만 본토는 남서쪽으로 예멘, 서쪽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북서쪽으로 아랍에미리트, 북쪽으로 오만 만, 남쪽과 동쪽으로 아라비아 해와 각각 이웃한다. 오만에서 가장 높은 지형은 오만 만 해안과 나란히 뻗은 알하자르 산맥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이 솟아 있으며, 알자발알아크다르 대산괴 부근에서 해발 3,000m를 넘는 이 산맥은 북서쪽에 있는 너비 32km의 알바티나 충적평야와 넓게 펼쳐진 자갈사막 사이에 솟아 있다.
자갈사막은 오만 영토의 3/4을 차지하면서 남서쪽으로 약 600km를 뻗어 남서쪽 모서리의 도파르(또는 주파르) 주에 있는 산맥까지 펼쳐져 있다. 오만은 덥고 건조한 나라이지만 해안지방은 습도가 높다. 연평균강우량은 약 100㎜이다. 무스카트 부근 해안지방의 여름 기온은 대개 36℃에 이르며, 겨울에는 17℃ 정도이다. 담수의 공급원이 되는 저수지나 강이 없으며, 특유의 자연 식생도 거의 없어 아카시아 정도가 식생의 전부를 차지한다. 알바티나 평야에는 관개를 이용한 대추야자 농장이 많으며 산악지대와 내륙지방에는 간간이 오아시스가 있다. 과일과 곡물이 재배되지만 경작지는 영토의 0.2%에 불과하며 주식인 쌀은 수입에 의존한다. 주요 천연자원인 석유와 천연 가스 매장량은 아라비아 반도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소량이지만 작은 인구 규모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다.
아랍인이 총인구의 3/4을 넘어 압도적으로 많으며 부족 단위로 조직되어 있다. 인도인, 주로 발루치족으로 이루어진 파키스탄인, 벵골인, 페르시아인, 동부 아프리카 출신의 흑인 등이 이 나라에서 일하고 있으며, 석유산업과 관련해서 서양인들도 상당수 유입되고 있다. 우리나라 교포들도 많이 살고 있으며 한인 교회도 있단다. 공용어는 아랍어이며 발루치어와 마리어 계통의 언어도 사용한다. 주요종교는 이슬람교로 수니파를 고수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만은 독립 이슬람 왕국으로 절대 권력을 지닌 군주 1명이 자신이 직접 뽑은 내각과 직접 지명한 사람들로 구성된 자문회의의 도움을 받아 통치한다.
헌법이나 선거로 구성된 입법부나 합법적인 정당이 없다. 법체계는 〈코란〉의 율법과 마호메트의 교시로 이루어진 샤리아에 기초를 두고 있다. BC 9세기부터 아랍인들이 오만으로 이주해오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남서 아라비아에서 온 카흐탄족과 북서 아라비아에서 온 니자르족 등 뚜렷이 구별되는 두 종족이 있었는데, 이 두 종족집단 사이의 대립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오만 역사에 영향을 미쳐왔다. 1744년 두 종족이 공동으로 부 사이드 가문의 아흐마드 이븐 사이드를 이맘으로 선출함으로써 내전은 끝났다. 그의 후계자들은 술탄이라는 칭호를 얻었으며 오만과 아프리카 동부에 걸쳐 큰 제국을 건설했다.
수도도 잠시 동안 아프리카 잔지바르로 옮겨졌으나, 1861년 이후 오만과 잔지바르는 분리되어 서로 다른 통치자의 지배를 받았다. 오만의 내륙 부족들은 종종 술탄보다는 선출된 이바디 이맘을 계속 후원함으로써 지배왕조와 충돌했다. 이로 인한 정치적 분쟁이 지속되다가 1959년 마지막 이바디 이맘이 오만에서 쫓겨남으로써 평화가 정착되었다. 오만이 완전히 국제적인 승인을 얻은 것은 1970년 카부스 이븐 사이드가 자신의 아버지인 술탄 사이드를 몰아내고 정부 자유화를 시작한 때이다. 이제는 오만이다.
2월 2일 경비- 두바이 무스카트 왕복 버스비 180디르함(59,400원),
출국세 20달러(24,000원), 버스비 2리알, 슈퍼 2.9리알,
숙박비 55,000원, 1디르함=330원, 1리알=3000원.
계 150,100원
누계3,617,000원.